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월부터 바쁜일이 많아서 백야, 암야까지만 클리어해두고 잠시 접어두었던 이프를
지난주 금요일에 다시 꺼내들어 주말동안 달려서 클리어. 총 플레이시간은 33시간이었습니다.
거의 하루에 10시간꼴로 했네요.
2. 난이도 및 제한플레이 사항
딱히 제한플레이를 한것은 아니었는데 시간이 적다보니 마이캐슬이나 DLC 없이 정식시나리오만 주욱 달렸습니다.
어짜피 백야, 암야할때 사쿠라/엘리제 ~ 유우기리까지 등장하는 여성캐릭터와 남주인공의 지원S를 찍어놓은 탓에 더 볼게 없기도 했구요 (...)
단지 맵에나오는 요소는 전부 봐야겠다는 심정에서 맵 구석구석까지 다 훑고다니느라 막상 아끼려던 시간은 정말 오래걸렸네요.
백야 - 루나틱
암야 - 하드
투마 - 루나틱
백야는 하드로 시작했다가 중간쯔음에 루나틱으로 다시 시작했고 암야는 하드로 쭈욱 했었습니다.
투마는 암야보다 쉽다는 평이 많아서 그냥 루나틱으로 직진했는데 별 문제 없었어서 잘 선택한거 같네요.
나중에 시간되면 암야 루나틱도 진득히 클리어할 생각입니다.
시나리오만 진행하니까 만렙찍은애가 거의 없고 후반 시나리오로 들어가면 료마나 타쿠미도 이빨이 안들어가서 머리쓰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스킬습득정도는 해도 괜찮았을텐데 재미를 위해 안하고 진행했고 돌이켜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막상 스킬같은거 달아주려하면 정말 좋은걸로 달고싶어져서 이성저성 기웃기웃하다가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을 테고요..
3. 스토리
백야, 암야의 기억을 되살리며 플레이했는데 조금 유치한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각성때 스토리는 '클리셰 가득인 전개이지만 그래도 왕도적인 이야기로 잘 만들었네' 하고 감탄했었는데
if는 투마왕국편까지 오니 그제서야 각성때의 그 느낌을 받았네요.
근데 투마왕국을 위한 스토리 밑밥까는 편수가 백야, 암야편 50장이라 좀 오래 걸렸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긴시간을 백야암야를 플레이하고 투마왕국을 하다보니
투마편의 스토리 하나하나에 감동받게 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죽고 죽이던 료마와 마크스가 악수하는 장면은 상당히 감개가 깊었는데
투마편만을 플레이했다면 받을 수 없는 감동이었겠죠.
4. 공/방진
각성의 듀얼 시스템에서 공방진으로 바뀌면서 여러모로 달라진 점은 차치하고
무엇보다 적들도 공/방진을 사용해서 저를 귀찮게(그리고 즐겁게) 해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5. 무기 사용회수 및 패널티
무기사용회수 폐지하면서 무기별로 추가 보정이나 패널티를 더 심하게 주게 된 것도 나름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하는데
S랭크 무기 패널티가 너무 심해서(다음 공격시까지 힘/마력 반감) 쓸 일이 없었다는게 아쉽네요.
맵에서 보물상자 까면서 꾸역꾸역 먹어놓기는 했는데 말이죠.
그 외에 턴당 1씩 회복하는 대신 쓸때마자 능력치 감소하는 패널티나, 무기 착용시 스탯패널티 같은 것은
고위력 무기를 필요한 때에 적절히 패널티 고려해가며 쓰는게 즐거웠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6. 지원회화
주인공은 엘피와 짝지어주었고 이후 주인공은 장판파의 장비가 된 엘피의 등에 업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되는대로 올려주긴 했는데 C이상으로는 잘 안오르더군요
초반 주인공은 페리시아를 후위로 붙여놓는게 상당히 좋아서 금방 S까지 올랐는데
주인공은 엘피와 결혼하는것이 예정이었으므로 아쉽게도 페리시아는 이번 생에는 결혼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왕족들은 백야/암야에서는 못보는 지원회화 내용이 궁금해서 전부 A,S까지 올려주고 싶었긴 했는데
일부러 후반스테이지에서 붙여놓고 쓰기도 했지만 한둘이 A까지 올라가는게 한계였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하트작해서 지원회화를 다 채워야겠죠.
7. 초반 5장에서 있었던일
료마가 보스 ???를 잡아버렸습니다...
백야/암야 플레이할땐 한번도 없던 일이었는데, 명중률 70%짜리 공격은 다 피하고 자기는 명중률 50%대면서 계속 짤짤이로 맞춰서 잡아버리더군요..
경험치 1밖에 못먹는 주인공을 안쓰면서 스즈카제와 린카에게 경험치를 몰아주는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아래쪽 마도사와 용병들이 료마에게 맞아죽으면서 난장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료마형 대단해.
지금 생각해보니 스즈카제도 린카도 다른 멤버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빠진지라 궂이 그렇게 공들여가며 경험치작업을 해줬어야 했나 의문이네요 ㅋ
8. 그 안개같은 얼음 깨부수면서 맵을 밝히는 스테이지
숨겨진게 있는데 지나치는건 싫어서 깨작깨작 다 부수고 클리어했는데 별건 없더라고요.
근데 보스방 앞쪽 얼음 깨니까 왠 묠니르 든 마도사가 튀어나와서 ㅡㅡ...
미친거 아니야? 라고 소리쳤었습니다.
아군 누가 떄려도 반격때 크리가 뜨면 뒈짖하는 상황이 되더군요.
얼음 깨부수느라 한명이 턴종료 해버렸으니까 도망칠수도 없고요.
