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 | 출시일 | 2020년 3월 11일 |
개발사 | 문 스튜디오 | 장르 | 메트로바니아 |
기종 | Xbox One / PC | 등급 | 전체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Sawual |
영혼의 나무에서 떨어진 한잎 나뭇잎에서 태어난 작은 존재, 숲에서 마주친 이들이 부모가 되어 그를 돌보고 그는 숲과 자신의 부모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적이었던 존재의 아이를 거두어 형제로서 자라났죠. 그리고 이제는 그 형제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오리는 자신의 의형제를 구하고자 합니다. 자신은 모르는 것들 투성이인, 이 바다 건너 새로운 숲에서요.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 진짜 메트로바니아로의 진화
현대의 게임을 논할 때,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장르의 구분입니다. 장르란 작품 내의 여러가지 요소를 반영하여 일정한 취향 범위 내에서 구분을 지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죠. 그 요소는 구성이 될 수도 있고, 소재가 될 수도 있고, 시각 효과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합니다. 달리 말하면 과학적이거나 수학적이라고 할만큼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죠. 이게 바로 논쟁의 시발점입니다.
때문에 과거에 비해, 현대에 들어서는 장르론 자체가 약해지는 추세입니다. 또한 게임이라는 매체가 워낙 한 게임 안에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보니 한 게임을 두고도 여러가지 장르적 특징이 보이기도 하죠. 그래서 요즘은 어떤 장르에 편입하거나 새롭게 만들기보다는 어떤 게임과 비슷하다는 느낌으로 ‘~라이크’(EX : 로그라이크, 소울라이크) 라는 말이 장르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전적인 장르 분류들은 보다 큰 대분류의 역할을 하고, 그 안에서 ‘어떤 작품과 비슷하더라’ 같은 느낌으로 설명하곤 하죠.
그런 면에서 고전 장르인 플랫포머는 지금까지도 통용되는 몇 안되는 장르 분류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옛 시기에 분류된 장르인 만큼 핵심 게임 메카닉만 맞으면 그 안에 포함되기에 플랫포머 안에도 다양한 것들이 있죠. 그중 하나가 바로 ‘메트로바니아’ 입니다. 일본의 유명 게임 시리즈인 ‘메트로이드’ 와 ‘악마성 캐슬바니아’ 에서 따와 합성한 이 단어는 앞서 설명한 ‘~라이크’ 식의 분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메트로바니아를 구분짓는 핵심은 크게 두가지 기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바로 아케이드식 조작을 통한 고난이도의 전투와 맵 퍼즐, 하나는 성장과 해금을 통한 게임의 확장 입니다. 둘 다 게임 메카닉에 대한 부분이죠. 메트로바니아 게임을 할 때, 우리는 계속해서 세계가 변화하고 자신(캐릭터) 또한 계속 성장하여, 이전에는 극복하지 못했던 역경(맵 퍼즐과 보스전 모두를 포함해)을 해쳐나가는 것을 즐기고, 기대합니다.
그런 메트로바니아적 측면애서,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의 맵 퍼즐은 한마디로 매우 뛰어납니다. 굵직한 대규모 퍼즐을 중심으로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소소한 퍼즐들이 연계되어 있는데, 특히나 각 지역의 레벨 디자인이 정말로 특출나다는걸 실감하게 됩니다. 각 지역마다 하나씩 선조의 나무에서 새로운 액션을 배울 수 있는데, 대부분 이 선조의 나무는 지역의 중심 혹은 1/3 정도 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지역을 헤쳐나가는데 키가 되는 액션이 없는 상태로 진입해서 선조의 나무에 도달하고, 그리고 선조의 나무에서 새 액션을 얻고 나서는 그 액션을 활용하여 다시 지역을 모험해 나가게 되죠. 그렇다면 모든 지역이 2중으로 디자인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지역은 그 디자인이 매우 맛깔납니다. 