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암즈 님 처럼 블로그에 올리는 식으로 하고 싶지만 개인 블로그 같은 거 하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하던 데로.
뭐 전체 번역이 끝나면 한 번에 텍스트 파일로 묶어서 첨부하거나 할 수 있겠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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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는 그저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 쫓겼다.
일요일인데도 연구회의 5명 전원이 학교에 모여서 겨우 전망이 잡혔을 때, 히나에는 병원에서의 일을 떠올리고 학교 측에 확인을 취해봤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취재 연락 같은 것은 와 있지 않았다.
하지만 월요일이 되어, 슬슬 주말로 닥쳐온 종업식 발표를 위해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때, 당돌하게 연락이 들어왔다.
"잡지사가 종업식의 연구회 발표를 취재하러 온다네."
방과 후, 교무실에서 히나에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 것은 담임 교사였다. 역시 진로희망조사표를 쓰지 못해, 기한인 종업식까지 기다려달라고 전하자마자, 그렇게 말을 꺼냈다.
히나에가 창문에 비친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때였다.
"2학년의 부모님으로부터 잡지사로 연락을 한 모양이라서 말이지. 제대로 페이지를 할애해서 특집으로 다뤄준다고 말했어."
"......2학년의?"
싫은 예감이 들어 히나에는 되물었다.
"있잖아, 네가 저번 주 병원에 불려 갔을 때의, 그 분."
역시나인가. 히나에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자 교사는 알고 있다는 듯이 쓴웃음을 짓고, 책상에 놓여 있던 서류 뭉치를 들어올렸다.
"확실히 꽤나 열심인 보호자구나. 이 서류도, 연구회와 학교 측에 내는 제안서 같은 거야. 방금 직접 들고 오셨어."
"......진짜임까."
"조금 억지스러운 기분도 들었지만, 보호자나 학교가 연대한다는 건 나쁘지 않아. 이 제안서도 꽤나 제대로 된 놈이라고? 랄까, 좋은 제안이야. 학교 측도 마음에 들어하는 모양이라서 말야, 긍정적으로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학교 측도 마음에 들어한다니, 교장 선생님 같은 분들인가요?"
"응? 아아, 뭐 그렇지."
행동이 빠르구먼, 히나에는 반쯤 질린 듯이 감탄했다.
방금 직접 전달하러 와서, 이미 교장의 감상까지 나와있다는 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러고보면 이 담임도 교장도 남자였던가.
"조금 봐도 괜찮을까요."
"아아, 물론. 라기보다 들고 가 줘. 그거, 연구회 용으로 복사한 거니까."
히나에는 그 자리에서 서류로 눈을 떨구었다.
확실히 상세하게 이것저것 희망이나 제안이 적혀 있었다. 대충 눈으로 훑자, 큼직한 폰트로 강조된 부분이 있었다. 연구회에 대한 2가지 제안이었다.
'증후군의 비참함을 호소하는 강연회를 병원과 공동으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어떤가'
'증후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발신하는 모체의 작성이나, 증후군에 대한 연구협력 등을 통해, 장래에는 전 증후군자 만으로 운영, 경영할 수 있는 단체를 목표로 하면 어떤가'
"......과연."
과연, 이라고 히나에는 생각했다. 학교 측은 이걸 마음에 들어한다. 긍정적으로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꽤 늦어졌네."
히나에가 연구회실로 가자, 센리가 역시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종업식에서 발표할 때의 스피치 원고 작성이다. 하나네 1학년 트리오는, 발표 때 제시할 구체적인 상담이나 궁금증이 정해졌기에, 실제로 그것들을 써낸 학생들에게 가서, 발표해도 괜찮은지, 정말로 말하고 싶은 뉘앙스와 다르진 않은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 터였다.
"죄송해요, 이것 때문에 또 쥐어짜이다 왔어요."
가까운 의자에 앉으면서, 히나에는 진로희망조사표를 책상에 두었다. 미련만 남아서 자기 이름만은 적어두었지만, 중요한 희망란은 공백인 채였다.
센리는 그 공백을 보자, 어딘가 납득하듯이 상냥하게 "......그래."라고 끄덕였다.
"무슨 소릴 들어도 좋으니까, 기한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생각하렴. 종업식까지 괜찮다고 말한 건 저 쪽이니까."
과연 여제, 라고 히나에는 생각했다. 정말로 고마웠다.
조금 기분이 가벼워진 히나에는, 다소 농담 섞인 듯한 어조로 계속했다.
"그래서, 거기서 이런 걸 받아 왔어요."
"뭐야 이게?"
