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츤데레 장인에게 주문한 두번째 진검, 소하야노츠루기우츠스나리

[Tousai]

예전에 쓰던 진검(루리웹 링크)

제 돈으로 산 첫 검은 급하게 서울로 이사하는 와중에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팔았었습니다.

취직도 하고 그럭저럭 생활이 안정된 뒤, 저 검을 만들어 준 공방에 들렸더니 공방에 돌아와 있더라고요.

다시 못 볼 줄 알았던지라 너무나 반가워서 인수할 의사를 조심스레 밝혔습니다.

 나: 이 검 다시 제가 인수하면 안 됩니까?

 츤: 안 됩니다.

!?

기껏 만들어 줬더니 내다 팔았다고 화 난 건가 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고,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대 길이와 휨의 척도로 쓰기 위해 보존하겠다고 합니다.

뭐 어쩔 수 없지요.

새로 한 자루 맞추겠다고 얘기해 두고 돌아왔습니다.

기존의 칼과 똑같은 걸 다시 맞추는 것도 싫고 평범한 칼을 주문하기도 싫고 해서,

좀 독특한 칼이 없을까 가지고 있던 도검 사진들을 뒤적거리다가 이런 걸 발견했습니다.

소하야노츠루기우츠스나리(ソハヤノツルキウツスナリ).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애검이었다고 합니다.

너비 4cm에 달하는 일본도 치고는 매우 넓은 칼날, 날면을 끝까지 그어 나간 좁은 히(칼날에 파는 홈), 짧고 다부진 칼 끝.

이전에 주문했던 칼과 좋은 대비를 이룰 것 같아서 이걸로 결정하고 상담을 위해 다시 찾아갔습니다.

 나: 이걸로 만들어 주시죠.

 츤: 하 진짜... 어디서 또 이런 희한한 칼은 찾으셨어요? 답 안 나오네요, 홈 파는 날도 새로 사야 할 것 같고...

 나: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까?

 츤: 해 보죠.

츤하게 한 번 튕긴 뒤 수락했습니다.

좋습니다.

마치 에바에 처음 타는 신지와 같은 듬직함입니다.

공방에 있는 쇠 중 새 칼에 사용할 것을 골라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단조도검은 대부분 5160 스프링강을 사용합니다.

트럭 판 스프링 서스펜션에 사용할 정도로 탄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데에다,

적절하게 열처리를 하면 경도도 로크웰 50대 후반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도검에 적합한 강재죠.

우리나라 도검사는 거의 전부가 은X대장간이란 곳에서 사진의 상태로 단조한 5160 강재를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쿨하게 할부 결제하고 귀가합니다.

몇 주 뒤 다시 공방을 방문했습니다.

모양을 잡고 1차 열처리까지 거친 상태입니다.

위쪽의 이미 완성된 칼날과 칼집은 제가 처음 주문했던 바로 그 검입니다.

이번 검의 날 너비는 거의 이전 검의 칼집 너비에 맞먹네요.

다시 몇 주 뒤 방문.

2차 열처리까지 마친 뒤, 본격적으로 모양을 잡아가기 시작할 때의 사진입니다.

비교 대상은 츤데레 장인님 자신이 쓰려고 만든 검입니다.

저 검이 좁은 탓도 있어서 날 너비가 체감상 두배는 돼 보입니다.

그렇게 착착 진행되던 어느날 밤, 갑자기 카톡이 울립니다.

!!??

(이름은 편집한 스크린샷입니다.)

자세히 물어 보니 일반적인 베기에 쓰는 데에는 문제 없겠지만 내구도가 성에 안 찬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들던 것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만드신댑니다.

자.. 장인정신 존중하겠습니다. 덜덜..

다시 인고의 시간이 흐르고, 할부도 거의 끝나가는 오늘 드디어 완성품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하 완성품 사진들과 간략한 설명 덧붙이겠습니다.

위에도 나왔던 장인 개인 검과의 비교 사진입니다.

확실히 엄청 넓습니다.

일본도 스타일은 각 부분의 규격이 어느정도 일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장식 부품들이 기성품으로 나옵니다.

