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말하는 Versus 13.
파이널 판타지 Versus 13으로 기획되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보였다가 새로운 넘버링을 얻고 시리즈 신작으로서 거대한 파란을 끌고 온 파이널 판타지 15.
노무릿슈라고 옆나라에서 까건 말건 노무라가 만든 킹덤하츠 시리즈의 추종자 중 하나였던 본인으로선 당연 기대할 수 밖에 없게 했던 작품이었는데
노무라 테츠야가 작품의 주도권을 잡고 킹덤하츠, 파판7 AC 영상 제작팀이 참여하는 시리즈 외전작임을 알리면서 끌어올린 기대감은 당시 함께 발표된 13 본편보다도 기대감이 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3년 본격적으로 본 작은 파판15로 탈바꿈했고
킹덤하츠 3와 파판7 리메이크라는 비장의 카드를 위해 노무라 사단이 빠져버리면서 전혀 다른 작품이 되버렸다.
암만 빠쟁이라 할지라도 옛 장인들이 많이 빠져나간 현재에 와선 다소 납득이 가는 형태로서 그리 된 것이지만 어쩌면 이때부터 사태가 삐걱거리고 있었단 전초일지도 모른다고 회상하게 된다.
그로부터 약 3년에 걸쳐, 오랜 시간을 들였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연기를 거듭한 끝에 세상 밖으로 모습을 보인 파이널 판타지 15는
트레일러나 홍보 영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도 너무나 처참한 모습이란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엔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놀라우면서도 놀랍지 않을 따름이다.
─ 시리즈의 새로운 변화? 방황하는 시리즈의 정체성.
본작의 파생 외전작으로 기획되던 작품이기도 하니 당연할 법도 하지만 시리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던 ATB 배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턴제 배틀에서
액션 RPG로서 장르 전환한 본 게임은 해외 추세에 맞춰 오픈월드를 도입, 제작진은 오픈필드에 가깝다고 했지만 일본인 특유의 말돌리기 스킬에 가깝고
그냥 흔히 보던 오픈월드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그저 샌드박스 스타일이 아닐 뿐.
플레이어는 제국에게 침략 받고 있는 나라의 왕자, 녹티스가 되어 가죽 점퍼의 사내들과 함께, 광활한 필드를 의도적으로 피곤하게 만드는 포기할 수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미디어 믹스 전개된 3D CG 영화 킹스글레이브 파이널 판타지와 2D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브라더후드 파이널 판타지를 시청하면 무리없이 이해가 되겠지만
게임하는데 그거 꼭 봐야함?? 하고 남에게 물을 사람이라면 지루하고 긴 로딩 동안 볼, 글 몇 줄의 시놉시스로 캐릭터 몰입까지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주변인들에게 노예 마냥 이리저리 휘둘리는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겉멋 잔뜩 든 화려한 액션을 뽐내게 되는데
처음 보는 화려함에 시선 끌리겠지만 이내 미치광이 카메라와 상대 틈 보며 공격하기 전에 시야 밖에서 튀어나오는 적의 몸통박치기 한 번으로 바닥을 나뒹구는 녹티스 왕자를 보면서 하하, 거참 개판이네...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파이널 판타지랍시고 있는 상징적 요소들이 시리즈 유저로선 반갑기는 하지만
밑작업은 더럽게 귀찮은 편인데 적, 아군 상관없이 대미지를 줘버리는 마법이라거나
순전히 확률성 짙은 연계기와 소환수, 일반 가드 하나 없고 그나마 있는 패리는 버튼 하나 누르고 있다가 바꿔 누르는 것으로 간단히 발동할 수 있다보니
가뜩이나 순수 액션 게임보단 딸릴 수 밖에 없는 장르적 한계를 제외하더라도 액션성의 깊이가 떨어진다.
같은 제작사의 킹덤하츠 시리즈를 떠올리고 후반의 어빌리티를 다수 찍으면 다르겠지 싶지만 대부분 패시브 계열인 탓에 전투의 양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며
실질적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동료 어빌리티는 멍청한 아군 AI로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동안엔 무용지물이다.
