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원작자와 쿄애니의 공식 설정이 아닙니다.
울려라! 유포니엄 3기, 주인공인 오마에 쿠미코가 키타우지 고등학교 졸업반일 때 입부한 신입생 "카미이시 야요이."
특유의 붉은 색 반다나 덕분에 모 커뮤니티에서는 노조 (노동조합) 후배 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노조가 의미하는 바가 노동조합 이외에 노조미 후배 (실제로 노조미와 같은 미나미 중 출신)와 같은 뜻이라는것을 이용한 이중 말장난.
그러나 본인은 스스로를 해적왕이라 소개합니다.
그녀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유포니엄 3기에서 저음 파트의 말장난 개그를 책임진 밝은 성격의 분위기 메이커였습니다.
친애하는 동기들과 취주악 강호 키타우지 고등학교라는 순풍을 맞아 순항하고 있었던 해적선장 야요이.
그러나 야요이는 자신의 미래에 닥칠 격랑을 예상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맙니다.
그러나 같은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했다고 굳게 믿었던 동기들은 자신도 모르게 물밑에서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을 취주악부에 권유시켜준 상냥하고 착하기만 한 줄 알았던 동기 "요시이 사리."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했던가요? 중간 라인 싹 무시하고 바로 부장 선배와 커넥션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취주악 경험자 사리. 다양한 학년이 함께 하는 부활동에서 선배와의 관계가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정보를 야요이에겐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럼 엉뚱한 성격의 친구, 스즈메는 어땠을까요?
스즈메는 이미 취주악부 선배인 언니 빽이 있었습니다. 야요이와는 스타트 라인 자체가 다릅니다.
그녀는 언니를 통해서 선배들과의 관계 형성에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보통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선배가 누구 동생이라고 알고 있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스즈메에겐 그딴거 없습니다. 그녀는 음흉한 책략가에 야심가니까요.
그렇다고 그녀가 언니 인맥만으로 선배들과의 관계를 낙관하고 있었을까요?
오디션 때문에 가장 껄끄러운 바로 위 선배. 그리고 잠재적 경쟁자인 사츠키 선배와 의기투합하여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초심자 신입생이 취주악 강호교에서 콩쿠르 멤버가 된 것도 모자라 저음 파트 동기들 페이스를 압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야요이에겐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나쁘게 말하면 어리숙한 친구 카호가 있기 때문입니다.
흐흐흐... 아무리 그래도 내가 카호보다는 낫겠지.
카~~~~호~~~ 너 뭐하는 짓이야?!
카호는 애가 좀 느려서 그렇지 바보는 아닙니다.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습니다.
카호는 키타우지 최고의 유포니엄 연주자를 멘토로 삼고 연주보다 더 귀중한 선배의 사랑을 배우고 있습니다.
야!!! 야요이! 너 지금 한가롭게 쮸쮸바나 빨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정신 좀 차리라고! 선상 반란이 일어난다고!
여전히 분위기 파악 못하고 처먹기만 하다가 바지 봉제가 터진 야요이.
동기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놀러가기만 바라는 야요이.
스즈메가 콩쿠르 멤버가 되었을 때 기뻐했던 야요이.
야요이는 지금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럼 그녀는 어떻게 해야만 했던 걸까요?
하~~~ 깝깝하다. 비록 파트는 다르지만 이 쥰나 예쁜 쥰나 선배가 특별히 너를 어여삐여겨 다른 선배가 어떻게 했는지 얘기해 줄게.
니 옆에 네 멘토가 되어줄 선배가 있잖아. 넌 왜 그 사람을 바로 옆에 두고 편한 친구들이랑만 놀려고 하니?
니 선배는 팀 모나카 활동 할 때 친구뿐만 아니라 선배와의 신뢰를 쌓았다구.
선배가 언제까지 곁에 있을 줄 아니?
싫은 사람과 억지로 친해지라는 얘기가 아냐. 분명 취주악부 내에 의지할만한 선배가 한 명은 있을거야. 그 사람을 붙잡으라는 얘기야.
야요이의 취주악부 활동이 헛된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분명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유 선배의 콩쿠르 솔로 연주가 너무 좋아서 쿠미코 선배에게 말실수하는 카호. 부장 선배를 존경하는 사리. 언니를 좋아하고 선배와 선의를 경쟁을 펼치는 스즈메. 그러나 야요이 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왜 야요이는 하즈키 선배를 잡지 않았을까요?
유포니엄 3기는 끝나버렸고 야요이가 자신을 어필할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야요이가 조금만 더 하즈키 선배에게 다가갔다면, 조금만 더 애정을 요구했다면 하즈키는 기꺼이 정을 나눠줬을 겁니다.
최종 오디션 때는 카운팅하느라고 어느 연주자에게 거수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는 아이.
최종의 최종까지 콩쿠르 멤버 근처에도 가지 못한 아이.
머리 두건을 푼 모습이 너무 예뻐서 캐릭터 디자인이 아까운 아이.
가장 중요한 시기, 멘토를 얻지 못하는 치명적 실수로 스스로 좌초해 버린 잊혀진 해적왕 "카미이시 야요이."
가장 호기롭게 등장해서 가장 볼품없이 끝나버린 그녀의 행적을 추모하며 글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