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 <지난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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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 스토리 26 - 피와 명예
■ 와우 스토리 27 - 타락
■ 와우 스토리 28 - 혼돈의 지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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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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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 너머 칼림도어의 동부 해안에서, 고독한 누군가가 홀로 떠돌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을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녀의 비극적인 과거를 아는 이는 더욱 적었다. 그녀는 가장 위대한 티리스팔의 수호자 중의 한 명인 에이그윈이었다.
에이그윈은 자신의 아들 메디브와 아제로스에 일어난 일들을 자기 탓으로 생각하며 스스로를 비난했다. 호드의 침공, 1차 대전쟁과 2차 대전쟁의 참극, 끝내 살해당한 아들... 그녀는 이제 살아갈 의욕도 무엇도 없는 상태였다.
아들의 죽음 이후 홀로 떠돌던 에이그윈
그렇게 어두운 나날을 보내던 중, 그녀는 기이한 꿈을 꾸었다. 까마귀 깃털을 수놓은 망토 차림의 남자가 전할 이야기가 있다며 자신을 아제로스로 계속 불러달라는 꿈이었다. 에이그윈은 처음엔 군단의 술수라 생각하며 꿈을 의심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진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꿈속의 남자는 아들 메디브의 영혼이었다.
수년 전 목숨을 잃은 메디브의 영혼은 현실의 경계 너머로 표류하면서 그동안 아제로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목격했다. 육체의 죽음 이후 살게라스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그는 아제로스 세계에 닥칠 일에 대해 경고를 현실에 전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가 로데론의 사람들과 이야기할 방법은 없었다. 아제로스에서 단 한 사람, 마법보다도 강한 유대감으로 연결된 그의 어머니 에이그윈만이 그와 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이를 알게 된 에이그윈은 지난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한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 메디브의 영혼을 불렀다. 그렇게 여러 달이 지나서야 그녀는 마침내 메디브를 아제로스로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살게라스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메디브의 영혼
메디브는 영혼이 되어 떠도는 동안 많은 것을들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뒤틀린 황천의 악마들의 정신에 접촉해 언데드 역병에 대한 사실은 물론, 군단이 역병으로 아제로스를 약화시킨 다음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지도 알았다. 1만 년 전 고대전쟁 당시 파괴되었던 영원의 샘 대신 이용할 또 다른 매개체, 하이잘 산의 꼭대기의 거대한 세계수 놀드랏실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두 번째 영원의 샘이 그들의 다음 목표였다. 살게라스는 그 영원의 샘을 이용하여 불타는 군단의 모든 병력이 다시 아제로스로 침공할 수 있는 차원문을 열고자 했다.
메디브는 그것을 반드시 막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아제로스의 왕국들이 1만 년 전의 그때처럼 다시 단결하여 스스로 아제로스를 지켜야 했다. 메디브는 그 단결을 위한 촉매제가 되기로 맹세했다. 그것만이 자신이 생전에 저질렀던 일에 대한 속죄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에이그윈은 그럴 수 없었다. 그녀는 메디브의 소환 의식을 진행하면서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그녀의 몸은 늙고 쇠약해졌고,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회복을 한다고 해도 전처럼 젊어지거나 강력해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메디브는 홀로 나서야 했다. 시간이 부족했다. 언데드 역병이 로데론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이후 메디브는 신분을 숨기고 자신을 '예언자'라 칭하며 세상에 다가올 위협을 경고했다. 모두가 동부 왕국을 떠나 고대의 땅 칼림도어를 향해 서쪽으로 가야 한다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메디브는 각 지역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물론 유력 왕국의 지도자들에게도 이러한 경고를 전했다. 당연히 대부분 그의 말을 무시했다. 그들은 신분 모를 예언자의 경고가 미치광이의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달라란의 안토니다스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역병이 마법의 성질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유망한 제자인 제이나를 조사차 현장으로 보냈고, 로데론 역시 아서스 왕자를 안돌할로 보내는 정도가 다였다.
하이잘 산이 있는 서쪽 대륙으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메디브
메디브는 이처럼 인간들로부터 박대를 받았지만, 의외로 오크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대족장 쓰랄이 이끄는 신생 호드가 메디브의 말에 귀를 기울여준 것이다. 그동안 쓰랄은 포로수용소에서 많은 오크들을 해방시켰다. 하지만 그들은 거처가 없었고, 따라서 유랑자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라면 얼라이언스와의 또 다른 전쟁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메디브가 쓰랄을 찾아왔다. 쓰랄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군단이 오크 종족을 노예로 삼았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악마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오그림과 그롬 등 나이 많은 오크들이 군단이 오크 종족을 파멸로 이끈 과정을 쓰랄에게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메디브의 말이 사실이라면, 쓰랄은 종족을 위해 악마들과 맞서야 했다. 게다가 오크들에겐 인간들과 부딪히지 않고 지낼 새로운 터전이 필요하기도 하던 참이었다. 다만 쓰랄은 이방인을 신뢰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아제로스의 정령들에게 답을 구했다. 정령들은 즉시, 그리고 다급하게 이방인을 믿으라고 답했다. 쓰랄과 같은 주술사에게 그 이상의 확신은 필요하지 않았다. 곧 쓰랄과 신생 호드는 대해를 건너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칼림도어와 동부 대륙은 갈라진 후 오랫동안 교류가 없었기에 그들에게 칼림도어는 미지의 대륙이나 다름없었다.
