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라오어2 재밌게 하신분들만 보셨으면 좋겠어요.
스토리나 엔딩에 유감있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사람마다 취향이라는게 있죠. 저는 굉장히 아쉬웠네요" 같은 댓글은 죄송하지만 사양할게요.
소감부터 말하자면 소름에 소름이네요.
게임이 이정도 경지에 올랐다는게 와...
사실 어느정도 스포를 당해서-엘리가 죽는다는, 거짓스포- 김샜다 싶은 맘으로 게임을 시작했는데도 끝까지 너무 좋았어요.
조엘이 죽는 장면에서-조엘이 죽은게 좋다는게 아니라- 그 충격, 공포, 분노가 절절하게 느껴져서 이거 진짜 예술이네 싶더라구요.
캐릭터들 표정연기가 이건 뭐 영화 수준이네요. 눈이 높아져서 앞으로 싱글게임들 어떻게 할런지 걱정입니다.
사실 애비 파트 시작하면서 거부감이 들었어요. 누구나 그랬겠죠. 그래서 한참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에 보충제를 모아도 업그레이드도 안해주고 총기 개조도 안했어요.
얘가 나중에 '우리'엘리 죽일까봐서요. 그런데 게임이 진행되면서 저도 모르게 애비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더군요. 딸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고, 부성애 같은 감정은 잊고 살던 조엘이 점점 엘리에게 유대감을 느끼기 시작하죠. 마찬가지로 애비의 이야기에서도 레브와의 관계를 통해 그런 유대감이 형성되는 이야기를 게이머들에게 설득시키는 과정은 싫으면서도 고개를 끄떡이게 되더라구요.
극장에서 애비와 엘리가 싸울 때 조마조마했습니다. 결국 죽이진 않더라구요. 두명의 임산부를 대조시킨 점도 참 인상깊었습니다. 스토리 곳곳에 자리한 장치들이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는게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아 그래서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방식도 개인적으로는 인상깊었어요.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일 수 있는데, 제시가 죽는 장면이나 저격수에게 애비의 친구 멜?이 죽는 장면은 공포의 현장감을 잘 살려주더라구요.
본격적으로 엔딩 이야기 좀 하죠.
극장에서의 전투가 끝나고 디나와 행복한 나날을 지내는 장면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언차티드4 엔딩이 떠오르더라구요. 저만 그랬나요?
엘리 모습도 바뀌죠. 걸치고 있는 옷이 바뀌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확연하게 초반에 애비를 죽이기 위해 독기를 품은 모습이 아닌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묘하게 근육도 빠져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아니 확실히 여리여리 해졌어요. 폭력으로 점철된 살인근육, 그거 확연히 줄어들어 있더라구요. 원래의 그 엘리가 아니구나싶게.
아 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쾅!하고 피떡이 된 조엘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라오어는 "아직 안끝났다."고 이야기하죠.
그렇게 두어번 조엘의 모습을 떠올리는 엘리를 보여줍니다. 초반의 광기어린 피의 복수의 감정은 어느새 사그라들었지만 끝내 풀지못한 숙제가 남았다는 뉘앙스를 풍기는게 참 묘했습니다. 복수에 임하는 엘리, 혹은 게이머의 감정이 변합니다.(적어도 저는.)
마지막 그 해변가에서 매달려 묶여있는 애비의 처량하고 처참한 모습을 보며 감정이 복잡해지죠. 그 상태로 바로 칼빵을 놓을 수도 있으나 풀어줍니다. 레브도 함께요. 보내주는 것도 아니고 붙잡는것도 아닌, 서로 다른 보트를 타려고 할 때 다시한번 쿵. 조엘의 얼굴.
브금과 함께 "I can't let you leave." 감정이 폭발합니다. 아드레날린 뿜뿜. 와씨 그치. 이제는 광기어린 복수가 아니다. 나도 어쩔 수 없다. 널 보내줄 수 없다.
어쩜 게임 속 캐릭터들이 이렇게 연기를 할까요. 어떻게 모델링을 땋길래 이정도 경지에 올랐을까요. 두달간 갇혀서 다소 왜소해진 애비, 칼을 놓쳐버린 엘리, 처절한 주먹 싸움을 벌이는 두명의 여성캐릭터. 압도적인 광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기타를 치는 사람이라 마지막에 기타를 치는데 손가락이 없어서 삑삑대는 장면까지 소름이었습니다. "I can let you leave."이후부터는 계속해서 온몸의 털이 쭈뼛서는 느낌이었어요.
