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리유키와 자포네스크의 원류
나고리유키를 간략히 사유해봅니다.
이전글처럼 경어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다른 관점으로 사유하신 분이 계시다면, 부족하게나마 담론을 나눌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나고리유키 가면
디자인은 한냐노멘(般若能面) 또는 한냐멘(般若面)의 형태로
가장 큰 특징은 입만 존재하고 눈과 코등 표정이 보여져야할 자리에 마음 심(心)자만이 보인다.
“질투나 원망이 가득 찬 여자의 얼굴”을 지워버리고 마음만을 그렸다는 것,
마음... 을 뿔과 입을 통해 말하려는 것을, 간략하게 우키요에와 실제역사의 특정부분을 경유하여 개인적인 관점으로 자포네스크의 원류에 도달하고, 그 알레고리를 도출해본다.
우키요에의 의미를 위키백과의 설명으로 간략히 이해하고 시작하자.
우키요에(일본어=浮世絵)는 17세기에서 20세기 초 일본 에도 시대에 성립한 당대 사람들의 일상 생활이나 풍경, 풍물 등 그린 풍속화의 형태를 말한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우키요에'라고 하면 여러 가지 색상으로 찍힌 목판화인 니시키에(錦絵)를 말하는 예가 많으나 육필화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개요의 일부 발췌
'우키요'(浮世)라는 말 자체를 풀이하면 '떠다니는 세상의 그림', 즉 현세의 이모저모를 그려낸 그림이라는 뜻이며, 지금의 도쿄에 해당하는 에도, 오사카, 교토 등지의 마을의 중심의 이곳저곳에 퍼져있던 현대풍의 새로운 문화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 말의 유래는, 똑같은 발음의 다른 말인 '우키요'(憂き世) - 즉 '근심어린 세상'이라는 말이며, 불교의 극락정토와 대비되는 생노병사가 전개되는, 꺼리고 멀리해야 할 근심스럽고 걱정스러운 세상이라는 개념이다.
이하 중략,
나고리유키의 각성길팔기 망설 사용시 오오다치에 비춰지는 (칼을 들고 있는)뿔달린 가샤도쿠로처럼 보이는 해골은 일본요괴인 가샤도쿠로라기보다는 그 생김새와 그림의 구도를 통해
우토우야스카타충의전(善知鳥安方忠義伝)의 삽화로 사용된 우타가와 구니요시(歌川國芳, 1798~1861)의 우키요에, 소마의 옛집 (相馬の古内裏)에 나오는 거대한 해골(일본 요괴 가샤도쿠로의 원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1960년대 새로 창작된 요괴로써의 가샤도쿠로의 특징들은 여기서 일단 배제된다.
(보통사람의 키보다 15배는 크고, 귀에 방울이 달려있으며, 전쟁터에 죽어 한이 서린 사람들의 원환이 모여 형성된 거대한 해골요괴등)
그 다음 결정적인 단서로써 망설 피니쉬에 등장하는 파도이다.
달리 생각할 필요도 없이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우키요에연작 후가쿠 36경(富嶽三十六景) 중 하나, (호쿠사이 작품 중 가장 유명하며, 세계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본미술작품의 하나인) 가나가와의 큰파도(神奈川沖浪裏)이다.
이 우키요에와 함께 등장한 지성통천至誠通天(しせいつうてん)는 무엇일까??
지극한 정성은 하늘에 통한다.
나고리유키 아케이드9 스테이지 클리어시
"한평생(生涯), (피의)갈증을 참아낼 셈인가..."라는 자신의 말에
나고리유키는 "전에도 그렇게 말했었지, 다시 말할 필요도 없겠지"라고 되받아친다.
(나고리유키 스토리모드에서 대면하는 또 하나의 자신은, 위로 갈수록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색이 특징이다. 덕분에 가면이 완전히 검은색으로 칠해지고, 붉은 마음심자를 통해
원색의 나고리유키의 하얀마음과, 검은마음의 대립을 그려내며, 그 둘의 진검승부가 이루어질때 주고 받는 대사는
"본능을 이기는 투지따위 없다.와 "굴복을 투지라고 부르지 않는다."이다.
이것은 나고리유키의 스토리이자 삶 그 자체와도 같다.
나고리유키의 검술에 대해서...
치프 자나프 아케이드 스테이지 9를 클리어하면 나고리유키의 검술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카즈사노스케가 권유한 코레토의 아류다.”라고...
이것은 오다 노부나가를 돌려 말하는 것으로, 나고리유키 자신이 야스케(彌介)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이탈리아 예수회소속 선교사 알레산드로 바리냐노(Alessandro Valignano)를 섬기는 “노예”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 된 야스케彌介의 주종관계 또한 (권유 받았다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부정한다.
