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오페라는 대중들한테 굉장히 사랑받습니다만, 고질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비평가들(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태리 오페라 덕후들)은 그의 작품을 항상 이렇게 평가하지요.
첫 째는 맨날 여주인공만 죽인다, 둘 째는 지나치게 멜로드라마 적이다(쉽게 말해서 닭살이 오도독 돋는다.), 셋 째는 맨날 사랑타령만 한다, 넷 째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년~1901년)에 비해 포스가 부족하다 라는 둥 대중한텐 사랑을 받는 작곡가라고 해도 비평가들한테는 엄청난 태클을 많이 받지요.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요?
푸치니의 오페라에는 사랑이야기가 많이 나온건 확실하지만 그 사랑이 다 같은건 아니지요. 예를 들어서 "라 보엠"에선 가난한 연인들끼리의 훈훈하면서도 그 '가난'이라는 상황때문에 결국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슬픈 사랑, "나비부인"의 쵸쵸상처럼 님 향한 일편단심을 그린 사랑, 삼부작 단편 오페라 중 "수녀 안젤리카"에선 엄마 얼굴을 보지 못한채 죽어버린 아이를 보고 눈물을 흘린 어머니의 사랑(이른바 모성애), "투란도트"의 칼라프처럼 타국과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 둘 다 얻으려는 야심찬 사랑 등 다양하게 나옵니다.
포스는 확실히 베르디가 강합니다. "나부코",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시칠리아 섬의 기도", "운명의 힘", "아이다", "오텔로"의 처음 장면만 봐도 전율이 솟아오를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서 푸치니는 좀 약한 편이죠.
대신, 베르디가 남성적인 낭만을 가졌다면 푸치니의 음악은 여성에 비유(특히, "마농 레스코", "라 보엠", "나비부인")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점이 푸치니 음악의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설령 푸치니가 닭살돋는 스토리의 오페라만 거의 내놨다고해도 시대를 초월하면서 듣는이의 감동시킬 수 있는 작품을 내놓은 것은 사실이요, 그 작품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푸치니가 단순히 통속적인 멜로드라마물(닭살물)만 만든다는 평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지 않고, 오로지 태클만을 즐기는 인간들이 가진 지나친 '편견'이라 하겠습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쟈코모 푸치니)
각설하고, 이번에 소개할 오페라 전곡반은 푸치니의 대표적인 걸작이라고 칭송받는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입니다.
사실, 이번에 소개할 전곡반은 베르디나 벨리니, 도니제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중 하나를 하려했지만, 아무래도 제 지인께서 해주신 충고(내용: 대중한테 제일 많이 알려진 작곡가의 작품을 먼저 소개할 것)를 따르는것이 옳다 생각되어 이번에도 푸치니의 작품을 고르게 되었습죠.
("나비부인" 초연때 포스터)
"나비부인"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신 분들은 무슨 요정 이름을 연상케 하겠지만 실은 오페라 역사상 최초로 동북아시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요.
근데, 푸치니는 왜 이 오페라를 작곡하게 되었을까요?
그 계기를 알려면 우선 푸치니가 그 전에 뭐했는지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나비부인" 포스터의 삽화라는데 꽤 이쁘군요.)
다른 작곡가들이 거의 그랬듯이 푸치니도 초기에 활동했을땐 잉여 내지 무명인에 가까운 작곡가 였습니다. 그는 초기에 "빌리(1884년)", "에드가르(1889년)"라는 오페라를 선보였지만 둘 다 제대로 망해버렸지요.
1893년 이때부터 푸치니는 서서히 명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프랑스 소설인 "마농 레스코"를 오페라화 해서 토리노 왕립 극장에 올려봤는데 이게 제대로 대박을 친 것이죠. "마농레스코"로 첫 히트작을 선보인 푸치니는 그 후 "라 보엠", "토스카"를 발표하여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근데, 푸치니는 그 다음 작품을 발표하고픈 욕심은 있었는데, 쓸만한 소재가 고갈되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토스카"의 초연 성공 후 한 동안 담배 피고 먼산만 봤다고 하네요.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푸치니가 영국에서 "토스카" 공연을 올리려고 런던으로 고고씽 해서 골목길(?) 지나가던 도중 일본 게이샤가 나오는 어떤 연극을 보게 됩니다.
그 연극의 제목은 "나비부인"으로 프랑스의 어떤 해군 장교가 동양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거기 있었던 일을 소재를 바탕으로 지은 "국화부인"이란 제목의 소설을 미국의 데이비드 벨라스코가 연극으로 만든 것 이였죠.
(시대상황을 보자면 당시 유럽에선 일본의 음악, 미술, 문학이 상당한 붐을 타고 있었습니다. 특히 유럽 화가들이 일본미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제일 많이 일본화풍에 열혈팬으로 알려졌지요. 사진은 그가 그린 일본 게이샤 입니다.)
근데, 푸치니는 그 연극이 맘에 들었나 봅니다.
오죽하면, 런던 코벤트 가든 극장에서 "토스카" 공연을 마친 다음 그 연극의 원작자인 벨라스코를 만나게 되고 그가 만든 연극을 오페라화 하겠다고 제의까지 했을까요?
하지만, 당시에도 우리나라처럼 저작권법이 심했는지 벨라스코는 그의 제의를 무시해 버립니다. 성질급한 푸치니가 가만 있겠나요? 당연히 벨라스코 몰래 "나비부인"을 작곡하지요.
그리고, 푸치니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오페라 버젼 "나비부인"은 1904년 2월 17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을 갖게 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개판사판으로 쪽박났습니다.ㅡㅡ
즉, 흥행실패 했다는 것이죠.
실패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첫 번째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는 것 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오페라들은 거의 그들의 소설이나 실화, 희극, 전기,신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았죠.
예를 들어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의 경우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인 앤 불린의 이야기이니 당연히 영국의 실화이고, 벨리니의 "노르마"의 경우 갈리아 지방,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경우 프랑스의 파리........
쉽게 말하자면 "나비부인" 이 전까지는 오페라들은 동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거의 없었다는 겝니다.(로마침공 시도한 훈족 사나이의 이야기를 그린 베르디의 "아틸라"가 존재하긴 하나, 배경은 이탈리아 로마이니 순수 동양을 배경으로 삼았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릅니다.)
그러니, 당시 오페라 관객들(특히, 라 스칼라 관객들)한테는 일본을 배경삼은 푸치니의 작품이 꽤 낯설어 보였을 거구요.(더군데가, 일본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이들도 꽤 많았습니다.)
두 번째는 2막이 지나치게 길고 "라 보엠"과 멜로디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는 야그가 있습죠.
이는 "나비부인" 초연때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푸치니한테 지적했던 부분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라 스칼라 극장 관객들은 "라 보엠의 아류작!!"이라고 폄하하고 야유까지 부리는 둥 아주 깽판을 치고 난리 났다하더군요.
(푸치니의 친구이자 "나비부인" 초연때의 지휘자 아루트로 토스카니니....잡설하나 하자면 푸치니랑 토스카니니 둘 다 엄청난 츤데레ㅡ.ㅡ 였던지라 속마음은 서로 생각해주면서 겉으로는 엄청 싸웠다고 합니다.;;;;)
결국, 푸치니는 토스카니니의 충고를 받아들여 2막을 파트1과 파트2로 나누고, 라 보엠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삭제하면서 초연판에 없던 핑커튼의 아리아를 포함한 몇가지 음악을 추가하는 등 많은 수정을 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해 5월 28일 대폭 수정을 가한 "나비부인"은 브렌스차에서 재공연 되는데 이때는 초연과는 달리 엄청난 대박을 치루게 됩니다.
그 후 수정판 "나비부인"은 1907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도 공연되어 성공을 거두었고 아시아를 건너 일본에서도 공연을 하게 됩니다.
특히, 일본은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자기 나라에서 공연되자마자 엄청나게 환호를 질렀다 합니다. 자기들 입장에서 보면 아주 혐오스러운 줄거리....
소위 '백인 우월주의 사상'이 잘 들어있는 작품인데도 말이죠.
(이런 점에서 보면 일본 사람들은 참 특이한 민족입니다.;;;)
게다가, 일본 여성들에게 있어 "나비부인" 역활은 그야말로 이상목표 였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 오페라를 하기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외국인 성악가한테 레슨 받을 정도였는데 그 중 일본 최초로 자전거타고 먼 학교까지 통학한것으로 화제가 된 미우라 다마키(1884~1946)가 동양인 최초로 쵸쵸상(주: 나비부인의 본명)역활을 맡게 됩니다.
근데, 이 미우라 다마키라는 아줌씨는 다른 오페라(베르디, 벨리니, 도니제티 등..)는 전혀 안하고 오로지 쵸쵸상 역활만 했다고 하네요.
토스카니니가 "일본 성악가들은 '라디오 소리'같다서 싫다."라고 얘기했는데,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미우라 다마키의 목소리를 감상한 적 있습니다만 무표정한 음색에 쵸쵸상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입만 뻥끗하는 수준이였는지라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ㅡ_ㅡ
(일본 나가사키현에 가면 "나비부인" 동상을 볼 수 있는데, 그 동상의 주인공은 30년간 쵸쵸상 역활만 해왔던 미우라 다마키 입니다.)
(미우라 다마키 생전 모습)
여튼, "나비부인"은 푸치니가 정말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것을 알 수 있습니다.
푸치니가 작곡당시에 일본의 분위기를 제대로 재현하기 위해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속요들을 수집해서 연구했다는데 그 덕분에 일본식 음악을 연상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초반에 핑커튼과 샤플레스가 대화하는 장면에선 미국식 환영회 음악이, 마지막인 나비부인의 자결 장면에선 일본 연극인 가부키를 연상케 하는 멜로디가 흘러나오죠.
또, 이 오페라는 푸치니가 어떤 여성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푸치니는 청순가련하고 일편단심형의 여성을 좋아했는데, 이 오페라의 타이틀롤인 쵸쵸상이 바로 푸치니의 이상형 이였죠. 훗날 자신이 구입한 요트의 이름을 '쵸쵸호'라고 지을 정도였으니....(결론, 푸치니는 순정파 였다능겨....)