게임 엔딩 이후로 이렇게 여운이 진하고 큰 울림을 줬던 게임은 위쳐3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2016년도부터 그해의 대작들은 대부분 다 엔딩을 봐왔어요. 그런데 이런 감정 진짜 오랜만이네요. 너무너무 이 감상을 나누고 싶은데 온갖 커뮤니티에서는 라오어2 성토분위기라 참 아쉬워요. 스토리, 엔딩이 납득이 안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저처럼 정말 좋았던 분들이 계시겠죠? 좋았다는 감상도 자유롭게 나눠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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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재미있게 했습니다. 저는 게임을 할때 그 상황에 몰입을 하는 편인데 이번작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감이 엄청났네요. 엘리 1일차는 약간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뒤로 갈 수록 점점 이야기 진행이 흥미로워지고 엘리와 애비파트가 서로 겹쳐지는 부분들은 정말 멋진 연출이라고 느꼈습니다. 가을쯤에 사이버펑크를 끝내면 2회차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땐 또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할 수 있을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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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생을 살면서도 어떻게 죽었는지보다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더 기억하게 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조엘이 그랬어요. 허무한 죽음이었지만 엘리의 회상들에 등장하는 조엘의 삶은 애틋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전달되었기에 충분한 분량과 출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다시 한 번 한 달 전으로 돌아가도 라오어2를 구매” 할 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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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이 게임속 캐릭터들의 표정연기가 정말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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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솔직히 2회차 하는데 1회차에서 적(?)으로 보였던 애비 일당들도 그냥 다 같은 사람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게임 안의 전투 중에서 적과 설득도 안되고 싸워야 하는 부분이나, 울프 - 세라파이트의 갈등도 그렇고, 결국 폭력의 연쇄... 이런것들이 커져서 전쟁도 일어나고 하는구나... 를 생각하게 됩니다. 애비 초반부 플레이 할 때 세라파이트 애들이 시비걸어서 다 죽이고, 휴전 끝났다는 부분 보면 미국, 중동... 이 쪽 얘기랑 참 비슷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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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차까지 했습니다. 라오어2를 하면서 단 한순간도 실망한적 없습니다. 아직도 온갖 감정이 뒤섞인 조엘, 엘리, 애비의 표정이 선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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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차까지 했습니다. 라오어2를 하면서 단 한순간도 실망한적 없습니다. 아직도 온갖 감정이 뒤섞인 조엘, 엘리, 애비의 표정이 선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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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이 게임속 캐릭터들의 표정연기가 정말 미쳤습니다. | 20.07.14 13:15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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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골렘
저두요. 극장에서 제시는 죽고, 토미는 붙잡히고 엘리는 총을 버렸을때 손에 땀을 쥐게하더라구요. | 20.07.14 1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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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재미있게 했습니다. 저는 게임을 할때 그 상황에 몰입을 하는 편인데 이번작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감이 엄청났네요. 엘리 1일차는 약간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뒤로 갈 수록 점점 이야기 진행이 흥미로워지고 엘리와 애비파트가 서로 겹쳐지는 부분들은 정말 멋진 연출이라고 느꼈습니다. 가을쯤에 사이버펑크를 끝내면 2회차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땐 또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할 수 있을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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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고 같은 생각이시네요 연출력이 너무나 훌륭해서 오히려 파트1보다 더 몰입감이 강렬하더군요. 파트2하고부터 다른 진행중인 게임들 켜봐도 지금 계속 파트2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발할라 트레일러 봤는데 말씀대로 모션도 엉성하기도 하고 과연 재미있게 할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게임들도 빠트2가 눈을 너무 높혀놔서 제대로 엔딩까지 볼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20.07.14 17: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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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도 그렇습니다 2회차 끝내고 여운과 엘리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유튜버 겜영상까지ㅡ또보고 있고 ..파트1그냥 유튜버에서만 봤는데 아에 리마스터를 질러 1부터 정주행 할라고 합니다 눈이 너무 올라가서 후유증 오집니다 흑 | 20.07.14 17: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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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솔직히 2회차 하는데 1회차에서 적(?)으로 보였던 애비 일당들도 그냥 다 같은 사람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게임 안의 전투 중에서 적과 설득도 안되고 싸워야 하는 부분이나, 울프 - 세라파이트의 갈등도 그렇고, 결국 폭력의 연쇄... 이런것들이 커져서 전쟁도 일어나고 하는구나... 를 생각하게 됩니다. 애비 초반부 플레이 할 때 세라파이트 애들이 시비걸어서 다 죽이고, 휴전 끝났다는 부분 보면 미국, 중동... 이 쪽 얘기랑 참 비슷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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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랑 대화에 그런게 더 자세히 나와있죠 누구는 군인이랑 사귀면좋은점 잡담하고 누구는 소원으로 그 남자랑 잘되게 해달라거나 울프든 스카든 다들 사연있는 인간들이라는 메세지가 심어져있습니다 이게 게임에서 논란이 되는 루도 네러티브라는건데 그 동안 언차티드같은 게임에서 그냥 적들을 다 죽여라 해서 죄책감없이 죽여왔다면 이번엔 다들 사연있는 주인공이랑 별 다를 바 없는 인간들이야 죽여봐 하고 죄책감을 부여한거죠 특히나 엘리로 노라 멜죽이려는 부분이랑 애비로 엘리 죽이려는 부분 반대로 엘리로 애비 죽이려는 부분 미친 실험정신이라고 봅니다 저는 진짜 그 캐릭터에 빠져들어서 내가 직접 주인공이 된듯한 몰입감이었어요 이 부분이 많은분들은 불쾌했다 하시던데 저에게는 처음 경험해본 신선하다못해 미친 게임이었네요 | 20.07.14 22: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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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생을 살면서도 어떻게 죽었는지보다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더 기억하게 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조엘이 그랬어요. 허무한 죽음이었지만 엘리의 회상들에 등장하는 조엘의 삶은 애틋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전달되었기에 충분한 분량과 출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다시 한 번 한 달 전으로 돌아가도 라오어2를 구매” 할 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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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 자체가 비호감적인 캐릭터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애비가 다 잃어버렸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애비에게 있던 모든 갈등이 사라져버리고(그것도 애비 자신이 해결하는 것도 아닌 남의 손에 의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고 해석을 하더라고요... _-; 그게 너무 작위적이라고... 아 어떻게 보면 틀린 건 아닌데 참... | 20.07.14 16: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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