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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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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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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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45082
[사령관 님. 홍련입니다. 장화가 깨어났습니다. 헌데…]
장화가 응급실로 실려간지 사흘. 홍련에게서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사령관은 그 메시지를 끝까지 읽지도 않고 튕겨나듯이 일어나 병실로 달려갔다.
“이거,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저도 이런 건 처음 봐요. 어찌 설명해야 할지….”
문을 열자마자, 사령관은 병실의 분위기가 척 보기에도 적잖이 어수선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닥터와 다프네를 비롯하여, 병실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불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바이오로이드들이 보였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 이르러서는 침대 시트를 꼭 쥐고서 덜덜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사령관은 문을 연 채 그대로 굳었다. 어찌할 줄을 모르는 사령관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홍련이었다.
“사령관님…!”
홍련의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사령관에게로 집중된다. 그는 어색한 몸짓으로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쭈뼛대며 홍련과 함께 병실의 구석으로 향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그게 말이죠….”
홍련은 한숨을 한 번 푹 내쉰 뒤 설명을 시작했다.
“아시다시피, 장화의 상태가 많이 나빴잖아요?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수술을 받은 덕에 생명에 지장은 없었어요. 수술을 받고 오늘 눈을 뜰 때까지 사흘이 걸렸는데… 의식이 없던 그 사흘간 바이탈 사인이 너무나 비정상적이었어요.”
“비정상적이라면, 어떤 식으로?”
“제가 그쪽 방면으로 지식이 그다지 없어 자세히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치 격렬하게 전투할 때와 같은 형태라고 들었어요.”
“의식이 없었는데도 말이지….”
“네. 수면 중에 꿈을 꾸는 경우에는 어느정도 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정도 변화는 말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흐음….”
사령관이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장화의 상태가 아무리 불안정하다지만, 이렇게까지나 다를 수가 있는 걸까?
“잠깐, 그러고 보니까 장화가 눈을 떴다고 하지 않았어? 뭐라도 좀 물어보면…”
“...물어볼 수가, 없었어요. 깨어나자마자 광란에 빠져서 날뛰었거든요. 의료진들이 겨우 제압하고 진정제를 퍼부어서 다시 잠재운 것이 30분 전 일이에요. 그나마 미리 구속을 해 두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모두들 크게 다쳤을 거에요.”
“뭐? 그럼, 지금의 바이탈 사인은…”
“마찬가지로 엉망이에요. 아니, 오히려 깨어나기 전보다 더 심해졌죠.”
“....”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 사령관의 머리 한 구석에 [최선의 선택]의 탈을 쓴 [최악의 선택]이 슬쩍 떠오른다. 장화가 편안하도록, 그녀를 보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그 자신 역시도 알고 있다. 그 선택지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편하기 위해 도망치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사령관은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자신을 유혹하는 무서운 생각을 지워버렸다.
“...깨어났을 때, 장화가 어떤 식으로 난동을 부렸어? 뭔가 사소한 정보라도 좋으니 생각나는 대로 말해 줘.”
“전반적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이었지만… 이 세가지만은 들었어요. [이 구속을 풀어], [더는 보고싶지 않아]. …그리고, [날 상처입혀 줘].”
“그렇단, 말이지.”
사령관이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장화를 깨우자.”
고민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금세 결론을 내린 사령관은 병동 가장 안쪽, 장화가 잠든 채 기다리고 있는 특별실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괜찮으시겠어요?”
홍련이 종종걸음으로 사령관을 쫓으며 걱정스레 묻는다. 장화의 가시가 사령관에게 향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전해지지만, 사령관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나, 장화가 왜 그렇게나 스스로 상처입고 싶어하는지를 묻지 않았어. 그러니까 물어볼 거야.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모르지만, 그걸 먼저 묻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
장화에게 공격당해 상처받았다. 그렇기에 또 한 번 상처받을까 무서웠다.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 두려웠다. 그 한 걸음을 더 내딛지 않는 이유를 필사적으로 만들어가며, 도망치는 것을 그저 정당화하기만 바빴다.
“그것이야말로, 이 모든 일을 전부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나는.”
하지만 그 비겁한 마음가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결국 스스로를 포함한 모두를 더욱 상처입히고 말았지 않은가. 사령관은 언제나 깔끔한 차림을 하고 다니는 홍련이 놀랍도록 추레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새삼 깨달았다. 항상 깔끔하게 묶여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한 채로 이리저리 뻗쳐 있고, 눈가에는 거뭇한 다크서클이 가득하며, 늘상 다림질해 입는 깔끔한 정복이 형편없이 구겨져 있다. 홍련의 그런 모습조차도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죄인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다.
“...그렇군요. 저도 만일을 대비해 그 자리에 함께 있겠습니다. 제 무기라면 장화를 상처입히지 않고 제압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장화를 제압할 필요조차 없을 거라 믿습니다.”
