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기사는 오르도비스와 실루리아, 두 명을 필두로 한 열 여섯명의 기사들로 전왕 고드프리를 섬겼던 이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름은 지질 시대 고생대 중 두 번째에 속하는 4억 8830만 년 전~4억4370만 년 전의 오르도비스기와, 고생대 제 3기인 4억 4370만년 전 ~ 4억 1600만 년 전의 실루리아기에서 따왔죠.
도가니 기사는 본래 황금률 초기에, 인간에게서 여러 생명체의 형상이 나타나던 모습을 간직한 것이라고 하죠. 그러니 생명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고생대의 두 시기에서 이름을 따온 것일텐데....
흥미롭게도 이 두 시대는 각각 세 개씩의 '세'로 나뉘는데 이건 그리 중요치는 않습니다. 이 세가 다시 나뉘며 총 열 네 개의 '절'이 메인이죠. (애초에 오르도비스기는 전중후세로 나뉘어서 이름을 해석할게 없기도 하고요.)
합하면? 네. 필두기사 둘을 포함한 열 여섯명의 도가니 기사 숫자가 나오죠.
이를 통해 도가니 기사들의 이름을 유추해보면
실루리아 휘하
* 러드포드
* 고르스트
* 호머
* 셰인우드
* 텔리치
* 애런
* 루던
뭐, 여기야 별 의미없는 망상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 다음.
오르도비스 휘하
* 히르난트
* 캐티
* 산드뷔
* 대리윌
* 다핑
* 플로
보시다시피 사냥개 기사 둘의 이름이 나오는군요.
사냥개기사는 말도 하지 않고, 단지 집념만으로 움직이는 충견으로 키워진 이들이라고 하는데....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얼굴을 완전히 폐쇄하는 투구의 형상에서 원래 신분을 감추기에 최적화된 설정이기도 하지요. 거기다 도가니 기사들은 후대에 멸시되었다고 하는데, 사냥개라는 칭호가 그 집념을 의미하는 것이기야 하겠지만 동시에 멸칭으로도 충분히 성립할만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럼 왜 사냥개 기사에 창을 쓰는 녀석들은 없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신통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도가니 기사가 두 파벌로 나뉘었다손 치기에는 오르도비스가 실루리아의 부하를 대동한 채 아우리자 영웅묘지를 지키고 있지요. 더구나 이 곳은 로데일의 영향권이고요. 반대로 실루리아가 따로 논다기에는, 이 녀석도 뿌리 밑바닥에서 왕자의 유해를 지킨다고 볼 수도 있고요.
그런데 마침 다시 읽어보면서 떠오른건데, 얘들 갑옷이 두 계열이란 말이죠.
도끼와 나무.
이 둘은 원래 서로를 견제하는 역할이 아니었을까요?
굳이 하나의 기사단에서 필두가 둘일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동등한 명령체계가 둘이 되면 둘간에 알력다툼이 있을 수도 있지요. 물론 선의의 경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공을 다투다 공멸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그런데도 오르도비스와 그 휘하 기사들은 굳이 나무를 찍는 도끼를, 황금나무의 시대에는 다소 위협적이고 오만하다 싶을 정도의 상징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황금의 일족에는 도끼의 상징 또한 있지요. 첫 왕 고드프리.
그럼 도가니의 기사는 실질적으로 내심 마리카를 따르는 실루리아계와, 우직하게 고드프리를 따르는 오르도비스계로 나뉘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실루리아기는 최초로 절지동물이 육상에 진출한, 즉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자들의 시대였으며
오르도비스기는 생태계의 5대 대멸종 중 최초의 대멸종이었던 실루리아-오르도비스기 대멸종으로 끝맺음한 멸망의 시대였고요.
지질시대의 이미지를 빗대보자면, 실루리아계 도가니 기사들은 전쟁 초기에 황금률의 시대를 위해 맹활약을 해 입지를 다지고
오르도비스계 도가니 기사들은 고드프리가 빛바랜 자가 되어 영락하자 흔들리는 시대에 대비해 여러가지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외부 지역에서 흔히 보이는 도가니 기사들은 대검기사가 더 많은 편이고, 아예 대검기사 하나는 화산관에 몸을 담고 타니스의 기사를 자처하는 것을 보면 오르도비스 휘하 기사들은 말 그대로 산산조각나 사방으로 흩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오르도비스가 자기 부하도 아닌 실루리아계 도가니를 데리고 영웅묘지를 지키고 있었던걸지도 모르고요.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일부가 사냥개 기사라는 처지로 몰락했다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봅니다.
뭔가 시원하게 딱 맺어지는 구석이 없어서 아쉽긴 합니다만.... 또 재미있는 단서가 발견되면 그 때 이어서 쓸 수 있겠지요 :)
"오병장님, 이따 근무 끝나고 도가니탕이나 한 술 뜨시렵니까?"