공의 경계에서 시키가 쓰는 카네사다도 같은 장식을 구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검은 워낙 규격외다 보니 기성품을 쓸 수 있는 게 단 하나도 없어서, 모든 장식을 맞춤으로 새로 만들었습니다.

칼 끝의 모습입니다.

날의 너비에 비해 칼 끝이 짧습니다.

굵고 짧은 모습이 멧돼지의 목 같다 하여 이쿠비 킷사키(猪首切っ先)라 부른다는군요.

우리말로 하면 자라목 칼끝 정도 되겠네요.

원본의 특징인, 칼 끝까지 걸치는 얇은 홈이 잘 표현 됐습니다.

저 홈을 파기 위해 평소에 쓰는 것보다 더 좁은 날을 가진 도구가 필요했는데, 국내에 더 이상 수입이 안 돼서 기간이 길어진 탓도 있다고 하네요.

츠바(가드)와 하바키(호인?) 부분입니다.

츠바는 간결한 모양으로 했습니다.

지름이 8cm 쯤이니 작은 편이 아닌데, 손잡이와 칼날이 워낙 넓으니 작아 보이네요.

하바키와 셉파는 구리로 만들어졌습니다.

후치와 손잡이 일부의 모습입니다.

손잡이를 죄어 주는 저 검은 금속 테두리를 후치라고 합니다.

도검에만 쓰는 용어는 아니고, 번역하면 그냥 테두리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손잡이의 너비는 후치를 기준으로 날 너비보다 1cm 정도 더 넓어야 검이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모양이 나온다고 합니다.

기성품으로 나오는 후치가 보통 3.8~4cm 정도의 너비인데, 이 검은 날 너비만 4cm인지라 맞는 게 없었죠.

어쩌겠나요? 만들었죠.

물론 저 말고 장인님이요.

손잡이의 카시라 부분입니다.

번역하면 머리입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서 손잡이 끈이 통과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텐쇼고시라에(스타일 이름입니다.)에서는

우각(물소뿔)로 카시라를 만들고 저렇게 카시라 위로 끈을 덮습니다.

다만 이 검의 카시라는 우각이 아니라 마이카르타를 사용했습니다.

마이카르타는 섬유를 쌓은 뒤에 수지에 적셔 굳힌 재질로, 주로 나이프의 손잡이 등에 많이 씁니다.

우각보다 훨씬 튼튼한 것도 장점이고요.

칼집 입구를 보강할 때도 우각을 쓰는데, 칼날 너비 때문에 맞는 사이즈가 없었던지라 마이카르타를 썼고,

통일감을 위해 나머지 우각 쓰는 부분도 전부 대체했네요.

덕분에 나이프 만들 때 쓰려고 사 뒀던 마이카르타 여기에 다 썼다고 푸념하시는 우리의 장인님.

칼집 입구 부분입니다.

칼집 입구를 말 그대로 일어로 사야구치라고 하거나, 잉어(코이)의 입 같다 하여 코이구치라고 부릅니다.

역시 마이카르타를 썼다 보니 단면에서 섬유의 모양이 잘 보이네요.

쿠리카타입니다.

한자로 적으면 栗形인데, 제 검의 것은 각이 좀 졌지만 둥글게 만든 걸 보면 정말 밤톨 같기도 합니다.

사게오라는 이름의 끈(사진의 붉은 끈)을 묶는 고리입니다.

사게오는 일본도의 주종이 타치일 때 칼집을 허리에 묶는 끈이었던 것이 카타나로 간소화되면서 그 형식만 남아 있는 물건입니다.

다시 말하면, 장식이죠.

교토에서 비단으로 수제작한 물건들은 전통 공예품 취급을 받기 때문에, 저 끈 하나에 싸면 만엔에서 수십만엔까지도 나갑니다.

제 사게오는 그냥 공장에서 생산된 면끈입니다.

카에리즈노(返角)라는 부품입니다.

