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에는 스토리 진행에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게임은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국가의 문화나 사회상이 담기는가 하면, 하나의 시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창조해나가는 경우도 있죠. 물론 이 두 가지로 게임의 특징이 완벽하게 나뉘는 것은 아니며, 개별적인 요소의 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등 경우는 다양합니다. '내 시체를 넘어서 가라 2(이하 내 시체 2)'의 경우, 옛 일본을 배경으로 하며 여러 부분에서 일본의 특징적인 부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족에 대한 이야기나 당주의 중요성, 다양한 신과 오니=요괴가 등장한다는 것 등을 통해 어떤 게임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합니다.
내 시체 시리즈의 게임 디자이너인 마스다 쇼지는 자신이 증손자를 볼 때 과연 어떤 느낌일지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내 시체를 넘어서 가라'라는 게임이 시작되었다 말한 바 있습니다. 인간의 필연적인 생과 사를 강조하는 세대 교체 시스템은 단편적으로나마 '삶'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도록 유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 세워진 후속 작품 내 시체 2는 전작이 약 15년 전에 발매된 만큼,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경험 부족으로 인한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고, 시리즈의 팬에게는 전작의 후일담 등을 통해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도록 여러모로 배려가 필요한 게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족=가족의 복수와 번영 그리고 신과 오니의 이야기. 이것이 바로 내 시체 2를 말해주는 키워드이며, 백지에 가까운 공간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것이야말로 내 시체 2가 게이머에게 권하는 최고의 스토리였을 겁니다. 과연, 의도대로 게이머에게 전달될 수 있었을까요?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한 이야기의 시작. |
■ 일족과 누에코의 괴리감. 내 시체를 넘어선 누에코
내 시체 2는 전작인 내 시체와 마찬가지로 기본 시나리오 자체는 단순합니다. 누군가가 저주를 걸었고, 그 누군가를 처치하여 저주를 푼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채 2년을 살아갈 수 없는 단명의 저주 그리고 정상적인 인간과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종절의 저주가 바로 그 저주입니다. 아주 단순한 시나리오는 그 단순성으로 하여금 플레이어에게 딱히 고민할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는 목적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큰 직선에 신과 교류한다는 가지를 여럿 만들어 마음에 드는 대로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시나리오를 만들어간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일족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었고 그만큼 몰입하기에도 좋은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위의 특징들은 어디까지나 내 시체를 바탕으로 본 내 시체 2의 토대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피해갈 수 없는 '단명의 저주' |
사실, 막연한 목표이기도 하다. |
일반적으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종절의 저주' |
신과의 교신을 통해 대를 이어간다. |
본 작품의 주인공은 일족이며, 주인공에 대항하는 세력은 이름 있는 적입니다. 전작에서는 슈텐 동자였고, 이번에는 아베노 세이메이가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숨겨진 진 주인공 누에코가 등장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 주인공의 등장으로 주인공은 병풍 역할을 담당하다가 시체가 되어갈 뿐이죠. 이는 엔딩에 도달하는 시점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누에코 덕분에 일족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누에코가 있었기에 아베노 세이메이와 맞설 수 있었고, 누에코의 힘으로 일족은 해방됩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은 누에코의, 누에코에 의한, 누에코를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니 일족의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일족은 없어도 누에코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어느 쪽이든 지나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때문에, 내 시체 시리즈의 강점인 '시나리오를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부분은 다소 퇴색되어버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신들과의 교류는 일족의 이야기보다 누에코의 이야기를 우선시하고, 플레이어는 그런 누에코를 받들어모실 수밖에 없으니 재미 이전에 짜증을 유발한다는 오점을 남기게 된 것이죠.
