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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일차
오늘이 바로 여행의 핵심이자
알파고 오메가인 날입니다.
오늘은 천천히 걸으면서 교토를 둘러볼 생각입니다.
기요미즈데라 -> 난젠지 -> 철학의 길 -> 카모강
이렇게 둘러보면 카모강을 중심으로
한 바퀴 걸으면서 둘러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길하게 먹구름이 끼어있습니다.
불길한 기분은 적중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오니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일기예보를 확인할 때만 해도
구름은 있지만 비가 내린다는 말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비가 옵니다.
빌어먹을...
흐린 날씨의 카모강.
다행히도 비는 금방 그쳤습니다.
하지만 흐린 날씨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흐린 날씨가 돌아다니기 더 좋다고 하지만
이때 가을이라 그렇게 덥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더워도 햇빛이 쨍쨍 비추는 걸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뭐 날씨는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첫번째 목적지를 향했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기요미즈데라.
도톤보리가 오사카의 상징이듯이
기요미즈데라야 말로 교토의 상징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교토에 처음 들린다면
반드시 기요미즈데라는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탑이 보이면 거의 도착한 겁니다.
야사카 탑이라 불리는데 역사나 유래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요미즈데라처럼 큰 신사에는 앞에 상점가들이 모여 있습니다.
산넨자카, 니넨자카라 불리는 곳입니다.
넘어지면 3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 전해지는 곳이죠.
기요미즈데라도 유명하지만
이 상점가들도 꽤 유명합니다.
상점에는 다양한 기념품, 선물 등을 팔고 있습니다.
길에서 먹을 수 있는 군것질 거리나
가게 안에 들어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처럼 다양하게 있습니다.
저렴한 건 아니지만 너무 비싸서 못 살정도는 아닙니다.
게다가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그렇게 비싸지 않아
선물을 사기에도 적당한 곳입니다.
솔직히 기요미즈데라보다 이곳 상점가 보는 게 더 즐겁습니다.
마치 과거 일본 거리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그래서 이곳이야 말로 교토를 가장 잘 나타내는 거리,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일본에서 가장 일본스러운 곳이라 생각합니다.
뭐, 기요미즈데라는 덤이고요.
다만, 그래서 이곳에도 사람이 많습니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주말이 껴있다면 사람이 없을 거란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넘어지면 3년 밖에 못 산다는 말이
사람들한테 밟혀서 그런 말이 나온 게 아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기요미즈데라 입구
이곳까지는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요미즈데라가 있는 곳 자체가 지대가 높습니다.
그래서 교토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여서 좋습니다.
사진에선 없지만
교토타워까지 보입니다.
기요미즈데라에는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한 번 가본 적이 있고,
무엇보다 공사 중이라 400엔을 주고
들어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면 한 번 들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공사는 2020년 3월 쯤에 끝난다고 하니 그 이후에 들릴 것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기요미즈데라의 대표적인 사진 구도는
오직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만 찍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요미즈데라에 들렸으니
찻집에서 가볍게 맥주를 마셨습니다.
나는
맥주와 경단
친구는
녹차와 경단
진짜 별 거 아니지만
찻집에서 여유가 엄청나게 힐링이 됩니다.
여긴 뭐랄까.
묘지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있습니다.
이곳은 마치 딴 세계처럼 보였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쯤
멀리 교토타워가 보입니다.
다음으로 난젠지를 향했습니다.
교토는 걷다보면
뭔가 볼거리나 관광지 같은 곳이 나오는 신기한 동네입니다.
기요미즈데라 가는 길에 제법 규모가 있는 사찰이 있었습니다.
이런데도 있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겐닌지라는 걸 나중에 알 정도였으니까요.
위에 사진은 또 어딘지 모르겠지만
뭔가 있어보이길래 잠깐 들렸습니다.
특히, 이런 조용한 골목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러면서 일본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길을 걷는 걸 좋아합니다.
난젠지 직전의 폐선로입니다.
뭐가 지났는지 몰라도 폭이 꽤나 넓습니다.
난젠지 입구입니다.
아래 사진에 나온 곳을 보시면 사찰 입구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올라가는데 500엔이나 들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달랑, 저기에 올라가는데 500엔이라니.
아, 그리고 기모노를 입은 스태프들이 있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해주었습니다.
크흑, 여행 목표 중 하나가 기모노 입은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는 거였는데 버킷리스트 하나 달성했습니다.
난젠지만의 특징 있으니 바로
이 수로입니다.
이 수로는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비와코 호수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지 위로 물이 흐릅니다.
물은 그렇게 깨끗하진 않습니다.
이곳에 수로가 있어서인지
사찰 주변에도 작은 수로나 도랑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런 풍경들이 사찰과 사찰 주변을 더 운치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날 수로에 인부들이 있었습니다.
수로 청소하나 싶었는데
수로에 빠져 죽은 멧돼지를 꺼내고 있었던 겁니다.
그냥 특이한 광경이라 사진에 담았습니다.
