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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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겁쟁이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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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겁쟁이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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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행복했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0):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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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행복했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8):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9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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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복수귀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1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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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복수귀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26):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0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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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 누군가의 친구였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27):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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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 누군가의 친구였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2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1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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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편: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11640
전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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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이 없는 저격수는 무가치하다. 그저 사납기만 한 맹견만큼의 전술적 가치조차 없다.
따라서, 현재의 발러는 길바닥에 구르는 돌멩이보다도 무가치하다.
“헉, 헉....”
숨이 찼다. 발러는 참 오랜만에 사냥감이 된 기분을 느껴야 했다. 결코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집요하게 목숨을 노려지는 그 기분을, 그런데도 저항할 수단이 없다는 그 기분을. 그녀는 다시 한 번, 그녀의 불구대천의 원수에 대한 평가를 수정해야 했다. 찢어지는 듯한 침통함 속에서.
‘내가, 속아넘어갔어’
분통터지게도. 그녀는 완벽하게 밀려버렸다. 놈과의 수싸움에서. 발러에게 찾아왔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사격의 기회는, 사실 놈이 파 놓은 함정이었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그녀를 꾀어내기 위해 놈이 일부러 스스로를 노출한 것이었다. 그녀는 놈에게 철저히 파악당했다. 진실로, 놈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설마, 물웅덩이에 비친 그림자로 엿보고 있었을 줄이야.’
안 그래 보였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다. 놈이 얼쩡거리던 그 지점. 그곳을 숨어서 저격할 수 있는 위치는 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놈은 역으로 거길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방심한 척하며.
거기에 경솔하게 말려든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탄약 하나 없이 쫒기는 저격수. 늑대에게 쫒기는 무방비한 토끼보다 더 나을 것 없는 처지다.
‘그러면 이제 어떡해야 하지?’
마을 한켠 구석에 숨은 채 발러는 초조하게 고민했다. 정말 간신히 놈의 추격에서 벗어났지만, 이미 시간이 없었다. 빠르게 생각해야 했다. 늦으면 늦을수록 점점 더 놈에게 유리해질 것이다. 너무 오래 시간을 끌면, 놈은 탄약이 떨어진 발러의 상황을 눈치챌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눈치챘을지도.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긴장 속에 수없이 많은 물음표가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사냥감이 마땅히 느껴야 할 공포와 무력감 속에서. 숨이 가빠왔다. 혼란스러웠다. 패닉에 빠질 것 같았다. 마치, 철충을 두려워하며 도망치던 그 시절처럼.
"후우, 후우...."
‘진정해, 발러, 진정.’
그녀는 자기 자신을 다그쳤다. 그 때로, 철충이 두려워 떨던 시절로 다신 돌아가지 않으리라. 아니, 돌아갈 수도 없다. 그 때에는 두려움에 떠는 그녀를 안고 다독여 주는 친구가 있었지만, 이제, 그녀는, 그 파티셰는 없으니까.
‘아우디....’
갑자기 아우디가 미친 듯이 그리워졌다. 이제는 모든 걸 그녀 스스로 해야 했다. 키예프의 하얀 사신은 가슴을 진정시키며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도망갈까? 그럴 순 없었다. 그건 불가능했다. 여기까지 와서 도망친답시고 마을 바깥의 허허벌판으로 나가면 오히려 놈의 눈에 더 띌 것이다. 쉐보레가 부서졌으니, 발빠른 칙의 질주에서 벗어날 만한 수단도 없고.
‘애초에, 그건 선택지가 아냐’
무엇보다도, 발러는 놈을 놔두고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금 놈을 놓치면 앞으로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놈이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 존재건 상관없었다. 놈이 칙 엠퍼러가 아니라 뭔가 더한 존재였어도 발러로서는 놈을 죽여야만 할 이유가 차고도 넘쳤다. 그녀 삶의 모든 것을 저, 추악한 흉물이 뺴앗아 갔으니까. 그녀의 보금자리를, 가족 같던 동료들을, 그녀 삶 최고의 친구를, 그리고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편을. 절대로 그냥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지금 그냥 보냈다가는 앞으로 다시는 놈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영원히. 발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은 정해진 거구나’
사실 간단한 거였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다. 어쩌면, 60년 전 그 날부터 쭉. 마음이 진정되고 상황이 정리되자 차라리 마음이 맑아졌다. 약간 허탈해져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다시 한 번 그녀의 눈에 사냥꾼다운 예리함이 돌아왔다.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간, 철충들에 대한 증오도 함께.
그녀도 괴물이다. 기나긴 세월동안 수없는 괴물들을 사냥해 온. 그러니, 그리 쉽게 사냥당해 주진 않으리라. 그녀도 베테랑이니까.
‘하지만 그럼, 선택가능한 대안은?’