칼집 입구쪽으로 튀어나온 갈고리 모양의 부품인데, 칼을 급하게 뽑을 때 허리띠에 걸려 칼집이 같이 뽑히지 않게 막아 주는 기능을 합니다.

...만, 칼 뽑는 힘을 버티기엔 너무 약하게 생겼죠. 얘도 그냥 장식일 겁니다.

검 전체 사진 한 장.

칼집에 넣은 채로 한 장.

아래에서 본 각도로 한 장 더 올립니다.

역시 믿고 맡긴 작품이 잘 나오니 제가 만든 건 아니지만 뿌듯하네요.

다음에는 조선의 츠바이핸더, 쌍수도를 주문해 볼까 합니다.

장인이 이번엔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러고는 또 얼마나 훌륭하게 만들어 낼지 벌써 기대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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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보니 오른쪽에 왔네요.

감사합니다.

셀프 축전으로 예전에 그린 쌍수도 든 소녀 그림 한장 추가합니다.

[곰탱뼈]

다음번엔 쌍룡검 어때요?

[Tousai]

저도 탐나기는 합니다만 자료가 너무 없네요.

[leeshoon92]

아 이거 오른쪽가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츤데레 장인 너무 귀엽네요 ㅋㅋㅋ
저 쌍수도 결과물 보다도 반응이 더 기대됩니다 ㅋ

[Tousai]

이번에는 좀 힘들 것 같네요;ㅎㅎ
쌍수도는 그냥 길게 만드는 건 문제가 아닌데, 고증대로 만들면 1.3m 길이에 1.5kg 밖에 안 되는 물건이라 무게를 맞추면서도 튼튼하게 만드는 게 고민거리라고 하시네요.
빨리 돈 모아서 또 골칫거리를 안겨 드려야 할 텐데 말이죠.ㅎㅎㅎ

[니시다]

이런 도검은 가격대가 얼마에 형성되어있나요

[Tousai]

특이사항 없는 기본형은 13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날 길이가 길어지거나, 제 것처럼 날이 특이하게 넓거나, 날면에 홈을 파거나, 기성 장식을 못 써서 직접 제작해야 한다거나 할 때마다 추가금이 붙습니다.
길이 빼고는 위에 적은 사항에 모두 해당하는 물건인지라 제 검은 180만원 들었습니다.

[피스트]

이런거 만들때 도검소유증 있어야되죠

[Mr.dogdog]

만들때는
도검허가증이 아니라
도검제작허가를 받아야하고
도검을 제작하는 곳을 나라에 등록해야합니다.
(만약 중간에 제작하는 곳을 바꾸면 다시 또 바꾼곳을 등록해야합니다.)

[Mr.dogdog]

그래서 도검만드는 곳보면
도검제작허가(숫자)호 이렇게 써있어요

[Tousai]

Mr.dogdog 님 말씀대로 만들 때는 도검제조허가가 필요합니다.
공장으로 등록된 철근콘크리트 구조 건물에 제조 설비를 갖춰야 허가가 나는데 요즘 짓는 공장 건물들은 조립식이라 옛날 공장이 많은 부천에 도검제조사가 집중돼 있습니다.

[MG제간]

장인님 너무 매력적이시네요 최고최고

[Tousai]

실력도 최고죠.

[Tousai]

퉁명스럽긴 하지만 되는 건 된다, 안 되는 건 돈 더 줘도 안 된다 확실히 말해주는 타입이라 주문하는 입장에서도 맘이 편합니다.

[이시리스]

프람베르그 함 가시죠. 플랑베르주

[Tousai]

서양쪽 도검은 장식 수급의 문제 때문에 그냥 해외 제작사에 주문하는 게 낫더군요.
실제로 문의를 해도 잘 만드는 해외 거 사지 왜 여기 주문하냐고 하실 분이라..

[Healing Planet]

장인님 칼에 한표..이쁘다..아..

[Tousai]

감사합니다.

[올해는빡쌔게]

저거 가끔 사용하기도 하나요? 물론 사람 잡는 거 말고 짚단을 벤다던지 등등. 저거 들고 대나무 숲 들어가면 신날듯

[ATLUS초코바]

숲 주인에게 맞을듯

[Tousai]

숲 주인에게 허락 받고 대나무숲에서 베기 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대부분은 베기장을 가죠.