사찰 내에는 유료로 들어가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관심이 없어서 들어간 않았고
주변만 둘러봤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같이 간 친구와 좋은 점이 있다면
반드시 무얼 먹어야겠다는 게 없습니다.
무엇보다 둘 다 줄 서는 것이 싫기 때문에
그냥 주변에 있는 적당한 가게에 들어갑니다..
들어가서 보니 철판집입니다.
가게 내부는 작았습니다.
작지만 깔끔했습니다.
작은 가게고 점심 시간을 지나
손님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를 각각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시원한 생맥주도 시켰습니다.
둘 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야키소바가 개인적도 더 괜찮았습니다.
음식은 짠 편이지만 맥주랑 마시니 꽤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철학의 길입니다.
사실 처음 철학의 길에 들어섰을 때,
이곳이 철학의 길인지 몰랐습니다.
너무 평범했기 때문입니다.
뭐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냥 개천을 정비한 산책로였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철학자가 이곳을 걸으며 사색을 즐겨서
철학의 길이 된 것입니다.
걷다보면 사색을 즐기기에 나쁜 곳은 아닙니다.
혼자 사색하거나 연인과 걸어도 참 좋은 산책로라 생각이 듭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아니면 관광지가 되어서 그런지
사람이 제법 다닙니다.
조용한 사색은 좀 힘들어 보이는 길입니다.
게다가 저는 이때 친구가 회사 불평하는 것만 걷는 내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철학의 길이 아니라
불평의 길로 기억이 됩니다.
철학의 길 주변.
이런 건 뭐라고 불리는 지 모르겠습니다.
침까지 흘리며 졸고 있는 고양이.
또 걸어서 다음 목적지를 향했습니다.
교토대입니다.
교토대는 딱히 목적지는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그냥 들렸습니다.
목적지는 카모강이니까요.
휴일이라 학생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조용한 오후의 캠퍼스였습니다.
가끔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굉장히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대학 생활을 하면 그때보다 훨씬 더 잘할 자신이 있는데 말이죠...
일본 골목의 인상은 깔끔하다입니다.
그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으로 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 골목길에는 대부분 차가 있습니다.
일본 골목길에는 대부분 차가 없습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일본인이 더 질서 의식이 있다는 허황된 망상보다는
불법 주차 단속이 자주있고 벌금이 쎄다는 말이 더 신빙성 있어 보입니다.
왜냐면 질서는 강력한 규칙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국 술집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될 줄을.
10년 전 한국으로 간다면 대부분 헛소리라 일축했을 겁니다.
드디어 오늘 마지막 목적지인 카모강에 왔습니다.
카모강에 도착하니 흐렸던 날씨도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카모강은 뭐랄까...
그냥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강만 바라보고 있어도 편안해지는 기분입니다.
특별한 볼거리나 먹거리, 오래된 사찰,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입니다.
개인적으로 교토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시, 교토에 들린다면 카모강은 무조건 들릴 것입니다.
단풍이 져서 산들이 울긋불긋하게 보입니다.
이날도 여전히 평화로운 카모강이었습니다.
카모강에는 관광객도 많지만 현지 사람들도 많이 놀러옵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때론 홀로.
해가 지기 직전의 카모강은 평화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시끄러운서도 조용한,
활발하면서도 차분한,
기분을 느낍니다.
하루가 끝나가고 저의 여행도 끝나갑니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더운 감상적인 기분이 든 것일지도 모릅니다.
해가 집니다.
여행도 끝나갑니다.
마지막 날 간 이자카야.
그냥 동네 흔한 이자카야입니다.
알려진 곳보다 그냥 동네 이자카야 가는 걸 좋아합니다.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현지인들이 많은 이자카야를요.
적당히 마시려고 했는데...
적당히 맥주를 17잔이나 마셨네요...
ㅇ.ㅇ;;;;
조용한 일본의 아침.
이제 정말 돌아갈 시간입니다.
발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교토타워.
이번 교토 여행에서 교토타워를 가장 가까이 본 것입니다.
하루카 열차를 타고 단번에 간사이 공항으로 갔습니다.
바깥의 풍경을 보니 진짜 여행이 끝났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2박 3일의 걸어다니는 오사카-교토 여행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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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요즘 저가항공들이 많아서 잘 찾아보시면 저렴하게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 19.02.02 10: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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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찾아봤는데 꽤 멋진 곳이군요!!! 바로 옆인데 들리지 못 해서 더 아쉽네요... | 19.02.02 2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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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욕한것도 아닌데 왜 비추가 있지? | 19.02.03 1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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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 요정이 다녀간 모양이네요... 모든 댓글마다 비추가 있네요ㅜㅜ | 19.02.03 15: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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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젠지에 있는 난젠인(연못과 숲)이 참 괜찮은 곳입니다만... | 19.02.02 2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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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젠지는 수로만 보고 왔는데 제법 넓고 볼 만한 곳이 참 많은 곳이네요. 다음에 이곳에 온다면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군요. | 19.02.02 22: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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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으로 가는 저가 항공이 많아서 저렴하게 다녀오실 수 있어요~~~ | 19.02.03 15: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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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9.02.06 15: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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