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33도 03분, 동경 127도 - 30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0km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C 가마우지3
"이...이거 어떻게된거야?"
"저도 잘...모르겠습니다."
시나유키 이위는
정체불명의 잠수함을 추적하려고 용을 쓰기 시작했다.
아까 놓쳤던 잠수함을 찾다가
갑자기 수중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기 때문이다.
"설마 이 밑에서 교전이 일어난 건가?
그게 아니라면 폭발음이 들릴 턱이 없잖아!"
오바타 삼좌가 침을 튀기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시나유키 이위는
잠시 잠수함이 자폭이라도 했을까라는 헛 생각을 하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잘 돌아다니던 잠수함이
갑자기 자폭할 일이 없었다.
"제길...감쪽같이 숨었습니다."
"뭐?
아까까진 신나게 싸우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이런 망할..."
오바타 삼좌는
고개를 뒤로 돌려서
소노부이를 하나 더 투하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그는
도대체
이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왜 남의 해역에서 이 지랄이야."
"섹터 13이면...
그 오션 터틀이 있는 수역 근처 아닙니까?
그 지역은
UN이 지정한 국제 군사구역으로 알고 있는데요?
UN이 지정한 국제 군사구역이면
엄연한 국제 영토와 동급으로 인정받는
국제 공해로 인정받는 곳 아닌가요?"
"........시끄러."
시나유키 이위의 날카로운 지적에
오바타 삼좌는
입술을 씰룩거리며
시나유키 이위의 입을 막아 버렸다.
시나유키 이위도
기분이 나쁜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소노부이를 체크해보았다.
"20번 부이에 접촉!
19번에도 접촉입니다!"
"뭐야? 아까 그 놈들인가?"
시나유키 이위는
20번 부이와 19번 부위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주파수를 확인해보았다.
20번 부이와 19번 부이에 잡힌 주파수는 눈에 띄게 높았다.
"20000Hz입니다.
이건...어뢰입니다!"
"어뢰?
결국 밑에서 한 바탕 일어났다는 소리군."
오바타 삼좌가 툴툴거렸다.
시나유키 이위는
그런 오바타 삼좌를 신경쓰지 않고
소노부이만 계속 체크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19, 20번 부이를 왔다갔다하면서 계속 점검해보았다.
"이위, 무슨 문제있어?"
"아...
그게 어뢰의 액티브 음향은 나는데
어뢰의 항주음이 잡히질 않습니다."
"항주음이 안잡혀?"
오바타 삼좌는
시나유키 이위의 말에 창밖을 쳐다보았다.
해수면은
그다지 거칠지 않았다.
해수면이 거칠다고해도
50노트로 날아가는 어뢰를 못잡아낼리가 없었다.
"제기랄,
제대로 찾은거 맞아?"
"항주음이 제대로 잡히질 않습니다.
이거..."
"그럼 어뢰가 기어다니고 있다는 말이야?"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오바타 삼좌는
혀로 입술을 한번 훔치더니
시나유키 이위에게 말했다.
"매드(MAD)를 써봐.
그러면 확실히 잡힐거다."
"알겠습니다."
오바타 삼좌는
그렇게 명령을 내리곤
다시 한번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오라이언에서 수중에 숨어있는 잠수함이 보일턱이 없었다.
"잡혔습니다!
MK-48입니다!
속도 10노트! 두발입니다!"
"정말 기어다니고 있었군."
오바타 삼좌는 시나유키 이위의 말에 놀랐다.
설마설마했는데
어뢰가 10노트의 속도로 항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10노트라면
거의 기어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10노트라...
이런 속도로 돌아다니니 항주음이 제대로 잡힐 턱이 있나."
"삼좌님...
이제 어떻게 해야될까요?"
"제기랄,
MK-48인걸보니 양키로군.
우리가 어떻게 할 순 없겠어."
