킹덤컴 1은 그냥 손이 안 가서 안 해봤음. 타격감도 밋밋해 보이고,
주인공 헨리도 띨빵해 보이고 뭔가 카리스마도 없어 보여서 시작도 전에 흥미가 안 생겼음.
그러다 요즘 할 게임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유튜브 리뷰 하나 보고 골드 에디션으로 구매했는데,
초반 지역에서 적응 못 해서 꽤 고생함.
하지만 몰입감은 레드 데드 리뎀션 2 이후로 몇 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수준이라 금방 빠져들었음
처음엔 헨리에 몰입이 안됐는데, 목소리와 연기가 더해지니 의외로 매력이 느껴졌고,
‘필요악’ 퀘스트에서는 초반 진행하면서 겪었던 고생과 프롤로그 동료들이 죽었던게 겹치면서
분노만 남아서 아무고민 없이 세민을 쓸어버림.
전투하면서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경비병들을 해머로 찍으면서 욕을 하고 있었음.
게임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헨리가 다른 게임처럼 ‘영웅’이 아니라
그냥 ‘조금 더 강한 일반인’이라는 걸 인정하니 모든 게 다르게 보이더라는 거.
일반적으로 쉽게 쓰러지는 도적 1, 2 같은 적들도, 제대로 된 장비 없이 싸우는 헨리에게는
거의 보스급 난이도로 다가왔음.
‘그래, 중갑 입고 해머 든 사람과 맨몸으로 싸우면 이렇게 되는 게 맞지’ 싶으면서 전투가 노잼에서,
한방한방이 목숨을 건 긴장감으로 바뀌면서 빠져들었음.
현재 두번째 지역 메인 퀘스트를 조금 진행한 상태에서 ‘5계명’ 퀘스트까지 완료했는데,
이 퀘스트가 정말 강렬했음.
도시에 연쇄살인마가 갈색머리 아가씨만 죽이는 ㄸㄹㅇ를 잡는 퀘스트 인데,
뺑뻉이 퀘스트라 귀찮을수 있지만 내용은 재미있음
나름의 반전으로 범인은 범인이라 생각했던
남자의 엄마와 그집 하인임 남자는 바람둥이 혹은 난봉꾼이라 이여자 저여자 건드는데
천출이 안주인이 될까 엄마가 연쇄살인은 벌인거임.
새벽까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 진범인 하인을 너무 쉽게 죽였는데,
성에 안차서 다시 로드 하고 주먹으로 기절시킨 다음 해머로 찍어죽임.
할매는 귀족이라 제대로 처벌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명성이고 뭐고 신경 안 쓰고 카테리나한테 범인 할매 죽이자고 얘기함.
퀘스트가 끝난 후에는 밤에 닌자복을 입고 범인 할매 집에 찾아가서
원인을 제공한 아들과 방관한 아버지까지 모두 해머로 처리함.
진짜 이 정도로 과몰입한 게 오랜만이었음.
특히 피해자 중 한명인 도둑 여자를 찾는 과정이 강렬했는데,
원래는 마커를 따라 단서를 찾아야 하는데, 배고픔과 피로에 지친 상태에서 숲을 가로지르다
우연히 부패한 도둑 여자 시체를 발견했음. 이 시체의 몰골이 상항히 그로테스크함..
그 순간, 단순히 퀘스트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꼭 이 범인들을 찾아서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음.
그렇게 새벽 3시까지 게임을 달리고, 결국 마누라 눈치를 보며 조용히 종료했음.
아무튼, 이렇게 몰입해서 게임을 즐긴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음.
킹덤컴 2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 추천함. 다만, 진행이 막히는 버그가 있어서 가끔 몰입을 깨는 순간이 있지만,
개발사가 해결해 주길 기대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