즉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나고리유키의 캐릭터 설명란에 “고결한” 뱀파이어 사무라이로, 실제 역사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이 인물을 재정식화시킴으로써 코레토의 아류란 말처럼,
(코레토 이탈리아어 Correto, 영어의 corrected 와 비슷한 의미로써 쓰이며, 수정된, 바르게 정정된 이라는 뜻의 아류라고 말하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현실의 오다 노부나가와 야스케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비록 무사작위와 가신이었지만 노예의 위치에 있던 인물을 고결한 뱀파이어사무라이로 지금의 인권에 대한 시대정신을 투영하여, 잊혀진 역사를 현대의 문화 속 캐릭터를 통해 되살린다. 그것은 바르게 정정된 코레토의 “아류” 그 자체로 느껴진다. (슬레이어의 댄디즘의 가르침을 뿌리 + 무사도를 내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어의 코레토로 알레고리 해석을 시도했으나, 그밖에 코레토의 원류를 설명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시길 바란다.)
스트라이브 스토리모드에서 “노예”에 대한 저항의 알레고리는
실제로 해피 케이오스는 잠들어있는 나고리유키를 깨우자마자 (또 다시) 결박하여 자신의 손발처럼 이용하는 모습(나고리유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과 마지막 솔과의 대결중 해피 케이오스가 나고리유키를 조종하여 솔을 죽일 일격의 찬스를 스스로 자신의 무기인 오오다치에서 손을 떼는 “저항”을 함으로써 벗어나는 것을 통해 그려진다. 나고리유키 보스전 전용테마 Crawl의 가사 또한 이 알레고리를 생각하며 듣는다면, 의미심장해진다.
때문에 야스케란 모티브를 끌고오는 일본의 수많은 서브컬쳐 작품 중에서도 길티기어 스트라이브의 나고리유키가 독보적인 것은, 오다 노부나가는 뒤로 미루고, 야스케의 신분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음으로써(단순히 현대문화의 유희에 관점을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것으로) 이시와타리 다이스케는 이 인물을 현대화한 일본복식과 가면, 와색의 재해석을 넘어서, 내면적으로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승화시킨다. 그와 동시에 자포네스크의 원류, 그 시작과도 같은 우키요에의 미, 예술을 나고리유키(지금까지 녹지 않은 눈)을 통해 접근하고 지난 역사와 현 시대의 우리들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우리들은 빈센트 반 고흐등 인상파 화가들이 우키요에에게서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클로드 드뷔시가 교향시 바다를 작곡했다는 것 또한, 치프 자나프가 츠요시식의 원류를 찾는 모습으로, 현실의 자포네스크의 원류를 우리 앞에 소환한다.)
구작 실티기어에서 치프 자나프로 시작된 백인 인물이 슬럼가에서 ㅁㅇ에 빠진 그 삶을 스승 츠요시를 통해 인술(츠요시식)을 통해 새 삶을 얻는 것을 넘어
악순환을 스스로 끊고자 자기 스스로의 세계(동치프왕국 및 동치프왕국 대통령)을 만들어낸 것처럼, 나고리유키란 흑인인물을 통해 이번에는 역사의 한 지점을, 노예(인권)에 대해 지금 세대에 건들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읽게 한다. 하지만 이것을 정면으로 말하거나 표면적인 서사로까지 쓸 만큼, 용기를 내진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나고리유키에 대한 사유를 일단락한다.
향후 나고리유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디렉터가 자신이 이룩해낸 가치를 더욱 밀고나아갈지, 그저 우연인 것처럼 실망을 우리에게 안겨줄지는 길티기어 팬이라면 그 모습또한 지켜봐줘야 할 것이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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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망설과 지성통천에 대해 디테일한 해석을 듣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또한 지성통천에 대한 내용의 부족함을 실감하여 아케이드 스토리를 통한 저항(이자 나고리유키의 투지)의 관점을 짧게나마 보충하였습니다. 댄디즘의 가르침 + 무사도를 행하는 고결한 뱀파이어 사무라이이면서, (슬레이어가 샤론와 만나기 전까지 어새신이란 비밀조직을 만들어 피의 수급을 하며 버텨온 생애를, 비록 슬레이어만큼의 오랜 삶을 살지 않았지만, 그 흡혈충동(갈증을 일평생 참아내겠다는 그 강력한 투지... 이것은 스토리모드의 스크립트에서처럼 자신의 흡혈귀로서의 본능보다 인간으로서의 저항을 선택했다는 것, 말씀해주신 것처럼, 나고리유키가 높은 파도를 극복해나가는 인물이라는 지점은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시 한번 글과 함께 답글까지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1.06.27 11: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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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치프유저지만, 나고리유키는 처음 등장부터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이렇게나마 사유해보았습니다. 부디 길티기어 스트라이브를 더욱 풍요롭게 즐기시는데, 작은 영감의 계기가 되었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 21.06.30 20:3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