"굉장해요, 이시와타 군의 어머님은."
히나에는 아까 전에 교무실에서 들은 이야기를 센리에게 전하며, 받아 온 서류를 넘겨주었다.
'증후군의 비참함을 호소하는 강연회를 병원과 공동으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어떤가'
'증후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발신하는 모체의 작성이나, 증후군에 대한 연구협력 등을 통해, 장래에는 전 증후군자 만으로 운영, 경영할 수 있는 단체를 목표로 하면 어떤가'
센리는 대충 일독하고는 중얼거렸다.
"......과연."
히나에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도 이런 얼굴을 하고 있었던걸까.
"어떻게 생각해요?"
"어떻게 라고 말해도 말이지......"
센리는 다시 한 번 서류를 읽어보면서, 중얼중얼대며 말하기 힘든 듯이 단어를 선택하다가, 분명한 감상을 말했다.
그걸 들은 히나에는 끄덕였다. 정말 동감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 어떻게 할까나.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하면서 센리는 이제까지 쓰고 있던 원고를 한 번에 삭제했다. 다시 쓸 모양이다.
"그렇다곤 해도...... 편의점에 전화를 하는 것도 납득이네, 이런 사람이라면."
"아, 그거 저도 생각했어요. 랄까 말했어요, 이시와타 군 한테."
"그러고보면, 어떻게 돼 가? 이시와타 군이랑."
어떻게라니, 라며 히나에는 곤란해했다. 별로 어떻게도 되지 않았다. 그 이후 학교에서 지나칠 때면 인사 정도는 하지만, 그 뿐이었다. 고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해버리긴 했지만, 솔직히 생각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그대로 센리에게 말하자, "확실히 조금 여유가 없으니 말이지."라며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선배야말로, 어떻게 돼 가요? 에 그러니까...... 그래, 마스다 씨랑."
"똑같아. 어떻게도 안 됐어."
"그런가요? 최근에, 점심 같이 드셨다고 들었는데요."
센리가 키보드를 치던 손을 멈추었다.
"어째서 알고 있는 거야."
"저번 주 복도였나 어딘가에서 마스다 씨랑 마주쳤을 때, 여제랑 지금부터 밥 먹을 거야 바이바이, 라면서 날치기처럼 보고하고 가버렸는데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 애는......"
센리는 질린 듯이 한숨을 쉬었다. 기분은 알 것 같았다.
"별로, 정말 어떻게도 안 됐어. 그냥--"
그 때, 회실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네, 라고 히나에가 대답하자, 문이 열렸다.
"실례합니다. 학생자치연구회실은 여기인가요?"
들어온 여성을 보며, 앗 하며 히나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시와타의 모친이었다. 전과 같은 수트 차림이었다. 손에는 꽤나 비싸보이는 선물용 과자상자를 들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어왔다.
"교무실에 용무가 있어서 말이지. 교내를 이리저리 견학한 김에, 선물이라도 건네주려고 들렀어."
"가, 감사합니다."
히나에는 감사 인사를 하며 그것을 받아 들고, 양 쪽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센리와 모친 가운데에서, 소개를 끝마쳤다.
"커피로 괜찮으신가요?"라고, 센리.
"괜찮아, 고마워. 정말로 선물만 주러 온 거니까. 바쁘잖니?"
손을 저으며 사양한 모친은, 어딘지 규모를 확인하는 듯이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책상 위에 눈을 두었다. 방금 받은 제안서가 펼쳐져 있었다.
"아, 벌써 왔구나. 읽어봤니?"
질문을 받고 히나에는 끄덕였다.
"어때?"
"에에 그러니까......"
"나쁜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예, 예에, 선생님들도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그렇게 말하자, 모친의 얼굴이 흐려졌다.
"그럼, 아리무라 씨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우, 라고 말을 흐린 히나에는 도움을 구하듯이 센리 쪽으로 시선을 헤맸다. 즉시 의도를 파악해 준 모양으로, 센리가 "그러네요......"라며 이어 받듯이 입을 열었다.
"아직 제대로 읽어본 건 아니라서, 연구회로서의 의견은 종업식 발표 때 전달하려고 생각합니다만...... 한 가지 여쭤봐도 괜찮은가요?"
"......뭐니?"
불만인 듯이 모친이 말했다.
됐으니까 지금 대답해, 라는 본심이 알기 쉬울 정도로 얼굴에 쓰여 있었다. 센리는 그걸 눈치채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굳이 눈을 맞추지는 않고, 제안서에 시선을 떨군 채로 말을 이었다.