정리하자면, 플레이어에게 치중되어야 할 비중까지 누에코가 독점하면서 생겨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부분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보강해주기는커녕 오히려 키우는 역할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누에코를 좋은 시선으로 보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내 시체 시리즈의 핵심은 일족의 유대, 저주를 풀어낸다는 비원을 대를 이어가면서까지 이루고자 한다는 것, 신과의 교류를 통해 플레이어가 일족에게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것은 2편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당했으니 되갚겠다는 단순한 복수극부터, 어째서 이러한 일이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아감으로써 드라마틱한 전개까지 바라볼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을 두드러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주인공 일족이 큰 이야기의 밖으로 밀려나서는 안 됩니다. 동시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명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내 시체 2의 바탕이 되는 일족은 아무런 양념도 되지 않은 음식 재료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 하나로는 제 역할을 해내기 어렵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받쳐주는 양념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주 보게 될 누에코의 반복적인 전생. |
친절하게도, 누에코를 언급하면서까지 중요도를 강조했다. |
하지만, 누에코는 적도 아군도 아닌 미묘한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플레이어는 그런 누에코에게 아무런 어필도 하지 못합니다. 자신과 일족을 가족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모습이나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플레이어는 끼어들지 못합니다. 어찌 보면, 플레이어가 해야 할 이끄는 역할을 적인 아베노 세이메이가 대신 해주는 모습으로도 보여 '니들끼리 다 해먹어라'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디까지나 양념으로 존재를 과시해야 했지만, 완성된 음식으로 등장해버렸으니 재료에 불과한 플레이어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교신이 아닌, 단독으로 전생을 반복할 정도로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누에코와 자율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플레이어 일족은 서로 맞물리지 못해 이질감을 키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시나리오적인 연출로서, 누에코와 일족을 연결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강조와 누에코가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면 아쉬움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정말로 서로를 위한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
처음의 이질감은 끝에서도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
■ 재미를 더해주는 인상적이고 독특한 시스템
시나리오에 대한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고, 내 시체 2의 다른 면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반적인 던전형 RPG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겉모습이지만, 내 시체 2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요소들은 확실히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령, 충성도가 존재해서 일정치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일족을 배신하는 등의 시스템이 바로 그런 것이죠.
던전을 주 무대로 하는 턴 방식의 게임은 던전마다 정해진 보스가 있고, 보스를 처치하는 것이 던전의 메인 목표이자 클리어 방식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내 시체 2는 던전의 역할을 하는 미궁에 정해진 보스가 존재하지 않으며 동시에 일반적인 클리어의 개념이 없습니다. 때문에, 미궁의 목표는 던전과는 다르게 획일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플레이어의 따라 다른 면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육성, 오니의 형상으로 지상에 내려온 신의 처치, 시나리오의 진행 등 때에 따라 미궁으로 향하는 목표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족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투의 방식도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아군과 적군 모두 각 무리를 이끄는 대장이 존재하여, 해당 대장을 처치하는 것으로 전투가 끝나는 방식입니다. 보통이라면 보스전에서나 해당될 이러한 시스템을 전투 전체에 적용하여 전투의 흐름을 빠르게 해주고 보다 전략적으로 적을 상대할 수 있도록 해주어 상대적인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여기에 전투 시작 시에 획득하는 아이템을 보여주고, 같은 아이템의 획득이라면 캐릭터의 경험치이자 교신에 필요한 봉납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등의 특징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스킬과 같은 개념인 술법은 공통된 항목을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한 번만 얻어두면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능력치에 따라 자동으로 습득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같은 스킬을 아군 캐릭터가 합체해서 같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합체를 통해 술법의 효과를 크게 강화하는 것이 가능해서 때에 따라 전략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술법 이외에도 직업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배우는 오의를 통해 강력한 한방을 선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내 시체 2의 미궁과 전투 시스템은 개성적으로 볼 수 있는 면이 많습니다. 지나친 개성의 남발은 자칫 애매모함을 낳기도 하지만, 내 시체 2는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죠. 덕분에 빠른 전투를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데다 큰 부담 없이 미궁을 탐험할 수 있어 내 시체 2의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궁에는 클리어 개념이 없어, 특별히 표시되지도 않는다. |
대장을 처리하면 처음에 표시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
술법의 합체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할수록 의미가 크다. |
오의는 직업마다 그 종류와 쓰임새가 다르다. |
