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이 글은 디씨에 선업로드 되었으며, 나뉘어진 여러 글을 이어붙인 글에 불과합니다. 작성자는 본인이 맞습니다. 솔직히 이런 글을 누가 베껴가)
반말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주제의식을 관통하는 내용이 들어있으니 안 깬 사람은 절-때로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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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미세먼지와 함께하는 좋은 하루입니다. 저는 라일이라고 하며, 굉장히 희귀한 존재입니다.
이하 내용은 니어오토마타의 개략적인 스토리와 각 엔딩에 대한 결말, 해석 등을 내포하고 있으니
제발 게임 끝까지 안했으면 볼 생각을 하지를 마.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ㅎㅎ
주의1) 스포일러 덩어리 혹은 그 자체입니다.
주의2) 글쓴이는 원래 눈팅족이며, 디시를 자주 하는 편도 아닙니다. 글의 개연성이 현저히 낮을 가능성이 있으니 꼬우면 님들이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번 더 확인합니다. 당신은 게임의 끝에 도달하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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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글을 읽으면 더 여운이 깊어진다.
Nier:Automata [ A / B ]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가야할 지 모르겠다. 아마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E엔딩을 본 이후, 극한의 현자타임에 사로잡힐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고, 3일 째 학업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작품이고, 처음으로 접해본 요코 타로의 작품이여서 일수도 있겠다.
이제 개인적인 결말의 해석을,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제의식을 생각해보자.
E엔딩 까지 본 뒤, 나는 이 진엔딩이 해피엔딩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미래는 불확실하며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포드 042의 말에 따르면 미래를 만들어가네 어쩌네 하며 희망을 주는 듯한 암시를 하지만, 요코 타로인 이상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니어 오토마타의 주인공은 총 3기다. 2B, 9S, A2.
모든 기계생명체들에게는 보물이 있다. 형제, 친구, 가족, 연인, 아름다움, 등등. 모든 기계생명체는 보물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게임에서의 세세한 설정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두 사람의 (혹은 세 사람의) 이야기를 위한 개연성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2B
2B는 9S를 감시 및 처형하라는 나선과도 같은 운명, 또는 신의 장난으로 인해 영원한 반복을 한다. 즉, 그것이 그녀의 운명인 것이다. 하지만, 2B의 보물은 9S이다.
자신의 보물을 자신의 손으로 끝없이 부숴나가는 2B는 A/B엔딩의 마지막에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냐며 오열하고 만다. 그녀는 불완전한 윤회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만약 9S의 데이터백업이 A/B엔딩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면 2B의 자아가 결과적으로는 붕괴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2B의 목적은 9S의 감시 및 처형, 2B의 보물은 9S.
9S
9S는 사실 2B가 자신을 계속 처형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단지, 자신의 보물이 2B이기에 자신이 부셔져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반복되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자신의 보물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9S는 행복했다.
9S는 이 상황이 무한히 반복되도 아마 즐겁게 자아붕괴없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9S의 초기모델인 9형은 요르하 계획을 완성시키는 중대한 죄를 저질렀다.
이 죄를 9S 자신에게 걸린 저주로 생각하기에 반복되는 윤회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9S의 목적은 지역 탐색 및 정보 수집, 9S의 보물은 2B.
여기까지 알아내는 것이 플레이어의 목표이다. 즉, A/B 엔딩은 " 2B와 9S는 서로가 서로의 보물이며 이러한 과정을 연속하여 겪고 있다.
상황이 어찌되었든 그들의 보물은 유지되어지고 있었다. " 를 표현한 것.
(추가) 이는 A/B 엔딩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재생되는 음악을 통해 더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음악은 알아서 찾아보세요 귀찮아)
'The weight of the world'
이 음악은 일어버전과 영어버전이 있는데, 가사가 매우 다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영어버전은 2B의 독백이며, 일어버전은 9S의 독백이다.
언제의 독백이나 하면, 2B가 9S를 목졸라 죽일 때(혹은 처형할때 마다)의 독백인 것이다.
가사는 알아서 찾아보시길.
따지고 보면 A/B엔딩까지는 말 그대로 이 게임의 프롤로그인 것이다.
그러나 요르하 계획에 의해 두 사람의 반복은 붕괴될 수 밖에 없었다. 이 이후의 이야기가 진정한 게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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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r Automata [ C / D ]
전 글을 읽었다면 대충 유추할 수 있는데, 각 개체에는 (기계생명체건 안드로이드건 뭐건) 자신의 목적이 있고, 보물이 있으며 이 둘이 항상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는 주인공 일행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서로가 서로의 보물인 것. (이러한 개체는 게임 진행 내내 찾아볼 수 없다.)
요르하 계획에 의해 2B는 A2에 의해 살해당하고, 이를 눈 앞에서 지켜본 9S. 말 그대로 자신의 눈 앞에서 자신의 보물을 잃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자신의 보물을 부순 A2에게 모든 증오를 향하게 된다.