('푸치니의 이상형= 청순가련 + 일편단심'....근데, 실사는 푸치니 의도대로 잘 안된다. 이유는....직접 공연에 가서 확인해보는것이 정답....)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나비부인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서 우리나라 입장에선 아주 싫은 기억들(일제침략기와 위안부,민족말살 정책 등...)땜에 알러지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만 음악만 들으면 정말 아름답기 짝이 없지요.
초반에 쵸쵸상이 등장하는 장면인 "Ancora un passo or via(나는 일본에서 제일 행복한 여인)"와 쵸쵸상과 핑커튼의 사랑의 이중창 "Vogliatemi bene(저에게 사랑을 주세요.)", 2막 1장에 나오는 쵸쵸상의 아리아 "Un Bel di Vedremo(어느 개인 날)", 쵸쵸상이 샤플레스한테 핑커튼의 아이를 보여주는 장면인 "Che tua madre dovrà(엄마가 너를 안기 위해서)", 허밍코러스, 거기에 이어서 연주되는 2막 2장의 간주곡, 마지막으로 나비부인이 자결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아리아인 "Con Onor Muore(명예롭게 살지 못할 땐 차라리 죽음을 맞이하는게 낫다.)" 등.....
특히, 2막 1장에 나오는 쵸쵸상의 아리아 "어느 개인 날(Un Bel di Vedremo)"은 이 오페라를 대표하는 정말 명곡중에 명곡인지라 토티 달 몬테, 마리아 칼라스, 레나타 테발디,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안나 모포, 세나 유리나츠, 가브리엘레 투치, 레온타인 프라이스, 미렐라 프레니, 키리 테 카나와, 에바 마르톤을 비롯한 소프라노 가수들이 많이 부르는 노래이지요.
또, 이 아리아는 콘 사토지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극장 애니메이션 "메모리즈 1 - 그녀의 추억"의 테마곡으로 삽입되기도 했답니다.
(1930년대를 대표한 '나비부인'이라 불리는 토티 달 몬테)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쵸쵸상이라 불리는 레나타 테발디...참고로 이 사람이 마리아 칼라스의 라이벌이라고 불리웠던 사람입니다.)
(현역가수 중에서는 루마니아 출신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어느 개인 날"을 콘서트에서 많이 써먹는 편인데, 최근엔 전곡반도 내놨습니다. 밑을 참조하시라....)
하지만, "나비부인"은 내용에서 보면 잔인하다는 동시에 불쾌함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선, 이 오페라의 줄거리가 '동양의 어린 소녀가 미국인 남자한테 성폭행 당한이야기'인 만큼 여자인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하다는 겁니다.
여자들이 한번 ㅁㅁ 당하게 되면 그 마음의 상처가 평생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것보다 이 오페라가 거북한 느낌을 준다고 말할 수 있는 더 큰 이유는 다름아닌 백인우월주의를 드러내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초반에 핑커튼이 "나는 세상을 누비면서 여자들을 끼고 다니지만, 정식결혼은 미국인 여성과 할 것이다."라는 장면과 2막 1장에서 쵸쵸상이 하녀 스즈키한테 "일본의 신은 너무 게을러...미국의 신이라면 몰라도..."라고 말하는 부분, 2막 2장에서 샤플레스 영사가 스즈키한테 "아이는 이런 음침한 곳에서 키울 수 없으니 우리한테 넘겨주시오. 미국에 가면 좋은 환경에서 자랄 것이외다."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그야말로 미국(서양)을 찬양하는 뉘앙스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샤플레스의 저 대사는 자기 동족이 타국민에게 자행한 만행을 보고도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재작년 인가? 어떤 미국인이 이스라엘 여성을 ㅁㅁ하고 폭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법정에선 가벼운 벌만 준 것으로 끝내버린 사건이 있었지요. 이는 자기동족이 저지른 잘못을 크게 인정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서 덮어버리는 아주 비겁한 행위였으니....
하여간, 백인우월주의는 정말 기분나쁜 사상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치외법권 이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라가 현재까지도 '쓰레기'라는 평가를 받지 않은 이유는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음악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한번 빠져들면 자꾸 듣게 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지요.-_-;;;
비단, 내용에선 상당히 꺼림칙 하면서도 음악에선 상당히 매혹적인 작품이 바로 "나비부인"입니다. 그래서인지 EMI, Decca, DG(도이치 그라모폰)같은 메이져 레이블에서 많은 전곡반이 나왔네요.
(최근에 EMI에서 나온 "나비부인" 전곡반....안젤라 게오르규가 타이틀롤을 부르고 있습니다. 전 발췌로만 들었는데 게오르규한테 좀 미안한 말이지만 칼라스나 데 로스 앙헬레스, 프레니, 스코토에 비해서 영 별로였습니다. 핑커튼역의 요나스 캬우프만도 완전 함량미달...ㅡㅡ;;)
저도 "나비부인" 전곡반을 6개 가지고 있는데,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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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나비부인" 전곡반>
- EMI
1. 마리아 칼라스, 니콜라이 게다, 루치아 다니엘리, 마리오 보리엘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모노)
2. 레나타 스코토, 카를로 베르곤지, 롤란도 파네라이, 안나 디 스타시오, 존 바비롤리 지휘 (스테레오)
3.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유시 비욜링, 마리오 세레니, 가브리엘레 산티니 지휘 (스테레오)
- Decca Universal
1. 레나타 테발디, 카를로 베르곤지, 피오렌차 코소토, 안젤로 메르크리알리, 툴리오 세라핀 지휘 (스테레오)
2. 미렐라 프레니, 루치아노 파바로티, 크리스타 루드비히, 로버타 컨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스테레오)
- Testament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쟌드레아 가바체니 지휘 (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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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많네요.....언제 다 샀는지 기억 안나지만.....ㅡㅡ;;;;
암튼, 이번에 소개할 "나비부인" 전곡반을 선택하려 하다가 어떤 걸 골라야할지 몰라서 지인들께 투표를 하기 시작했는데,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1923년~1977년)가 타이틀롤을 맡은 음반이 가장 많이 추천된 덕분에 칼라스가 나오는 EMI반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나비부인"의 더 자세한 줄거리는 다음에 언급하지요....)
그럼, 내용물 사진 함 볼까요?
앞면입니다.
사실, 이 음반은 여러가지 버젼으로 나온바 있는데 이건 가장 최근(2010년 3월에 발매했음)에 나온 The Home Opera 시리즈 버젼입니다.
이미지는 초기에 발매되었던 LP박스로 장식되어 있군요.
뒷면...
역시 썰렁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사진 잘 보시면 타이틀 위에 글씨가 적혀있는걸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클래식 음악잡지사 그라모폰(Grammophon)이 이 음반에 대한 평가를 내린 글 이랍니다.
솔까말, 전 그라모폰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얘네들이 명반이라고 정해준 걸 보고, 믿으면서 덥썩 구입했다가 듣고난 후 낭패당한게 한, 두번이 아니였거든요.-_-;;;(예: 칼라스의 구반 "노르마", 토스카니니가 지휘한 "오텔로" 등...)
물론, 얘네들이 선택한것 중 좋은것도 있긴하지만...ㅡㅅㅡ
시디는 총 3장 이네요.
원래 2장 이였는데, 왜 3장이 되었을까요?
왜냐하면 리브레토가 없기 때문이지요.
무슨 소리냐면 CD3에 리브레토가 수록되었다는 얘기~~
요건 북클릿 인데....
출연자들, "나비부인"에 대한 설명을 제외하고는 그닥 볼 거 없습니다.
차라리, 칼라스의 사진이라도 좀 넣어주지....ㅠㅠ
북클릿 마지막 부분입니다.
The Home Opera 시리즈로 출시된 전곡반들을 소개하고 있군요.
저기서 제가 소장하고 있는거 몇개 보이네요.
칼라스의 "라 트라비아타" 실황반과 플라시도 도밍고, 몽셰라 카바예, 셰릴 밀른즈, 루제로 라이몬디, 셜리 버렛 주연의 "돈 카를로" 전곡반.....
('절대명반'이라 불리는 칼라스-디 스테파노-곱비의 "토스카" 전곡반도 소장하고 있으나 그건 낙소스에서 나온 버젼으로 구입했으니 패스~~)
이건 97년쯤에 나온 "칼라스 에디션(Maria Callas Edition)" 버젼입니다.
저도 원래 저 버젼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시디가 맛이가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아예 망가져서 폐품으로 처리했습니다.-.-
이건 Great Opera Recordings 버젼인데, 97년에 나온 칼라스 에디션 보단 음질이 향상었습니다. 후기 LP표지가 보이는군요.
이게 위에서 언급했던 초기 LP표지입니다. 제가 소장한 물건은 아니지만 이 음반이 맨처음 발매되었을때 표지라 한번 올려봤습니다.
이건 낙소스(Naxos)에서 나온 버젼으로 EMI에서 나온거랑 음반구성은 같지만 음질면에선 EMI보다 훨씬 좋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메리트도 있으니 칼라스의 "나비부인"을 구입하고 싶으신 분은 가능하면 낙소스판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 리뷰 >>
1955년 8월에 녹음된 이 음반은 칼라스가 시카고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하기 3개월 전에 나온 것으로 타이틀롤의 마리아 칼라스, 미국인 해군 중위 핑커튼의 니콜라이 게다, 쵸쵸상의 하녀인 스즈키역의 루치아 나이엘리, 미국 영사 샤플레스역의 마리오 보리엘로가 각각 목소리를 맡았고, 당시 47세 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를 했습니다.
이 음반에 대한 저의 소감을 말하자면 그야말로 기존의 나비부인을 넘어선 색다른 해석을 보여준 칼라스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해준 행복한 음반입니다!!
사실 칼라스는 쵸쵸상 역활을 시카고의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3번 한 것이 전부인데, 여기서는 그녀가 마치 쵸쵸상을 자신의 장기로 삼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빛나는 열창을 들려줍니다.