결국 크리맞을 확률이 가장 낮고(20%), 한턴에 마도사를 처리가능한 주인공으로, 하이드라 님께 기도를드린 다음에 때렸는데
다행히 크리 안터져서 잡았습니다. 정작 보스인 조라는 왜 그렇게 약한건데.
9. 고인능욕
사실 유명 만화에서 예토전생이라는 고인능욕이 유행하기도 했었고, 고인능욕이라는 소재도 익숙하다면 익숙합니다만..
캐릭터의 슬픈 죽음과 거기에서 물흐르듯이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고인능욕.
압권인 것은 진짜 시체를 살려낸듯한 캐릭터 그래픽(왜 얘만 이렇게 시체같은 표현을 한 걸까요?)과 대사였습니다.
충격적이었다는 표현 이외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10. 빨간문? 파란문?
미코토의 대사가 자꾸 귀신이야기에서 귀신이 사람 유혹할때의 대사처럼 들려서 오들오들 무서워하며 플레이.
마지막 문 선택시에는 흐름상 아닌것을 알면서도, 믿음 타령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되어 혹시나? 하며 문을 열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고나서 아차 싶더군요.
'아 어쩐지 처음부터 다른쪽 문 열면 어떻게 되는지 시험해보고 싶더라.'
'첫방에서 시험해봤으면 보스직전에서 이럴일은 없었을텐데!'
안그래도 보스 때려잡으려고 문앞에 죄다 4열종대로 모여있었습니다. ㅜㅜ
스토리에 사도적인 부분을 전혀 기대를 안하고 봐서인지는 몰라도, 제가 주인공보다 더 순진한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엘피로 문 막고 한턴을 버텨야 했는데
엘피가 아무래도 마방이 낮다보니 주인공 방진+사쿠라와 페리시아 스킬효과+수비력 올리는 창을 들려줬음에도
닌자 독데미지 + 마도사에게 두방맞고 실피가 되어 정말 아슬아슬하게 살았어요..
플레이하면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었습니다.
11. 자식세대
백야 암야에서 자식들은 전부 얼굴 봤었기도 해서 한명도 영입 안하고 플레이했습니다.
애초에 주인공밖에 결혼을 못해서 외전이 나오지도 않았지만요.
자식세대에 대해서 아쉬운점은 시나리오상에 비중이 0.00%라는 점입니다.
백야/암야에서 클리어후 자기 삼촌이 백야왕/암야왕이 되었는데도 축하하는 자리에 코빼기도 안비추던 칸나가 너무 야속하게 느껴지네요.
사실 다른 캐릭터들처럼 참가했는데 중요인물이 아니라 대사가 없고 한다면야 할말없지만.
각성처럼 종장에서 살아남은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에게 한마디씩 하는 장면도 있었으면 하는데
이번작은 왕족 10인이 모든 지분을 다 독식해버렸네요..
12. 단점
투마루트를 클리어하니 확실히 파이어엠블렘 if를 다 클리어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백야나 암야만 플레이해서야 반쪽자리 게임이네요 if는..
반쪽자리 게임이라고 해도 캐릭터의 수나 플레이 볼륨면에서 불평할 부분이 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만, 유일 아쉬운점은 스토리입니다.
특히 백야와 암야를 클리어했을때 너무 찝찝하게 끝내는 것이 악수로 작용한 것 같아요.
어떻게든 투마루트를 팔아먹는게 좋으니까 최대한 숨겨진 떡밥이 있다는 티를 내다보니
암/백야는 클리어해도 밝혀진건 전혀 없다는 느낌이 들고, 왠지 중간보스를 쓰러뜨린듯한 기분밖에 들지를 않죠.
백야와 암야 스토리를 좀더 완결감이 있게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고, 투마는 백야 암야에서 희미하게 언급되었던 부분만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면 좀더 몰입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니면 백야+투마, 암야+투마로 완결루트인 투마편을 같이 포함에서 팔거나요.
백야+투마 구입한 사람이 투마에서 암야 캐릭터를 사용하려면 암야를 구입해야하게 하는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또한 백야/암야에서 진짜 악역은 암야왕국의 정해진 몇몇 놈뿐이고 '모든 원흉은 다 이 녀석들이야!' 라는 것도 비장감이 떨어지는 요소였습니다.
입장차이로 인한 대립으로 싸우는 모습이 보고싶었는데,
'진짜 나쁜놈은 따로있고 걔들 죽이면 얘내랑은 좀 싸우는 척 하다가 마지막엔 화해하겠지'
주인공을 끝없이 괴롭히던 뻔한 악역들의 역할을 최대한 배제하고 스토리를 써내려갔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13. 총평
아쉬운점을 많이 적긴 했지만 if에서 아쉬운 부분은 딱 그 정도입니다. 다른부분은 모두 만족스럽구요.
저는 파엠시리즈를 안해본 상태에서 각성으로 시작했고, 그때 상당히 감명깊게 플레이했었습니다.
이번에 if가 나온다길래 다시한번 각성을 플레이하며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상태에서 if를 하니까 개선된 부분들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참 즐겁게 게임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마크스랑 1:1을 하는 장면에서 맵이 그대로 전투씬의 3D 배경으로 전환되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것이 생각나네요.
세 루트를 클리어하며 각각 30시간 이상 투자했고 또 지원회화와 자식들 수집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들었으니 100시간은 당연히 넘었겠고..
한글판이 나오면 그때도 아마 구입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어느 기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다음작품도 어서 나와주면 좋겠네요. 각성과 이번 작품을 본다면
다음작에서는 또 이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텐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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