[[바이사가]]

윗분이 말씀하신대로 보통은 베기장을 찾으시는 편입니다. 베기장은 쉽게말하자면 검도하는분들이 가는 수련장이랄까. 짚단,대나무 등 벨거리등도 제공 하며, 자세 등을 교정해주기도 합니다.

[편하게먹는]

칼이 멋지네요...
고양이는 몇마리키우시나요?

[Tousai]

두 마리 키우시더군요.

[Soul Stainverg]

다음번엔 마사무네 블레이드를 한번...

[Tousai]

세피로스 거요?;

[루리웹-438285810]

이순신 장군님의 검은 이미 만들어보셨었나요?

[Tousai]

현충사의 큰 칼이라면 쓰지 못하는 칼이라 관심이 별로 없고, 쌍룡검은 만들기엔 남아 있는 자료가 너무 미흡하더군요.
좀 더 상세한 자료가 발견된다면 진행하고 싶긴 합니다.

[초련낭자]

ㄷㄷㄷ 쌍수도 기대 해 봅니다 ^^
저도 덩달아 갇이 주문해달라고 부탁드릴지도 모르갰내요 *,.*

[Tousai]

넵. 쪽지로 공방 정보 보내드리겠습니다.

[S.U.Y.U.M.R!]

장인님 : 이 자는 내 명줄을 갉아먹으려고 누가 보낸 작자가 분명해!

[Tousai]

나이도 저랑 별 차이 없고 아직 홀몸이신데 먼저 가심 안됩니다.;

[mfgm]

우리에게 돈 !!!!

[Tousai]

바람을 맞아라!

[트메이도오]

좀비랑 싸우고 싶게 생긴 칼이네요

[Tousai]

좀비 만나면 전 도망가겠습니다.

[권력투쟁]

칠지도......

[Tousai]

가격이...

[레슈티르]

한국의 Man at Arms 로군요.. ㄷㄷ

[Tousai]

한국의 시키냔 얘긴 아직 없어서 다행이네요.ㄷㄷ

[LApost]

쌍수도보다는 거환도로 가는게 장인의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요. ;;;

[Tousai]

죽이려면 곱게 죽이라고 하실 듯 합니다.

[FCS여단 여단장]

장인분 정체가?

[Tousai]

약간 츤츤한 훈남 형님이십니다.

[◀미스터 제이피▶]

흐익 !!!!!???? 닉네임은 안보고 칼 이라길래 헐래벌떡 구경만 했는데 도재님이 셨군요 ;;

그것도 모르고 " 허허 왠지 이 분 인터넷의 그 분 이랑 참 닮았네 ... 사진 올리는 구도도 그러시고 ... "

했는데 처음 링크 글 들어가보고 ( 도우지키리 야스츠나 ) 깜놀했고 바로 닉네임 확인하니 한번 더 깜놀했습니다.

루리웹 활동도 하시는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반갑네요 ㅠ.ㅠ

ps. 그럼 저 " 츤데레 장인 " 이라는 분은 " 부천의 그 분 " 이시겠군요 ? ㅎㅎ

ps 의 ps. 동자절안강 베이스로 만들어 가지고 계신 칼을 파신지도 이 글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ㅎ

[Tousai]

앗 누구신가요?;
하는 일이 일이다보니 루리웹은 늘 보고 있죠.ㅎㅎ

네 부천의 그 분이 맞습니다.
도지기리는 공방 영구 보존인 덕에 간간히 볼 수 있는 게 위안이네요.

[robocap]

"까짓거 한 번 해보죠." ...0ㅁ0... 0ㅁ0b... 예술이네요..

[Tousai]

감사합니다.

[위험한진]

장인분 정보 좀 부탁드립니다.

저도 한자루 소장하고 싶네요...