칼라스의 날카롭고 강렬한 목소리가 청순가련한 쵸쵸상한테 어울릴까하고 의문을 제기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녀의 쵸쵸상은 '청조한 쵸쵸상인 동시에 제국주의 열강한테 사로잡혀 자아를 찾지 못하고 그 틀에 쳐박히다가 결국엔 좌절만 남게된 비극적인 동양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막에서 쵸쵸상이 친구들이랑 핑커튼을 찾아가는 부분인 "바다와 육지에선 싱그러운 봄바람이 부네(Quanto cielo, quanto mar)"를 들어보시면 칼라스는 평소때와는 달리 부드럽게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15세 소녀 쵸쵸상의 이미지를 형상화 하는데 무리없이 성공한거죠. 역시 칼라스한테는 불가능이란게 없나봅니다.
그 다음은 쵸쵸상이 핑커튼한테 자기 소개를 하고, 가져온 물건들 정리한 다음 "저는 어제 가족들 몰래 혼자 교회에 가서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이때 핑커튼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단도(쵸쵸상의 부친은 단도로 할복자살 하였고, 그로 인해 가문이 몰락했습니다. 때문에 쵸쵸상은 게이샤의 길을 선택했죠.)를 발견한 부분이 나오잖습니까?
그 부분에서 전 전율이 확 솟아났습니다. 마치 앞으로의 일을 진짜 예감하는 듯한 느낌이였거든요.
2막 1장의 그 유명한 "어느 개인 날(Un bel di vedremo)"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칼라스의 새로운 해석이 돋보입니다.
이 곡은 나비부인이 핑커튼은 반드시 돌아올거라고 확신한 노래인데, 다른 소프라노들은 그저 청조하게 부르는데 급급했던데 비해 칼라스는 죽음을 예견하는 것과 동시에 핑커튼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을 강하게 부정하는 절망의 메아리로 외칩니다. 이러한 탁월하면서도 충격적인 칼라스만의 해석은 듣는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맙니다.
이어지는 장면인 미국인 영사 샤플레스가 쵸쵸상을 찾아와 그녀에게 차마 진실을 말해주지 못하고 "나비부인, 이제 핑커튼을 잊어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어떻겠소?"라고 설득하자 그녀가 자신과 핑커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샤플레스한테 보여주면서 "기생으로 되돌아가서 고생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요."라고 흐느끼는 부분에서는 너무나 처절한 칼라스의 연기(물론 목소리 이지만)가 단연 압권이였습니다. 이 장면을 이 정도로 처절하게 부른 소프라노가 더 있었던가요? 전 이 부분에서 "칼라스가 나비부인이고, 나비부인이 칼라스다!"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칼라스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은 바로 나비부인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 샤플레스와 핑커튼의 미국인 아내한테 자신의 아이를 넘겨주겠다고 약속하는 장면과 클라이막스인 자살장면 입니다. 특히, 자살장면에서 쵸쵸상이 부친이 남긴 칼에 써져있는 "명예롭게 살지 못할 때엔 명예롭게 죽는다.(Con onor muore chi non puo serbar vita con onore)"라는 글귀를 읽고 죽으려고 한 순간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아이한테 작별인사를 하는 부분을 듣고 감동의 눈물이 흘렸습니다. 비록 스튜디오 전곡반이지만 나비부인이 단도를 들고 찔러 죽는 장면을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를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칼라스 밖에 없을 겁니다.
혹자는 칼라스의 나비부인을 듣고 "푸치니의 의도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잔인한 피비린내 베리즈모로 변질해 버렸다, 나비부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다"라고 혹평합니다.
그러나, 나비부인이 예쁘장하게만 불러야 되는 역활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나비부인은 푸치니의 취향이 반영된 일편단심형이자 청순가련한 여성이지만 동시에 드라마틱함도 가져야하는 어려운 역활 중 하나입니다. 또, 1막에선 15세 소녀, 2막에선 혼자 아이를 낳고, 미국인 남편을 기다리면서 온갖 유혹과 고생을 이겨난 18세의 성인입니다. 즉 시간차가 지났다는 모습을 확실하게 나타내야 하고, 무대에선 체력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그야말로 '모든 소프라노들이 넘어가야할 산맥'이지요. 많은 소프라노들이 쵸쵸상에 도전을 해왔지만, 청조하게 표현하는 데에만 급급했던데 시간차에 벌어지는 면에서는 크게 실패합니다. 칼라스보다 위대한 쵸쵸상이라고 불리는 레나타 테발디(Renata Ersilia Clotilde Tebaldi, 1922년 ~ 2004년)도 그 중 하나이지요.(게다가, 테발디는 지나치게 성숙하게 표현해서 아줌마라 생각될 정도입니다.-_-;;;)
반면, 칼라스는 이러한 시간차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1막에선 다소 여린 목소리를 들려두었고, 2막에선 여린 목소리와 동시에 그녀의 극적표현을 추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그녀의 '목소리 연기'는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 음반의 아쉬운 점은 칼라스를 제외한 다른 배역들이 너무 밋밋하다는 것 입니다.
(제가 칼라스한테 너무 집중한 탓도 있지만요...)
핑커튼의 목소리를 맡은 게다의 경우 좋은 가창을 들려주었지만 너무 유약하여 뺀질한 핑커튼을 표현하는 데에는 다소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본래 핑커튼이라는 캐릭터가 세계 각지를 돌아다녀서 여자 건드리는 뺀질하고, 자신과 쵸쵸상에서 태어난 아이를 키울 맘은 있지만 그녀의 죽음을 뒤엎을 정도의 책임감은 전혀 없는 캐릭터 입니다. 근데, 게다는 가창은 좋은데 개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 그냥 평범한 핑커튼이 되고 만 것이죠.
특히, 1막 마지막에 나오는 사랑의 이중창인 "밤이 가까워 졌소(Viene la sera)"에서는 개성이 약하다는 면을 확실하게 보여줘서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칼라스한테 집중이 간다고 할까요?
대신, 2막 2장에 나오는 핑커튼의 아리아 "안녕, 꽃으로 장식된 그리운 집이여(Addio, fiorito asil)"는 아름다운 가창과 핑커튼의 죄책감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참고로, 이 아리아는 푸치니가 개정판에 추가한 것 입니다.)
스즈키의 루치아 나이엘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분 역시 훌륭한 가창을 보여줬습니다만 개성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다소 아쉬웠지요. 특히 2막 1장에서 나비부인이 남편이 타고 있는 배(에이브레험 링컨호)가 오는 것을 보고 기뻐한 후 스즈키랑 함께 환영의 꽃을 뿌리는 소위 꽃의 이중창 장면에선 쵸쵸상과 스즈키가 극진한 준비를 맞이해야 하는 느낌이 나야 하는데 이 음반에선 그리 큰 인상은 못 받았습니다. 꽃의 이중창은 확실히 데카에서 나온 프레니-파바로티-루드비히 주연의 전곡반이 더 인상적 이네요.
미국 영사 샤플레스역의 마리오 보리엘로와 중매쟁이 고로역의 레나토 에르콜라니도 성악적으로는 훌륭했지만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카라얀의 지휘도 완급조절을 잘 이끌어 나가지만 지나치게 교과서 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나비부인의 백미인 허밍코러스와 2막 2장의 시작을 알리는 간주곡은 오케스트라의 중요도가 높다는 것을 보이는 장면인데 이 음반에선 아름답긴 하지만 뭔가 부족해서 약간 아쉬웠다 랄까요? (이 부분도 카라얀이 두 번째로 지휘하고, 미렐리 프레니가 나비부인을 맡은 데카에서 나온 "나비부인" 음반이 더 와닿더군요.)
정리하자면, 다른 배역들이 밋밋하지만(열창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닌 해석적인 면에서 밋밋하다는 얘기임)칼라스의 나비부인만 들어도 졸연이 아닌 명연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음반이라 하겠습니다. 1순위 추천은 아니지만 칼라스의 변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고 싶으신 분, 나비부인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 참고하고 싶으신 분들께 "후회없는 선택"으로 적극 추천드리겠습니다.
<<총평>>
성악가 : ★★★★
지휘 : ★★★★☆
음질 : ★★★★☆
칼라스의 나비부인은 단순히 청조함만 보여주는 쵸쵸상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끝내 자아를 찾지 못하고 좌절하게된 비극적인 동양인' 그 자체다. 그녀의 탁월한 해석을 누가 따라잡을 수 있으랴?
그러나, 다른 배역진들은 성악적인 면에선 훌륭하지만 개성에선 너무 밋밋하다. 이 음반에서 제일 큰 아쉬움이라 하겠다.
카라얀의 지휘도 훌륭하게 나가지만 지나치게 교과서적이라 2막 2장 간주곡 같은 곳에선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졸연은 절대 아니다. 명연에 속하는 연주임엔 틀림없다는 거다.
전체적으로는 칼라스의 빛나는 열창 덕분이겠지만......
* 쵸쵸상의 목소리를 맡은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1923년~1977년)
이제는 이미 '전설'....아니, 그 이상이 되어버린 마리아 칼라스.....
만약, 제가 칼라스를 알지 못했더라면 오페라를 재밌게 감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비록 칼라스가 우리나라 성악가들한테는 비(非)성악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해도 그녀의 '목소리 연기'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페라 무대에선 팬들한테 사랑을 받았지만, 실생활은 전혀 그렇지 못했던 칼라스.....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의 살고"처럼 파란만장한 삶은 가진 칼라스.....
벨리니의 "노르마"처럼 사랑하는 사람한테 버림받은 칼라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세상이 멸망한다 하더라도 절대 잊혀지질 않을 겁니다.
그녀의 라이벌인 레나타 테발디를 비롯한 다른 소프라노들이 '예쁘게만' 노래 부르려고 했던데 비해서 칼라스는 새로운 해석과 연기를 선보였으니까요.......
Brava!! Diva!!
Brava!! Callas!!
쵸쵸상으로 분한 마리아 칼라스....
