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동안 논 뒤 우리 두 사람은 호텔로 돌아왔다. 밤이 깊어져 간것도 있고 무엇보다 아까전부터 모모가 구역질을 많이 해서 그만 쉬는것이 좋다고 판단해서였다.
아버지가 소유하신 호텔중 하나라서 그런지, 호텔측에서는 내 연락을 받자마자 그대로 최고의 방을 소개해주었다. 바람도 잘 불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치가 다 보이는 그리고 최고급 침대가 놓여진 방으로.
"이젠 좀 낫아 모모?"
"덕분에요..."
하아...하는 소리와 함께 모모는 그대로 축 늘어진 체 침대에 누웠다.
"언제부터 이런거야? 아까전 까지만 해도 팔팔했던 애가?"
"그게..."
하아-하는 한숨 소리와 함께 입을 쩝쩝-하는 입 다시는 소리를 내면서 한팔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아까 쥬스 마시던 도중 갑자기 역겨움이 몰려왔어요. 그러더니 힘이 쫙 빠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역겨워?"
"네...아무것도 먹기 싫어질...정도로요. 그래도 괜찮아요 전."
거친 숨소리를 내던 모모는 씨익-하고 미소를 지었다. 내가 걱정하고 있다는것을 알아 챘는지 덜 걱정하게 만드려는듯.
"아까 말했듯 오늘 바베큐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런가봐요. 적당히 먹을걸...헤헤..."
"그럼...다행이고. 손이라도 따줘?"
"싫어요! 그건!"
손 딴다는 말에 양손을 젓기 시작했다. 다홍색의 양눈을 크게 뜨면서.
"모모 그 손 따는거 싫어하는거 도련님도 아시잖아요-! 난 그런거 싫-하아..."
하지만 난리치는것도 겨우 몇초만에 진정 되었다. 허억-허억 하는 거친 숨소리를 내는 모모의 얼굴에는 어느세 땀으로 맺혀져 있었다.
"일단 누워 있어."
수건으로 땀을 닦은 이마에 입을 맞추더니 모모는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 녀석은 내가 이마에다 입 맞추는것만으로 치료되나. 엄마손은 약손 이런식으로.
"내일까지 지켜봐서 의사 부를테니까. 오늘은 푹 쉬어."
"에헤헤...도련님이...남편씨가 입에 이마를 한번 더 맞춰야지 완전히 낫을수 있는데."
"너는 참."
못말려 하여간. 나는 그대로 그녀의 하얀 이마를 입으로 맞춘 뒤 같이 침대에 누웠다.
"하는김에 같이 침대에 누워 있는것이 어때?"
"매우 좋아요..."
모모가 하품을 길게 하는 모습을 보자 따라 하듯 나 또한 길게 하품을 하였다.
"모모...도련님이랑 같이 누워 있는거 좋아요. 저에게 커다란 행복...이고요..."
스르륵-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한 모모였다. 눈이 완전히 감기니 모모의 입에서 쿠우-하는 소리가 들려오는것을 보니 완전히 잠든거 같기도 하고.
뭐...제주도로 온 뒤 쉬지 않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그랬으니까. 지칠만도 하지.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면서 자고 있는 모모를 이불로 덮어주면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제주도 특유의 바다의 내음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뭔가 기분이 좋았다. 피로도 한번에 가시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내일은 뭐할까."
벌써부터 몰려오는 고민이었다. 내일은 뭐할까. 뭐를 해야 모모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소문 날까 이렇게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아 시원해. 좀 낫아졌어요 도련님."
"다행이네."
아침을 간단히 먹은 뒤 우리 두사람은 바람을 쉐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제주도 호텔 곳곳에 자란 야자 나무 아래를 걸으면서 태양의 따스함과 바람의 시원함이 우리 두사람의 피부를 쓰쳐 지나가니 기분이 한결 낫아지는 느낌이었다. 바다의 짭짜름한 냄새는 피로함도 서서히 풀리게 만들었고.
모모의 상태가 좀처럼 낫아지지 않았다. 아침도 평소보다 덜 먹고, 무언가를 먹으려고 하면 역겨운 냄새 때문에 도저히 못 먹겠다고.
"토스트도 덜 먹었는데, 맛없었어? 평소에 내가 준 토스트 맛있게 먹었잖아."
"에헤헤...도련님이 주신 토스트는 언제나 맛있죠. 단지..."
하아-하고 긴 숨을 내뱉은뒤 한손으로 자신의 배를 감쌌다. 얘 왜 이렇게 배를 감싸는건지...
"오늘따라 밥맛이 없네요. 쥬스 같은거에만 입에 맞고요."
"있다가 의사를 부를테니까 지금은 너무 무리 하지 마."
"네 도련님..."
"둘이서 잘 놀고 있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제주도 특유의 시원한 바람을 얼음 처럼 차갑게 만들거 같은 목소리였었다. 나하고 모모는 설마 했는데...
"왜...왜 여기에....?"
"어익후 너네 어머니 여기서 보게 되니 너무 반갑나 보구나?"
하와이 셔츠에 썬글라스 그리고 밀집모자를 쓴 중년의 여성이 우리 눈앞에 서 있었다. 뒤에는 경호용 AGS를 뒤에다 둔 체로. 사람들이 오고가는 호텔에서 왠 중년 여성이 AGS를 데리고 있는 모습에 신경 쓰이는 모습이 눈에 보였었다. 오죽하면 아이랑 같이 다니는 바이오 로이드는 신경 쓰지 말라고 눈을 가릴 정도일까.
"시티가드측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게 아니었어요? 왜 제주도에?"
"어머 이 녀석은. 엄마가 아들 보고 싶어서 같이 놀러 온거잖아! 왜이리 불만이 많아!"
누가 엄마야...라고 입밖으로 나오는것을 간신히 눌렀다.
독초를 넣어서 아버지를 쓰러지게 만든것도, 콘스탄챠와 바닐라를 멋대로 다른 개체로 바꾸는것도 시티가드측에서 조사해서 전부다 어머니가 한짓이었다는것을 시티 가드 측에서도 알아냈고 조사를 받는 중인데 왜...
자신의 남편에게 독초를 넣었다는것이 확정된 이상 풀려나는것도 매우 힘들텐데?
모모는 여전히 자신의 배를 감 싼 체 내손을 꼭 잡았다. 스스로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을 노려보면서.
"무슨 재주를 써서 풀려 났는지 모르겠지만 당장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세요. 어머니 이젠 앞으로 우리 일에 간섭하지 마시고요."
"이 녀석이 아들이랑 평화적인 대화를 하려고 여기 제주도까지 찾아왔는데 뭔 소리야."
"평화적인...이야기...라니요?"
"말그대로야."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핸드백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노란색 봉투에 담겨진 서류 뭉치들을.
"너의 앞으로의 진로상담을 엄마하고 나눠 보자고. 마법 소녀년...아니 우리 며느리랑 같이."
....며느리....? 저 여자 우리 관계를 알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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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편 2-3편만 올리면 완결편으로 갈것입니다.
감사합니다.
p.s 그나저나 스토리 전개상 저 아줌마 또 나오게 하네요...정말 끈질긴 빌런인듯...(제가 쓰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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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신고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모모와 관련된거라면 칼샅은 도련님인데. | 23.06.14 1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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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줌마가 나오면 어째 한국 막장 드라마로 장르가 바뀌어 지더군요... | 23.06.14 1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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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미로 다가온건 절대 아니죠 저 아줌마는. 상당히 끈질긴 빌런. | 23.06.15 13: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