"이, 병원에서의 강연회라는 제안 말입니다만. 여기에, 지금도 입원 중인 증후군자에게도 협력을 구한다고 쓰여 있습니다만...... 이에 대한, 본인들의 허가는?"
"받아 놨어. 전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와 같이 활동하고 있는 보호자들의 아이들은, 전부."
"자, 잠깐 그건......!"
저도 모르게 히나에는 소리를 질렀다. 생각한 것보다 목소리가 커져 버렸다.
센리도 모친도 놀랐지만, 모친은 바로 수상하다는 표정을 띠웠다.
"뭐니, 아리무라 씨."
"아뇨, 그...... 조금, 가혹하지 않나 싶어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니까, 아직 퇴원 못하고 있는데."
"기분은 알지만 말야."
움찔, 하고 히나에와 센리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 하지만 모친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어떻게든 그걸 극복하지 않으면 안 돼. 물론 우리들 보호자도 함께 말이지. 케이스케는-- 내 아들은, 극복했으니까 퇴원한거야. 너희도 그렇잖니."
자연히 히나에는 모친을 노려보듯 하는 눈초리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목소리 만큼은 흐트러지지 않게 히나에는 응답했다.
"......이시와타 군도 그렇지만, 저희들 증후군자는 자신들의 증상에 대해서 적지 않게 켕기는 구석이 있어요. 폐를 끼쳤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허가를 받았다는 건, 각자의 부모님이 본인들한테 '협력해줄래?'라고 부탁했다는 거죠?"
"......그런데?"
"그건 결과론이긴 해도, 그 켕기는 구석을 찔러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 안 그래도 증후군에 대한 것은 이래저래 알 수가 없어서,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요. 기댈 수 있는 건 보호자들 뿐이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모친의 얼굴이 확실하게 짜증으로 바뀌었다. 입가가 일그러지고, 히나에를 노려보고 있었다.
히나에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버텼다. 먼저 힘을 뺀 건 모친 쪽이었다. 성가시다, 는 느낌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뭐, 곧 알게 될 거야."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나가기 위해서인지, 모친이 발길을 돌리려 했을 때,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당돌하게 말했다.
"......아리무라 씨, 아직 정하지 않은 거야?"
모친은 책상 위를 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히나에의 이름만이 쓰여진 진로희망조사표가 올라와 있었다. 아차, 라며 왜인지 히나에는 반사적으로 생각했다.
"......별로 너와 말다툼을 할 생각은 없지만. 너, 우리들 보호자의 기분을 알겠어?"
히나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알 리가 없었다.
"갑자기 자신들의 아이가 그런 꼴이 되어서. 주위에 기댈 수도 없고. 얼마나 많은 걸 버텨왔는지 모르잖아?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자기 발 밑도 불안정한 애는 이해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을 던지고, 이시와타의 모친은 회실에서 떠나갔다.
거대한 무언가가 무너진 뒤 같은 침묵이 남았다. 그 무게에 버티지 못한 히나에가 쓰러지듯이 의자에 눌러 앉자, 의자가 끼익 비명을 올렸다.
말을 꺼낸 건 센리였다.
"......커피 마실래?"
"......네-이. 받을게요."
뭔가 마비된 것 같은 감각이 머릿 속에 있어, 히나에는 받은 커피에 설탕을 많이 집어 넣고는, 한 번에 그걸 들이켰다.
"괜찮아?"라고, 센리.
"뭐가 말이죠."
"......뭐가 말일까."
자조하듯이 센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히나에는 그걸 보며 훅 하고 힘을 빼고는, 스스로 뜨거운 물을 떠 왔다. 이번엔 그것을, 기분을 진정시키듯이 천천히 마셨다.
"......뭐, 발 밑이 불안정하다는 건 사실이지만요."
히나에는 책상 위의 진로희망조사표의 끝을 집어 들어올렸다. 숨을 불어서, 팔락팔락 장난스럽게 흔들었다.
잠시 뒤, 평소처럼 달달한 편인 커피를 마시던 센리가 말했다.
"그래? 그렇게는 생각 안 하는데."
"뭐가 말이에요?"
"발밑이, 란 이야기. 아까, 너 갑자기 고함을 쳤잖아. 입원해 있는 애들 일로."
"아아...... 이야, 부끄러워라."
그건 히나에 자신도 놀랐다. 그야말로 입으로 튀어나왔다, 라는 느낌이었다.
"......입원해 있는 애들은 아직 많이 있으니까 말이지. 퇴원이 언제일지 짐작도 안 가는 애들도."
센리는 뭔가를 참듯이 눈을 내리깔았다.
