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나다 마사유키도, 장인 어른 오오타니 요시츠구도 스러져갔다. 도쿠가와는 우리 도요토미를 없애려고 하고있다. 그렇기에 나는, 사나다마루라는 곳에서 도쿠가와에게 저항하리라."
붉은 사슴뿔의 투구와 붉은 갑주를 쓴 진전행촌(사나다 유키무라)은 철포를 들었다. 막부군이 몰려올때까지.
"아직이다. 끌어들여라."
모든 왜병들의 긴장이 역력했다.
막부군들이 몰려와서 구덩이로 들어갔다. 그러나 구덩이가 너무 높아 허우적거리자....
"今だ! 鉄砲を放て! (지금이다! 철포를 쏘아라!)"
진전행촌과 그들의 조총수들은 진전환(사나다마루)이라는 거대한 성 위에서 철포를 발사했다. 교대로, 교대로.... 막부군의 시체는 구덩이를 메울 정도였다.
"사나다마루에 아무도 들이지 않겠다!"
그러나 왜병의 보고가 들어왔다.
"유키무라 님! 申し上げます! (아뢰옵니다!) 조선의 암살자가 침투했습니다!"
"何だ? くそ! (뭐라고? 젠장!) 그 김인겸이란 조선의 암살자인가.... 저들을 계속해서 막거라. 창을 준비해야겠군. 내 맹세코 그 자를 처치하리라."
나는 진전환의 비밀 통로를 돌파하고, 왜병 한명을 활로 저격하고, 창과 칼을 들고 달려오는 왜병 둘을 환도로 베어넘겼다. 그리고 진전행촌이 십문자창(쥬몬지야리)을 들고 내 앞에 서 있었다.
"조선의 암살자 김인겸이여. 이 사나다마루를 돌파하다니, 훌륭하도다. 나는 사나다 사에몬스케 유키무라! 그대와 창칼을 맞대보고 싶도다! 널 쓰러뜨리고 그대의 동맹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목을 쳐, 도요토미의 천하를 지키고 아버지와 장인어른의 한을 풀겠도다!"
진전행촌은 외쳤다. 창칼을 맞대고 싶다고....
"그대가 왜장 진전행촌인가? 암살단과 죽어간 우리의 장수들과 병사들과 백성들의 한을 풀기 위해.... 죽은 내 친우 여해(이순신)를 위해, 진전행촌.... 성전기사단의 널 이 자리에서 처단하고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문을 여기서 지워.... 조선과 왜의 화평을 이뤄내겠다!"
나도 외쳤다. 왜란에서 쓰러져간 백성들을 위해, 병사들과 의병들을 위해, 친우 여해(이순신)를 위해. 이 원수를 갚을 수 있다면 그에게 죽어도 여한이 없다. 나는 달려나갔고, 그도 달려나갔다. 진전행촌이 십문자창으로 내리칠때, 나는 피하여 환도로 베었다. 그러나, 이를 행촌은 막아냈다. 계속해서 창과 환도가 서로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훌륭한 일기토로다. 김인겸이여. 그러나, 진검승부다!"
"나 또한 지지 않겠다!"
그는 밀어붙였고, 나도 밀어붙였다. 나는 그를 거의 밀어붙였다고 생각했으나.... 행촌은 재빠르게 허리춤의 조총을 빼들어.... 내 옆구리를 맞췄다.
"크윽!!! 조총을 빼들다니...."
"終わりだ! (끝이다!)"
그가 창으로 내리찍을때 나는 앞으로 치고 들어와 왼손에 찬 암살검을 빼들어 목을 꿰뚫는데 실패했지만 갑옷을 뚫고 그의 어깨에 꽂았다.
"なあに?! (뭣이?!) 윽!!"
"비겁하게 싸우지 마라...!"
진전행촌은 암살검이 꽂힌거에 고통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으나 발도로 베려고 했다. 그런데....
"뿌우우웅!"
양측의 퇴각의 소라고동 소리가 들렸다.
"뭐...?! 이때, 화친이라니?! 젠장!"
진전행촌은 너무나도 지금의 퇴각신호가 원망스러웠다.
"아쉽군...."
나 또한 지금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운 좋은 줄 알아라. 조선의 암살자여. 서로의 상처가 나을 때, 다시 진검승부를 하자. 기억해두겠다. 김인겸."
진전행촌은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좋다. 다음엔 봐주진 않겠다. 진전행촌이여."
나도 이에 맞대응하였다.
"사무라이는 전장에서의 죽음을 통해서라도 충의를 바쳐야하며, 무로 천하를 덮어서라도 평화를 이룩하리라. 성전기사단은 사람들을 힘으로 이끌어서라도 평화를 이룩할 것이다. 그렇기에 사나다의 가몬(가문의 문양)은 육문전, 다음 때의 나는 삼도천 강을 건널 각오가 되어있도다."
진전행촌의 문양은 육문전.... 싸우다 죽어 삼도천 강을 건널 때의 뱃삯이란 말인가.... 각오가 대단하군.
"선비는 백성들을 사랑하고 깨우치고 천하를 평안케 해야 하며, 인의로써 천하를 따스히 품어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암살단은 사람들의 참된 마음을 믿으며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빛을 섬기며 어둠 속에서 싸울 것이다. 그렇기에 나 또한 이 몸이 죽을 각오를 하고 그대를 쓰러뜨리라."
우리 둘은 각자의 진영으로 돌아가기로 했고, 서로 미소 지으며 다음 싸움의 각오를 다졌다.(Fin.)
-----
예전부터 구상한 조선인 암살자, 김인겸이 임진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의 왜장들을 암살하고 다니는 어쌔신크리드 팬픽입니다. 김인겸의 타깃인 왜장, 진전행촌(사나다 유키무라)도 멋지게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재미있게 감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