칼림도어로 향하는 쓰랄의 신생 호드
한편 아서스가 로데론을 멸망시켰다는 소식은 빠르게 동부 왕국에 퍼져나갔다. 다른 얼라이언스 국가들은 그 소식을 믿기조차 어려웠다. 누구도 그러한 악몽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대부분 국가가 이런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지켜만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달라란의 마법사들, 아이언포지와 맹금의 봉우리의 드워프, 놈리건의 노움, 인간 왕국의 병사들이 로데론에 모여 스컬지에 맞섰다. 심지어 얼라이언스와 동맹을 끊은 쿠엘탈라스도 언데드 퇴치를 돕기 위해 하이엘프 사제를 파견했다.
본격적인 3차 대전쟁의 시작
그러나 무엇도 스컬지를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의 강령술사는 쓰러진 적의 시체를 일으켜 세웠다. 누더기골렘은 걸어 다니는 공성 병기가 되어 얼라이언스 병사들을 짓밟았다. 지하마귀는 땅속에 잠복해 있다가 방심한 적들을 습격했다. 가고일과 서리고룡은 그리핀 기수를 비롯한 얼라이언스의 공중 병력을 상대했다. 그리고 아서스와 그의 죽음의 기사들은 스컬지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였다. 그들은 강령술은 물론 무력을 사용하는 전투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단 한 명의 죽음의 기사만으로도 전투의 흐름이 스컬지 쪽으로 기울었다. 그중 발군은 단연 아서스였다. 아서스는 로데론의 지형에 익숙했고, 상대 얼라이언스의 전략에 대한 통찰력도 있었다. 얼라이언스는 맹렬히 저항했다. 그것은 그것은 그저 완고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압도적인 전력을 보이는 아서스의 스컬지
이 모든 상황을 지휘하고 있던 리치왕 넬쥴은 다음 계획에 앞서 우선 켈투자드를 되살리고자 했다. 켈투자드는 생전에 달라란의 마법사 중 한 명이었기에 달라란 침공에 큰 전력이 될 수 있었다. 또한 무엇보다 켈투자드는 군단의 악마들이 아닌 자신의 명령을 직접적으로 듣는 심복이었기에 반드시 살려야 했다. 그 역할은 아이러니하게도 켈투자드를 죽였던 아서스가 맡았다. 아서스는 리치왕의 명령에 따라 켈투자드의 유해가 있는 안돌할로 향했다. 이때 아서스는 켈투자드의 유해를 담기 위해 아버지 테레나스의 유해가 담긴 납골 단지를 빼앗아 챙겨왔다.
안돌할은 역병의 기운이 안개가 되어 해를 가릴 정도로 부패한 땅이 되어 있었다. 아서스는 그곳에서 자신의 옛 스승인 우서 경과 재회했다. 우서는 테레나스 국왕의 유해마저 능욕하려는 아서스에게 크게 분노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은빛성기사단과 함께 아서스의 스컬지에 맹렬히 맞섰다. 그들은 아서스로서도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죽음의 땅에서 칼을 맞댄 스승과 제자
생전에 아서스가 우서를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우서는 노련한 영웅답게 아서스를 최후까지 몰아붙였다. 그러나 우서는 자신의 제자를 죽이는 행위에 일말의 망설임을 갖고 있었다. 그 망설임의 대가는 컸다. 막판에 연민을 느낀 우서가 보인 틈을 아서스는 놓치지 않았다. 아서스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우서의 가슴에 서리한을 꽂아 넣었다. 그렇게 얼라이언스의 영웅 우서는 목숨을 잃었다. 아서스는 납골 단지에 담겨있던 아버지의 유해를 아무런 감정 없이 길바닥에 내버린 뒤 켈투자드의 유해를 담았다. 후일 안돌할이 있던 지역은 언데드의 소굴이 되어 <역병지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다.
