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 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귀로 들려왔다. 서서히 의식이 회복 되어가고 있다는 듯, 온몸이 따뜻한 침낭으로 덥혀져 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하얀색의 극지방용 군복을 입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었다.
한명은 단발, 또 한명은 장발, 공통점이 있다면 둘다 머리가 하얗다는거?
"월! 월!"
"토르?"
내가 깨어났다는것을 알자, 토르는 꼬리를 흔들면서 내 얼굴을 핥았다.
"끼이잉 낑-"
"그래...토르 나 무사해....무사하니까..."
"엇! 깨어나셨지 말입니다?"
단발의 군복을 입은 누군가가 나한테 다가왔다. 내가 무사한것이 기쁜지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정말 걱정했지 말입니다. 평생 안 깨어날까봐 걱정했는데."
".........브라우니?"
"네 접니다 브라우니. 모델명 R0-N3 인사 드리지 말입니다-"
"브라우니, 아직 깨어나신지 얼마 안되셨는데 좀 진정하세요."
옆에 있던 장발이 다가왔다. 브라우니가 있어서 설마 했는데..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드바리 중령. 레프리콘 모델 S0-5A. 편히 부르시길."
"둘다...머리가 하얗다는것은..."
"네-극지방용으로 만들어진 특수 모델이지 말입니다."
궁금한것을 대답해주는 브라우니였다. 여전히 해맑게 웃는 브라우니를 바라보니, 가짜가 아닌 진짜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저렇게 바보같이 웃는 병사중, 브라우니가 유일할테니까.
"여기서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 대원을 보게 되다니. 이거 참 영광이군요 하하핫-"
"어째서 극지방용 모델이 여기에 있는건가요?"
나는 침낭에서 천천히 일어나자, 한기가 내 몸을 지나쳐서 다시 들어갔다. 으 추워...
바이오로이드 감기 걸리겠다. 아직 덜 말랐나.
"1차 연합 대전이 끝난 뒤, T3W하고 T2W 모델들은 폐기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왜냐면 저 예쁜 소녀들을, 이 몸이 친히 사서 그런거지."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탑돌이 한대가 기어왔다. 동시에 토르가 월! 하고 한번 짖었다. 저 깡통아저씨도 다행히 무사하셨구나...무슨일이 생긴건가 좀...걱정 되긴 했다.
혼자 남겨져서 엄마-무서워-라고 하는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소개해주마. 내가 언급했던 조수 두명이야. 얘네 둘 폐기 직전에 내가 직접 돈주고 데려왔지.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내 조수가 되어있고."
"참-저도 그때 다 끝난줄 알았지 말입니다. 사장님이 아니었으면 전 여기에도 있지 못했지 말이고요."
"두사람, 중령님이 아직도 추위에 떠시는 중인데 소란 피워도 될까요?"
"넌 정말 사장에게 못하는말이 없구나 레프리콘. 예쁜 얼굴에서 예쁜말좀 해봐."
"맞습니다 레프리콘 상병. 게다가 이제서야 이렇게 다들 모였는데 얼마나 기쁜날이지 말입니다."
"전 괜찮아요."
나는 침낭을 꼼꼼히 몸에 둘러 싼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직 추운기가 남았지만 그래도 따뜻해서 좋긴 했다. 옆에 모닥불이 계속해서 타오르고.
"아까전 저를 강에서 다시 꺼내준 사람이 두분이셨군요? 미약하게 목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헤헷-간신히 구해서 다행입니다. 몸이 어찌나 얼음장이시던지."
"저하고 사장님이 불 붙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아무리 바이오로이드라도, 온도가 밑으로 떨어지는것 만큼 위험한거 없으니까."
"그렇게 된거면 감사합니다."
꾸벅-고개를 숙였다. 아빠가 늘 하신 말씀이 이랬다. 너에게 도움을 주고 호의를 준 사람에게 감사함을 꼭 전해달라고. 그것은 사람으로서 기본 도리라고.
"진작에 고마워해야 했는데, 제가 정신을 잃는 바람에."
"하핫-아닙니다-그저 무사해서 다행이지 말입니다."
"그저 저희 말고도 또다른 생존자가 있다는것을 매우 감사해 하는 중입니다."
레프리콘은 스테인리스로 만든 머그잔을 건네주었다. 따뜻한 차가 담겨진 잔을.
"일단 이거 마시면서 몸을 녹이시길. 체온을 다시 올려야 하니까요."
"감사합니다."
호로록-한모금 마셔보았다. 물 안에는 하얀색 티백이 담겨져 있었다. 그 안에 우러져 나온 차는, 맹물이던 물에 맛을 첨가해주었다. 쓰디쓰면서도 코를 찌르는 아로마가.
이 차 설마...
'홍차인가.'
홍차 안 마신지 좀 됬네. 2차 연합 대전 시작 이후 부터 제대로 된 차를 마신 지가 좀 된거 같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두사람, 좀 신경 쓰였는데. 그 녀석 내가 간 사이 사고 친거 없지?"
"하이고마-말도 마이소 사장님-아빠 구하러 갈거야-이거 놔! 이 염병할것들아! 라면서 온갖 욕질을 하지 말입니다."
"우리가 하도 말리느냐 엄청나게 혼났습니다. 간신히 라이언이 붙잡아 두어서 우리만 온거고요."
"누구 말하시는건데요?"
내 무릅위에 얼굴을 올린 토르의 부드러운 털을 느끼면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세분 누구 얘기 하시길래? 생존자가 한명 더 있나요?"
"그 있지 말입니다. 사장님하고 아주 가까우신 분이 말입니다."
"중령님도 보시면 어쩌면 반가운 얼굴일수도 있겠네요."
"제가요? 발하라 대원인가요 설마?"
"보면 알게 될거야. 보면..."
하아-하는 한숨 쉬는 소리가 현자씨에게서 들려왔다. 도대체 어떤 분이시길래 그렇지? 저 말많으신 깡통씨가 저러시는거 보면...알비스 언니보다 더한 분이신가?
"에휴...그전에 네 멘탈 오지게 강했으면 좋겠다."
"저도 간신히 버티지 말입니다. 욕하실때는 청각 마비 될거 같지 말입니."
"중령님도 그 아이가 뭐라 해도 그냥 넘기시길."
...그렇게들 말하시면 더 궁금해지잖아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길래.
-----------------------------------------------------------------------------------------------------------------
노벨피아에서 글 쓰다가 드디어 시간나서 간신히 씁니다.
모델명은 초인이 주인공인 라스트 오리진 소설에서 나온 소라와 로네의 오마쥬입니다.
p.s 아이디 바꾼다는것을 깜빡하고 다시 올립니당.
(IP보기클릭)119.206.***.***
(IP보기클릭)216.181.***.***
그점이 신경 쓰이긴함. 이야기 컨셉이 생존자가 별로 없는걸로 생각했는데 12구역 보면 생각보다 있는거 같기도 하고요. 뭐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라고 하면 될까 생각중이기도 하지만. | 24.04.08 13:23 | |
(IP보기클릭)222.237.***.***
(IP보기클릭)216.181.***.***
브라우니가 평소에 얼마나 사고 치길래 브라우니 이야기인줄...허헛.... | 24.04.11 12: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