문득 히나에는 떠올리면서 물어보았다.
"그러고보면, 카와하라 선배는 아직......?"
"......응. 병문안은 갔었지만."
"......그런가요."
카와하라 마사시는 센리와 같은 학년인 소꿉친구였다. 일련의 사건이 있은 후 입원하기 전까지는, 학생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 때는 쿠루스 노노의 모습을 하고 있던, 센리의 오른팔로서.
미나미사와 센리, 쿠루스 노노에 얽힌 진실을 카와하라에게 센리가 어떻게 설명하고, 그리고 카와하라가 어떻게 이해했는지 히나에는 물어보지 않았다. 간단하게 발을 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사정은 짐작하고 있었다.
시간이 필요한 거다. 진실을 어떻게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응? 그래서, 어떻게 연결되는 건데요?"라고, 히나에.
"뭐가?"
"제 고함소리랑 불안정한 스테이터스가."
아아, 라고 센리가 끄덕이며 기분을 전환하듯 커피를 다 마셨다. 그리고 작업으로 돌아가면서 말했다.
"거기서 무심코 소리쳐 버리는 마음이 있다면, 발 밑은 제대로 다져져 있는 거 아닐까 생각했어."
"......그런 걸까요-."
한 때의 위안이더라도 그 말은 기뻤다. 히나에는 저도 모르게 수줍음이 드러난 얼굴을 얼버무리기 위해 책상에 볼을 딱 붙이며 엎드리고는, 또 숨을 조사표로 불어서 팔락거리며 놀았다.
자기 작업으로 돌아가지 않는 히나에를, 센리는 혼내지 않았다.
모친이 두고 간 선물용 과자 상자가 책상에 있었다. 멍-하니 그걸 바라보고 있자, 왜인지 이시와타가 히나에의 머릿 속에 떠올랐다.
동시에 모친이 말했던 것을 되짚어 보았다.
확실히 말해 분했다.
하지만 가장 괴로운 건 이시와타 군 일지도 모르겠네, 히나에는 생각했다.
2016년 12월 22일 목요일. 종업식 당일.
올해의 여름 즈음부터 단속적으로 복학해 온 재교생들에게 있어선, 학교가 재개한 이후 처음 맞는 장기휴가인 겨울방학 전의, 마지막 등교일이었다.
체육관에 모인 학생들의 수는 재개 전의 7할에도 달하지 못했지만, 방학 전 특유의 해방감 때문인지 드물게 들뜬 분위기에 쌓여 있었다. 대부분의 화제는 종업식 이후에 어디로 놀러갈지에 대해서와, 체육관 뒷 쪽에 진 치고 있는 많은 수의 보호자에 대해서였다.
보호자용으로 준비된 의자는 전부 차 있었고, 서서 보는 사람도 있었다. 학교 재개 후, 출석 가능한 전교생이 한 곳에 모이는 첫 집회라는 것도 있겠지만, 각자가 연구회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그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싫어도 알 수 있었다.
"역시 싫어. 돌아갈래."
그리고 그 연구회원인 히나에는, 단상에 올라가 발표할 예정인 하나의 발버둥을 어떻게든 막아내고 있었다.
"돌아가는 거라면 나도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그건 무리야. 각오를 하지 못할까."
"이렇게 많이 온다곤 들은 적 없어. 쓰러질지도. 돌아갈래."
발표가 있는 히나에네 연구회원은, 미리 학생들의 열에서 벗어나 스테이지 옆 용구보관실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여기서 자신들의 차례까지 기다리는 걸로 되어 있지만, 가볍게 체육관의 상황을 살펴본 하나가, 보호자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얼굴색이 안 좋아지고, 결국 서서 보는 사람까지 나온 시점에서 한계에 달한 모양이었다.
"뭐 확실히, 방구석 폐인 게이머였던 너에게, 갑자기 이 정도 숫자의 사람 앞에서 말을 하라는 건 가혹할지도 모르지만--"
"돌아갈래. 마지막을 장식한다니 들은 적 없어. 돌아갈래."
"아- 정말- 못들었어못들었어 돌아갈래돌아갈래 라니."
연구회의 발표는 종업식의 마지막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교사에게 물어본 센리 왈 "보호자 모두가 기대하고 있으니까, 라더라."는 모양이었다. 처음에 학교 측에서 인사를 하고, 그 후 앞으로의 커리큘럼 설명이나 학교경영 전망 소개 등을 끼워넣고, 최대한 끝까지 기다리게 만든 다음 연구회의 발표를 하게 되었다.
"잠깐, 뭐하는 거야. 밖까지 소리가 울리고 있어."