시나유키 이위는
아까 떨어뜨린 폭뢰가
미국 잠수함에게 큰 손상을 입혔을까봐 두려웠다.
상부의 묵인 아닌 묵인을 바탕으로 해서 진행시킨
무제한 대잠작전이긴 하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미국의 핵잠수함을 공격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나중에 복귀하고 난 뒤
심한 질책을 받을 것이다.
아니
질책정도가 아닌
최악의 경우에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한 덤터기를 쓰고
옷을 벗는 것은 물론
미국의 엄청난 욕과 화풀이를
뭔 문제가 생기면 다 뒤집어쓰는 바지사장마냥
책임이란 책임은 다 떠맡고
인생 쫑 나는 수도 있다.
"여기는 가마우지3,
섹터 13에 미국 잠수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수중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게 확실한가?
"어뢰가 발사된 것을 확인했다.
19번 부이와 20번 부이가 어뢰의 액티브 탐신을 잡아냈다.
어뢰는 매드로 확인했다."
- 확실한가?
오바타 삼좌는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명령때문에
자칫하면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 쓰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염려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복잡할 판인데
대잠센터에서 되묻자 벌컥 짜증이 났다.
그렇다고해서
대놓고 짜증을 부릴 순 없는 노릇이었다.
"확실하다. MK-48이 맞다."
- 알았다.
가마우지들에게 알리겠다.
가마우지3은 섹터 13에서 계속 활동하라.
"알겠다."
오바타 삼좌는
그렇게 말한 뒤
기장인 다카하루 일위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서 계속 눌러붙어있어야되!"
"알겠습니다!"
북위 33도 03분, 동경 128도 - 01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1km
러시아 해군 공격원잠 K-335 게파드
- 방위 1-6-8, 거리 1.6km에 어뢰입니다!
"뭐라고요?
나는 항주음은 커녕 주수음 보고도 못들었는데요!
키리토는
갑자기 어뢰가 나타났다는 보고에
다시 얼굴이 시뻘개졌다.
- 네...그...그렇습니다!
어뢰가 액티브 탐신을 시작해서 알아낸 것입니다.
어뢰는 총 두발입니다.
"망할!
어떻게 어뢰가 움직이는 것도 잡아내지 못한거죠?"
- 그게...어뢰가 낮은 속도로 항진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버지니아 급이 약층에 있어서 주수음을 잡기도 힘들었습니다.
어뢰는...스윔아웃(Swimout)으로 발사된 것 같습니다.
소나팀장인 폴로미스트리키 대위가 애써 변명을 했지만
키리토의 노기는 풀리지 않았다.
키리토는
가상공간 속의 허공에서 주먹질을 하며 중얼거렸다.
"여우같은 양키놈들!"
- 목표 1, 2 방위 1-7-0, 거리 1.6km!
속도는 10노트입니다!
폴로미스트리키 대위의 보고에
키리토는
오그마의 마이크를 소나팀으로 채널을 돌렸다.
"10노트가 확실한 거에요?"
- 확실합니다.
항주음은 잡아내기 힘들지만...
"양키일거에요."
키리토는
폴로미스트리키 대위의 말을 가로막곤
채널을 어뢰실로 돌려 버렸다.
"니콜라이!
5, 6, 7, 8번 발사관에 SET-72를 넣는다.
당장 실시해!"
-알겠습니다.
키리토는
솟구치는 분노로 인해
평소에 쓰는 존대말이 아닌
자신도 모르게 반말로
어뢰실에 짧게 명령한 후
재빨리 채널을 화기관제실로 돌려놓고
명령을 내렸다.
"디코이 사출."
- 디코이 사출!
키리토는
미국 잠수함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10노트의 속력으로 오는 어뢰라면
회피는 식은죽 먹기였다.