특히나 초반부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후반부에 얻게 되는 액션으로 새롭게 도달할 수 있는 지역들이 군데군데 숨어있고, 후에 돌아와 여길 깨면 그만큼 적절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이는 앞서 말한 메트로바니아의 키, 바로 해금을 통한 ‘성장’ 에 따른 체감을 매우 뛰어나게 전달해줍니다. 그렇다고 새롭게 배우는 액션이 뭔가 만능 열쇠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아요. 딱 하나 최후반부에 배우는 슈퍼 점프가 그런 느낌을 주기는 하는데, 말 그대로 최후반부에서나 얻는데다 그 직후에는 슈퍼 점프가 없으면 깰 수 없는 매우 고난이도의 구간이 나옵니다. 그런고로 그전까지 얻게되는 신규 액션은 모두 저마다의 특색이 있고, 다른 용도가 있으며, 또 한계도 분명합니다. 어떤 맵 퍼즐 앞에서 자기가 가진 기술 중에 무엇을 어떻게 섞어 써야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수적이면서, 또 각 지역마다 해당 지역에서 얻는 액션이 있기 때문에 ‘어떤 액션을 써서 어떻게 맵 퍼즐을 풀어야 한다’ 는 힌트도 보다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액션의 가짓수도 전작에 비해서 많이 늘었기 때문에 맵 퍼즐이 단순히 1편에서 양적 확장만 한 것이 아닌, 질적으로도 확장된 다양성이 더 늘어난 느낌입니다. 루마 큰못과 물샘에서는 수중 액션을 배우고, 돌개바람 벌판에서는 맵 내내 보이던 모래 사막을 뚫을 수 있는 액션을 드디어 배우죠. 특히 곰팡이 숲 깊은 터는 빛을 활용한 퍼즐의 정수를 보여주었는데 정말 즐거웠습니다.
메트로바니아의 맵 퍼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흐름 설계입니다. 메트로바니아의 맵 퍼즐은 그냥 한줄의 선형 구조이거나 또는 오픈월드 식의 장광한 구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 맵 안에서도 보유한 액션, 스킬에 따라서 점차적으로 이동 가능한 구역이 늘어나야 하고 그리고 수많은 숏컷을 통해서 점점 더 지역을 탐방하는 동선이 효율적으로 변하면서 ‘내가 이만큼 성장했고, 이 구역을 100% 마스터했다’ 는 성취감을 주어야 합니다.
이런 메트로바니아식 레벨 디자인은 굉장히 디자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유명 게임 중 ‘다크 소울’ 시리즈도 이런 메트로바니아식 레벨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2편에서는 그 구조를 바꾸었다가 그 부분에 대해서 아쉬운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 은 그런 면에서 이제 완벽하게 메트로바니아를 깨우친 제작진들의 레벨 디자인과, 그리고 체크 포인트 자동 저장으로 바뀐 시스템 덕에 이런 지역을 정복하는 레벨 디자인을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2편에 와서 가장 큰 차이점은 ‘오리’ 가 더 강해지고, 전투의 비중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재미있게도 저는 앞서 메트로바니아를 정의하는데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부수적으로 언급했지만, 현대에 와서 대중들이 이게 메트로바니아인가 퍼즐 플랫포머인가를 구분할 때의 잣대 중 하나는 바로 전투의 비중입니다. 전작인 오리 1편도 충분히 메트로바니아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었지만 그보다는 ‘플랫포머’ 라는 보다 큰 대분류로서 불린 이유는 저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편에 들어서 오리는 이제 직접적으로 적과 싸웁니다. 오리가 직접 다루는 무기가 생겼고 이 중 어떤 무기를 택하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스타일에 맞추어 여러 기술이나 퍼크를 강화해서 특화시킬 수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거지로 넣은 수준이 아닙니다. 굉장히 맛깔나고, 소위 말하는 타격감이 ‘이런 동화풍 비주얼의 게임에서 이정도여도 돼?’ 라고 생각할만큼 뛰어나죠. 그리고 이런 전투 능력의 세분화와 발전과 더불어, 오리가 새 지역을 정복할수록 늘어나는 액션으로 인해서 전투는 굉장히 스피디하고 박력넘치게 변합니다.
