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본캐가 고회차로 넘어가다보니, 여러모로 재미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적들 때리는건 점점 아파지는데 딜은 모자라고, 이전처럼 컨셉질하면서 놀기에는 효율이 지나치게 떨어지기 때문이었죠.
침입 방어용으로 구비한 일반 무기들부터 회차 진행용+컨셉용 보스 무기들까지 다양한 무기들을 써봤는데, 딜이 답답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선 결국 효율을 추구하게 됩니다.
이 게임이 다른 어떤 개간지나는 무기보다 수수한 무기들이 최강 소리를 듣는 이유는 다른게 아니더군요.
결국 본캐는 회차 진행용 클레이모어+보스전 폭딜용 참수도끼 이외엔 거의 쓰는게 없었습니다. 정작 피빕 적폐무기라는 녹낫이나 보스전 적폐무기라는 용쌍은 죽어도 안 쓰는 힙스터스러움이 포인트죠. 뭔가 남들이 엄청 자주 쓰는 무기는 제 마음에 든게 아니면 쓰기 싫어지더라는게....
여하튼 클레이모어와 참수도끼만 주구장창 써대니 기본기는 확실히 늘지만, 아무래도 다양한 무기 써대던 시절보다 재미가 좀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효율을 극도로 추구하시는 분들께선 이게 뭔 헛짓인가 싶을 수 있는데, 제가 어느 게임이건 즐겜을 극도로 추구한다는 골아픈 구석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창 같은 장병기들에 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창이나 장창은 아무리 심심해도 고인물들도 잘 안 건든다는 말에 엄두가 잘 안 났죠. 그나마 대체재는 도끼창 정도였습니다. 도끼창도 반엽이나 책형, 꼼수용이었던 군다창 말고는 건드린 적이 없는 무기군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반엽과 책형은 회차용으로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냥 NPC랑 대인전 벌일 때나 쓸만한 무기였죠. 보스전은 뭔가 불편하고 회차중 범용성이 여러모로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군다창은 제가 꼼수 없이 NPC 정도는 1:1로 바르는 수준이 되고부터는 안 쓰게 되더군요. 리젠도 안 되는 애들을 그렇게 노잼으로 잡아서야 되겠습니까?
여하튼 범용성과 실전성을 이래저래 따지고 들어간 결과, 들게 된 무기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었습니다.
할버드와 자웅을 겨룬 끝에 선택된 붉은자루 할버드였습니다. 무기의 평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어째 게시판에서 언급되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는 기묘한 물건이었죠. 원반이 없어서 일단 9강까지만 찍고 실전 투입했습니다.
풀강이 아닌 탓도 크겠지만, 기존에 쓰던 클레이모어보다 근소하게 약하더군요. 풀강해도 공격력이 참수도끼마냥 절륜할 것 같은 무기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일단 기존의 도끼창들과는 달리 약공이 찌르기라 굉장히 좋더군요. 리치는 창이 그랬듯 장병기치고 뭔가 애매했지만, 그래도 창이라고 제법 준수한 리치고 무엇보다 스태미너 소모가 적어서 많이 때릴 수 있더군요. 클레이모어가 한손잡을 해도 몇 번 휘두르다보면 스태미너 오링나 있던 것과 대조됩니다.
약공이 찌르기인데다 선후딜도 꽤 적어서 경직 먹는 기사놈들 정도는 죽을 때까지 찔러댈 수 있었습니다. 장병기 주제에 은근 인파이트가 강한 무기였어요. 물론 여러번 찌를 수 있는 대가로 공격력은 좀 짜디짠 편이지만.... 거기에 강공이 횡공격이라서 좀 느리긴 해도 횡캐치까지 가능한 장점도 있습니다. 모션 하나하나가 수수하고 담백한데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이죠. 특히 강공격은 노락온 대검마냥 타이밍 맞춰 뒤돌면 전방위 커버도 됩니다. 근데 이건 숙련되지 않으니 쓰다가 좀 많이 맞더군요;
게다가 태생이 일반무기라 인챈트로 딜뻥이 가능한 부분도 장점이죠. 고회차로 갈수록 인챈트의 유무가 꽤 크다는걸 생각하면.....
범용성의 끝판왕인 클레이모어도 비빌 수 없는 강점은 전투기술에서 나옵니다. 전기가 무려 참기라서 양잡 슈퍼아머가 대검만도 못한 태생적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해줍니다. 특히 장병기류들이 개떼 잡몹한테 둘러싸이면 돌격 말곤 할게 없는데, 붉은자루 할버드는 그냥 참기 걸고 양잡 강공 한 번이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설사 정리가 안 되더라도 둘러싸인 상황을 타개할 수단이 생기는 것이죠.