[Tousai]

댓글로는 홍보가 될 것 같아서 쪽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탈색늑대]

장인 분을 너무 괴롭히시는거 아닙니까? ㅋㅋ

[Tousai]

제가 좀 S 끼가.. 가 아니라, 주문하면 그만큼 만들어 준다는 신뢰가 있으니까요.ㅎㅎ

[벌레맛 호두과자]

일본도 에서 중도를 보다니 정말로 눈호강 하고 감니다.
설명도 자세하고 많이 배웠네요. 감사~

[Tousai]

어.. 中刀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날이 넓어 짧아 보이는 거지 엄연한 카타나 사이즈입니다.
지금 보니 와키자시에서 비율 확대한 것처럼 보이긴 하네요.

[벌레맛 호두과자]

당연히 重 을 말하는거죠. ㅎ

[Tousai]

네 아주 묵직합니다.

[백두산왕곰]

이분한테 가면 서리한도 만들어 주는겁니까

[Tousai]

장식을 다 따로 구해서 가신다면 가능할지도요..

[다크블링크]

환두대도 갑시다.

[Tousai]

그 쪽은 장식값이 많이 비쌉니다.ㅠㅠ..
사실 일본도 주문하는 것도 시장이 넓다 보니 기성품으로 파는 장식 종류도 많이 있고 값도 저렴해서거든요.

저도 우리나라 칼을 좀 갖고 싶긴 한데, 시장이 작다 보니 장식 하나하나가 수제작이고, 값도 칼날 자체보다 더 비쌀 정도가 되더군요.

주머니 사정이 좀 더 나아지면 이것저것 추진해 보려고요.

[acami]

츤데레 장인을 괴롭히는 못된 사람..

[Tousai]

acami님도 좀 괴롭혀 드려야 하는데 요새 뜸해서 죄송합니다.
잘 지내시죠?

[가스타의 피리카]

칼에 대해 지식은 전혀 없지만

...중2병이 다시 발동할것 같은

멋진 칼이네요

장인분 대단...

[Tousai]

작업을 혼자 다 하시느라 고생이시죠.
감사합니다.

[지나링]

오른쪽 보고 츤데레 장인어른이 먼저 더올랐다 OTL

[Tousai]

저희 장인어른은 음.. 츤데레는 아니신 걸로..

[모에학개론]

대장간에서 배우는 신참 대장장이가 보고 갑니다.
저도 칼 하나를 만들고 싶지만...실력이 안되는건 그렇다쳐도 허가받기가 힘듭니다..ㅠㅜ

[Tousai]

시설 관련 법이 참 애매하죠.
제도가 시대를 못 따라가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2ICE]

진검은 전시하기 정말 좋죠 멋지기도 하구요~ 저도 한자루 가지고 있는데 관리하기가 영 까다로워서..ㅜ

[Tousai]

이젠 가져 와도 집에 전시하기가 힘드네요.
저희 집에도 고양이들이 있는지라.ㅎㅎ

[환상여행]

저도 저런 진검 집에 장식품으로 하나 두고 싶네요~ 저도 주문하신 공방에 대한 정보 좀 알 수 있을까요

훗날을 하나 장만하게 된다면 의뢰를 할지도 ㅎ

[Tousai]

넵 쪽지 보내 드렸습니다.

[APROBONG]

이번 진검은 무게가 얼마정도 나가나요? 한 두배 왔다갔다 할꺼같은데

[Tousai]

1650g입니다.
짧아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덜 나가네요.

[MIRAGE 21]

궁금한게....칼 무게 중심(?)은 어떤가요?
서양 칼이 길어도 손잡이 끝에 무게 추를 달아서 가드 부분에 손가락 대면 균형을 잡는다고 하는데, 일본도도 그런 건지요?

[Tousai]

날 길이만 1m 넘는 워소드가 날 길이 고작해야 70~80짜리 카타나보다 훨씬 휘두르기 편합니다.

아무리 무게 중심을 맞춰 보려고 해도 폼멜 같은 구조물이 없으니 한계가 있죠.
제 칼도 나카고(슴베, 탱)을 한계까지 늘여서 무게중심을 당겼지만 그래도 앞으로 쏠립니다.