칼라스는 시카고의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나비부인"의 타이틀롤을 부른 적 있는데 이것이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나비부인" 공연이였습니다.(총 3회)
*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년~1989년)
성악계에선 마리아 칼라스가 '전설'이라고 불린다면 지휘자 쪽에서도 찬사와 비판이 엇갈리거나 '전설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이지요.
우리나라의 조수미씨한테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로 인해 화제가 되어 그 이후 우리나라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카라얀부터 떠오릴 정도였으니 이 아저씨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 알 수 있습니다.
카라얀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극과 극 입니다.
개인사로 보자면 음악을 하기 위해 나치에 협력했다는 것과 지나치게 완벽주의자라 너무 권위적으로 행동했다던가(특히, 프랑코 보니솔리와 플라시도 도밍고한테 썸씽까지 일으켰다합니다.),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쉽게 상하게 했다던가(대표적인 예가 카티아 리치아렐리ㅡㅡ)...이런저런 이유로 카라얀에 대한 많은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악계에서도 상반된 평가가 많은데.....
듣는이를 사로잡히기에 충만하고 카리스마 적인 연주라는 찬사와 지나친 외적 화려함(쉽게 말해서 겉멋만 부린다.)만 표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요.
또, 레코드계를 상업용으로 변질시켰다라는 얘기도........
전 카라얀의 열혈한 팬은 아닙니다.
어느 분께서 "카라얀은 겉멋만 부리는 지휘자"라는 말에 저도 조금 수긍이 가긴 하거든요.
특히, 존 빅커스, 미렐라 프레니가 나오는 "오텔로(EMI)"와 카티아 리치아렐리, 플라시도 도밍고, 바바라 헨드릭스, 루제로 라이몬디가 나오는 "투란도트(DG)"에선 정말 지나치게 외적 화려함에 집착하는 느낌이 들어서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카라얀도 좋은 명반을 남겼으니.....
바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DG)", 푸치니의 "라 보엠(Decca)",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Decca)", 베르디의 "아이다(Decca)", 푸치니의 "나비부인(EMI,Decca)" 베르디의 "오텔로(Decca)",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DG)",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EMI)"로 이 음반들은 아직까지도 명연으로 인정받는 연주이자 저 역시 자주 듣는 음반들 입니다.
특히, "오텔로(Decca 출시, 마리오 델 모나코, 레나타 테발디, 알도 프로티 출연, 1961년 녹음)"의 경우는 제가 제일 최고로 치는 "오텔로" 전곡반인데 카라얀의 폭풍같은 반주와 더불어 델 모나코의 성숙해진 오텔로 해석과 테발디의 고고하고 기품있는 데즈데모나, 프로티의 당당한 이아고가 정말 매력적 이였습니다.
비록, 델 모나코팬들한테는 '최악'으로 꼽히긴 하지만 전 이 음반을 델 모나코가 나오는 음반중에서 제일 '최고'로 치고있지요.
단점이라면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작게 녹음되어서 잘 안들리는 부분이 있다랄까요?
(이러한 문제는 미렐라 프레니가 타이틀롤을 부른 "나비부인"에서도 나타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카라얀 개인이 비록 나치에 협력하고, 클래식 음반을 상업용으로 변질시킨 계기를 만들었다고해도 절대로 폄하하거나 잊어선 안될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과 음악은 별개의 차이니까요.....
* B.F.핑커튼의 목소리를 맡은 니콜라이 게다(Nicolai Gedda, 1925년~)
스웨덴의 테너 니콜라이 게다는 이태리 오페라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오페라에서 큰 활약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역시 그의 진가는 프랑스 오페라가 아닐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와 함께한 비제의 "카르멘(EMI,1958년 녹음)", 구노의 "파우스트 (EMI,1958년 녹음)와 "호프만의 이야기 (EMI,1965년 녹음)"에서의 빛나는 절창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분들은 '화끈하거나 극적인 맛이 전혀 없는 지나치게 고전적인 처리한 연주.'라고 폄하하시지만 전 이 음반들을 프랑스 오페라 전곡반의 '최고'로 생각하지요.
근데, 이 아저씨는 희안하게 칼라스랑 같이 녹음하면 걍 평범해지더군요.
제가 칼라스한테 너무 집중한 탓도 있겠지만.....
게다 아저씨의 최근 모습......
완죤 할아버지가 됐근여....ㅠ_ㅠ
젊은 시절 훈훈하게 생긴 게다옹이 그리워요...ㅠ.ㅠ
그래도 저 상큼한 미소는 여전하군요.
* 스즈키의 목소리를 맡은 루치아 나이엘리(Lucia Naiieli, ?~?)
그녀가 나오는 디스코 그라피도 찾아봤습니다만, 별다른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불어서 사진조차 존재하지 않더군요.-_-;;;;
어쩌면 당시에 크게 활동하고 있었던 페도라 바르비에리(Fedora Barbieri, 1920년~2003년)나 줄리에타 시미오나토(Giulietta Simionato, 1910년~), 피오렌차 코소토(Fiorenza Cossotto, 1935년~)의 거대한 그림자 안에서 금방 사라진 메조 소프라노 였을지도.....
* 샤플레스 영사의 목소리를 맡은 마리오 보리엘로(Mario Borriello, ?~?)
이 분도 역시 별다른 정보도 없을뿐더러 사진 조차도 존재하지 않더군요.-_-;;;
추측하건데, 1950년대에 나름 활동했던 바리톤 가수였지만 위에 루치아 나이엘리가 그랬듯이 당시에 인기만점 바리톤 가수인 에토레 바스티아니니(Ettore Bastianini, 1922년~1967년)와 마리아 칼라스와 콤비를 이룬 '목소리 연기자'로 칭송 받고 있었던 티토 곱비(Tito Gobbi, 1913년~1984년)의 그림자에 가려져서 금세 잊혀진거 같네요.
* 중매쟁이 고로역의 레나토 에르콜라니(Renato Ercolani, ?~?)
참고로, 이 아저씨는 1954년에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주연의 쟌드레아 가바체니가 지휘한 "나비부인" 전곡반에서도 고로역을 맡으셨죠.
그 외엔 별다른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ㅡㅡ;;;(존재하는 사진도 저것 뿐 임....)
<여담 한 가지>
사실, 시카고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열렸던 "나비부인" 공연은 칼라스의 안 좋은 추억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칼라스가 이 레코딩 녹음을 끝낸 후 그 해 11월에 쥬세페 디 스테파노와 함께 시카고로 가서 "나비부인" 공연을 했는데, 공연은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끝냈습니다.
그 때, 갑자기 그녀는 무슨 연유로 법정에 끌려가게 되는데, 이유인즉슨 그녀의 전 매니저인 바가로지가 1947년에 했던 계약을 근거를 대고 자기가 그녀의 유일한 매니저 라고 하면서 돈을 요구한 것 입니다.(바가로지가 칼라스한테 요구한 돈은 총 30만 달러에 육박했다는 군요.)
이 사건은 법정 밖에서 해결되었는데, 합의 내용은 비밀이였다고 합니다.
위에 올려진 사진은 분장실에 들어온 형사가 그녀에게 신고영장을 보여주자 거기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욕설하는 칼라스의 모습을 찍은 것 이지요.
근데, 이 사진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켜 잡지에선 그것을 풍자한 만화까지 개재되고, 이후 언론들은 칼라스를 보고 "암표범"이라 불렀다네요.-_-;;;;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칼라스는 정신적으로 더 불안해지게 됩니다.
<<투표>>
다음 오페라 전곡반 소개는 어떨걸로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래에 예정목록을 써놨는데, 추천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 베르디 : 오텔로 (마리오 델 모나코, 레나타 테발디, 알도 프로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푸치니 : 나비부인 (미렐라 프레니, 루치아노 파바로티, 크리스타 루드비히, 로버타 컨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마리아 칼라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에토레 바스티아니니,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지휘)
-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일레나 코트루바스, 플라시도 도밍고, 셰릴 밀른즈,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 베르디 : 오텔로 (플라시도 도밍고, 카티아 리치아렐리, 유스티노 디아즈, 로린 마젤 지휘)
- 푸치니 : 토스카 (마리아 칼라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빅토르 데 사바타 지휘)
- 푸치니 : 나비부인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유시 비욜링, 마리오 세리니, 가브리엘레 산티니 지휘)
- 푸치니 : 나비부인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쟌드레아 가바체니 지휘)
- 비제 : 카르멘 (레온타인 프라이스, 프랑코 코렐리, 미렐라 프레니, 로버트 메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베르디 : 아이다 (징카 밀라노프, 유시 비욜링, 페도라 바르비에리, 레오나르드 워렌, 보리스 크리스토프, 요넬 페를리아 지휘)
- 베르디 : 아이다 (레나타 테발디, 카를로 베르곤지, 줄리에타 시미오나토, 코넬 맥네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벨리니 : 노르마 (마리아 칼라스, 줄리에타 시미오나토, 마리오 델 모나코, 안토니오 보토 지휘)
- 비제 : 카르멘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니콜라이 게다, 쟈닌 마쇼, 에르네스트 블랑, 토마스 비첨 지휘)
- 베르디 : 시몬 보카네그라 (피에로 카푸칠리, 니콜라이 갸우로프, 미렐라 프레니, 호세 카레라스, 호세 반 담,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 베르디 : 시몬 보카네그라 (티토 곱비, 보리스 크리스토프,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캄포라, 발터 모나케지, 가브리엘레 산티니 지휘)
- 베르디 : 리골레토 (마리아 칼라스, 티토 곱비, 쥬세페 디 스테파노, 툴리오 세라핀 지휘)
- 푸치니 : 투란도트 (비르기트 닐손, 프랑코 코렐리, 레나타 스코토, 보날도 지아요티, 프란체스코 몰리날리 - 프라델리 지휘)
- 푸치니 : 투란도트 (마리아 칼라스, 에우제니오 페르난디,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니콜라 자카리아, 툴리오 세라핀 지휘)
- 베르디 : 조반나 다르코 (몽셰라 카바예, 플라시도 도밍고, 셰릴 밀른즈, 제임스 레바인 지휘)
첫 째는 맨날 여주인공만 죽인다, 둘 째는 지나치게 멜로드라마 적이다(쉽게 말해서 닭살이 오도독 돋는다.), 셋 째는 맨날 사랑타령만 한다, 넷 째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년~1901년)에 비해 포스가 부족하다 라는 둥 대중한텐 사랑을 받는 작곡가라고 해도 비평가들한테는 엄청난 태클을 많이 받지요.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요?
