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걸쳐서 즐겼네요. 1회차는 한명도 피 안빨고 하고, 2회차는 모기마냥 쪽쪽 빨면서 했습니다.
재미는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액션말고 스토리로서요. 액션은 처음에는 재미있다가 후에는 거의 유사한 몹들만 나오기도 하고 해서 노가다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1회차 때는 헬이였네요. 시민들 피를 안빠니 겸치는 오직 적잡아서 얻어야 하는데, 잡아도 100줄까말까 하고, 저와 렙차가 7이상 벌어져서 다크소울 하는 느낌으로 했습니다. 잡몹도 잘못하면 훅가더라고요.. 게임 내 메세지로도 진행이 어려우면 '시민들을 죽여 겸치를 얻으라'고 하는 걸 보면 나름은 패널티인 것 같아요. 보스전은 거의 10트라이는 기본으로 하고... 밴파이어 헌터 보스전때는 30트도 했네요.(물론 제가 액션게임을 못하긴 합니다만...)
반면에 2트때 피쪽쪽 플레이를 하니, 너무 편하더군요. 스킬도 쭉쭉올리고 랩이 막 오르니 상대하기도 쉽고 좋았습니다. 다만 2회차다보니 전투가 너무 지겹더군요.
역시 액션보다는 스토리가 좋았습니다. 각 지구마다 존재하는 각각의 케릭터들의 스토리들. 힌트를 모아가면서 그들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도 좋았고, 메인스토리도 마지막에는 조금 어이없었지만 이해해줄만한 내용이었네요.
(강스포 주의)
그리고 거점 주요 인물에 대한 선택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것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크래인 여사를 병원에서 사임시키면 교회지구를 잘 책임져주고, 반면에 최면을 걸어 다 잊으라 하니, 좌절하다가 이후에 스컬이 되어버리고요.
가까운 이의 사망에 각 케릭터의 반응이 다양한 것도 좋았습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가까운 이를 죽인 뱀파이어를 잡기 위해 프라웬 뱀파이어헌터에 입단하고, 어떤 이는 실종되었다가 스컬이 되어버리고, 어떤 이는 좌절하고, 또 어떤 이는 꿋꿋이 버텨내고..
그런 서사 하나하나가 너무나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개발진들이 시민들 하나하나 스토리를 창조했다고 했었는데 허언은 아니였습니다.
다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것은 시민을 죽이는 곳이 정해져 있어서, 최면을 건 위치에 가까운 곳에서만 죽일 수 있다는 점이 좀 아쉬웠고.
위생지수가 지구마다 존재는 하는데, 사실상 지구가 폐쇄되는 hostile 지점이 아니고서야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또한 붉은 색Y자가 뜨는 중요한 선택 지문도 잘 보면 몇개를 제외하고는 게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애초에 시민을 죽이는 숫자와 거점 주요인물의 처리에 따라 엔딩이 작게 갈리는 만큼, 제 선택에 따른 나비효과는 게임 엔딩을 놓고 봤을때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거점 주요인물이 제 선택에 의해 죽으면, 위생지수가 크게 하락하며, 지구 폐쇄가 쉬워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각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나타나지 않고 그저 '요새 지구 상황이 어떻나'와 같은 선택지 하나가 추가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엔딩 마지막에 살아남은 이들의 애프터스토리도 적어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엔딩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플레이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인공이 이 런던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심이 됩니다. 아둥바둥하며 시민들을 구하고, 치료하면서 플레이 할 수 있고, 혹은 혈사를 일으키며 잔인한 연쇄살인범 플레이를 할 수 있죠.
하지만 유저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던지, 희생자의 숫자에 따라 그저 뱀파이어 여사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저와 함께한 런던의 각 지구들의 미래나 각 케릭터들의 미래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너무나 훌륭한 케릭터들을 창조해놓고서는 그저그 런 평범한 연애물로 엔딩을 내버리니 너무나 아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회차때는 그동안 피 안빨면서 힘겹게 싸워온 저의 노력은 뱀파이어 여사와 여행을 간다로 끝이 났습니다...
2회차때 주인공은 런던에 혈겁을 일으키면서 냉혹한 살인자 그 자체였지만, 마지막에 뱀파이어 여사가 불에 몸을 던질 때는 여자에게 차인 불쌍한 남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평범한 앤딩보다는 제가 살린 이들의 미래나 지구들의 애프터 스토리가 더 궁금했다고요....
뭐 이러한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잘만든 게임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런던과 주인공이 뱀파이어이기에 밤에만 다닐 수 있어 더 부각되는 어두운 분위기. 다양한 적들과 상황들. 수많은 대사들과 선택들 등 매우 훌륭한 게임의 포인트들이 있었습니다.
아쉬운점이 어느정도 있었지만 컨샙이 독특했고, 그 독특한 컨샙에 맞춰 잘 만들어낸 게임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