발표에 사용할 기재 확인을 하고 있던 센리가 돌아왔다. 같이 그것을 돕고 있던 미즈키와 마치는, 히나에네의 기색을 보고 상황을 파악한 건가, 쓴웃음을 띠웠다.
하나가 애원하는 어조로 말했다.
"미즈키, 바꿔줘. 나 돌아갈래."
"안 돼. 회장은 하나잖아?"
"그럼, 마치."
"에, 진심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그럼 둘이서. 아, 그거 좋을지도. 나 돌아갈테니까 둘이서 발표해주면--"
"카즈키."
갑자기 센리의 오른손이 뻗어와서 하나의 안면을 움켜잡았다. 무슨 악력인지, 그대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 센리는 하나의 얼굴을 자기 눈 앞까지 끌어왔다.
웃는 얼굴을 띠우고 있었다. 확실하게 강조하듯 센리가 말을 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밖까지, 목소리가, 울리고 있단다. 조용히 해 줄래?"
네, 라고 하나의 입이 움직였다. 하지만, 볼을 잡히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회장은 너란다. 네가 발표하지 않으면 안 돼. 확실히 차례는 마지막이 되었지만, 너의 발표 다음에, 내가 학생회장으로서 전체를 총괄하는 발표를 하기로 돼 있으니까, 제대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나. 문제가 생겨도 도와줄테니까. 알겠어?"
알 수 밖에 없겠지. 히나에는 엄청난 속도로 고개를 세차게 움직이며 동의를 표하는 하나를 보며 미소지었다. 미즈키와 마치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건지 센리에게서 수 보 뒷걸음질친 채였다.
센리가 손을 놓자 하나는 무언으로 방 구석에 가, 벽을 치기 시작했다. 소리가 울렸다. "카즈키?"라고 센리가 말하자 바로 멈추고, "죽고 싶어......"라며 어깨를 떨구어버린 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기재는 괜찮을 것 같아요?"라고, 히나에가 센리에게 물었다.
"응. 그건 괜찮지만......"
센리가 말을 머뭇거리며, 히나에에게 손짓했다. 문이 있는 곳까지 불려오자, 센리가 약간 문을 열어, 틈새를 통해 체육관을 시선으로 가리켰다.
"저기."
뭡니까, 라고 히나에가 센리의 시선을 좇았다.
학생들의 뒤, 보호자용 자리가 늘어져있는 가장 앞 열에 이시와타의 모친의 모습이 보였다.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아직 아무도 올라오지 않은 단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임전태세란 느낌이지."
센리의 말에 히나에가 끄덕였다.
그리고 눈치챘다. 모친의 옆에 예전의 잡지사 2인조가 앉아있었다. 이 쪽도 언제든 와라는 듯이, 손에 메모와 펜이 쥐어져 있었다.
히나에가 어깨를 으쓱했다.
완전히 모친이 2인조를 대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단하시구만, 히나에는 생각했다.
스피커가 울리며, 사회를 보는 교사의 목소리가 퍼졌다.
"그러면 시간도 되었으니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착석할 수 있는 분은 착석해 주십시오. 우선 개회사를, 교장 선생님께서--"
하나의 발표는 개시 직후부터 조마조마했다.
이름을 불려, 스테이지 옆에서 등장한 하나의 얼굴색은 창백함을 넘어서 어딘지 초록빛이 되어 있었다. 들고 있는 원고는 긴장한 손으로 꽉 쥐는 바람에 구겨졌고, 다리는 떨리고, 거기 더해 손발은 같은 쪽이 나가고 있어, 결국에는 마이크가 놓여있는 연설대를 한 번 지나쳐버렸다.
저도 모르게 히나에가 "뭔가 저런 장남감 본 적 있지 않아요?"라고 센리에게 말하자, 가볍게 머리를 찔렸다.
"학생자치연구회회장을맡고있는카즈키라고합니다잘부탁드립니다우선이쪽을봐주시기바랍니다"
지금까지 하나의 입에서 나온 적 없는 속도의 첫 마디로, 발표는 시작되었다.
"이것은사전에배부해서여러분께제출을부탁한프린트의내용을정리한원그래프입니다일상생활에서의불안을호소하는내용이가장많았고다음은진로에관한--"
돌연, 팡! 하고 큰 소리가 나서 하나의 말을 가로막았다.
스테이지 밑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센리였다. 설치되어 있던 마이크를 두드린 것이다.
일순 정신이 나간 듯한 하나는, "아......"라고, 겨우 등 뒤의 프로젝터에 아무것도 비쳐있지 않은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센리는 하나에게 끄덕여주고는, 여유로운 동작으로 미리 준비해 둔 태블릿을 두드렸다.