한편, 앞서 이야기한 두 저주 때문에 일족은 신과의 교신을 통해 자신의 대를 이어가야만 합니다. 교신할 수 있는 신들은 능력치뿐만이 아니라 외형, 성격, 목소리까지 전부 다르고 그 수가 적지 않기 때문에 다양성을 충분히 보장해주며, 신과 일족의 교류가 깊어지면 신을 일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저주에 걸린 다른 일족과 결혼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도 있고, 양자를 들이고 그 양자가 당주로 활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더불어 QR코드를 통해 유저끼리 일족의 아이는 물론이고 성장하는 장비 아이템인 특수 장비 역시 공유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능력치를 우선시할 수도,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여 일족을 키워낼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일족이 살아가는 지역에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여 플레이어의 취향대로 키워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무기나 방어구에 집중한다거나 전체를 고루 성장하는 등 자유롭게 성장시킬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장비가 중심이 되거나 약방과 오락이 중심이 되는 등의 특색이 자연스레 생겨나기도 합니다. 시나리오의 진행도가 높아지면, 거리에서는 축제가 벌어지고 저주받은 다른 가문과 겨루는 봉납 시합이 개최되는 등 주기적인 이벤트가 발생해 플레이에 소소한 활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신을 선택하여 교신을 하거나 |
결혼을 하는 등 대를 잇는 방법은 다양해졌다. |
시나리오의 진행에 따라 축제가 부활하게 된다. |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는 개인의 재량이다. |
얼핏 보면 어려워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내 시체 2는 대체적으로 어려운 편이고, 그렇게 만드는 요인은 개성이 가질 수밖에 없는 색다른 것의 공통적인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렵게 배워서 쉽게 쓴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럼에도 재미있는 이유는 내 시체 2가 확실하게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한 다양한 시스템들은 서로 잘 맞물리는 톱니바퀴 같아서, 개별적으로 보자면 이질적으로 튀는 것들이지만 그것들의 시너지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지금과 같은 좋은 그림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심, 기, 체는 쉬운 듯 어려운 요소의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
■ 확실하기 때문에 더욱 명확한 단점
그렇다면, 내 시체 2는 장점으로 가득한 행복한 게임일까요? 아쉽지만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점만큼, 단점 역시 플레이 중에 체감하기 쉬운 것들이 많고 시스템적으로도 이를 보완해주고자 하는 노력은 다소 부족한 듯 보여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컸습니다.
미궁은 그 다양성으로 보자면 충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9개의 미궁이 존재하고 각 미궁은 랜덤성을 지니고 있어서 같은 미궁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지역이라면 구조가 달라집니다. 덕분에 탐색하는 재미를 유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그에 비해 미궁에서의 체류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깊숙하게' 모드로도 필드에서 보낼 수 있는 순수한 시간은 고작 4분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미궁에 진입할 때 반드시 목표를 정해야 할 것을 강요받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궁을 헤매다가 귀중한 4분을 모조리 쓸 테니까요. 그럼에도 전체 지도를 볼 수 없으니 랜덤성이 가미된 탐색은 짜증만 유발하는 요소로 전락해버립니다.
일반적인 전투의 개념과는 다른 방식의 전투와 간결하고도 밋밋하지 않은 이펙트는 전투를 쾌적하고도 빠르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전투에서의 행동 패턴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반복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적들은 몸통 박치기를 하거나 무엇인가를 쏠 뿐이고, 아군은 동일 종류의 다른 무기를 착용해도 공격 모션이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신사에 모신 신의 가호나 특수 무기의 선대 효과도 사실 똑같아서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는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간결하지만 종류가 부족해 심심하고, 빠르지만 특별함은 없는 전투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술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는 합체 술법은 그 특성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몇 배는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만큼 무방비해지죠. 아쉬운 부분은 개인 술법의 활용도는 물리 공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약하다는 아주 간단한 이유 때문이죠. 오의는 각 직업별로 정해진 것을 배우게 되는데, 같은 것을 속성별로 나누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종류가 너무 적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오의가 일격필살을 의미하며 동시에 건강도를 소모한다는 것은 그 자체의 정체성으로도 볼 수 있었지만, 그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렇지 않더라도 오의는 분명 매력적인 기술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여기는 대체 어디인가. |
시간의 압박 때문에 우리는 모두 길 찾기의 달인이 되어야 했다. |
밋밋하지 않으니 나쁘지 없다.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빼면. |
진언에서 술법의 상세설명을 볼 수 없다는 것 역시 불편한 요소이다. |
대를 이어가는 방법은 총 3가지입니다. 교신을 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양자를 들이는 것이죠. 교신은 봉납점을, 나머지는 화폐인 냥을 소모합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히 이렇다 할 부분이 없지만, 시간의 소모에서 봉납점과 냥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교신은 아이를 받기까지 총 2달을 소모하고, 그나마도 교신을 행한 달은 그대로 흘러가버리기 때문에 추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에 비해 결혼과 양자는 아이를 받기까지 시간의 소모가 없습니다. 한 달에 하나만 선택하여 행동할 수 있지만, 어떤 행동이든 시간을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아이를 품에 안기까지 교신은 2달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결혼이나 양자의 선택은 비교적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내 시체 2에서는 시간의 가치가 그 어떤 가치보다 클 때가 많으니까요. 물론, 소모하는 냥과 봉납점의 크기가 다르긴 하지만 교신이 다소 불리하다는 것이나 결혼이나 양자를 받는 것이 다소 유리하다는 것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굳이 이렇게 차이를 만들어야 했나 싶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자신의 거주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투자 시스템은 좋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를 단점으로 보는 것은 의미 없는 폄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거리의 발전 상황이나 축제가 벌어질 때 단순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나 정보는 제공하면서도 플레이어는 투자를 제외하면 거리에서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어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축제를 즐기는 이벤트는 누에코와 연계하기도 좋은 부분이었을 테고, 미궁에서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대신 보상을 줄인다거나 붉은 불의 발생확률을 늘려주는 등의 부분들은 발전적인 의미에서 추가되면 어땠을까 싶은 점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역할은 하고 있으니, 선택사항이지만요.