어쨌든 놈을 잡을 총알이 그녀에게 없다는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다른 수를 찾아야 했다.
‘화력, 장갑, 기동력, 뭐든 놈에게 상대조차 안 되는군...’
탄약이 없는 지금 그녀의 화력은 제로(0)다. 뭐 방탄복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놈의 초고열 탄환은 여지없이 그녀를 꿰뚫고도 족히 남으리라. 칙에 대항해서 기동력의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래서야 놈을 뿌리치기도 뒤쫒기도 어렵다. 애니라도 살아있어 주었으면, 아니면 쉐보레라도 남아있어 주었으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다시 그 오래된 자동차와 아우디가 새삼 그리워졌다. 억지로 마음 속에서 지우려고 애썼던 그녀의 오랜 친구가. 아우디가 간만에 쉐보레에 연료 먹인다고 정말 좋아했었는데. 싱글벙글했었지. 그 액화석탄 가득찬 연료탑에서...
‘잠깐만.’
그 때, 숨을 고르며 숨어 있던 그녀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그 다음 순간, 그녀의 뇌리에 뭔가 떠올랐다.
‘놈을 쫓을 수도, 놈에게서 도망칠 수도 없다면...’
그렇다면 남은 수는 하나뿐이다.
‘놈을 맞이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아직, 발러에게는 수가 남아 있었다.
...
여길 떠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어쩐지 엄청나게 오랜만에 찾아온 것처럼 느껴졌다. 주민들이 황급히 떠난 정비실에는 많은 잡동사니들이 그대로 남아 굴러다녔다. 하지만 향수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었으므로 발러는 황급히 정비실의 한켠으로 달려가 그곳의 ‘벽’을 매만졌다.
‘그렇지’
정비실 안쪽, 격납고의 한쪽 벽은 낡아빠진, 얇은 알루미늄 샷시였다. 그나마 듬성듬성 있는 구멍도 종잇장 같은 나무판자로 대충 떄워진. 발러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정비실에 쉐보레를 들여놓을 때 그걸 열고 들여보냈으니까. 정비실의 문은 사람이 드나들 만한 크기에 불과하니, 쉐보레나 마을 주민들이 만든 대형 통신기, 혹은 애니의 바이크가 드나들려면 당연히 필요한 것이었다. 오랜 세월 속에 녹슬어버린, 얇디 얇은 판떼기에 불과했지만. 인간들이 사라진 후에는 견고하게 벽체를 만들 건축자재도, 장비도 구하기 어려웠을 테니.
그리고 실은 바로 그 사실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 건너편에는...’
샷시가 이쪽 방향으로 나 있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었다. 멸망 전에는 수리한 탄광의 기계장치에, 멸망 후에는 정비한 애니의 바이크에 연료를 넣기 위해서라도 정비실 옆에 서 있는 액화석탄 연료탑과 가까울 이유가 있었으니까. 굳이 샷시를 다른 데 터서 빙 돌아갈 필요는 없었을 테니.
그래, 바로 이 너머의 연료탑 말이다.
‘여기라면.’
차갑게 식은 그녀의 머리가 냉철하게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이곳이, 놈과 그녀가 결판을 낼 장소다.
하지만, 그러면 여기서 그녀가 치러야 할 대가는?
‘하, 상관없어’
그녀는 속으로 차게 웃으며 그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을 일축했다. 그딴 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자 오히려 그녀가 할 일이 더없이 명확해졌다. 기쁠 정도로 그녀의 마음에 확신과, 치밀한 계획이 깃들었다.
지금까지는 악착같이 저 무시무시한 놈의 시선을 피해다녔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놈도 슬슬 알아차렸을 것이다. 발러에게 총알이 떨어졌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를 못 찾은 지 벌써 한참이 지났는데 자신을 향한 기습사격이 날아오지 않는다면 눈치챌 만하다.
‘그러니 거리낄 것 없겠지’
그리고 바로 그렇기에 놈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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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삽입된 곡은 고전 명작 서부영화"석양의 건맨(The Good, the Ugly, the Bad)"(1965) 의 OST, "엔리코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한 메인 테마 OST를, 세계적 명 오케스트라인 체코의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버전입니다.
1. 본편에 대한 이야기
전체 이야기에서 이 부분은 결말부에 해당합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제 그 마지막 남은 이가 결말을 지을 때가 왔습니다.
3. 잡담
그냥 오늘 완결까지 전부 달려버리겠습니다. 그러려고 밤새 와다다다 써버렸어요. 그래서 조금 엉성할 수도 있습니다.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싶습...
언제나 제 뻘글들을 항상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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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복수에 미쳐서 오히려 남편과 동료들의 부탁을 따르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 21.11.16 0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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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읽으셨겠지만, 그렇습니다 ㅠ | 21.11.17 01: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