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90)

[에단 헌트]

“여자를 찾았습니다.”







침묵을 깬 것은 베드로 신부였다.

베드로 신부는
다른 봉투에서 꺼낸
사진 한 장을 한규호에게 건네주었다.

공항 CCTV 화면 캡처 사진이었다.
마른 몸매를 가진
백인 여자였다.







“8주 전,
서용석이 위조 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온 그날,
같은 비행기로 입국했습니다.”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잇토키는
고개를 들어 베드로 신부를 바라보았다.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서용석이라는 사람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뒤를 봐주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뒤를 봐주는 누군가를 찾기 위해
서용석이라는 자가 이동한 경로에
모든 CCTV를 확인했고,
공통적으로
사진 속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누구입니까?”







잇토키가 물었다.








“아직 모릅니다.”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잇토키는
아무런 반응 없이
베드로 신부의 눈을 바라보았다.






“CIA라면
얼굴 대조 프로그램을 통해서 금방 찾아낼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그 정도의 능력은 없습니다.
시간이 필요하지요.”







베드로 신부가
쑥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티칸이 가지고 있는 휴민트가
CIA의 컴퓨터보다 떨어진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잇토키가 말했다.

베드로 신부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대신
그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깃들었다.







“사람들은 과장해서 말하기를 좋아하지요.”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어차피 말해 줄 생각이었다.

일본 유일의
가톨릭대학교로 부른 이유도,
파비오 콘티라는 이름을 노출한 이유도
바티칸이라는 이야기를 해 줌으로써
사쿠라바 잇토키와의 거리를 좁혀 볼 의도였다.

그런 베드로 생각을
마치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잇토키가
먼저 바티칸이라는 단어를 꺼낸 것이다.


식양이 이야기해 주었을까?

베드로 신부는
잇토키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만약 식양이
그 사실을 알려 주었다면,

식양이
이 소년에게
그 정도의 정보를 주었다는 것은,
사쿠라바 잇토키라는
교복 차림의 이 소년,
식양, CIA, 이스라엘, 일본 내각조사실과 얽혀 있는
이 소년이
베드로 신부가 생각한 것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