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노부나가를 죽인 남자>인데요, 아마 <페이트>라는 작품의 특성상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작품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뉘며, 1부는 일본사에서도 미스터리로 여기는 '혼노지의 변'을 아케치 미츠히데의 입장에서 다룹니다. 참고로 원작가(원래 역사 인문서)인 아케치 겐자부로가 그의 후손이라 그런지, 여러모로 재밌는 사실들과 상상들로 이야기를 썼기에 전국시대에 관심이 많은 이른바 '역사 오타쿠'분들의 구미를 자극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이제 이야기는 흘러흘러 2부로 진입했는데, 원작 자체가 1부의 '혼노지 변'을 다룬 것이라 2부는 완전한 오리지널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부의 제목은 <일륜의 데마르카시온>으로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히데요시를 중심으로 그려나가게 됩니다. 제목의 '데마르카시온'은 '구역' 또는 '경계'란 뜻의 에스파냐어로 쉽게 말해 일본어의 '나와바리'와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히데요시의 정복 야욕을 그려낸 작품인 것이죠.
근데 갑자기 이게 왜 인터넷을 달구느냐. 바로 얼마 전 11월에 발매된 2부 5권의 단행본 표지가..
(두두둥- !!!)
바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물구나무로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이순신 장군님이십니다.
2부 내용은 결국 중국을 손에 넣는다는 미친 생각으로 조선출병(우리 입장에는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결국 조선에 당도해 단순한 정복전쟁이 아닌 그 속의 참상들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죠. 근데 놀라운 게 꽤나 객관적으로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고니시나 가토 등 침략장수들 대부분이 일본 역사 속 위인들이라서 미화를 할 법한데, 침략군의 노략질 및 살상을 여과없이 그리고 있죠.
그리고 그 속에 최근 페이트 갤러리에서 사랑받고 있는..
사실 한국 역사만화에서는 조선 배경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그들의 '사이가 중'을 그렸지, '항왜' 김충선을 다룬 적은 없었죠. 근데 이 만화는 생각보다 임진왜란을 깊게 다루고 있어서 한국 팬들을 자극하고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것 같네요.
과연 이 만화가 어떻게 끝맺을지 모르나 '일륜'이 무색하게 마왕이 되어버린 히데요시(사실 1부에서도 징조는 보였음)가 어떻게 쓰러질지 궁금해지네요.
일그오를 하지 않는 입장에서 사이가 마고이치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히데요시에게 무너진 입장에서 어쩌면 그 자체가 영령이 되어 작품에 등장한 명분이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아무튼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 '임진왜란이 나온 일본만화'라고 돌아다니는 작품이 바로 상기 작품이니, 관심있으신 분은 임진왜란 파트로 인해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결론은 이순신 장군님 쩔어- 김충선 장군님 감사합니다!
아- 참고로 아직 정발된 작품은 아니며, 본문에서 사용된 사진들은 불법다운로드가 아니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썼음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결코 불법다운로드를 권장하거나 저작권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정식 구입하여 읽으시길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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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전에 히데요시에 대해 글을 올리신 적이 있죠? 아무래도 히데요시에 대한 이미지가 일본에서도 그리 좋은 건 아니라는 게 정설이라고 봐야죠. 물론 밑바닥 출신으로 입지전적인 인물로 거듭나서 '태합'을 거쳐 천하인이 된 그이지만, 출세를 빼버리면 그를 나타낼만한 게 드물어진달까. 그나마 원숭이 기믹으로 <전국 바사라>에서는 원숭이를 넘어 고릴라로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영웅적인 풍모가 약간은 모자르다고 일본인들이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봅니다. 아무튼 본문으로 돌아와서 의외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덕분에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도 한국 역사 속의 사료를 뒤져서 원균과의 악연 등을 제대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불멸의 이순신> 같은 드라마가 일본에서도 인기였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그와 같은 맥락인지.. 한국 드라마나 영화 못지 않게 장군님의 위엄을 잘 표현해서 잠시나마 기분이 좋았습니다 ^^ | 23.12.27 16: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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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은 모르지만 일본인 몇하고 채팅하다보니 초중년은 몰라도 말년에 한일들이나 임진왜란같은건 히데요시의 흑역사라고 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 23.12.27 16: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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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의 개념이.. 하긴 요즘은 유재석도 위인 반열에 집어넣을만큼 그 사람의 지명도와 품행을 더 쳐주는 편이니까요. 제가 학생 때는 인명사전에 등재된 모든 이들을 다 '위인'이라고 칭했었죠. 물론 그 속에는 천하에 개샹늠들도 들어가 있긴 했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으로 획을 그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으로 생각했으니까요. 그런 의미(세대간의 차이일수도 있고, 교육관의 차이일수도 있는..)에서 위인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니, 거기에 너무 신경을 쓰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프린스님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왜 본문의 메시지보다는 말꼬리에 더 신경을 쓰다 정작 메시지를 놓치는 경우도 많잖아요. 어제도 오늘도 루리웹 다른 곳에서 말꼬리 잡혀서 나쁜 놈 죽일 놈 몰리며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던지 ㅎㅎㅎ 이 작품이 아무래도 히데요시를 비중있게 다루다보니 출판사에서도 조심스러울 거예요. 근데 왜란에 대해서도 극악에 가까운 인물이 저지른 명분없는 만행으로 묘사하고 있는지라 언젠가는 정발되지 않을까요. <바다의 가야금>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아마 출간된다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을 것 같아요. 본문에도 올렸지만, 진짜 '용신'의 화신과 같은 모습이라 멋지다는 말 밖에는.. 아마 그 놈의 '트랜스'만 아니라면 한국 영웅 중에는 장군님이 실장 1순위이겠죠. 일본인 작가가 서브컬쳐를 위해 조사했다기에는 (이순신과 김충선)너무 자세해서 인상깊었습니다^^ | 23.12.27 17: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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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가 줄었나 길게 쓰니까 더 오해할만한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았는데 일본에서도 공보다 과가 더 큰 인물로 보고 위인이라 커버쳐줄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실제로 그런 지는 모릅니다) | 23.12.27 19: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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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는 많은 일이 일어났고, 그들의 역사 교과서 내에 무장 이외의 모습을 다루기도 하기에 우리가 보는 시각만큼 다양한 시선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죠. 고니시 유키나가 같은 경우에도 전 학창시절 향토사를 배우며 단순한 무장 외 카톨릭 신자라는 특징들을 더 강조하며 기억하게 되었거든요. 아무래도 사극에서 가장 많이 다룬 인물들이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여한 인물들이 아닐까 싶네요. 실제 호불호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위인축에 들지도요 ^^ 약간의 소통에 장애가 있었지만 그걸로 각자가 기분 상하거나 마음 다치는 일은 없었으니, 너무 괘념치 마세요. 앞서 말했듯 다른데서 당한 공격과 조롱에 비하면 이정도는 세잎입니다요. 프린스님도 저처럼 이번 일 웃으며 넘기셨기를 바랍니다. | 23.12.27 20: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