내 시체 2에서 2개월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
매번 이렇게 봉납점을 벌 수 있다면, 고생하지도 않을 것이다. |
솔직히 왜 있는지 모를 거리 구경 모드 |
예를 들어서 매입을 3할 비싸게 쳐준다거나 하는 요소도 있었다면. |
개인적으로 장점과 단점은 동질성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 역시 짙어지듯 하나만 거대할 수 없죠. 이러한 특징을 지닌 게임들은 좋고 나쁨을 보는 이유가 의외로 비슷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을 타인은 싫어한다던가 하는 등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죠. 장점을 보고 흥미와 재미를 가지는 것도, 단점을 보고 관심을 끊는 것도 플레이어가 누리는 자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든 각자에게 정답이 되는 것일 뿐, 모두에게 공통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내 시체 2를 좋게 보고 있습니다. 애매한 녀석보다는 훨씬 매력적이니까요.
■ 그래픽을 위해 희생한 최적화, 구사일생의 로딩과 특색 있는 사운드
내 시체 2의 그래픽은 분명 특색이 있습니다. 대단히 좋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PS Vita로써 상급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특색은 게임의 코드에 맞는 그래픽이라는 것입니다. 시대가 일본의 옛 이야기였고, 오니와 각종 인터페이스의 화면은 그러한 시대에 잘 맞아 떨어지는 구성을 하고 있으니까요.
특기할 점은 이러한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프레임을 희생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최적화로도 이야기할 수 있죠. 필드, 이벤트, 기술의 사용 등 이펙트가 조금이라도 많이 들어간다 싶은 화면이라면 어김없이 느려져버립니다. 가끔은 눈이 아플 정도라 그래픽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최소수준의 프레임은 유지되도록 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항상 프레임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그래픽의 퀄리티만큼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희생을 통해 분명히 얻은 것이 있다는 부분이라는 것이죠.
대표적인 프레임 저하 구간은 화려하고 거대한 맵과 각종 오의를 사용할 때가 아닐까 싶다. |
이러한 최적화의 모습 덕분에 사실 로딩 속도는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쾌적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의 준수한 속도를 보여줬기에 내심 놀라기도 했습니다. 미궁의 진입 시의 로딩이 가장 길었고, 이따금씩 전투 시에 로딩이 다음으로 길었습니다. 각 맵을 넘어가는 구간은 짧기도 하고 길기도 했지만, 가장 긴 로딩 속도보다는 빨랐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긴 로딩속도는 가끔씩 볼 뿐이고, 그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빠른 전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사운드는 단독으로 사용했을 경우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코드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게임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몰입을 도와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죠. 무난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느낌이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사운드의 퀄리티는 결코 떨어지지 않았고 내 시체 2와 잘 어우러졌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체로 5초 전후로 로딩이 끝난다. 전체적으로도 쾌적한 수준. |
가끔은 주제곡을 들어보며 감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 일족의 도우미, 코칭
내 시체 2라는 게임을 어렵다고 느끼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미묘한 도움말의 밸런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는 것 같지만, 빠져있는 부분도 많죠. 또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기초적인 설명에 포함될 부분까지도 도움말에 넣어져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직접 찾아서 읽는 선택적 행동이 강요되는 등 편파적인 편의성이 불러온 결과로써 작용해버렸다는 생각입니다. 대체로,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플레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전작의 경우 목적성의 부여가 너무 옅었던 덕분에 무엇인지 알게 되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었는데, 내 시체 2에서는 코칭이라는 캐릭터가 추가되어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어를 도와주게 됩니다.