이런 전투 비중의 확대가 돋보이는 건 바로 전작보다 늘어나고 역시 멋지게 디자인된 보스전입니다. 여기서는 탈출전들도 함께 서술하겠습니다. 이 탈출전은 보스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마치 우리 게임에 전투만 있나? 점프 액션도 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보스들의 컨셉은 제각각 큰 차이가 있고, 이들은 모두 숲에 사는 실제 동물들의 테마를 잘 이어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난 부분은, 이 보스들을 상대하는데에는 꼭 한가지 액션이 필요한 것이 아니며, 여러 액션을 두루 사용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패턴으로 보스를 공략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보스의 특색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보스전마다의 양상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서 보스전을 개발자들이 좀 더 편하게 디자인하고자 했다면, 각 지역에서 얻게 되는 키 액션들이 꼭 필요해서 그게 없다면 심히 공략이 불가능한 타입으로 디자인하는게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보스의 패턴을 짜기도 쉽고, 공략법을 제시하기도 간단하거든요. 하지만 오리 2편의 보스전은 그렇게 심플하지 않습니다. 보스들이 사용하는 패턴은 대여섯가지 이상이고, 그 패턴을 파훼하는데에는 꼭 어떤 액션을 써야만한다 하는 방식은 없습니다. 그저 어떤 액션을 쓰던 패턴을 피하고 공격 수단도 마음대로 고르면 됩니다. 그게 또다른 야리코미 요소가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낳았죠. 그리고 이런 모든 메카닉의 높은 완성도는 플레이어가 얻는 성취감이 더욱 진귀해지는 결과를 부릅니다.
이렇듯,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의 모든 게임 메카닉, 그리고 게임의 코어는 파도파도 미담만 나오는 극찬거리입니다. 어느 것 하나 모자라거나 과한 부분이 없고 모두 세심하게 조율되어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다 쩔어요” 라고 표현하면 너무 성의와 리스펙이 부족해 보여서 아쉬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 말이 맞습니다. 모든게 뛰어나요. 그리고 이 플레이 밸류의 높은 완성도는 후술할 스토리텔링, 그리고 표현에서의 장점과 결합되어 게임 자체를 완전하게 만듭니다.
스토리텔링은 이해가 아니라 공감을 위한 것
고전 게임 시기에는 게임의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은 대사보다는 분위기와 암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게 당연했습니다.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리고 트렌드 또한 복잡하고 반전이 숨겨져 있는 스토리보다는 스토리 또한 게임의 한 메카닉으로서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시각적 효과나 게임 내 자원이 매우 풍부해졌고, 우리는 이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처럼 복잡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게임을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무조건적인 진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스토리텔링의 방법론을 이제는 한가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만연하고 장광한 스토리텔링이 무조건 좋은게 아니라는 증거는 굉장히 많습니다. 단지 게임 뿐만 아니라 많은 특징을 공유하는 영화도 마찬가지죠. 2015년 작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억압과 반란, 해방의 서사이지만 그 방식은 많은 대사를 할애하기 보다는 장면과 소품, 그리고 배우의 연기를 통해 수많은 암시를 주고 분위기를 설정하며, 또 그것이 자연스럽게 영화의 액션, 연출과 어울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결과는 어땠나요? 이 영화는 액션도 대단했지만, 관객을 끌어들이는 스토리텔링의 흡입력도 대단했습니다.
요컨대, 현대에는 그 고전의 방식이 잘 써먹기만 한다면 보다 세련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잡하고 어렵기만한, 어떻게든 내용을 다 전달하려고 안달나있는 스토리텔링보다 간단하고 게임 플레이와 접목된 방식이 많은 경우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죠.
그리고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의 스토리텔링 역시 그러합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직접적으로 스토리 내용 세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 대사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막이 없으면 알아 들을 수 없는 가상의 언어로 말하고 있죠. 이는 이 게임의 대사가 장황한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짧고 굵게, 상징적으로 주제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오리’ 시리즈는 철저히 가족, 그리고 사랑의 서사입니다. 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이 어떻게 서로를 위하고 아끼고 또 구하는가, 또한 한편으로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을 다소 슬프게 담고 있기도 합니다. 1편에서 오리는 나무에서 태어나 의부모 나루에게 보살핌을 받는 존재였고, 나루의 오리에 대한 사랑은 역설적이게도 나루 자신을 위험으로 몰고 갑니다. 악역인 쿠로 또한 부모로서의 사랑이 자식을 잃음으로 인해 세상 그 무엇보다 큰 분노가 되어 숲을 파괴하게 만들었고, 최후에는 역시 그 부모로서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숲을 구하게 됩니다.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에서 역시 오리는 가족의 일원이자, 보호받는 아이입니다. 나루와 구모가 그의 부모이며, 쿠로의 아이 쿠는 그의 형제가 됩니다. 하지만 쿠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한쪽 날개가 온전하지 않죠. 오리의 가족은 누구 하나 피가 이어져 있지 않음에도, 정말로 ‘가족’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입니다.