그럼에도 플레이한 모두가 인정하는 본작의 마의 13챕터를 잘 참고 클리어할 무렵이면 이런 멍청한 동료라도 있는게 어디냐... 하고 생각하게 만든단 점에서 제작진의 나카마 마모루 애정하난 기가 막히다고 할 수 있다.
─ 제대로 되먹은게 없는 미완성작.
그래픽이 좋은가 하면 다른 오픈월드라 할 수 있는 게임들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니고, 그렇다고 프레임을 잡았냐하면 또 아니다.
각종 버그나 오류 덩어리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게임 퍼포먼스 면에선 영 꽝.
게임성 면에선 뉘신지도 잘 모를 NPC 놈들의 노예를 자청하면서 매번 먼거리를 R2 트리거만 눌러도 알아서 가는 2종 오토 면허 수준도 안되는 자동차 운전으로 왔다갔다, 하고 있다보면 빠른 이동이 빠르지 않은 로딩과 함께 본 게임을 켜놓고 식사를 하기에도 느긋하니 괜찮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바쁜 사회인들이라면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있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커다란 판타지를 구현한 듯한 세계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막는 건지도 모를 투명한 벽에 가로막혀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도 못하는 것보단 낫다.
그런 드라이빙과 동시에 미려한 아트가 돋보이는 배경을 보면서 세속에서 벗어난 기분은 나름 멋스럽기도 하다.
한 번 생각해보라, 여행가서 경치구경을 하면 얼마나 한다고 계속 보게 될까. 딱, 그 정도의 시간을 반복하는 걸 이 게임은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로 내세웠으며 시나리오를 진행시키다 보면 이것들이 다시 그리워질 정도로 스토리는 급 물살을 타게 된다.
─ 하지만 여행은 계속할 수 있잖아? / 아아.
게임 초반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과도 같은 나라는 적의 손에 넘어갔지만 가죽 클럽 친구들과의 여행은 즐겁다.
내 아버지에겐 반항기 섞인 철부지지만 연상의 약혼녀에겐 따뜻하겠지.
그런 녹티스를 중심으로 한 세 명의 동료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는데
애엄마 같은 잔소리를 가진 이그니스
섺쓰 상대였던 연상의 여친의 죽음에도 정신차리길 강요하는 글라디오
그리고 위급한 전투 중에도 사진찍는 걸 즐기며 친구의 나라가 어떻게 되건 초코보가 마냥 좋은 프롬프토
이들의 개성은 시도때도 없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갈등을 유발하고 더 굴곡지게 하며 몰입하게 만들지만
도중에 DLC로 빼먹은게 너무나도 뻔한 모습들 덕에 끝에 가서 억지 감동을 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한 엔딩에 실소하게 된다.
이는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적들 역시 마찬가지이며, 적으로 등장하는 간부로 보였던 레이브스는 대체 뭐하는 놈인가, 제국의 황제란 할배는 뭘 했나? 하고 묻는다면 설명을 조리있게 잘 할 기분이 들지 않을 정도로 게임 내에서 설명해주는 것은 적고 그것 역시 몇 줄의 글과 음성이 전부이기에 잘 납득되지 않을 것이다.
앞서 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의 거리감은 한층 그걸 심화시켜주기도.
그나마 시모무라 요코의 미려한 사운드 트랙과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STAND BY ME는 상당한 퀄리티의 곡들이었지만 이런 게임을 연출하기 위해 쓰기 아까울 정도로 우수했기 때문에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본편의 녹티스 일행이 그랬듯, 본작 역시 떨어진 시리즈의 위상을 되찾고 스퀘어 에닉스의 주가를 구하기 위해 사활을 건 대형 작품으로 나왔을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언급되는 논란들을 보면 시리즈의 미래는 초코보 머리의 금발의 자칭 퍼스트 클래스 솔저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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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재밌네요ㅅ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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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기 한참전부터 욕하고 안살거라고 호언 장담하시던분이 플레이는 해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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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기 한참전부터 욕하고 안살거라고 호언 장담하시던분이 플레이는 해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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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까니 그놈의 안해본 놈, 구매도 안한 망무새, 엔딩도 안보고 깜 등등 소리가 짜증나서요. 정당하게 까도 ♥♥♥이야 많겠지만 해도 까면 그딴 개소리가 좀 덜하겠죠. | 16.12.24 20: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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