그러나
동시에 키리토는
미국이 절대로 자신들을 손쉽게 놓아주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동시각
오션 터틀
언더월드 주 통제실
가상현실 화면을 이용해서
바라쿠타와
러시아 핵잠수함을 동시에 지휘하고 있는 키리토의 모습을
완전히 넋이 나간 듯한 모습을 하면서
말없이 보기만 하던
키쿠오카 일등육좌는
아까 키리토의 수상함 전투 지휘 때처럼
완전히 얼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키리토의 대 잠수함전 지휘장면을 보던
아스나와 앨리스를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의 옆구리를 찔러대는
오션 터틀에 경비 목적으로 다시 와서 파견 근무중이던
나카모토 일등육위를 바라보자
외각 경계 임무를 맡느라
아까 전의
키리토의 함대함 전투 장면과
바라쿠타 무인잠수정을 지휘해서 싸운
첫 번째 대잠전 장면을 보지 못한
나카모토 일등육위는
마른 침을 삼키면서
"...지..지금......
저 소년....
아니 저...키리토 군...이 지휘를 하는
저 모습은
분..분명히
잠수함끼리 맞붙는
잠대잠 전투의 실전 지휘 그 자체인 것 같은데
저...저 분은
정보전과 사이버전 분야의 전문가 아니였습니까?
그...그런데....
어....어떻게.....
대 잠수함 전
그것도 잠대잠 전투 부분에서도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아..아니
현대 해군이라고 해도
경험 그 자체가 아예 없다고 할 수 있는
어뢰전 분야에도
저렇게 도통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겁니까?
게...게다가
저...저 정도 급이면
훈련이나 시뮬레이션 급의 교육이 아닌
진...진짜 실전 전투 경험급에
실...실제로 적함을 격침까지 시킨 경험이 있다는 건데....
저...저거는
완..완전히
숨쉬는 육, 해, 공 전술 컴퓨터 그 자체나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혹...혹시
저 소년....
아...아니
저....분.....
그...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이
인...간으로 환생한 거...아..닙니까.....?"
그런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 저리가라급의 황당한 말에도
키쿠오카는
그 말에 도저히 반론을 제기할 수 없었다.
사실
아까 전에 보여준
키리토의 프리텐더 능력
다시 말해서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존재,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모방할수 있는
완벽한 모방능력,
어떤 곳에서도
자신의 색을 바꾸면서
세상 속으로 스며들어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세상 그 자체를 관찰할 수 있는
신의 관찰자로서의 능력,
말 그대로
키리토는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면 흉내가 아닌
진짜 의사가 되고,
기술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진짜 기술자가 되고,
원자력 잠수함의 함장이든,
전투기 조종사이든,
대군을 지휘하는 장군이든,
심지어는
우주비행사까지 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전 세계에서
단 세명만이 가지고 있다는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그 자체가
말 그대로
인류를 능가하는 초인류만이 쓸 수 있는
신의 능력 그 자체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키쿠오카 스스로도
혹시 저 키리가야 카즈토 아니
키리토가
그런 존재가 아닌가 하는 확신이
마음 한 구석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전에
그 고이즈미 내각관방장관과 같이 들었던
키리토의 진정한 모습에 대한 설명들이
다시 생각나면서
키쿠오카는
나카모토 일등육위에게
너 말이 맞을 거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지만
자신이 들었던 키리토에 대한 모든 사항은
일급을 넘어선 특급 방위기밀이라는 것을 상기하고는
도저히
그 모든 사항들을 이야기 못하는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저주하면서
키리토가 지휘를 하는
그 모든 상황을
비밀리에 녹화를 하는 것과 동시에
그 영상 데이터를
대용량 외장하드에 다운로드하고 있는
히가 타케루를 말없이 응원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무력감은
키리토 대 미국 핵잠수함간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점점 깊어져만 갈 뿐이었으니.........
(IP보기클릭)175.204.***.***
오랜만에 잘 보고 갑니다
(IP보기클릭)175.204.***.***
오랜만에 잘 보고 갑니다
(IP보기클릭)203.210.***.***
감사합니다. | 20.03.19 18: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