2편의 최종 악역, 칼날소리 또한 심각한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의 부모는 전염병으로 인해 칼날소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전에 모두 죽었고, 혼자 알에서 깨어난 칼날소리는 그 병 때문인지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앓아 외형이 흉측해지고 날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다리는 거의 쓸모 없게 되었죠. 그로 인해 다른 부엉이들 속에서 배척을 받으며, 고립되어 고독하게 자라납니다. 쉽게 대입하자면 오리와는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캐릭터이죠. 그렇기 때문에 악역임에도 게임을 하면서 미움보다는 연민의 대상이 되는 캐릭터입니다.
이 모든 것은 대사보다는 컷씬, 그리고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서 보여집니다. 애초에 이 게임에서 대사 컷씬이 있는 이들은 나레이터, 그리고 쿠올록과 바우어 같은 거대 동물들 뿐이며, 그들도 대사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스토리텔링은 게임 플레이와 완벽하리만치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건 감정, 감정의 동요입니다. 그리고 메트로바니아로서 이 게임은 그 일을 완벽히 잘 해냅니다. 맨땅에 헤딩하면서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을 수십 번 시도하면서 피곤하면서도 분노에 찬 뭐 그런 감정적 고양 상태에 있다가, 가슴 뛰게 하는 OST 를 들으며 보스전을 치르고 나면 소리를 지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미 최고조로 고양된 감정에 스토리텔링이 마무리로 끼어들면서 플레이어의 머리와 가슴은 온통 박동소리로 가득차게 됩니다.
훌륭합니다. 사실 메트로바니아는 어려워야 재미있는 장르입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뭔가 머리를 잔뜩 쓰고 고민한 한 수를 내는 식이 아니라 직접 적이나 퍼즐에 들이 받으며 파악한 패턴을 즉각적으로 생각하고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여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식이죠. 당연히 플레이어는 몸와 마음 모두 잔뜩 고양될 수 밖에 없어요. 거기다 너무 당연해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매 장면이 월페이퍼 감인 감각적인 비주얼과 한껏 분위기를 더하는 가레스 코커의 음악은 완전함에 화룡점정을 더하죠.
눈과 귀는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잔뜩 열려있고, 말초 신경은 즉각 반응하기 위해 잔뜩 예열이 되어 있죠. 그런 심신이 하이한 상태에서는 스토리텔링을 보다 감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됩니다. 마지막 보스전을 끝내고 나오는 일련의 나레이션과 컷씬은 감동 그 자체인데, 십수번의 트라이 끝에 이 어려운 난관을 풀었다는 성취감이 없었다면 아무래도 감흥이 덜하지 않았을까요.
서로 보호하고 보호 받는 관계, 그리고 가족의 사랑과 그 결여가 어떤 슬픈 결과를 낳는가 같은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서 너무 쉽게 대입할 수 있으면서도 너무나 깊고 진득한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깊은 여운을 남기고, 엔딩을 보고나면 잠깐 한숨 돌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게임이었네요.
전작의 한계를 딛고서 완전, 완벽해진 후속작
전작인 오리 1편의 경우, 굉장한 명작이었지만 그럼에도 작은 게임이라는 느낌을 지우기는 힘들었습니다. 볼륨이나 게임 메카닉의 다양성 면에서 모든 것이 다 갖추어졌다기 보다는 있어야 할 것이 모두 있고 잘 조율된, 타이트한 느낌이었죠.
하지만 2편은 굉장히 많은 요소를 새로이 추가한 덕분에, 보다 방대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스토리의 과정이 다소 단순했던 전작에 비해 굴곡이 많아졌고, 또 맵은 방대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요소도 많아졌습니다. 당장 오리는 전작과 달리 이제는 제대로 싸울 줄도 알며, 싸움과 이동 양면에서 여러 갈래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퍼크 시스템도 점점 착용할 수 있는 퍼크의 수가 늘어나고, 퍼크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되면서 완전히 원거리로 극딜을 넣는 오리가 될 수도, 해머를 들고 묵직하게 치고 빠지는 오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각 지역은 그 지역에서 얻는 새로운 메카닉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도록 잘 짜여있는데, 여기까지는 전작에서도 잘 했던 부분이지만 동시에 후반부에 얻게 되는 메카닉으로는 더 효율적으로 오고갈 수 있다거나, 전에는 갈 수 없던 곳을 갈 수 있게 되는 등 맵 퍼즐의 구성이 거의 완벽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전체 맵이 담고 있는 가능성은 이전보다 더 깊으면서도 넓어졌고, 대단함 그 자체죠.