뭐 이후 요르하 계획의 진실이니 뭐니 하지만 쓸데없는 내용.
A2의 얘기를 조금 해야되는데, A2 역시 2B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강하작전을 하다 부대원을 거의 다 잃고, 사실은 자신들이 실험용기체였다는 진실과 마주한 뒤 폐기되기 직전에 다른 부대원들의 희생으로 살아남아서 기계생명체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긴 설정이 있지만 이 설정을 빼버려도 문제가 없다. 굳이 부여를 하자면, 자신이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했는 지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서는 정도가 될듯.
A2의 역할은 2B의 의지를 불완전히 이어가는 인형. 정도로 생각하면 좋다. 9S를 지켜달라는, 자신의 보물을 지켜달라는 2B의 요청을 불완전히 받아들인 것이다.
정리하자면, A2의 목적 : 기계생명체의 파괴 / A2의 보물 : 없었음 > (2B의 처형 이후) 9S (불완전), 진실로의 도달
그래서 D엔딩을 보면 알 수 있다. 9S와 싸우는 A2가 2B의 데이터를 온전히 넘겨받았다면 애초에 9S와 싸우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칼을 겨누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속에 녹아든 2B의 의지로 인해서 방심하게 되고, 이미 증오에 사로잡힌 9S가 A2를 찌르다 9S도 역시 칼에 찔리는 것이다.
이제야 모든 엔딩을 해석할 수 있는 키가 모였다. 바로 주인공들의 보물이다. 이미 각 기체의 목적따위는 개나 줘버려도 될 만큼 비중이 작아졌다. 목적은 곧 만들어진 운명이기 때문이다.
2B의 보물 : 9S
9S의 보물 : 2B
A2의 보물 : 9S(불완전), 진실로의 도달
D엔딩에서는 지켜진 보물이 하나도 없다! 물론, 아담의 방주를 통해 9S와 2B의 데이터가 달서버에 도착한다고 하는 예측도 있으나, 무의미하다고 판단.
진정한 의미의 배드엔딩.
C엔딩은 그나마 좀 나은데, 2B와 A2의 보물이 지켜진다. 즉, 9S의 생존.
새드엔딩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언급하지 못한 내용이 있는데, 창조주에 대한 고찰도 이 게임에 숨어들어있다.
피조물은 창조주를 닮아간다. 라는 재밌는 주제의식도 이 게임에 녹아들어 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들은 인간의 피조물이며, 점차 창조주인 인간과 유사해지고 있다.
포드 역시 창조주인 안드로이드들과 유사해지고 있다.
기계생명체 역시 인간 혹은 안드로이드와 유사해지고 있다. (이 부분은 확실하지 않은데, 내 기억으로는 기계생명체의 코어가 인간의 혼의 모방 혹은 그 자체로 알고 있음)
진 보스인 N2 역시 인간과 유사해진다.
다만, N2는 방향을 잘못 잡았는데 N2는 인간이 아닌 인류를 자신의 목표로 잡았기에 역으로 자아분열에 이르게 된다.
이는 '마치 인류와 같군' 이라는 A2의 대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아담과 이브는 프롤로그 보스나 다름없지만 굉장한 개체임에 틀림없는데, 자신들의 창조주인 이성인을 넘어서서 인간을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한 나머지, 죽음까지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죽어본 아담... 물론 D엔딩을 보면 후일담이 존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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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r Automata [ E ]
하기 전에, 이전 글에서 주인공이 셋이라고 했는데 난 좀 생각이 다르다. 주인공은 넷이다.
포드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일을 함께 겪고 함께 버티며 모두 이해한 포드가 진정한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라기보다는 그냥 주인공이 맞는 것 같다.
말 그대로 딱딱한 기계에서 벗어나서, 점차 자신의 의지를 가지게 되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 E엔딩의 시작이다.
포드들의 목적 : 모든 요르하 기체의 파괴확인 및 모든 데이터 삭제 (포드 153을 통해 알 수 있다.)
포드 042의 보물 : 지금까지 함께 한 모든 데이터
결국, 이 게임의 중요한 키워드인 나선과 윤회는 또 다시 반복되기 마련이였다. 요르하 계획이 실행성공하였으니 말이다. 포드만 데이터를 지우면 말이다.
그러나 포드 042는 엔딩을 보기까지 최소한 약 30여시간동안 자신만의 데이터(의지)를 가지게 되었고 사실은 너도 바라고 있지 않냐며 E엔딩을 시작한다.
엔딩크레딧의 모든 관계자들의 이름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연출 상으로도 굉장히 좋았지만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다.
포드는 자신들의 의지로 '게임의 엔딩'이라는 운명을 파괴한 것이다. 여러 포드들의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말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파괴를 막아낸 포드들은 곧이어 2B와 9S, A2의 파츠를 모두 한 곳에 모은다.