"실이병 넌 맨날 도가니탕만 먹고 안질리냐?"
ps. 혹시 작중에 등장하는 도가니 기사/사냥개 기사가 총 몇인지 확인하신 분 있으신가요?
전 이제 막 1회차 막바지인 터라 미처 체크해볼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억나는건 스톰빌에 1개체, 도읍 로데일에 2개체, 아우리자에 오르도비스 외 1개체, 노크론에 3개체, 깊은 뿌리 바닥에 실루리아, 타니스의 기사로 9개체밖에 안되네요. 이밖에 무너지는 파름 아즈라에 1개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보로 폭풍의 언덕 1개체 추가합니다!
현재 12개체
사냥개 기사의 경우 대리윌, 플로, 리에니에 정문쪽 1개체, 마술도시 사리아에서 영원한 어둠 줍는 곳 1개체, 겔미어 전쟁묘지에 1개체, 화산관 비밀통로에 1개체로 총 6기만 기억나고요.
일단 현재 확인된 수로 보면 사냥개기사=도가니는 아닐테고, 사냥개 중 일부는 도가니였다는 정도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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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도가니 말씀하신건 드립으로 쓰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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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드립이지요 :) 부전공으로 귀금속 다뤄보는 것도 쬐끔 해봤는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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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두명이 이렇게 훜들어오네요 ㄷㄷ 급 소름돋았습니다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절묘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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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혹시나 싶어서 오르도비스, 실루리아기에 하위 분류가 몇개인지 확인해봤는데 거기서 딱 대리윌이 보이더라고요 | 22.03.27 2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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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가 그 먹는 도가니 아니고 대장간에서 쓰는 쇠녹이는 사발을 말해요 도가니 기사 이름 자체도 坩堝騎士 감과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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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누티
마지막에 도가니 말씀하신건 드립으로 쓰신겁니다… | 22.03.27 20: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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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드립이지요 :) 부전공으로 귀금속 다뤄보는 것도 쬐끔 해봤는걸요 ㅎㅎㅎ | 22.03.27 2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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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른 이름들은 확인 못해봤는데 플로는 플로 절Floian의 Flo에 H 하나 더 붙은 Floh더라고요. 대리윌절은 Darriwilian라고 쓰는데, 사냥개 기사 대리윌 역시 Darriwil이라고 씁니다. | 22.03.27 2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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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두명이 이렇게 훜들어오네요 ㄷㄷ 급 소름돋았습니다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절묘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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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싶어서 전부 옮기면 실루리아기 전기 루들로세Ludlow에 러드포드절Ludfordian, 고르스트절Gorstian, 중기 웬록세Wenlock에 호머절Homerian, 셰인우드절Sheinwoodian 후기 란도베리세Llandovery에 텔리치절Telychian, 애런절Aeronian,루던절Rhuddanian 오르도비스 전기 히르난트절Hirnantian, 캐트절Katian, 산드뷔절Sandbian 중세 대리윌절Darriwilian, 다핑절Dapingian 후기 플로절Floian, 트레마독절Tremadocian 플로의 경우처럼 약간의 변형이 있을수도 있어서, 혹시 또 짐작이 가시는게 있으면 공유했으면 합니다 ㅎㅎㅎ | 22.03.27 2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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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프롬뇌 화끈하게 터진 기분입니다 후후후 | 22.03.27 21: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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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도가니라는게 굉장히 멋있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 22.03.27 2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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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맛에 프롬겜을 하지요 ㅋㅋㅋㅋ | 22.03.27 2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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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에도 있었던가요? 그녀석은 기억을 못했군요 ㅎㅎ | 22.03.27 2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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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거기 별 물방울 있는데였죠? | 22.03.27 2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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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음... 영원한 어둠인가 먹는 쪽이었죠? | 22.03.28 08: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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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관이라고 쓴 녀석이 그녀석 말한건데, 혹시 화산관 지역에 또다른 놈 하나 있나요? | 22.03.28 08: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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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스 옆에 수호기사는 도가니 기사 쎈놈이고 비밀문 안에 있는 놈은 잡몹 사냥개기사. 이놈은 근데 리젠되더군요. 처음 잡을때 사냥개발톱 주는데 도가니 기사 시리즈는 아닐지도... | 22.03.28 08: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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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둘 따로 말한거 맞아요. 사냥개 발톱의 경우 대리윌도 대곡검: 사냥개의 긴 이빨을 드랍하기 때문에 해당 프롬뇌에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모션비교는 안해봤지만, 도가니 중에 용 발톱 쓰는 녀석도 있다고 들었으니 대형 검과 발톱이라는 이형 쌍도 조합에 그럴듯한 사유가 될 수도 있겠지요. | 22.03.28 08: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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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감사합니다! | 22.03.28 08: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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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래간만이네요 :) 이번에도 고퀄리티 프롬뇌 기대합니다 ㅎㅎㅎ | 22.03.30 13:3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