푸치니의 오페라에는 사랑이야기가 많이 나온건 확실하지만 그 사랑이 다 같은건 아니지요. 예를 들어서 "라 보엠"에선 가난한 연인들끼리의 훈훈하면서도 그 '가난'이라는 상황때문에 결국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슬픈 사랑, "나비부인"의 쵸쵸상처럼 님 향한 일편단심을 그린 사랑, 삼부작 단편 오페라 중 "수녀 안젤리카"에선 엄마 얼굴을 보지 못한채 죽어버린 아이를 보고 눈물을 흘린 어머니의 사랑(이른바 모성애), "투란도트"의 칼라프처럼 타국과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 둘 다 얻으려는 야심찬 사랑 등 다양하게 나옵니다.
포스는 확실히 베르디가 강합니다. "나부코",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시칠리아 섬의 기도", "운명의 힘", "아이다", "오텔로"의 처음 장면만 봐도 전율이 솟아오를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서 푸치니는 좀 약한 편이죠.
대신, 베르디가 남성적인 낭만을 가졌다면 푸치니의 음악은 여성에 비유(특히, "마농 레스코", "라 보엠", "나비부인")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점이 푸치니 음악의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설령 푸치니가 닭살돋는 스토리의 오페라만 거의 내놨다고해도 시대를 초월하면서 듣는이의 감동시킬 수 있는 작품을 내놓은 것은 사실이요, 그 작품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푸치니가 단순히 통속적인 멜로드라마물(닭살물)만 만든다는 평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지 않고, 오로지 태클만을 즐기는 인간들이 가진 지나친 '편견'이라 하겠습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쟈코모 푸치니)
각설하고, 이번에 소개할 오페라 전곡반은 푸치니의 대표적인 걸작이라고 칭송받는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입니다.
사실, 이번에 소개할 전곡반은 베르디나 벨리니, 도니제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중 하나를 하려했지만, 아무래도 제 지인께서 해주신 충고(내용: 대중한테 제일 많이 알려진 작곡가의 작품을 먼저 소개할 것)를 따르는것이 옳다 생각되어 이번에도 푸치니의 작품을 고르게 되었습죠.
("나비부인" 초연때 포스터)
"나비부인"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신 분들은 무슨 요정 이름을 연상케 하겠지만 실은 오페라 역사상 최초로 동북아시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요.
근데, 푸치니는 왜 이 오페라를 작곡하게 되었을까요?
그 계기를 알려면 우선 푸치니가 그 전에 뭐했는지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나비부인" 포스터의 삽화라는데 꽤 이쁘군요.)
다른 작곡가들이 거의 그랬듯이 푸치니도 초기에 활동했을땐 잉여 내지 무명인에 가까운 작곡가 였습니다. 그는 초기에 "빌리(1884년)", "에드가르(1889년)"라는 오페라를 선보였지만 둘 다 제대로 망해버렸지요.
1893년 이때부터 푸치니는 서서히 명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프랑스 소설인 "마농 레스코"를 오페라화 해서 토리노 왕립 극장에 올려봤는데 이게 제대로 대박을 친 것이죠. "마농레스코"로 첫 히트작을 선보인 푸치니는 그 후 "라 보엠", "토스카"를 발표하여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근데, 푸치니는 그 다음 작품을 발표하고픈 욕심은 있었는데, 쓸만한 소재가 고갈되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토스카"의 초연 성공 후 한 동안 담배 피고 먼산만 봤다고 하네요.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푸치니가 영국에서 "토스카" 공연을 올리려고 런던으로 고고씽 해서 골목길(?) 지나가던 도중 일본 게이샤가 나오는 어떤 연극을 보게 됩니다.
그 연극의 제목은 "나비부인"으로 프랑스의 어떤 해군 장교가 동양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거기 있었던 일을 소재를 바탕으로 지은 "국화부인"이란 제목의 소설을 미국의 데이비드 벨라스코가 연극으로 만든 것 이였죠.
(시대상황을 보자면 당시 유럽에선 일본의 음악, 미술, 문학이 상당한 붐을 타고 있었습니다. 특히 유럽 화가들이 일본미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제일 많이 일본화풍에 열혈팬으로 알려졌지요. 사진은 그가 그린 일본 게이샤 입니다.)
근데, 푸치니는 그 연극이 맘에 들었나 봅니다.
오죽하면, 런던 코벤트 가든 극장에서 "토스카" 공연을 마친 다음 그 연극의 원작자인 벨라스코를 만나게 되고 그가 만든 연극을 오페라화 하겠다고 제의까지 했을까요?
하지만, 당시에도 우리나라처럼 저작권법이 심했는지 벨라스코는 그의 제의를 무시해 버립니다. 성질급한 푸치니가 가만 있겠나요? 당연히 벨라스코 몰래 "나비부인"을 작곡하지요.
그리고, 푸치니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오페라 버젼 "나비부인"은 1904년 2월 17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을 갖게 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개판사판으로 쪽박났습니다.ㅡㅡ
즉, 흥행실패 했다는 것이죠.
실패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첫 번째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는 것 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오페라들은 거의 그들의 소설이나 실화, 희극, 전기,신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았죠.
예를 들어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의 경우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인 앤 불린의 이야기이니 당연히 영국의 실화이고, 벨리니의 "노르마"의 경우 갈리아 지방,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경우 프랑스의 파리........
쉽게 말하자면 "나비부인" 이 전까지는 오페라들은 동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거의 없었다는 겝니다.(로마침공 시도한 훈족 사나이의 이야기를 그린 베르디의 "아틸라"가 존재하긴 하나, 배경은 이탈리아 로마이니 순수 동양을 배경으로 삼았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릅니다.)
그러니, 당시 오페라 관객들(특히, 라 스칼라 관객들)한테는 일본을 배경삼은 푸치니의 작품이 꽤 낯설어 보였을 거구요.(더군데가, 일본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이들도 꽤 많았습니다.)
두 번째는 2막이 지나치게 길고 "라 보엠"과 멜로디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는 야그가 있습죠.
이는 "나비부인" 초연때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푸치니한테 지적했던 부분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라 스칼라 극장 관객들은 "라 보엠의 아류작!!"이라고 폄하하고 야유까지 부리는 둥 아주 깽판을 치고 난리 났다하더군요.
(푸치니의 친구이자 "나비부인" 초연때의 지휘자 아루트로 토스카니니....잡설하나 하자면 푸치니랑 토스카니니 둘 다 엄청난 츤데레ㅡ.ㅡ 였던지라 속마음은 서로 생각해주면서 겉으로는 엄청 싸웠다고 합니다.;;;;)
결국, 푸치니는 토스카니니의 충고를 받아들여 2막을 파트1과 파트2로 나누고, 라 보엠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삭제하면서 초연판에 없던 핑커튼의 아리아를 포함한 몇가지 음악을 추가하는 등 많은 수정을 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해 5월 28일 대폭 수정을 가한 "나비부인"은 브렌스차에서 재공연 되는데 이때는 초연과는 달리 엄청난 대박을 치루게 됩니다.
그 후 수정판 "나비부인"은 1907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도 공연되어 성공을 거두었고 아시아를 건너 일본에서도 공연을 하게 됩니다.
특히, 일본은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자기 나라에서 공연되자마자 엄청나게 환호를 질렀다 합니다. 자기들 입장에서 보면 아주 혐오스러운 줄거리....
소위 '백인 우월주의 사상'이 잘 들어있는 작품인데도 말이죠.
(이런 점에서 보면 일본 사람들은 참 특이한 민족입니다.;;;)
게다가, 일본 여성들에게 있어 "나비부인" 역활은 그야말로 이상목표 였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 오페라를 하기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외국인 성악가한테 레슨 받을 정도였는데 그 중 일본 최초로 자전거타고 먼 학교까지 통학한것으로 화제가 된 미우라 다마키(1884~1946)가 동양인 최초로 쵸쵸상(주: 나비부인의 본명)역활을 맡게 됩니다.
근데, 이 미우라 다마키라는 아줌씨는 다른 오페라(베르디, 벨리니, 도니제티 등..)는 전혀 안하고 오로지 쵸쵸상 역활만 했다고 하네요.
토스카니니가 "일본 성악가들은 '라디오 소리'같다서 싫다."라고 얘기했는데,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미우라 다마키의 목소리를 감상한 적 있습니다만 무표정한 음색에 쵸쵸상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입만 뻥끗하는 수준이였는지라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ㅡ_ㅡ
(일본 나가사키현에 가면 "나비부인" 동상을 볼 수 있는데, 그 동상의 주인공은 30년간 쵸쵸상 역활만 해왔던 미우라 다마키 입니다.)
(미우라 다마키 생전 모습)
여튼, "나비부인"은 푸치니가 정말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것을 알 수 있습니다.
푸치니가 작곡당시에 일본의 분위기를 제대로 재현하기 위해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속요들을 수집해서 연구했다는데 그 덕분에 일본식 음악을 연상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초반에 핑커튼과 샤플레스가 대화하는 장면에선 미국식 환영회 음악이, 마지막인 나비부인의 자결 장면에선 일본 연극인 가부키를 연상케 하는 멜로디가 흘러나오죠.
또, 이 오페라는 푸치니가 어떤 여성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푸치니는 청순가련하고 일편단심형의 여성을 좋아했는데, 이 오페라의 타이틀롤인 쵸쵸상이 바로 푸치니의 이상형 이였죠. 훗날 자신이 구입한 요트의 이름을 '쵸쵸호'라고 지을 정도였으니....(결론, 푸치니는 순정파 였다능겨....)