아버지와 스승을 모두 거리낌 없이 죽인 패륜대장 아서스
리치왕은 자신의 대리인에게 다음 명령을 내렸다. 켈투자드의 유해를 단순한 언데드가 아닌 강력한 리치로 되살리기 위한 계획이었다. 그것을 위해선 강력한 비전 에너지의 원천이 필요했다. 리치왕은 그 유력한 장소를 알고 있었다. 바로 하이엘프의 왕국 안쪽 깊은 곳에 있는 <태양샘>이었다.
6일 후, 아서스는 스컬지 병력을 이끌고 쿠엘탈라스 왕국 외곽에 도착했다. 그들은 왕국 주변에 설치된 마법석 때문에 왕국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걱정 없었다. 하이엘프 다르칸 드라시르가 아서스의 편에 있었기 때문이다.
다르칸은 본래 쿠엘탈라스 왕국의 고위 마법사였다. 그러나 강령술과 흑마법에 손을 대어 타락했고, 그러던 차에 아서스가 스컬지를 이끌고 오자 냉큼 그에게 붙었다. 다르칸은 아서스에게 길을 안내해주며 정보를 제공했다. 덕분에 아서스는 목표하는 태양샘에 한 발 더 손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하이엘프의 배신자 다르칸 드라시르
태양샘은 하이엘프의 고향을 영원한 빛으로 적셔주는 힘의 원천이었다. 하이엘프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엘프들은 샘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 쿠엘탈라스의 국왕 아나스테리안은 엘프들을 총결집시켜 스컬지의 공격에 대비했다. 그 선봉에 선 자는 순찰대(엘븐 레인저) 총사령관 실바나스 윈드러너였다.
문제의 그녀, 실바나스의 등장.
실바나스는 윈드러너 3자매 중 둘째로, 2차 대전쟁에서 오크 호드가 쿠엘탈라스를 침공하고 숲을 불태울 때 자매들과 함께 최전선에서 싸운 자였다. 실종된 언니 알레리아의 뒤를 이어 순찰대 사령관직을 맡은 그녀는 왕국의 모든 마법사와 사제들을 실버문으로 집결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정예 순찰대와 함께 실버문 외곽의 숲에 진을 쳤다. 원정순찰대라고 알려진 그들은 고도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경장갑 부대였다. 역사적으로 그들은 최전방을 지키며 쿠엘탈라스를 위협하는 모든 적에 맞섰다. 위험했지만 크나큰 명예와 영광이 따르는 역할이었다.
곧 아서스와 스컬지가 숲 안쪽으로 진입해 들어왔다. 실바나스의 순찰자들은 전면 공격을 감행했다. 전투는 격렬했고 뜨거웠다. 사실 스컬지의 규모는 순찰대를 훨씬 뛰어넘는 데다 다르칸의 배신 때문에 결국 전선이 뚫릴 것은 자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실바나스는 뛰어난 전략가였다. 그녀의 완강한 저항은 아서스의 분노를 일으켰다. 실바나스는 실버문의 수호자들에게 공성전을 준비할 시간이라도 벌어주고자 했다. 그것을 위해 실바나스는 직접 아서스 앞으로 나섰다.
실버문의 장엄한 첨탑을 뒤로하고 죽음의 기사 아서스와 순찰대장 실바나스가 격돌했다. 실바나스는 매섭게 공격했지만 며칠 동안의 격렬한 전투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다. 그녀는 서서히 지쳤고 아서스는 빈틈을 발견했다. 서리한이 순찰대장의 몸을 가르며 그녀의 핏줄에서 생명을 쏟아냈다.
아서스는 실바나스에게 죽음 뒤의 안식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아서스는 자신에게 저항한 대가로 실바나스의 영혼을 빼내어 그녀를 언데드 밴시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스컬지 부대에 복속시켜 그녀가 자신의 썩어문드러지는 몸을 느끼며 영원히 고통받도록 만들었다.
아서스에 의해 밴시가 되어버린 실바나스
결국 스컬지는 실버문의 방어를 무너뜨렸다. 아나스테리안 국왕과 생존자들은 배를 타고 실버문 북쪽의 <쿠엘다나스 섬>으로 후퇴했다. 태양샘은 그곳에 있었다. 도시는 언제든 재건할 수 있지만 태양샘을 보호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아나스테리안은 스컬지에게 함선이 없음을 알고 언데드가 바다를 건널 수단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아서스는 함대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서리한이 있었다. 아서스는 쿠엘탈라스의 북부 해안에 도착하여 거품이 이는 바다에 서리한을 담갔다. 서리한 주위의 물이 얼어붙었고 얼음은 서서히 바다 너머로 퍼져나가 얼음의 다리를 만들었다.
