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은
스크린 너머
사쿠라바 잇토키가 어깨를 으쓱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그의 제스처와는 달리,
스크린에 투영된
그의 눈에
장난스러움 같은 감정은 담겨 있지 않았다.
밀러 국장은
윈드가
일반적인 독립 요원, 용병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오늘 대화를 통해서
그에 대한 평가를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대 이상이군.
밀러 국장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윈드가 말한 것이
전부 다 맞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틀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제한된 요소들을 가지고
이 만큼의 결론을 도출해 낸
사쿠라바 잇토키의 모습은
국장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이익과 명예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베네수엘라 작전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진행된
윈드의 심리 분석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그저 계약금을 잔뜩 안겨 주고
좋은 집과
아름다운 여자를 붙여 주는 것만으로
그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작전에
잇토키를 슬쩍 끼워넣은 뒤
만약에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을 주는 식으로
움직여서
윈드(사쿠라바 잇토키)를 흔들어보려고 했다.
그런데도
윈드는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기는커녕,
살짝 놓을 뻔한 주도권을 다시 가져가 버렸다.
CIA의 국장인 자신이
직접 나섰음에도 말이다.
밀러 국장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괴물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재미있군.”
밀러 국장은 말했다.
***
-재미있군.
화면 너머의 밀러 국장이 말했다.
“재미있다니 쓸데없이 떠든 보람은 있군.
이제 결론으로 들어갑시다.
나는 당신들을 믿지 않소.
정확히 말하면
어디도 믿지 않지.
다만 단 세 사람 말고는.
그리고
당신은 그 세 사람이 아니고.”
-그런 것 치고는 이가 닌자 가문을 고집하더군.
너의 집이라고 그런 건가?
“함께한 시간이라는 것은 가
치가 있으니까.”
-시작이 있어야
함께한 시간이라는 것이 있지.
“CIA와는 이미 시작되었지.
그리고
당신의 장난질이
그 시간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고.”
-장난질?
“그 여자.
날 죽이러 온 이스라엘 여자.”
잇토키가 말했다.
“당신들은 알고 있었지.
챔버 부인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당신은 알고 있었지.
그 여자가 왜 접근했는지,
왜 나를 죽이려고 했는지.
알면서도 말해 주지 않았지.
뭐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야.
나는
그쪽 사람이 아니니까.
하지만 트레이시는?
트레이시에 관해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한 조직이라면
더더욱 믿을 수 없는데.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요원들을 부품처럼 쓰고 버리는 조직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그 말에,
국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잇토키는
국장의 침묵이 당황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당황할 정도로 양심이 있는 인물이라면
저 자리까지 오르지 못했겠지.
그것이
잇토키의 생각이었다.
“이 정도면
설명이 되지 않았겠나 싶은데.”
잇토키가 그렇게 말함으로써
베팅을 마무리했다.
다시 국장이 베팅할 차례였다.
잇토키는
국장이 어떤 말을 꺼낼지 궁금했다.
-사과하지.
잇토키의 예상과는 다르게
국장은 순순히 사과했다.
“말뿐인 사과는 가치가 없는데.”
그런 국장의 사과를
잇토키는 일단 거부했다.
-사과의 의미로 무엇을 지불하면 되겠나.
그 말에
잇토키는 국장이 뭘 원하는지
단번에 눈치를 챘다.
하지만
미리 목에 목줄을 걸고 싶지는 않았다.
잇토키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아직은 아니라고.
-지금의 협조 관계가 계속 유지되었으면 좋겠군.
더욱 돈독해지는 방향으로.
국장이 말했다.
“장난만 치지 않는다면,
나빠지지는 않겠지.”
잇토키가 답했다.
-사과의 표시를 하고 싶군.
국장이 말했다.
“그럼
몇 가지 부탁할 것이 있는데.
서로의 돈독한 협조 관계를 위한
가계약 조건으로 들어주시면 좋겠군.”
잇토키가 말했다.
-계약은 이진법이지.
0 아니면 1.
계약은 맺었을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고,
가계약이라는 단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밀러 국장이 말했다.
“그러니까 하자는 말이지.
그래야지
당신이
이제부터 맞이하게 될 재앙
아니
지금까지
당신이 겪어 본 적이 없는
진정한 악몽에서
그나마
제정신이나마 건사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올라갈 수 있을 테니까.”
잇토키가 말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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