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이 정도만 살펴보아도 어째서 인류 보완 계획이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었나, 알 수 있었을 테다. 개념 자체도 생소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 진행 과정, 또 예상 결과가 하도 다양해 누구는 이걸 말하고, 누구는 저걸 말하면 그것이 서로 얽혀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는 설명이 되기 쉽다. 지금까지 총 두 가지의 보완 계획, 즉 완전한 릴리스가 되어 더 나은 인류가 되자는 유이 버전의 오리지널 보완 계획과, 유이를 만나겠다는 목적 하에 스스로를 아담에 대입해 겐도우=아담, 유이=릴리스라는 새로운 창세기를 구상하는 겐도우 버전의 보완 계획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에바의 가장 거대한 흑막, 제레가 원하는 인류 보완 계획이란?
하지만 겐도우가 제레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제레에게 제출한 인류 보완 계획의 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제레의 시선은 이것들과 또 다르다. 제레가 원하는 인류 보완 계획은 분할 개체군인 인간을 단일 개체로 융합, 완전한 존재로 만든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보완 계획과 일치하지만 아담에게 릴리스의 후손으로서 스스로 속죄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다. 즉, 쉽게 말해 제레의 주장은 ‘다 같이 죽긴 죽되 다른 사도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 죽음을 택하여 자존심도 지키고 재생의 기회도 얻자’는 것이다. 이 경우 지구를 다스리는 생명체는 원래와 같이 아담이 되며, 속죄하여 정화된 인간은 사멸 후에 리린이 아닌 그들의 자손으로 부활한다는 식이다.(그 메커니즘은 불명이지만 제레는 어쨌든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리린의 조상, 릴리스와 그 가슴에 꽂힌 롱기누스의 창
그런데 제레의 보완 계획이 겐도우의 보완 계획과는 결정적인 부분에서 다른 것(겐도우의 계획은 릴리스를 중심으로 우주의 이치를 거슬러 인류의 진화를 꾀하는 것, 제레의 경우 릴리스를 희생양으로 삼아 인류 전체가 우주의 이치에 맞게 사멸 및 재생하는 것.)으로 인해 제레의 계획에는 변화가 많이 생긴다. 에바를 움직이는 겐도우가 본인의 의도 관철을 위해 소위 말하는 ‘시나리오’와 다른 짓을 하도 많이 하는 바람에, 제레는 늘 울며 겨자 먹기로 계획 수정을 가해야 했던 것이다.(제레가 엔드 오브 에바에서 네르프에게 그런 잔혹한 공격을 한 이유,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도 같다.) 그러니 사건의 흐름에 따라 제레의 인류 보완 계획이 어떤 형태를 띠는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총 세 가지 루트가 있다. 우선 처음엔 루트 A, 릴리스+롱기누스의 창 조합 루트이다.(이 명칭은 본인이 편의상 붙인 것이다.)
의식은 이 세피로트(세피로스)의 나무를 소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류가 아담을 멋대로 파괴한 후, 연이은 사도들의 내습으로 서드 임팩트가 발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비극을 막기 위해 제레와 네르프가 에바를 건조해 손을 쓰기로 하고, 나아가 그들은 스스로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는 ‘인류 보완 계획’을 창안한다. 제레는 이 때, 내습하는 사도들을 모두 무찌른 후에, 릴리스+롱기누스의 창 조합으로 보완 의식을 시행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서드 임팩트를 위한 <의식>이다. 양산기는 도구일 뿐.