('푸치니의 이상형= 청순가련 + 일편단심'....근데, 실사는 푸치니 의도대로 잘 안된다. 이유는....직접 공연에 가서 확인해보는것이 정답....)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나비부인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서 우리나라 입장에선 아주 싫은 기억들(일제침략기와 위안부,민족말살 정책 등...)땜에 알러지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만 음악만 들으면 정말 아름답기 짝이 없지요.
초반에 쵸쵸상이 등장하는 장면인 "Ancora un passo or via(나는 일본에서 제일 행복한 여인)"와 쵸쵸상과 핑커튼의 사랑의 이중창 "Vogliatemi bene(저에게 사랑을 주세요.)", 2막 1장에 나오는 쵸쵸상의 아리아 "Un Bel di Vedremo(어느 개인 날)", 쵸쵸상이 샤플레스한테 핑커튼의 아이를 보여주는 장면인 "Che tua madre dovrà(엄마가 너를 안기 위해서)", 허밍코러스, 거기에 이어서 연주되는 2막 2장의 간주곡, 마지막으로 나비부인이 자결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아리아인 "Con Onor Muore(명예롭게 살지 못할 땐 차라리 죽음을 맞이하는게 낫다.)" 등.....
특히, 2막 1장에 나오는 쵸쵸상의 아리아 "어느 개인 날(Un Bel di Vedremo)"은 이 오페라를 대표하는 정말 명곡중에 명곡인지라 토티 달 몬테, 마리아 칼라스, 레나타 테발디,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안나 모포, 세나 유리나츠, 가브리엘레 투치, 레온타인 프라이스, 미렐라 프레니, 키리 테 카나와, 에바 마르톤을 비롯한 소프라노 가수들이 많이 부르는 노래이지요.
또, 이 아리아는 콘 사토지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극장 애니메이션 "메모리즈 1 - 그녀의 추억"의 테마곡으로 삽입되기도 했답니다.
(1930년대를 대표한 '나비부인'이라 불리는 토티 달 몬테)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쵸쵸상이라 불리는 레나타 테발디...참고로 이 사람이 마리아 칼라스의 라이벌이라고 불리웠던 사람입니다.)
(현역가수 중에서는 루마니아 출신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어느 개인 날"을 콘서트에서 많이 써먹는 편인데, 최근엔 전곡반도 내놨습니다. 밑을 참조하시라....)
하지만, "나비부인"은 내용에서 보면 잔인하다는 동시에 불쾌함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선, 이 오페라의 줄거리가 '동양의 어린 소녀가 미국인 남자한테 성폭행 당한이야기'인 만큼 여자인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하다는 겁니다.
여자들이 한번 ㅁㅁ 당하게 되면 그 마음의 상처가 평생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것보다 이 오페라가 거북한 느낌을 준다고 말할 수 있는 더 큰 이유는 다름아닌 백인우월주의를 드러내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초반에 핑커튼이 "나는 세상을 누비면서 여자들을 끼고 다니지만, 정식결혼은 미국인 여성과 할 것이다."라는 장면과 2막 1장에서 쵸쵸상이 하녀 스즈키한테 "일본의 신은 너무 게을러...미국의 신이라면 몰라도..."라고 말하는 부분, 2막 2장에서 샤플레스 영사가 스즈키한테 "아이는 이런 음침한 곳에서 키울 수 없으니 우리한테 넘겨주시오. 미국에 가면 좋은 환경에서 자랄 것이외다."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그야말로 미국(서양)을 찬양하는 뉘앙스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샤플레스의 저 대사는 자기 동족이 타국민에게 자행한 만행을 보고도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재작년 인가? 어떤 미국인이 이스라엘 여성을 ㅁㅁ하고 폭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법정에선 가벼운 벌만 준 것으로 끝내버린 사건이 있었지요. 이는 자기동족이 저지른 잘못을 크게 인정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서 덮어버리는 아주 비겁한 행위였으니....
하여간, 백인우월주의는 정말 기분나쁜 사상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치외법권 이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라가 현재까지도 '쓰레기'라는 평가를 받지 않은 이유는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음악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한번 빠져들면 자꾸 듣게 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지요.-_-;;;
비단, 내용에선 상당히 꺼림칙 하면서도 음악에선 상당히 매혹적인 작품이 바로 "나비부인"입니다. 그래서인지 EMI, Decca, DG(도이치 그라모폰)같은 메이져 레이블에서 많은 전곡반이 나왔네요.
(최근에 EMI에서 나온 "나비부인" 전곡반....안젤라 게오르규가 타이틀롤을 부르고 있습니다. 전 발췌로만 들었는데 게오르규한테 좀 미안한 말이지만 칼라스나 데 로스 앙헬레스, 프레니, 스코토에 비해서 영 별로였습니다. 핑커튼역의 요나스 캬우프만도 완전 함량미달...ㅡㅡ;;)
저도 "나비부인" 전곡반을 6개 가지고 있는데,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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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나비부인" 전곡반>
- EMI
1. 마리아 칼라스, 니콜라이 게다, 루치아 다니엘리, 마리오 보리엘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모노)
2. 레나타 스코토, 카를로 베르곤지, 롤란도 파네라이, 안나 디 스타시오, 존 바비롤리 지휘 (스테레오)
3.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유시 비욜링, 마리오 세레니, 가브리엘레 산티니 지휘 (스테레오)
- Decca Universal
1. 레나타 테발디, 카를로 베르곤지, 피오렌차 코소토, 안젤로 메르크리알리, 툴리오 세라핀 지휘 (스테레오)
2. 미렐라 프레니, 루치아노 파바로티, 크리스타 루드비히, 로버타 컨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스테레오)
- Testament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쟌드레아 가바체니 지휘 (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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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많네요.....언제 다 샀는지 기억 안나지만.....ㅡㅡ;;;;
암튼, 이번에 소개할 "나비부인" 전곡반을 선택하려 하다가 어떤 걸 골라야할지 몰라서 지인들께 투표를 하기 시작했는데,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1923년~1977년)가 타이틀롤을 맡은 음반이 가장 많이 추천된 덕분에 칼라스가 나오는 EMI반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나비부인"의 더 자세한 줄거리는 다음에 언급하지요....)
그럼, 내용물 사진 함 볼까요?
앞면입니다.
사실, 이 음반은 여러가지 버젼으로 나온바 있는데 이건 가장 최근(2010년 3월에 발매했음)에 나온 The Home Opera 시리즈 버젼입니다.
이미지는 초기에 발매되었던 LP박스로 장식되어 있군요.
뒷면...
역시 썰렁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사진 잘 보시면 타이틀 위에 글씨가 적혀있는걸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클래식 음악잡지사 그라모폰(Grammophon)이 이 음반에 대한 평가를 내린 글 이랍니다.
솔까말, 전 그라모폰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얘네들이 명반이라고 정해준 걸 보고, 믿으면서 덥썩 구입했다가 듣고난 후 낭패당한게 한, 두번이 아니였거든요.-_-;;;(예: 칼라스의 구반 "노르마", 토스카니니가 지휘한 "오텔로" 등...)
물론, 얘네들이 선택한것 중 좋은것도 있긴하지만...ㅡㅅㅡ
시디는 총 3장 이네요.
원래 2장 이였는데, 왜 3장이 되었을까요?
왜냐하면 리브레토가 없기 때문이지요.
무슨 소리냐면 CD3에 리브레토가 수록되었다는 얘기~~
요건 북클릿 인데....
출연자들, "나비부인"에 대한 설명을 제외하고는 그닥 볼 거 없습니다.
차라리, 칼라스의 사진이라도 좀 넣어주지....ㅠㅠ
북클릿 마지막 부분입니다.
The Home Opera 시리즈로 출시된 전곡반들을 소개하고 있군요.
저기서 제가 소장하고 있는거 몇개 보이네요.
칼라스의 "라 트라비아타" 실황반과 플라시도 도밍고, 몽셰라 카바예, 셰릴 밀른즈, 루제로 라이몬디, 셜리 버렛 주연의 "돈 카를로" 전곡반.....
('절대명반'이라 불리는 칼라스-디 스테파노-곱비의 "토스카" 전곡반도 소장하고 있으나 그건 낙소스에서 나온 버젼으로 구입했으니 패스~~)
이건 97년쯤에 나온 "칼라스 에디션(Maria Callas Edition)" 버젼입니다.
저도 원래 저 버젼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시디가 맛이가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아예 망가져서 폐품으로 처리했습니다.-.-
이건 Great Opera Recordings 버젼인데, 97년에 나온 칼라스 에디션 보단 음질이 향상었습니다. 후기 LP표지가 보이는군요.
이게 위에서 언급했던 초기 LP표지입니다. 제가 소장한 물건은 아니지만 이 음반이 맨처음 발매되었을때 표지라 한번 올려봤습니다.
이건 낙소스(Naxos)에서 나온 버젼으로 EMI에서 나온거랑 음반구성은 같지만 음질면에선 EMI보다 훨씬 좋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메리트도 있으니 칼라스의 "나비부인"을 구입하고 싶으신 분은 가능하면 낙소스판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 리뷰 >>
1955년 8월에 녹음된 이 음반은 칼라스가 시카고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하기 3개월 전에 나온 것으로 타이틀롤의 마리아 칼라스, 미국인 해군 중위 핑커튼의 니콜라이 게다, 쵸쵸상의 하녀인 스즈키역의 루치아 나이엘리, 미국 영사 샤플레스역의 마리오 보리엘로가 각각 목소리를 맡았고, 당시 47세 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를 했습니다.
이 음반에 대한 저의 소감을 말하자면 그야말로 기존의 나비부인을 넘어선 색다른 해석을 보여준 칼라스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해준 행복한 음반입니다!!
사실 칼라스는 쵸쵸상 역활을 시카고의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3번 한 것이 전부인데, 여기서는 그녀가 마치 쵸쵸상을 자신의 장기로 삼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빛나는 열창을 들려줍니다.