중국 검도 손잡이 아래 추가 달려 있고, 조선에서도 머리장식을 부채꼴로 넓게 만들어 무게중심을 당겼는데 유독 일본도만 이상하게 그런 게 없습니다.

서양검에 비해 날이 두껍기까지 해서, (칼 끝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두껍습니다.) 휘둘러 보면 카타나는 장검 모양의 도끼란 느낌이네요.

[MIRAGE 21]

손잡이 끝 쪽에 공간을 파고 납 같은 무게추를 안 쪽으로 넣어서 중심을 당기는 건 어려울까요? 손잡이 자체를 무거운걸로 하던가. 일본도 도 손잡이를 일부러 길게 하는 걸 본거 같은데, 그게 이런 무게 중심 때문인지, 아니면 도를 다루는 방법 때문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일본도....하면 뭔가 경쾌한 쾌도를 연상 시키고, 서양검....하면 뭔가 중국도 처럼 무게로 압도하는 느낌인데, 실제로는 그 반대의 경우가 있는가 봅니다.

[Tousai]

반대의 경우가 있다기 보다 그냥 정반대입니다.
안 그래도 전통적인 일본도 약점이 손잡이라, 손잡이 안에 공간을 파면 내구도가 엄청 떨어질 겁니다.
손잡이가 긴 경우는 무게중심을 끌어내리려는 것보다는 무게중심 때문에 자유로운 사용이 힘드니 긴 손잡이로 컨트롤을 늘린 경우로 보면 될 겁니다.
아예 다른 재질을 쓴다면 해결은 되겠지만, 그 단계까지 가면 굳이 일본도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지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네요.
일본도라는 게 실제 사용을 전제로 하면 그렇게 효율적인 디자인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 손에 쥐었던 게 일본도 스타일이고 배운 게 그거고 구하기 쉬우니 맞춰 쓰는 거지 일본도라는 게 애매한 물건이죠.

[마하루비]

원래 뒤로 가면 두꺼워 지는 구조란건 칼의 끝점(칼을 제어하는 손목과 손가락)부분에 부하가 심하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경장형태의 갑옷을 입고 관절과 목부분을 주로 공격하는 공격형태로 진화한 카타나와 풀플레이트 메일에 틈이 없는 부분을 힘이나 무게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소드 형태 무기들이니 서로 모양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실제로 빠른 공방위주의 칼들(카타나, 다마스쿠스 정도?)은 선혁부분부터는 얇고 병혁 부분부터는 두껍습니다. 간단하게 우산을 들고 검도하듯 휘두르면 손잡이 부분이 부러지는걸 볼수있습니다. 그래서 21님 아이디어처럼 손잡이 부분을 파면 부러지죠. 심하면 손잡이 부분의 고정핀이 헐거워진 상태에서 휘두르면 부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Tousai님 저도 장인분 정보를 얻을수 있을까요? 집사람이 너무 싫어해서 운동을 그만뒀는데 다행이 나이가 드니 다시 시작할수 있게 허락해주네요. 몇군대 돌아다녀봐도 맘에 드는도검이 없었는데 좋은 도검을 보게되니 욕심이 나네요. 정보좀 부탁드리겠습니다.

[Tousai]

롱소드도 갑주를 힘으로 어찌 하지는 않습니다.
무게를 더하는 건 무게중심이 먼 카타나가 상대적으로 더 쉽고요.

하지만 갑옷이 이미 철판이 된 이상 별 의미가 없죠. 철판 갑옷에 드는 날은 없습니다.
롱소드도 처음에는 베기 위주의 얇고 넓은 칼 끝을 지니다가 나중에는 베기 성능을 희생하고 틈새를 쑤시기 좋게 두껍고 좁은, 단면이 마름모 꼴의 송곳 같은 칼끝으로 갑니다.