코칭과의 만남은 그렇게 일족이 부활하는 것과 동시에 시작된다. |
코칭은 일족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코칭에게 애정을 쏟게 된다. |
코칭을 통해 플레이어는 막연했던 부분을 상당수 해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월보를 통해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 정리해주니 잠시 플레이하지 않았더라도 언제든 이어할 수 있도록 기억을 되살려주고, 예정을 통해 3개월 뒤까지 중요한 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죠. 또한 현 시점에서 추천할만한 행동을 골라주기도 하여 옅어지는 목표를 보완해주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줍니다. 물론, 이러한 추천 행동들은 강제성이 없고 어디까지나 권유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때문에 코칭의 목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보상 같은 것은 없죠.
개인적으로는 코칭의 추천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봉납점에 보너스를 주면 어떨까 생각하곤 합니다. 목표에는 반드시 보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상이 있는 목표는 그렇지 않은 목표에 비해 조금 더 달콤할 테니까요.
결과적으로 코칭은 약방의 감초와도 같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플레이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코칭이야말로 내 시체 2가 가진 편의성이며, 다소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불필요하게 어렵다고 느끼는 점을 크게 완화해줍니다. 난이도에 미치는 영향은 적고, 전투에서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니 내 시체 2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코칭이 미처 커버할 수 없었던 부분이라면, 미궁 탐색 시에 도구 소지량 최대치가 너무 낮다는 것이나 소모품의 경우 합쳐져서 계산되지 않고 개별적이라는 것 그리고 진언에서의 스킬 정보를 알기 어렵다는 부분 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적 요소들이 반드시 게임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충분히 접근성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귀여운 그림은 깨알 같은 덤. |
아쉽지만, 잘했어요 도장으로 만족하도록 하자. |
■ 각자에게 새겨지는 의지
내 시체 2를 정리하자면 저는 '재미있고, 개성적인 게임'이라는 평을 내릴 겁니다. 극명하게 나타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평을 내릴 수 있는 이유에는 즐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게임을 글자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는 부분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내 시체 2는 범작으로써 충분하고, 혹 마음에 들었다면 수작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재고 따지자면 아쉽지 않은 게임은 없을 겁니다. 숱하게 많은 게임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면, 장점과 단점의 차이가 반드시 게임의 재미와는 직결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투는 부정할 수 없이 재미있다. |
단순해서 아쉽지만, 간결하여 전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
내 시체 2에는 생각보다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지나치게 시간을 제약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일족을 성장시키며 대를 잇는 작업은 하다보면 어느새 애정이 붙기도 하고, 엔딩 이후의 2회차를 위해 준비해놓은 콘텐츠도 있으니 나름대로 충실한 구성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아직 이것으로 끝은 아닙니다. 유저 간 멀티 플레이의 지원과 패치의 대응은 가능한 빨리 이루어져야하고, 가능하다면 최적화의 개선 역시 필요합니다. 개발사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으면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자손을 낳아 대를 이어가는 감각 그리고 플레이어가 직접 그려나가는 이야기의 전달은 절반 정도만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2회차 이상의 플레이를 반복한다면 의도했던 대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첫 번째가 담고 있어야 할 것이 두 번째, 세 번째가 가지고 있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내 시체 2라는 게임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반가운 게임이었습니다. 신선하고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의 경험은 짜릿하기까지 했죠.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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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가 지나치게 높지않나 싶습니다. 단점에 대해서 제대로 지적이 되지도 않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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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한글화만 아녔으면 .. 솔직히 돈주고 하기 아까운 게임...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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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꼴리는대로 매기는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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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하고 교신하고 싶다. 코칭하고 교신할 수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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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읽었습니다. 전작만 플레이해보고 이번작은 못해봤는데 여러 평가를 보면 누에코 문제만 빼면 괜찮은 작품 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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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읽었습니다. 전작만 플레이해보고 이번작은 못해봤는데 여러 평가를 보면 누에코 문제만 빼면 괜찮은 작품 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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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가 지나치게 높지않나 싶습니다. 단점에 대해서 제대로 지적이 되지도 않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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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한글화만 아녔으면 .. 솔직히 돈주고 하기 아까운 게임...수준.... | 14.09.25 02: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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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꼴리는대로 매기는 점수.. | 14.09.26 12: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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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하고 교신하고 싶다. 코칭하고 교신할 수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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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 14.09.25 22: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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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칭코! | 14.09.25 22: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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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코가 먼가해서..찾아봤는데;;;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말씀드림 ㅈ ㅏ ㅈ ㅣ.ㄱ ㅗ ㅊ ㅜ 라고하네여;; | 14.09.26 00: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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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유저들이 모를리가 없는 칭코! | 14.09.26 20: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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