칼라스의 날카롭고 강렬한 목소리가 청순가련한 쵸쵸상한테 어울릴까하고 의문을 제기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녀의 쵸쵸상은 '청조한 쵸쵸상인 동시에 제국주의 열강한테 사로잡혀 자아를 찾지 못하고 그 틀에 쳐박히다가 결국엔 좌절만 남게된 비극적인 동양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막에서 쵸쵸상이 친구들이랑 핑커튼을 찾아가는 부분인 "바다와 육지에선 싱그러운 봄바람이 부네(Quanto cielo, quanto mar)"를 들어보시면 칼라스는 평소때와는 달리 부드럽게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15세 소녀 쵸쵸상의 이미지를 형상화 하는데 무리없이 성공한거죠. 역시 칼라스한테는 불가능이란게 없나봅니다.
그 다음은 쵸쵸상이 핑커튼한테 자기 소개를 하고, 가져온 물건들 정리한 다음 "저는 어제 가족들 몰래 혼자 교회에 가서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이때 핑커튼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단도(쵸쵸상의 부친은 단도로 할복자살 하였고, 그로 인해 가문이 몰락했습니다. 때문에 쵸쵸상은 게이샤의 길을 선택했죠.)를 발견한 부분이 나오잖습니까?
그 부분에서 전 전율이 확 솟아났습니다. 마치 앞으로의 일을 진짜 예감하는 듯한 느낌이였거든요.
2막 1장의 그 유명한 "어느 개인 날(Un bel di vedremo)"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칼라스의 새로운 해석이 돋보입니다.
이 곡은 나비부인이 핑커튼은 반드시 돌아올거라고 확신한 노래인데, 다른 소프라노들은 그저 청조하게 부르는데 급급했던데 비해 칼라스는 죽음을 예견하는 것과 동시에 핑커튼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을 강하게 부정하는 절망의 메아리로 외칩니다. 이러한 탁월하면서도 충격적인 칼라스만의 해석은 듣는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맙니다.
이어지는 장면인 미국인 영사 샤플레스가 쵸쵸상을 찾아와 그녀에게 차마 진실을 말해주지 못하고 "나비부인, 이제 핑커튼을 잊어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어떻겠소?"라고 설득하자 그녀가 자신과 핑커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샤플레스한테 보여주면서 "기생으로 되돌아가서 고생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요."라고 흐느끼는 부분에서는 너무나 처절한 칼라스의 연기(물론 목소리 이지만)가 단연 압권이였습니다. 이 장면을 이 정도로 처절하게 부른 소프라노가 더 있었던가요? 전 이 부분에서 "칼라스가 나비부인이고, 나비부인이 칼라스다!"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칼라스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은 바로 나비부인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 샤플레스와 핑커튼의 미국인 아내한테 자신의 아이를 넘겨주겠다고 약속하는 장면과 클라이막스인 자살장면 입니다. 특히, 자살장면에서 쵸쵸상이 부친이 남긴 칼에 써져있는 "명예롭게 살지 못할 때엔 명예롭게 죽는다.(Con onor muore chi non puo serbar vita con onore)"라는 글귀를 읽고 죽으려고 한 순간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아이한테 작별인사를 하는 부분을 듣고 감동의 눈물이 흘렸습니다. 비록 스튜디오 전곡반이지만 나비부인이 단도를 들고 찔러 죽는 장면을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를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칼라스 밖에 없을 겁니다.
혹자는 칼라스의 나비부인을 듣고 "푸치니의 의도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잔인한 피비린내 베리즈모로 변질해 버렸다, 나비부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다"라고 혹평합니다.
그러나, 나비부인이 예쁘장하게만 불러야 되는 역활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나비부인은 푸치니의 취향이 반영된 일편단심형이자 청순가련한 여성이지만 동시에 드라마틱함도 가져야하는 어려운 역활 중 하나입니다. 또, 1막에선 15세 소녀, 2막에선 혼자 아이를 낳고, 미국인 남편을 기다리면서 온갖 유혹과 고생을 이겨난 18세의 성인입니다. 즉 시간차가 지났다는 모습을 확실하게 나타내야 하고, 무대에선 체력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그야말로 '모든 소프라노들이 넘어가야할 산맥'이지요. 많은 소프라노들이 쵸쵸상에 도전을 해왔지만, 청조하게 표현하는 데에만 급급했던데 시간차에 벌어지는 면에서는 크게 실패합니다. 칼라스보다 위대한 쵸쵸상이라고 불리는 레나타 테발디(Renata Ersilia Clotilde Tebaldi, 1922년 ~ 2004년)도 그 중 하나이지요.(게다가, 테발디는 지나치게 성숙하게 표현해서 아줌마라 생각될 정도입니다.-_-;;;)
반면, 칼라스는 이러한 시간차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1막에선 다소 여린 목소리를 들려두었고, 2막에선 여린 목소리와 동시에 그녀의 극적표현을 추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그녀의 '목소리 연기'는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 음반의 아쉬운 점은 칼라스를 제외한 다른 배역들이 너무 밋밋하다는 것 입니다.
(제가 칼라스한테 너무 집중한 탓도 있지만요...)
핑커튼의 목소리를 맡은 게다의 경우 좋은 가창을 들려주었지만 너무 유약하여 뺀질한 핑커튼을 표현하는 데에는 다소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본래 핑커튼이라는 캐릭터가 세계 각지를 돌아다녀서 여자 건드리는 뺀질하고, 자신과 쵸쵸상에서 태어난 아이를 키울 맘은 있지만 그녀의 죽음을 뒤엎을 정도의 책임감은 전혀 없는 캐릭터 입니다. 근데, 게다는 가창은 좋은데 개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 그냥 평범한 핑커튼이 되고 만 것이죠.
특히, 1막 마지막에 나오는 사랑의 이중창인 "밤이 가까워 졌소(Viene la sera)"에서는 개성이 약하다는 면을 확실하게 보여줘서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칼라스한테 집중이 간다고 할까요?
대신, 2막 2장에 나오는 핑커튼의 아리아 "안녕, 꽃으로 장식된 그리운 집이여(Addio, fiorito asil)"는 아름다운 가창과 핑커튼의 죄책감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참고로, 이 아리아는 푸치니가 개정판에 추가한 것 입니다.)
스즈키의 루치아 나이엘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분 역시 훌륭한 가창을 보여줬습니다만 개성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다소 아쉬웠지요. 특히 2막 1장에서 나비부인이 남편이 타고 있는 배(에이브레험 링컨호)가 오는 것을 보고 기뻐한 후 스즈키랑 함께 환영의 꽃을 뿌리는 소위 꽃의 이중창 장면에선 쵸쵸상과 스즈키가 극진한 준비를 맞이해야 하는 느낌이 나야 하는데 이 음반에선 그리 큰 인상은 못 받았습니다. 꽃의 이중창은 확실히 데카에서 나온 프레니-파바로티-루드비히 주연의 전곡반이 더 인상적 이네요.
미국 영사 샤플레스역의 마리오 보리엘로와 중매쟁이 고로역의 레나토 에르콜라니도 성악적으로는 훌륭했지만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카라얀의 지휘도 완급조절을 잘 이끌어 나가지만 지나치게 교과서 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나비부인의 백미인 허밍코러스와 2막 2장의 시작을 알리는 간주곡은 오케스트라의 중요도가 높다는 것을 보이는 장면인데 이 음반에선 아름답긴 하지만 뭔가 부족해서 약간 아쉬웠다 랄까요? (이 부분도 카라얀이 두 번째로 지휘하고, 미렐리 프레니가 나비부인을 맡은 데카에서 나온 "나비부인" 음반이 더 와닿더군요.)
정리하자면, 다른 배역들이 밋밋하지만(열창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닌 해석적인 면에서 밋밋하다는 얘기임)칼라스의 나비부인만 들어도 졸연이 아닌 명연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음반이라 하겠습니다. 1순위 추천은 아니지만 칼라스의 변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고 싶으신 분, 나비부인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 참고하고 싶으신 분들께 "후회없는 선택"으로 적극 추천드리겠습니다.
<<총평>>
성악가 : ★★★★
지휘 : ★★★★☆
음질 : ★★★★☆
칼라스의 나비부인은 단순히 청조함만 보여주는 쵸쵸상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끝내 자아를 찾지 못하고 좌절하게된 비극적인 동양인' 그 자체다. 그녀의 탁월한 해석을 누가 따라잡을 수 있으랴?
그러나, 다른 배역진들은 성악적인 면에선 훌륭하지만 개성에선 너무 밋밋하다. 이 음반에서 제일 큰 아쉬움이라 하겠다.
카라얀의 지휘도 훌륭하게 나가지만 지나치게 교과서적이라 2막 2장 간주곡 같은 곳에선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졸연은 절대 아니다. 명연에 속하는 연주임엔 틀림없다는 거다.
전체적으로는 칼라스의 빛나는 열창 덕분이겠지만......
* 쵸쵸상의 목소리를 맡은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1923년~1977년)
이제는 이미 '전설'....아니, 그 이상이 되어버린 마리아 칼라스.....
만약, 제가 칼라스를 알지 못했더라면 오페라를 재밌게 감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비록 칼라스가 우리나라 성악가들한테는 비(非)성악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해도 그녀의 '목소리 연기'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페라 무대에선 팬들한테 사랑을 받았지만, 실생활은 전혀 그렇지 못했던 칼라스.....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의 살고"처럼 파란만장한 삶은 가진 칼라스.....
벨리니의 "노르마"처럼 사랑하는 사람한테 버림받은 칼라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세상이 멸망한다 하더라도 절대 잊혀지질 않을 겁니다.
그녀의 라이벌인 레나타 테발디를 비롯한 다른 소프라노들이 '예쁘게만' 노래 부르려고 했던데 비해서 칼라스는 새로운 해석과 연기를 선보였으니까요.......
Brava!! Diva!!
Brava!! Callas!!
쵸쵸상으로 분한 마리아 칼라스....