프로젝터에 원그래프가 표시되었다.
키득키득 하고 학생들이 웃는 소리가 히나에의 귀에 들렸다. 속이 끓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고함을 칠 수는 없었다. 히나에는 단상에서 굳어진 하나를 향해 "괜찮아"라고 크게 입을 움직였다.
하나는 어떻게든 끄덕이고, 프로젝터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한 번 더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 이것은 사전에 배부해서 여러분께 제출을 부탁드린 프린트의 내용을 정리한 원 그래프입니다. 응.....어, 일상생활에서의 불안을 호소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진로에 관한 고민, 그 뒤로, 거, 건강상의 문제, 로 이어집니다."
하나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떨리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말해야만 하는 내용은 전부 손에 든 원고에 써 있었기 때문에, 자잘하게 틀리는 부분은 있어도 크게 걸리는 부분은 없었다. 영상 표시도 대기가 필요한 때나, 하나의 말보다 앞서 표시되는 편이 효과적인 부분 등, 역시나 센리가 학생회 활동에 익숙해서인지, 문제 없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처음에 있었던 웅성거림이나 실소 같은 웃음소리도, 점차 조용해져갔다.
도중부터 잡담은 일절 없어지고, 전원이 프로젝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마, 많았던 질문에 대해, 이 자리에서 몇 가지 대답하겠습니다. 우선, 매스컴이나 기자로부터 증후군에 관해 뭔가 질문을 받았을 때, 거기에 대답할 의무는 저희에게 없습니다.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분께서 물어보셔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요하다면, "학교 측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셔도 괜찮습니다. 응......그리고......다음으로......아, 두통이나 그 외 신체적 통증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병원 측에서 증후군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 두통 등을 호소해서 병원에 갔던 사람이 몇 명 있었습니다만, 전부 정신적인 이유로 진단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불명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디 당황하지 마시고--"
진지하게 발표를 듣는 학생들의 태도에, 히나에는 커다란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필요한 것은, 스토리와 구체적 예시야."라는 것은, 하나의 원고를 작성한 센리의 발언이었다.
다름 아닌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발표에, 학생들은 어딘가 긴장마저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보호자들 쪽이, 잡담을 하진 않았지만, 주의가 산만해진 느낌을 히나에에게 주었다.
도중, 하나가 앞뒤를 살짝 헷갈리거나, 그런 하나를 위해 센리가 영상을 많이 넘기거나 되돌려 표시하거나 한 결과, 발표시간은 대폭 늘어버렸지만, 어쨌든 무사히 발표가 끝났다.
"이상입......니다. ......정말로......감사, 합니다......"
체력이 다해서 숨이 끊어질듯한 하나가 최후의 한 마디를 하자, 박수가 일었다.
단상에서 하나가 인사를 함과 동시에, 히나에네 4명도 머리를 숙였다.
유령처럼 비틀비틀하며 다리를 끌듯 스테이지 옆으로 빠져나가는 하나를 보낸 후, 센리가 헛기침을 한 번 했다.
마지막 마무리의 차례였다.
크게 한 방 먹여주세요, 라고 히나에가 말하려고 했을 때, 사회가 말했다.
"이상, 학생자치연구회 회장의 발표였습니다. 에- 다음이 마지막 발표입니다만, 그 전에 잠시 휴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 라고 히나에가 생각하며 사회를 보았다. 휴게 따위 넣는다는 예정은 없었을 터이다.
사회는 체육관 후방의 보호자들을 보고 있었다. 서서 보는 보호자 중에서는 벽에 기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얼굴에 피로가 나와있었다.
"10분 후에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호자 여러분, 혹시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과연, 이라고 히나에는 끄덕였다. 시간이 대폭 늘어나버린 탓일 거다.
"......어쩔 수 없나. 아리무라, 카즈키한테 마실 거라도 좀 사다 주렴."이라고, 센리.
"마실 것 말인가요?"
"응. 나오지 않으니까 아마 스테이지 옆에서 늘어져있을 거야. 음식은 원래 들고 오면 안되니까, 몰래 숨겨서."
확실히 하나는 용구보관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둔탁한 소리가 나지 않는 걸 보면 벽을 치고 있는 건 아니겠지만.
알았슴다, 라고 히나에가 끄덕이며 체육관 입구로 향했다.
그 때, 자리에 앉아있던 이시와타의 모친과 눈이 맞아, 히나에는 발을 멈췄다.
".......큭."