바다를 얼음길로 바꾼 엄청난 서리한의 힘
더 물러설 길이 없었던 아나스테리안은 얼어붙은 해안에서 아서스와 맞붙었다. 아나스테리안은 펠로멜로른이라는 고대의 검으로 서리한을 상대했다. 두 자루의 검이 울부짖는 소리가 천둥처럼 하늘을 뒤흔들었다. 아나스테리안은 강했지만 아서스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아서스는 펠로멜로른을 부러뜨린 후 아나스테리안의 목숨을 거뒀다. 국왕뿐 아니라 이번 침공으로 쿠엘탈라스 왕국의 하이엘프 대다수가 목숨을 잃었다. 때마침 왕국 밖에 있었던 국왕의 아들 캘타스 선스트라이더와 소수의 하이엘프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아서스는 곧장 태양샘에 다가가 켈투자드의 유해를 빛나는 샘 깊이 담갔다. 그리고 리치왕이 일러준 주문을 사용했다. 그러자 마침내 켈투자드가 강력한 리치로 되살아났다. 동시에 태양샘은 오염되어 버렸다. 부활한 켈투자드는 아서스에게 은밀히 속삭였다. 군단의 악마들이 아닌, 리치왕과 우리들만을 위한 다른 계획이 있다고. 그는 악마들을 믿을 수 없으며 스컬지 역시 군단이 아제로스를 차지하게 되면 버려질 소모적인 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서스는 동의했다. 악마들은 언제나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대로 소모품으로 버려질 수는 없었다.
리치로써 부활한 켈투자드
그렇게 목표를 이룬 스컬지는 쿠엘탈라스에서 떠났다. 뒤늦게 폐허가 된 쿠엘탈라스에 도착한 캘타스 왕자는 참혹한 현실에 통탄했다. 그는 대체로 배타적인 다른 하이엘프들과 다르게 세상의 다른 종족들과 어울리며 세계를 배우고 싶어 했고, 그래서 달라란에 유학을 가있었다. 엘프들은 그런 캘타스를 원망했다. 그는 쿠엘탈라스를 지키지 않았다. 캘타스는 변명하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 왕국의 재건을 위해 헌신하여 엘프들에게 인정받겠다고 결심했다. 그런 그가 처음 한 일은 태양샘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태양샘의 타락한 에너지는 서서히 쿠엘탈라스와 그곳에 남아 있던 엘프들에게 침투하고 있었다. 캘타스는 오염된 태양샘이 더 이상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고위 엘프들을 설득해 샘을 파괴했다. 문제는 평생을 태양샘에 의지해 살아왔던 하이엘프들에게 샘의 부재는 매우 가혹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엘프들은 마력의 원천이 갑자기 없어지자 금단 증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엘프들은 중독의 고통으로 심신이 약화되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견뎌야 했다. 캘타스는 살아남은 엘프 생존자와 폐허의 잔재를 수습했다. 그리고 고향 땅의 참화에 슬퍼하며 전사한 이들을 기리는 의미로 자신들을 블러드 엘프라 개명했다.
살아남은 캘타스와 블러드 엘프들
로데론과 쿠엘탈라스가 함락되었다. 알터랙과 스트롬가드 역시 연이어 무너졌다. 얼라이언스가 흔들리고 있었다. 불타는 군단은 이제 동부 왕국에서 거의 저항을 받지 않고 군대를 규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악마들은 대해를 지나 두 번째 영원의 샘을 차지할 계획이었다. 킬제덴은 침공의 기반을 닦았지만 직접 전쟁을 이끌 생각은 없었다. 그 영광은 킬제덴과 동급인 군단의 2인자, 파멸자 아키몬드의 몫이었다.
킬제덴이 어둠 속에서 적을 조종하는 책략가 타입이라면 아키몬드는 다혈질의 전투 사령관이었다. 킬제덴은 아키몬드와 소수의 군대를 먼저 아제로스로 소환하고자 했다. 그러나 강력한 대악마 아키몬드를 소환하는 차원문을 열기 위해선 아티팩트 <메디브의 책>이 필요했다. 한때 오크의 손에 의해 드레노어로 넘어갔었던 아제로스의 유물들 중 메디브의 책과 굴단의 해골은 카드가가 보낸 전령에 의해 간신히 다시 아제로스로 넘어올 수 있었다. 메디브의 책은 막대한 수호자의 마력 일부가 주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어둠의 문을 창조하는 데 사용한 주문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그 책에 깃든 에너지와 기록을 이용한다면 아키몬드와 군단의 선봉대를 아제로스에 불러들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달라란의 마법사들은 그 아티팩트들을 달라란 내부에 엄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서스의 다음 목표는 달라란이었다. 스컬지는 달라란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이에 달라란의 수장이자 키린 토의 대마법사 안토니다스는 도시에 방어막을 형성하고 결사항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음 목표는 달라란이다.
<29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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