살아있고 있지 않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며 말이다. 보물을 지켜냈으니 말이다.
이를 통해 모든 보물이 온전히 보존된 미래가 완성되었다.
작성하기 전에, 추가적으로 조연들의 보물도 알아보자.
사령관의 보물 : 요르하 그 자체 ( 본인과 함께 폭사함. 선장은 배와 운명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보물을 지켜냈다고 생각함)
파스칼의 보물 : 마을, 구성원들 ( 지키는데 실패, 그러나 이후 다시금 기계생명체들을 모아 안드로이드들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는데 성공함. 따라서 보물을 지켜냄)
아담의 보물 : 인간성 (얻는 데 성공, 그러나 동시에 사망)
이브의 보물 : 형 (실패, 방주에 타고 떠났으면 형과 함께하므로 성공)
데볼과 포폴의 보물 : 속죄 (성공. A2에게 본인들이 도움이 되었을까 라고 물어본 이유가 이것.)
N2의 보물 : 인류의 이해 (이해와 동시에 인류처럼 망가짐)
주인공들의 보물과 결말은 어떨까..
2B의 보물 : 9S (생존)
9S의 보물 : 2B (생존)
A2의 보물 : 진실로의 도달(성공) 흑막의 파괴(성공)
포드의 보물 : 모든 데이터의 보존(성공)
결과적으로 모든 주인공의 보물이 지켜졌으므로 E엔딩은 해피엔딩이다.
전혀 불완전하지도 않으며, 행복한 결말 그 자체다.
이렇게 게임이 끝이 난다.
마지막으로 포드가 묻는다.
당신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습니까?
그 대가는 (시리즈 전통의) 세이브 데이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플레이어의 이야기가 이 장면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게임을 진행하며 플레이어는 기계생명체를 부순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함에 있어 진실에 도달하게 되고, 점차 자신의 보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파스칼이 자신을 죽이거나 기억을 지워달라고 할 때, 나는 5분 정도 게임을 진행하지 못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조종할 기체를 선택할 때 오랫동안 선택을 하지 못하였다.
9S의 마지막 독백에서 나는 선택할 수 없었고
엔딩크레딧에서의 전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 모든 데이터는 곧 전부 나의 기억의 일부가 되었으며, 나의 보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여기서 세이브데이터를 희생하지 않으면, 포드는 알겠다 라는 차가운 말과 함께 시작화면으로 돌려보내지만
희생을 다짐하면 이 게임을 플레이해주셔서 정말로, 정말로 고맙습니다. 라는 대사를 해준다.
즉 플레이어만의 보물을 이 게임을 통해 완성시킨 것이다.
- 희생을 두려워 말아라. 자신의 보물을 지키는 순간,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
끝
(루리웹 추가글)
즐겁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물론 위의 글은 저만의 생각이고 저만의 해석입니다.
다만 하나의 게임을 이런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고, 이런 게임을 플레이해서 굉장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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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공감이 된다니 다행이네요. | 17.05.11 2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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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제가 전작들은 안 했지만, 주제의식을 생각해보면 E엔딩은 해피엔딩이 맞는것 같습니다. ㅎㅎ | 17.05.11 2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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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했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 17.05.11 22: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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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9s의 목적은 a2의 살해가 아니라 2b와 함께 있는 것 또는 2b의 생존입니다. 보물을 부순 a2는 목적이 아닌 증오의 대상이 된거죠. 이는 탑 안에 남아있던 숲의 기계잔존세력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보물인 왕이 죽자 증오의 대상이 9s가 되듯이 말이죠. 또 a2의 목적역시 인류서버의 보존은 아니라고 봅니다. 엄밀히 따지면 기계생명체의 원천적인 파괴와 싸움의 끝을 내는 것이 목적이겠죠. 사족이지만, 저는 악당들의 목적이 실현되면 해피엔딩은 아닐 것 같습니다. | 17.05.12 2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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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굉장히 중요한 걸 알아낸것 같네요. 결국 게임엔딩은 A/B엔딩 후에 D엔딩 또는 CE엔딩, 즉 두 갈래로 나뉘는것 같네요. 애초에 팔이 잘린 9S를 포드들이 자원회수유닛을 통해 날아가던 걸 탈취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에 E엔딩의 전은 C 하나가 되겠네요. | 17.05.12 2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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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게임의 스토리를 서로가 서로의 보물이 상황에서 한쪽이 부서질 경우 생길 수 있는 극한의 결말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연성을 위해 진실을 만든거고요. | 17.05.12 20: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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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고 느끼는거야 개개인이 다르니까 생각들 다 존중합니다. 전 이게임 모든 서브퀘랑 아카이브 모두 달성으로 클리어하고나서 위키나 블로그에서 기존작들 이야기, 그리고 이 게임 이후의 이야기를 소설로 접하다보니 이 세계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게슈탈트 이야기, 요르하 계획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 17.05.12 2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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