히나에는 숨을 들이켰다.
모친은, 웃고 있었다. 히나에는 그걸 조소로 받아들였다.
--겨우 이 정도야?
그렇게 말해진 기분이 들었다. 자리를 양보할 생각은 없는 건지, 여전히 의연하게 다리를 꼰 채였다.
히나에는 주먹을 꽉 쥐며, 눈을 내리깔았다.
절친이 마실 것을 사러 가야만 한다. 바닥의 눈금 수를 세듯이 얼굴은 아래를 향한 채, 히나에는 체육관을 나왔다.
"아리무라."
매점 옆 자판기에서 페트병에 담긴 차를 샀을 때, 갑자기 히나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자 이시와타가 서 있었다. 히나에를 보고 "......왜 그래?"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히나에는 한 번 크게 숨을 내쉬고, 대답했다.
"아닝, 아무것도. 왜 그려?"
"......발표, 좋았어. 굉장히 도움이 됐어."
"오오, 정말인가. 하나가 들으면 좋아하겠어."
"아아, 힘냈으니까. 그 애도."
이시와타가 웃는 듯이 맞장구를 쳐서 히나에도 미소 지었다. 확실히 힘내고 있긴 했다.
히나에가 발을 체육관 쪽으로 향했지만, 이시와타는 움직이지 않았다. 뭔가 말하기 힘든 듯이 히나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그려?"
"아니, 그...... 저기 말이야, 혹시 엄마가, 아리무라한테 뭔가 말했어?"
"에?"
"원래는 바로 물어봤어야 했겠지만, 아리무라 바빠보여서 말야. ......몇 일 전에였나. 돌아오자마자, 그 연구회는 아직 안 되겠다고 갑자기 말을 꺼내서."
"아아...... 그거. 월요일 아니었으려나."
모친이 선물용 과자를 들고 왔던 날이겠지.
"아리무라랑, 뭔가 이야기 한 거지? 자세히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그런 것 같은 느낌을 풍겼으니까."
"......뭐, 이것저것. 연구회에 관해서나, 내 진로에 관해서나."
"......칫. 정말이냐."
이시와타가 벅벅 머리를 긁으며, 미안,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얼굴을 들었다.
"그런가...... 그래서일지도."
"뭐가?"
"......나 말야, 취직으로 희망 냈었잖아."
응, 이라고 히나에가 끄덕였다.
"졸업하면, 엄마가 일하는 데서 일하게 될 것 같아."
하, 목 안 쪽에서 숨이 새어 나왔다.
"에, 뭔 소리야?"
"엄마가 일하는 곳의 사무. 말은 해 뒀다네. ......연구회의 활동은 기다릴 수 없다면서."
"......"
콰직, 하는 소리가 히나에의 귀에 닿았다. 산 페트병을 움켜쥐고 있었다.
자연히 묻고 있었다.
"--이시와타 군은, 그걸로 좋은 거야?"
"좋다고 할까...... ......그러네, 그거야, 이게 뭘까-란 녀석."
이시와타가 웃고 있었다. 콰직콰직, 소리가 계속됐다.
"......그러네, 이게 뭘까-, 네."
되풀이하곤, 지금 와서이지만 그 우스꽝스러움에 히나에는 속이 끓었다.
이게 뭘까-.
자기 장래가, 이게 뭘까-, 라고?
"--이시와타 군. 그건, 안 돼."
에, 라고 말하는 이시와타의 얼굴과 목소리는 히나에에게 닿지 않았다.
히나에는 달리고 있었다.
"바꿔 주세요."
센리네가 기다리고 있던 용구준비실에 돌입하자마자, 히나에는 그렇게 말을 꺼냈다.
"......왜 그러니?"
역시나 방에서 끙끙 앓고 있었던 모양인 하나를 간호하고 있던 센리는, 히나에의 기색에 얼굴을 찌푸렸다. 미즈키와 마치, 그리고 하나도 보통이 아닌 기색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선배의 발표, 저한테 하게 해 주세요."
"기다려 봐. 왜 그러니. 뭔가 있었니?"
"......이시와타 군의 모친이에요."
"뭔가 말했어?"
히나에가 아까 전의 일을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제대로 그 이유를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감정이 복받쳐오르고 있었다. 그걸 나타내는 단어는 금방 떠올랐다.
분노였다.
그 커다란 원인 중 하나는 금방 짚이는 곳이 있어, 히나에는 말했다.
"선배, 기억하고 있나요. 이번 주 월요일, 이시와타 군의 모친이 연구회에 왔을 때."
센리는 끄덕였다.
