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넘 달성 후 소감입니다.
단점이 너무 인상깊어서 단점부터 몇가지 꼽아 보겠습니다.
1.
일러스트와 모델링 퀄리티가 낮아 몰입이 힘듭니다.
거스트가 일러스트레이터를 존중해 준 건지 엿먹으라고 일부러 그런 건지, 모델링 된 프라프타의 배꼽도 일러처럼 명치에 달려있습니다.
레온은 엉덩이에 cpu 쿨러를 달아놨는지 치마가 붕 떠서 끔찍하더군요.
전작을 밤이 없는 나라를 만들더니 이번작은 샴푸가 없는 나라를 만들어 논 것도 불만. 모든 캐릭터 머리카락이 떡져서 윤활유가 좔좔 흐릅니다.
다음작은 실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1인만 딱 쓰는 편이 예산에도 퀄리티에도 좋을 겁니다.
2.
전투 시스템과 난이도가 상상 이상으로 무너졌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드로 플레이했는데, 초반에는 뭔 짓을 해도 안잡히던 적들이 장비를 맞추자 그냥 평타평타로 픽픽 쓰러집니다.
아이템? 우웅 소피는 연금술사지만 아이템 같은 거 몰라요.
후반부에 경험치 노가다를 위해 템을 맞추면 스토리 이후의 숨겨진 보스까지 모든 적을 평타평타로 잡을 수 있게 됩니다.
핵심인력이 죄다 퇴사했나요? 그동안의 노하우는 다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연출도 로로나급(혹은 그 이하)으로 퇴화해서 이 부분에서만큼은 샤리가 그리워질 지경입니다.
3.
채집이 골때립니다.
채집 보너스를 얻으려면, 평생 가도 안쓸 걸 알면서 쓰잘데기 없는 재료들을 수집하거나, 더럽게 약하고 경험치도 돈도 안주는 잡몹들을 평타평타로 잡아 줘야 됩니다.
전작에서는 어느정도 레벨이 차면 필드 어택으로 몹들을 순삭하거나 탐험아이템으로 게이지를 채울 수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이쯤되면 진짜 핵심인력이 회사에서 대거 뛰쳐 나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
4.
동선이 더럽습니다.
무기 만들려면 저기 가고, 방어구 만들려면 저어기 가고, 아이템도 불렸다가, 의뢰도 받고 소문도 확인해보려니 또 이동해야되네.
에스카 로지가 재밌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름다운 동선이었는데..
어느정도 클리셰가 되어도 뭐라고 안할테니까 제발 동선 좀 깔끔하게 정리해주면 안될까요?
5.
레시피 얻기가 짜증납니다.
여태까지는 스토리 진행과 레시피가 동시에 따라왔다면, 이번작은 뜬금없고 번거로운 방법으로 의미 없이 뛰어다니며 레시피를 얻어야 합니다.
먼저 얻은 레시피의 재료가 한참 뒤에 얻게 될 레시피인 상황도 쉴 새 없이 벌어집니다.
조건 달성 자체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템포가 턱턱 막히는 부분을 스트레스가 아닌 다른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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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장점을 몇가지 꼽아 보자면
1.
연금술이 좀 더 퍼즐같아졌습니다.
첫눈에 보기에는 복잡하지만 익숙해지면 꽤나 재밌습니다.
매번 새로운 연금방식을 궁리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최장점 아닐까요?
연금솥 성능이 중구난방인 부분이나 아직도 쓸데없는 재료가 너무 많은 부분, 특성의 답습 등은 아쉽지만
3부작의 시작이니 개선의 여지로 귀엽게 보고 넘어가줄만 합니다.
연금술 하는 게임에서 연금술이 재밌으면 반은 먹고 들어간 거죠.
2.
스토리가 깔끔합니다.
절륜하게 감동적이고 반전이 쩌는 그런 느낌은 당연히 없지만
딱 아틀리에 시리즈에서 기대할 법한 소소한 스토리텔링을 무리한 떡밥 없이 마무리합니다.
물론 후속작에서 나올 법한 자잘한 떡밥들도 뿌려집니다. 아주 적당한 선에서.
그런데 샤리한테는 왜그랬어요..?
3.
돌 메이크가 귀엽습니다.
돌 메이크 할때 나오는 그 유치한 배경음악이 첫번째 매력 포인트.
내가 넣는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룩이 두번째 매력 포인트.
룩에 따라 달라지는 성능이 세번째 매력 포인트.
사실 참신한 시스템도 아니고 바리에이션도 접시물처럼 얕지만
이런 문제점 역시 3부작의 시작이니 귀엽게 보고 넘어가줄만 합니다.
후속작에도 반드시 나왔으면 하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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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입니다.
1.
회화 이벤트가 상당히 많고, 흐름이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느긋하게 하신다면 이벤트 회화가 끊이지 않아서 즐거우시리라 생각.
한편으론 A이벤트가 활성화중에는 B이벤트가 진행이 안되는 문제도 있어서
그다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라도 꾸준히 찾아가서 말 걸어야 되고,
달라는 아이템이 있으면 제깍제깍 노예처럼 갖다 바쳐야 되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2.
소문 시스템이 게임과 잘 어울립니다.
강적과 희귀 아이템, 맵의 변화 등을 소문을 듣고 찾아 가는 건 번거롭지만 궁금증을 자아내는 맛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몇몇 정보도 소문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바리에이션이 얕은 부분이 아쉽지만 후속작에는 개선되리라 봅니다.
하지만 이미 채집한 재료, 이미 처치한 강적이 바로 다음에 또 소문으로 뜨는 부분은 지긋지긋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소문을 얻으려고 소피를 세달간 침대생활을 하게 만든 기억도 있네요.
클리어한 강적, 채집한 재료에 대한 소문은 텀이 길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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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입니다.
전작들의 노하우는 갖다 버리고 단점들을 주워 왔지만
소피만의 장점을 새로 만들어낸, 아틀리에로서 중간은 가는 작품.
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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