여튼 뭐.. 절대적인 무게는 롱소드가 무겁긴 한데 그나마도 200g 날까 말까고, 그나마도 날 길이를 맞추고 비교하면 카타나가 더 무겁습니다.
실제로 쥐고 휘둘러 보면 통념과는 정반대로 롱소드는 상당히 경쾌한 반면 카타나는 끝에 무게가 실려 컨트를이 어렵고 전완에 부담이 큰 편입니다.

[마하루비]

아 그런가요? 제가 만져봤던 서양검들은 숏소드부터 두께와 무게가 상당하던데 제가 영어가 짧아 잘못이해했을수도 있네요. 저에게 설명해주던 분은 서양검을 가지고 싸우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 이고 힘으로 누르는 형태와 아주 작게 들어나 있는 부분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형태로 나눠 지며 검도 그것에 따라 변경되거나 개선되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제가 롱소드나 투핸디 소드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모양이네요. 설명 감사합니다.

[선혈의 애쉬]

실례지만 만든 뒤에는 그냥 전시용인가요? 쓰신다면 어떤 용도로 쓰는건지요? 정말 궁금하네요.

[Tousai]

검술 수련에 쓰기도 하고, 가끔 베기장 놀러 가서 대나무나 짚단 베면 스트레스도 상당히 풀립니다.

[찌루D영욱]

가만 도검법 근혜 애완용개들 전화번호가 어디있더라

[Tousai]

안타깝게도 아직 도검사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네이브]

후치 네드발-

[Tousai]

OPG도 하나 갖고 싶습니다.

[몰러두되]

이런검은소장할때도자격증같은게필요하나요?

[치코리타짱짱몬]

도검소지허가증 필요함 ㅇㅇ

개인적으로 이런류의 도검은 미술품이나 스포츠 용품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봄

누가 이런 물건을 범죄에 사용함 ㅋㅋㅋㅋㅋ

진짜 범죄에는 은닉 쉬운 사시미 회칼이 쓰이지....

진짜 시대착오적인 도검법 빨리 없어져야 하는데..... 뭐 바랄걸 바래야죠 ㅋㅋ

[귀여운 플랑시간]

그거 아세요? 도검 가지고 다니는건 불법인데

갑옷류 (예를 들어서 풀 플레이트 아머)같은건 입고 다녀도 괜찮다더군요 -_-;

[Tousai]

도검소지허가를 경찰서에서 발급 받아야 합니다.
이름은 소지허간데 차량 등록증 같은 개념이라 사람이 아니라 칼 한 자루 한 자루마다 다시 발급 받아야 하죠.
지금 소지허가 발급 기다리느라 이 검도 못 가져오고 있네요.
보통 신청하고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Tousai]

아 그리고 소지허가는 말 그대로 소지만 허가하는 거지 휴대를 허가한다는 건 아니라서, 소지허가에 등록된 목적과 다른 용도로 휴대할 경우 문제삼을 수 있습니다.
보통 장검은 수련용으로 허가를 냅니다.

[파랑댓살]

언제나 다루시는 물건이 하드코어(?) 하시군요.ㅎㅎ 좋은 구경 했습니다乃

[Tousai]

감사합니다.
평범한 건 재미 없잖아요.ㅎㅎ

[민연하]

칼끝 - 검코,검끝
홈 - 혈선
츠바 - 코등이
하바키 - 주석막이
셉파 - 덧쇠
후치 - 앞매기
카시라 - 뒷매기
코이구치 - 봉
사게오 - 족서,하서
카에리즈노 - 도환
한글표기입니다

[Tousai]

조선의 무기와 갑옷이라는 책 쓴 분이 정한 명칭인가 할 텐데, 몇몇개를 빼고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은 아닙니다.
저도 그 책을 별로 인정 안 하는 입장이라 그 명칭들을 안 쓰고 있고요.

[시에릴]

「주무십니까?
　새로 만듭니다」

멋있다...!

[Tousai]

츤데레가 아니라 쿨데레이실지도 모르겠네요.
멋진 분이죠.

[Tousai]

..보다 스프링강이 강력합니다. 훨씬요.

[내꿈은 사이비교주]

저거 차고 편돌이 하면 진상은 없겠네요...

[Tousai]

대신 경찰 자주 만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