거기에 스토리는 더더욱 완전해져서, 마치 1편에서 시작한 하나의 긴 여정을 아주 훌륭하게 끝맺음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저는 이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이라는 감정의 파도에 그냥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고, 전율이 이는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나서는 너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방법도 장광한 대사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와 깔끔하고 세련된 스토리텔링이라는게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게임 플레이와 이야기 양면에서 매 순간마다 그리고 마지막에도, 내가 굉장한 일을 해낸 것 같은 대단한 성취감을 줍니다.
요컨대 저는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은 오리 1편이 가지고 있던 모든 발전 가능성을 한 번에 전부 개화시킨, 완벽한 진화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작 루머가 있는 후속작이 과연 3편일지, 또 메트로바니아일지는 모르지만, 문 스튜디오는 자신들의 능력을 전부 폭발시켰고, 후속작도 매우 기대가 되는 것만은 확실하군요.
오리는 보호받는 존재에서 이제 보호하는 존재로 나아갑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만약 가격대 별로 점수를 매긴다면 이 가격대에서는 ‘오리 앤 더 윌 오브 더 위습’ 이 올해의 고티가 확실해 보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 과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와 같은 해에 발매된게 아쉬울 지경이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번 작품의 OST 를 들으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작성 / 편집: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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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메트로베니아의 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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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1편도 씝갓명작이었지만 이번 2편은 더 잘만들었습니다 며칠째 새벽까지 겜하느라 회사에서 졸려 죽을 지경 근데 정작 퇴근하면 또 이거 하느라 잠이 안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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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최적화가 잘 안된건지 잔렉이 좀 심하더라구요;;; 사양은 절대 안꿀리는데 뭐 설정을 따로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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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왔다면 goty 표 좀 꽤나 받지 않았을까 조심히 예상해봅니다
(IP보기클릭)210.207.***.***
1편 부터 꼭 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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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황제
1편 부터 꼭 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 20.03.19 14: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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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메트로베니아의 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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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1편도 씝갓명작이었지만 이번 2편은 더 잘만들었습니다 며칠째 새벽까지 겜하느라 회사에서 졸려 죽을 지경 근데 정작 퇴근하면 또 이거 하느라 잠이 안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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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회사에서는 반즈음 졸고 계시기 때문이죠. ㅋㅋㅋ | 20.03.24 15: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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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재밌음.오늘 새벽4시쯤 엔딩봄 1편은 세일하면 5천원에판다는데 사서해야지 | 20.03.30 2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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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최적화가 잘 안된건지 잔렉이 좀 심하더라구요;;; 사양은 절대 안꿀리는데 뭐 설정을 따로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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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를 기다려야할듯.. 저런 게임 특성상 저런 잔렉은 치명적이긴한데.. | 20.03.19 15: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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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쓰기가 많아서 그런가 특히 디램리스 ssd로 하면 딴게임보다 로딩렉이 매우 심하더군요. | 20.03.19 16: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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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렉있는데 별 치명적이지는않습니다;;;; | 20.03.19 16: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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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도 맞지 않기 도전과제 할 때는 치명적이죠... | 20.03.19 16: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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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치명적이라는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상당히 자주 발생했음 렉, 프리징같은거.. 게임 자체가 가볍지는 않지만 캐주얼한 느낌의 게임에서 잦은 렉이 좋은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 20.03.19 19:29 | |
(IP보기클릭)2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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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번역이 왈도체임 | 20.03.19 16: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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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존재함... | 20.03.20 16: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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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은 이지모드가 있어서 쉽습니다 | 20.03.26 1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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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왔다면 goty 표 좀 꽤나 받지 않았을까 조심히 예상해봅니다