"그 때, 무슨 대화의 흐름이었는진 잊어버렸지만, 이런 말을 들었어요. '기분은 알겠지만'이라고."
방금 전의 이시와타의 체념한 듯한 웃음을 히나에는 떠올렸다. 모친은 이시와타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행동했겠지.
그리고 이시와타는 그걸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
멋대로 정해져가는 장래를 인정하려고 하고 있다.
"괜찮은 건가요, 그 사람 '기분은 알겠지만'이라고 말했다고요. 나한테."
지금은 가까이에 없는 소중한 전우인 그도, 과거에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 소중한 사람을 위한 장래와, 하고 싶은 일을 무엇보다 우선하며.
히나에는 생각나는 대로 난폭하게 말했다.
"그 자식은 그렇게 말했다고요. 우리가 이렇게 '올바르게 괴로워하는 걸 가능하게 된 게' 누구 덕인지 알고 있는 나한테, 그걸 눈 앞에 들이밀어진 나한테, 증후군자도 아닌 그 자식이 말했다고요. 이딴 건 말꼬리 잡는 거란 거 알아요, 하지만, 그 자식은 전부 알고 있다는 듯한 얼굴로 지껄였다고요, 분명하게, '기분은 알겠지만'이라고!"
좁은 방 안에 자신의 고함 소리가 울려퍼지는 걸 히나에는 들었다. 눈 앞이 어느샌가 약간 흐려져 있었다. 미즈키와 마치는 겁먹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센리와 하나는 달랐다. 그 얼굴은 다정했다.
히나에의 눈 앞에, 센리가 원고를 내밀었다.
"하도록 해."
일 순간, 히나에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감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하고 오도록 해. 학생회장으로서의 총괄도 들어가 있는 원고니까, 그 부분은 무시해도 좋아. 입맛에 맞는 부분만 쓰도록 해. 시간이 없으니까 거의 즉흥으로 하게 되겠지만, 너는 그런 건 잘 하잖니. 평소에 그렇게나 떠들기도 하고, 문예부 부장이니까."
"아......"
말을 듣고, 처음으로 깨달았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센리는, 학생회장으로서 발언을 해야만 했었다.
센리는 알고 있다, 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신경 안 써도 돼, 어떻게든 될 테니까. 랄까, 다음 발표가 마지막이라고 말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잖아. 됐으니까, 말하고 싶은 걸 말하고 오도록."
"......"
여제는 멋있구나아, 라고 히나에가 센리를 보며 생각했다.
손에 든 페트병을 겨우 떠올리고, 히나에는 하나에게 그걸 내밀었다.
하지만, 하나는 거절했다.
"괜찮아. 마셔도 돼. 힘내."
"......쌩큐. 사랑한다."
휴게시간이 끝났다고 고하는 아나운스가 문 건너에서 들려왔다.
히나에는 센리의 원고에 눈을 떨구었다.
그리고 거기에 써 있는 내용에 적잖이 놀라며, 방에서 나가려 하는 센리를 불러 세웠다.
"선배, 이거......"
히나에는 원고를 가리켰다. 센리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조금은 네가 하고 싶은 말이랑 겹치니?"
끄덕, 히나에가 수긍했다. 설마 센리가 학생회장으로서 이런 말을 할 셈이었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말은 안 했지만 말이지. 나도 기분은 알겠다는 말을 들은 건, 솔직히 말해서 꽤나 화났었거든. 랄까, 빡쳤어."
빡쳤다.
센리로서는 드문 그 단어와 말투가 귀엽게 들려서, 히나에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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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다 속이 끓다 부글거리다 등등등.... 이것저것 생각해봤지만 역시 빡치다 가 제일 와닿더군요 ㅋ
3장은 주제가 발표회기도 하다 보니 말이 겁나 많습니다. 심지어 문어체 작렬.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하다가 짜증나서 도중부턴 직역으로 굴렸습니다.
그래서 잘 안 읽히거나 뜻이 이상하거나 비문인 부분이 많지만 여러분이라면 잘 이해할 거라 믿어요!
분량 자체도 기분 탓인지 몰라도 3장이 제일 긴 것 같더군요.
보통 내용 구분되는 공백으로 잘라가면서 텍스트 파일을 나누는데 앞의 1, 2장은 한 자릿 수였는데 얘만 12개 나오네요.
덕분에 길어졌습니다.
어쨌든 다음에 올리는 부분이 3장 끝입니다. 고대하던 4장으로 빨리 돌입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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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햄보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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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보세요 ㅎㅎ | 17.04.26 20: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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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ㅠㅠ | 17.04.26 20:5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