저런 조합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서드 임팩트를 부르기 위한 일종의 통과 의례로, 일정한 수의 희생양-에반게리온 기체들-과 릴리스, 그리고 롱기누스의 창(릴리스 세트의 창은 퍼스트 임팩트 때 소실, 그래서 아담 세트의 창을 대신 쓰고 있다.)을 준비하면 세피로트의 나무(오프닝 초반에 나오는 그 이상한 문양을 이르는 것이다.)가 소환되어 릴리스를 통한 속죄 의식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제레에 의하면 사해 문서의 매뉴얼에 포함된 설정으로, 엔드 오브 에바의 그 기괴한 의식 장면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 사람들 손에 인류의 존망이 달려 있다
그런데 잠깐, 우리가 여기서 짚고 갈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 겐도우도, 제레도 원래의 목표는 보완(나쁘게 말하면 지금의 인류 멸망)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제레가 집착하는 사해 문서를 생각해 보자. 거기엔 어떻게 쓰여 있었을까? 아마 퍼스트 임팩트의 설명, 그리고 세컨드 임팩트의 예언(사실 인간의 선택권이 있었기 때문에 벌써 엉키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서드 임팩트에 대한 것일 테다. 여기서 서드 임팩트는, ‘사도에 의한’ 임팩트를 말한다. 즉, 에반게리온을 사용해 그것을 다 막으면,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생기냐에 대해선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인류 보완 계획이 도덕적 결함 없이 납득될 수 있기 위한 첫 번째 전제는 ‘어쨌든 서드 임팩트는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며, 그래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손을 써야 해!’라는 논리가 가능하다. 제레는 이에 대해 ‘우리는 더러운 종족이기 때문에 어쨌든 신의 증오를 사기 마련이며 그래서 죽어야 해. 세상은 반드시 멸망한다.’라는 뉘앙스를 계속해서 풍긴다. 감상자 입장에서는 마침 이 시기가 각 캐릭터들의 클라이맥스가 고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레의 이런 생각(변명)에 대해 이견을 보일 여유가 없지만, 사실 에반게리온 전체에 내재한 ‘인류 종말론’의 이미지는 결국 순전히 제레와 네르프 스스로(보다 더 확실히 말하면 그들의 미지에 대한 공포심이) 만든 것이다.
레이가 롱기누스의 창을 뽑아 들고 나왔다.
자신의 조상 아담을 위해 존재하는 롱기누스의 창에 맞아 죽다.
자, 다시 본론으로 가서, 사도를 무찌르는 것은 세 가지 타입의 보완 계획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이기에 초반엔 겐도우와 제레 사이에 별 마찰이 없었지만 본격적으로 다툼이 시작되는 애니메이션 후반부에서, 드디어 겐도우가 일을 벌이고 만다. 22화 중, 우주에 있는 사도를 무찔러야 한다는 것을 핑계로, 릴리스를 속박하고 있던 롱기누스의 창을 뽑아 달로 던져 버린 것이다. 겐도우 입장에서는 사도를 무찔러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동시에, 릴리스를 제물로 삼아 아담에게 속죄하는 의미의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려는 제레의 계획을 정면으로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수였다. 이제 제레는 센트럴 도그마의 릴리스와 롱기누스의 창을 조합하여, 다른 희생양 에반게리온과 함께 의식을 행할 수 없게 되었다. 제레는 이 일로 겐도우를 더러운 배신자로 낙인을 찍고, 궤도를 수정한다.
신지 "피프스 칠드런? 네가…저…나기사 군?"
카오루 "카오루, 라고 불러도 돼. 이카리 군."
그 새로운 계획 루트 B를 위한 중심인물이 TV판 24화에서 처음 등장한다. 바로 인간이 만든 사도, 타브리스(자유 의지의 천사-라는 의미), 다른 이름으로는 나기사 카오루이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분명 사도를 통해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겠다는 것은 네르프와 제레의 기본 입장에 전면적으로 위배되는 것인데, 카오루를 통해 제레는 대체 무엇을 하고자 했던 것인가?
[에반게리온] 7. 인류 보완 계획 : 제레 타입 B, C/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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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취미계시판이고, 이분은 취미로 이런글을 쓰는것이라고 추측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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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레가 주장하는건 "이 죄인들아, 다같이 죽자" 군요...정신병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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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면 안되는데 말하고 싶네요 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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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죄 지은 게 많으니 찔리는 게 많았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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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짊어진 죄를 자각하는것만으로도, 제레는 대단하다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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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레가 주장하는건 "이 죄인들아, 다같이 죽자" 군요...정신병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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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취미계시판이고, 이분은 취미로 이런글을 쓰는것이라고 추측가능합니다. | 12.11.25 2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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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짊어진 죄를 자각하는것만으로도, 제레는 대단하다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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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궁금증을 하고있습니다. 몇번을 읽어봐도 결국 사해문서에대한 글쓰신분의 추측부분은 납득하기가 많이 힘드네요.. | 18.03.19 01: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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