(IP보기클릭)118.42.***.***
의외로 이런 류 게임들도 goty 꽤나 받죠. 컵헤드 도 그랬고 예전엔 아예 저니 같은 간결 간단한 게임들이 최다 고티 타기도 하고 그랬으니. 작년은 수상작들이 다른 해보다 애매했기에 정말로 최대고티 도 가능했을듯도 | 20.03.20 12:00 | |
(IP보기클릭)119.207.***.***
저도 이거 엔딩 보자마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ㅋㅋㅋ 갓겜!! 이거 작년에 나왔으면 최소 GOTY 30개 각이다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는 싸펑2077 라오어2 때문에 안될듯 ㅋ 그래도 좀 받을거 같긴 해요. | 20.03.22 20:12 | |
(IP보기클릭)61.99.***.***
(IP보기클릭)14.38.***.***
엑박콘솔용이라 키갯수 제한은 어쩔 수가 없죠. PC용으로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아예 갈아버리지 않는 이상에야… | 20.03.20 00:58 | |
(IP보기클릭)211.222.***.***
세트지정만 있었어도 훨씬 편했을텐데... 전 그때그때 기술 갈아가면서 했습니다. | 20.03.22 04:38 | |
(IP보기클릭)1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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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4.38.***.***
특히 중후반 샌드웜은 진짜 전작 최종보스보다 훨씬 어려움 | 20.03.20 00:59 | |
(IP보기클릭)223.33.***.***
진짜 샌드웜 너무 빨리 쫓아와서 가장 어려웠네요. 화면상 연출때문인건지 이거 난이도 약간 조절해야될거라 봐요. | 20.03.20 06:38 | |
(IP보기클릭)61.75.***.***
전 오히려 1편이 더 어려웠던 기억이.. 오리같은 장르의 게임이 1편이 처음이었어서 그런건지.. 그런 1편을 경험하고 2편을 해서인지는 몰라도 1편보다는 덜 고생했네요.. ㅋㅋ 1편은 진짜 혀를 내둘렀었는데;; | 20.03.20 19:56 | |
(IP보기클릭)118.129.***.***
어... 1에 보스전이라는게 있긴 한가요? | 20.03.23 08:26 | |
(IP보기클릭)14.38.***.***
어… 샌드웜도 전작 최종보스전처럼 추격전 아닌가요? | 20.03.23 14: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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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는 거기까지 못가서요 | 20.03.23 14: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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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 너다섯번정도 죽고 바로 깨서... 원래 다들 어렵다고 하는 곳인가요? | 20.03.24 20: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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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하기에는 피지컬이 좀 필요한데요; | 20.03.19 22: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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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 애들 피지컬이 왠만한 어른 이상급이라 머리 쓰는 부분이나 스킬 세팅만 지도해주면 컨트롤은 더 잘하던데. | 20.03.20 0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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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1편보다 훨씬 쉬어서 오잉 했는데 주변은 다 더 어렵다고해서 뭔가했음 | 20.03.24 04: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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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이브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것도 있겠네요 ㅋㅋ 1편 세이브가 좀 구간이 길긴 했음 | 20.03.20 19: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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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입니다. 체크 포인트가 자비로워졌어요. 심지어 보스전 중간에도 있습니다. | 20.03.23 13: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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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비로 보면 컨텐츠도 나쁘지 않았던거 같음... | 20.03.20 2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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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거위게임과 쌍벽을 이루는 오리 시리즈 | 20.03.21 00: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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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자체도 끝내주는데 탈출하는 순간 웅장한 음악과 등장하는 최종보스에, 긴박한 이벤트 이후 물이 정화된 배경까지 보여주는 기승전결이 완벽한 스테이지라고 생각합니다. | 20.03.22 04: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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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판 한글패치 있어요 | 20.03.22 12: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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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오리 한글패치 라고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이번편의 공식 한글화보다 전편(오리DE)의 유저 한글화가 번역 퀄리티가 더 높습니다. | 20.03.23 0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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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들 고맙습니다 역쉬 pc판은 한글패치가 있군요 근데 전 콘솔로만 게임을 해서리 어쩔수 없이 걍 해야겠네요 | 20.03.23 0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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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엔딩에서 거의 바로 이어진다 봐도 될정도로 은근 스토리 무게감이 큽니다. 되도록이면 무조건 1편먼저하고 2편하는거 추천드려요 | 20.03.26 02: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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