잔뜩 흐트러진 외관과는 반대로, 홍련의 눈에 담긴 의지는 더없이 강인했다. 사령관은 그녀의 의지로 말미암아, 온몸을 좀먹는 죄책감을 억누르고 발걸음에 조금 더 힘을 실을 수 있었다.
“닥터.”
“오빠, 들어 봐! 장화 언니가…”
“그 얘기는 들었어. 장화와 이야기를 해 보고 싶으니, 깨워 줘.”
“뭐어? 그건 너무 위험…”
“부탁해.”
사령관이 특별실 문 앞에 당도하자, 닥터가 다프네와의 대화를 멈추고 그를 맞았다. 근심으로 어둡게 그늘져 있던 얼굴이 미소로 가득찬 것도 잠시, 그 뒤로 이어진 요청에 또다시 얼굴을 찡그리며 난색을 표하는 닥터.
“...하아, 알겠어. 표정을 보니 내가 뭐라 해도 절대로 안 물러나겠네. 하지만 조심해야 된다?”
닥터가 한숨을 내쉬며 특별실의 문을 연다. 열린 문틈 사이로 보이는 것은, 예닐곱 개의 구속구를 몸 이곳저곳에 찬 채로 의식을 잃은 장화. 그리고 그녀에게 연결된 복잡한 기계들.
“깨워 줘.”
장화는 눈을 감은 채로 환자복과 침대시트를 흠뻑 적실 만큼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또한 가슴팍이 오르내리는 것이 명확히 보일 만큼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사령관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돌리지 않은 채로, 재차 요청했다.
“그럼, 깨운다.”
닥터가 장화에게 연결된 관 중 하나에 각성제를 주사했다. 각성제가 혈관에 들어간지 몇 초가 지나지 않아 장화가 천천히 눈을 떴다.
“...헉! 흐아, 악! 아아아악!”
의식이 돌아온 즉시, 숨을 한층 더 격하게 몰아쉬며 몸부림을 치는 장화. 극도로 수축한 동공에 담긴 감정은 명백한 공포였다.
“장화야, 나 사령관이야! 진정하고 말을 좀…”
“싫어, 싫어, 싫어어어! 더는, 더는 보고 싶지 않아! 당장 이거 풀어! 풀라고오오오!!!”
눈물을 줄줄 흘려대며 목이 찢어져라 소리치는 그 모습에, 사령관과 홍련을 제외한 모두가 뒤로 한 걸음씩 물러섰다.
“닥쳐! 닥쳐, 닥치라고! 입 다물라고! 제발 그만 말해! 아아아아악!”
명확하게 허공을 응시하며 외치는 그 모습에서는 광기마저 느껴졌다.
“제발… 구원해 줘. 누구든, 나를, 제발….”
장화가 더는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감고 애처롭게 떨기 시작하자, 사령관은 굳은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떴다.
“장화… 나 왔어요. 우리 잠시 얘기를…”
“싫어, 싫어…. 이젠 싫어…. 싫어어어어어….”
사령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홍련이 어떻게든 말을 걸어 보려 노력해 보았지만, 장화는 그저 아이처럼 울며 칭얼댈 뿐이었다.
“홍련, 비켜 줘.”
어느샌가 돌아온 사령관이 홍련을 밀어내고 장화의 곁에 앉았다. 그 손에 들린 것은 은빛의 의료용 메스. 어깨 높이까지 들어올려진 메스의 날이 병실의 조명을 반사하며 찬연히 빛난다.
“잠깐…!”
가장 가까이 있던 홍련이 사령관을 막으려 손을 뻗어 보지만, 날은 이미 장화의 팔에 깊이 박힌 후였다.
“무, 뭐 하는 거야, 오빠?!”
목소리를 높이며 따져 묻는 닥터를 필두로, 방 안의 모두가 경악의 감정을 내보이며 얼어붙는다. 사령관은 모두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한결같이 장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기분 나쁜 침묵을 깨뜨린 것은 얼떨떨한 장화의 목소리.
“사령…관?”
아까까지의 광란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장화가 초점을 되찾은 눈으로 사령관을 올곧이 바라본다.
“...응. 나야, 사령관이야.”
장화의 눈동자를 마주 바라보며, 사령관은 가만히 미소지었다. 끝내 억누르지 못한 눈물이 왈칵 터져나오며 볼을 타고 흘러내려 다소 우스꽝스러운 미소가 지어진 탓에, 장화는 작게 실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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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콜라보 카페를 다녀왔어요. 사실 4화를 반쯤 써놓고 더이상 손을 안 대고 있었는데, 콜라보 카페를 다녀오니까 이상하게 의욕이 막 나더라고요. 저녁 먹고 되는대로 써서 올립니다.
아마 다음화로 끝날 것 같네요. 또 막상 써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장화 애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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