칼라스는 시카고의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나비부인"의 타이틀롤을 부른 적 있는데 이것이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나비부인" 공연이였습니다.(총 3회)
*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년~1989년)
성악계에선 마리아 칼라스가 '전설'이라고 불린다면 지휘자 쪽에서도 찬사와 비판이 엇갈리거나 '전설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이지요.
우리나라의 조수미씨한테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로 인해 화제가 되어 그 이후 우리나라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카라얀부터 떠오릴 정도였으니 이 아저씨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 알 수 있습니다.
카라얀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극과 극 입니다.
개인사로 보자면 음악을 하기 위해 나치에 협력했다는 것과 지나치게 완벽주의자라 너무 권위적으로 행동했다던가(특히, 프랑코 보니솔리와 플라시도 도밍고한테 썸씽까지 일으켰다합니다.),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쉽게 상하게 했다던가(대표적인 예가 카티아 리치아렐리ㅡㅡ)...이런저런 이유로 카라얀에 대한 많은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악계에서도 상반된 평가가 많은데.....
듣는이를 사로잡히기에 충만하고 카리스마 적인 연주라는 찬사와 지나친 외적 화려함(쉽게 말해서 겉멋만 부린다.)만 표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요.
또, 레코드계를 상업용으로 변질시켰다라는 얘기도........
전 카라얀의 열혈한 팬은 아닙니다.
어느 분께서 "카라얀은 겉멋만 부리는 지휘자"라는 말에 저도 조금 수긍이 가긴 하거든요.
특히, 존 빅커스, 미렐라 프레니가 나오는 "오텔로(EMI)"와 카티아 리치아렐리, 플라시도 도밍고, 바바라 헨드릭스, 루제로 라이몬디가 나오는 "투란도트(DG)"에선 정말 지나치게 외적 화려함에 집착하는 느낌이 들어서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카라얀도 좋은 명반을 남겼으니.....
바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DG)", 푸치니의 "라 보엠(Decca)",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Decca)", 베르디의 "아이다(Decca)", 푸치니의 "나비부인(EMI,Decca)" 베르디의 "오텔로(Decca)",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DG)",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EMI)"로 이 음반들은 아직까지도 명연으로 인정받는 연주이자 저 역시 자주 듣는 음반들 입니다.
특히, "오텔로(Decca 출시, 마리오 델 모나코, 레나타 테발디, 알도 프로티 출연, 1961년 녹음)"의 경우는 제가 제일 최고로 치는 "오텔로" 전곡반인데 카라얀의 폭풍같은 반주와 더불어 델 모나코의 성숙해진 오텔로 해석과 테발디의 고고하고 기품있는 데즈데모나, 프로티의 당당한 이아고가 정말 매력적 이였습니다.
비록, 델 모나코팬들한테는 '최악'으로 꼽히긴 하지만 전 이 음반을 델 모나코가 나오는 음반중에서 제일 '최고'로 치고있지요.
단점이라면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작게 녹음되어서 잘 안들리는 부분이 있다랄까요?
(이러한 문제는 미렐라 프레니가 타이틀롤을 부른 "나비부인"에서도 나타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카라얀 개인이 비록 나치에 협력하고, 클래식 음반을 상업용으로 변질시킨 계기를 만들었다고해도 절대로 폄하하거나 잊어선 안될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과 음악은 별개의 차이니까요.....
* B.F.핑커튼의 목소리를 맡은 니콜라이 게다(Nicolai Gedda, 1925년~)
스웨덴의 테너 니콜라이 게다는 이태리 오페라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오페라에서 큰 활약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역시 그의 진가는 프랑스 오페라가 아닐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와 함께한 비제의 "카르멘(EMI,1958년 녹음)", 구노의 "파우스트 (EMI,1958년 녹음)와 "호프만의 이야기 (EMI,1965년 녹음)"에서의 빛나는 절창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분들은 '화끈하거나 극적인 맛이 전혀 없는 지나치게 고전적인 처리한 연주.'라고 폄하하시지만 전 이 음반들을 프랑스 오페라 전곡반의 '최고'로 생각하지요.
근데, 이 아저씨는 희안하게 칼라스랑 같이 녹음하면 걍 평범해지더군요.
제가 칼라스한테 너무 집중한 탓도 있겠지만.....
게다 아저씨의 최근 모습......
완죤 할아버지가 됐근여....ㅠ_ㅠ
젊은 시절 훈훈하게 생긴 게다옹이 그리워요...ㅠ.ㅠ
그래도 저 상큼한 미소는 여전하군요.
* 스즈키의 목소리를 맡은 루치아 나이엘리(Lucia Naiieli, ?~?)
그녀가 나오는 디스코 그라피도 찾아봤습니다만, 별다른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불어서 사진조차 존재하지 않더군요.-_-;;;;
어쩌면 당시에 크게 활동하고 있었던 페도라 바르비에리(Fedora Barbieri, 1920년~2003년)나 줄리에타 시미오나토(Giulietta Simionato, 1910년~), 피오렌차 코소토(Fiorenza Cossotto, 1935년~)의 거대한 그림자 안에서 금방 사라진 메조 소프라노 였을지도.....
* 샤플레스 영사의 목소리를 맡은 마리오 보리엘로(Mario Borriello, ?~?)
이 분도 역시 별다른 정보도 없을뿐더러 사진 조차도 존재하지 않더군요.-_-;;;
추측하건데, 1950년대에 나름 활동했던 바리톤 가수였지만 위에 루치아 나이엘리가 그랬듯이 당시에 인기만점 바리톤 가수인 에토레 바스티아니니(Ettore Bastianini, 1922년~1967년)와 마리아 칼라스와 콤비를 이룬 '목소리 연기자'로 칭송 받고 있었던 티토 곱비(Tito Gobbi, 1913년~1984년)의 그림자에 가려져서 금세 잊혀진거 같네요.
* 중매쟁이 고로역의 레나토 에르콜라니(Renato Ercolani, ?~?)
참고로, 이 아저씨는 1954년에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주연의 쟌드레아 가바체니가 지휘한 "나비부인" 전곡반에서도 고로역을 맡으셨죠.
그 외엔 별다른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ㅡㅡ;;;(존재하는 사진도 저것 뿐 임....)
<여담 한 가지>
사실, 시카고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열렸던 "나비부인" 공연은 칼라스의 안 좋은 추억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칼라스가 이 레코딩 녹음을 끝낸 후 그 해 11월에 쥬세페 디 스테파노와 함께 시카고로 가서 "나비부인" 공연을 했는데, 공연은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끝냈습니다.
그 때, 갑자기 그녀는 무슨 연유로 법정에 끌려가게 되는데, 이유인즉슨 그녀의 전 매니저인 바가로지가 1947년에 했던 계약을 근거를 대고 자기가 그녀의 유일한 매니저 라고 하면서 돈을 요구한 것 입니다.(바가로지가 칼라스한테 요구한 돈은 총 30만 달러에 육박했다는 군요.)
이 사건은 법정 밖에서 해결되었는데, 합의 내용은 비밀이였다고 합니다.
위에 올려진 사진은 분장실에 들어온 형사가 그녀에게 신고영장을 보여주자 거기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욕설하는 칼라스의 모습을 찍은 것 이지요.
근데, 이 사진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켜 잡지에선 그것을 풍자한 만화까지 개재되고, 이후 언론들은 칼라스를 보고 "암표범"이라 불렀다네요.-_-;;;;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칼라스는 정신적으로 더 불안해지게 됩니다.
<<투표>>
다음 오페라 전곡반 소개는 어떨걸로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래에 예정목록을 써놨는데, 추천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 베르디 : 오텔로 (마리오 델 모나코, 레나타 테발디, 알도 프로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푸치니 : 나비부인 (미렐라 프레니, 루치아노 파바로티, 크리스타 루드비히, 로버타 컨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마리아 칼라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에토레 바스티아니니,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지휘)
-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일레나 코트루바스, 플라시도 도밍고, 셰릴 밀른즈,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 베르디 : 오텔로 (플라시도 도밍고, 카티아 리치아렐리, 유스티노 디아즈, 로린 마젤 지휘)
- 푸치니 : 토스카 (마리아 칼라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빅토르 데 사바타 지휘)
- 푸치니 : 나비부인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유시 비욜링, 마리오 세리니, 가브리엘레 산티니 지휘)
- 푸치니 : 나비부인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 티토 곱비, 쟌드레아 가바체니 지휘)
- 비제 : 카르멘 (레온타인 프라이스, 프랑코 코렐리, 미렐라 프레니, 로버트 메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베르디 : 아이다 (징카 밀라노프, 유시 비욜링, 페도라 바르비에리, 레오나르드 워렌, 보리스 크리스토프, 요넬 페를리아 지휘)
- 베르디 : 아이다 (레나타 테발디, 카를로 베르곤지, 줄리에타 시미오나토, 코넬 맥네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벨리니 : 노르마 (마리아 칼라스, 줄리에타 시미오나토, 마리오 델 모나코, 안토니오 보토 지휘)
- 비제 : 카르멘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니콜라이 게다, 쟈닌 마쇼, 에르네스트 블랑, 토마스 비첨 지휘)
- 베르디 : 시몬 보카네그라 (피에로 카푸칠리, 니콜라이 갸우로프, 미렐라 프레니, 호세 카레라스, 호세 반 담,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 베르디 : 시몬 보카네그라 (티토 곱비, 보리스 크리스토프,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쥬세페 캄포라, 발터 모나케지, 가브리엘레 산티니 지휘)
- 베르디 : 리골레토 (마리아 칼라스, 티토 곱비, 쥬세페 디 스테파노, 툴리오 세라핀 지휘)
- 푸치니 : 투란도트 (비르기트 닐손, 프랑코 코렐리, 레나타 스코토, 보날도 지아요티, 프란체스코 몰리날리 - 프라델리 지휘)
- 푸치니 : 투란도트 (마리아 칼라스, 에우제니오 페르난디,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니콜라 자카리아, 툴리오 세라핀 지휘)
- 베르디 : 조반나 다르코 (몽셰라 카바예, 플라시도 도밍고, 셰릴 밀른즈, 제임스 레바인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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