이런 다굴상황 돌파나 특대무기 상대로 강인도 싸움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공격력은 평범해서 특대무기 상대로 맞딜해봐야 수지가 안 맞지만, 여차하면 강인도 싸움을 해야할 상황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큰 장점이죠. 사실 이 무기에 범용성을 더해주는 가장 큰 요소가 전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긴 리치와 NPC 상대로 날먹 우위를 점하겠다면 돌격이 달린 할버드가 낫지만, 온갖 상황에 전부 대응한다는 범용성에서는 붉은자루가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태생이 도끼창이라 뭔가 2% 못 미더운 모션 때문에, 강인도 떡칠한 떡대 기사놈들이나 괴수들 상대론 좀 불안정합니다. 그나마 기사들은 리치로 콕콕 찌르면서 짠 운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유난히 딜이 안 들어가는 괴수들 상대로는 좀 아쉬운건 사실입니다. 그나마 다른 창들에 비하면 선후딜도 짧고 스태미너 소모가 적어서 대방패와 함께 운용하면 그럭저럭 안정적인 싸움이 가능하더군요.
가볍게 침입 때도 좀 써보긴 했는데, 그냥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아직은 클레이모어 쓰는 편이 더 낫겠더군요. 범용성으로만 보면 클레이모어보다도 우위에 있을 부분이 꽤 있지만, 일단 모션 자체가 안정적이고 공격력도 준수한 클레이모어가 운용하기 쉬운게 사실이라.... 사실 참기가 없었으면 범용성 좋다고 할 부분도 없었을 무기입니다.
써보면서 받은 장점과 느낌을 짧게 정리하자면....
1. 장병기 특유의 긴 리치
2. 약공 찌르기, 강공 횡베기를 통한 모션의 범용성
3. 참기를 통한 강인도 싸움과 위기돌파능력, 인챈트를 통한 딜뻥
정도가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공격력도 무난하고 크게 모난 곳이 없는 성능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제가 꽤 마음에 들었던 것과는 별개로, 이거 쓰느니 더 좋은 무기가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더군요. 괜찮은 무기지만 굳이 쓸 이유가 부족한 수준입니다.
그냥 창 계열 무기를 써보고는 싶은데 창의 악명 때문에 부담된다면, 그나마 가장 무난하게 써봄직한 창이라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도끼창이라서 별로라면 어쩔 수 없지만....
직검이나 대검 쓰시던 분들이 창 들면 힘들어지는 이유가 성능의 하자 탓이 가장 크지만, 리치로 우위를 점해야 하는 무기로 인파이팅을 시도하게 되는 버릇 탓도 큽니다. 마치 다크소울 하다가 세키로 하면 엄청나게 어려워지는 이유와 굉장히 비슷하죠.
그나마 이 무기는 모션이 빨라서 강인도 낮은 애들 상대론 인파이트로 제압이 가능합니다. 떡대들 상대론 특대 아니면 어차피 안 되니까 큰 단점은 아니죠.
저는 꽤 마음에 들어서 클레이모어-참수도끼 다음으로 애용 중인 무기인데, 창에 흥미가 있는 분들 아니면 쉽사리 추천드리진 못하겠더군요. 너무 수수하게 생겨먹기도 했고....
저도 서너시간 정도 써보고 받은 느낌만 쓴 거라 더 큰 장점이나 약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거의 회차 용도에 중점을 두고 쓴 글이죠. 그러니 무슨 공략글이라기보단 소감문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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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에 메인으로 드는 분들은 거의 못본 느낌이라... 좌수는 저도 많이 본것 같네요 ㅋㅋ | 21.03.14 09: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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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창대방이 편하긴 했는데 재미는 그닥... | 21.03.14 0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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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달린 무기들 너무 죠습니다 ㅋㅋ | 21.03.14 0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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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치명타 소리가 자주 나더라니... ㅋㅋㅋ 그게 헤드샷이었군요 | 21.03.14 0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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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에선 도끼창들이 대검과 유사한 DPS를 가진 약간 하위호환 무기인데(딜적인 면에서, 그리고 강인도가 더 낮음, 2타 모션이 짧고 벽에 잘 팅김) 리치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등의 장점도 있어서 손에 따라 더 잘 맞으실 수도 있습니다 | 21.03.14 16: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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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기랑 참기가 가장 크지 않았나 싶네요 ㅋㅋㅋ 기존에 쓰던 반엽-책형-군다창은 회차 주력으로 쓰기엔 좀 불편했는데... | 21.03.14 19:5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