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케이드 게임 중에 캡콤과 SNK 두 회사를 특히 좋아하는데
90년대 아케이드 2강이라 불렸던 시기의 상황을 객관적인 데이터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어떨까 해서 찾아봤습니다.
데이터 하면 두 회사의 매출액 등을 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저는 GAMEST라는 유명한 아케이드 게임 전문지에 매달 실리는 인기 게임 순위
그리고 1년에 한 번 내리는 결산 등을 참고해 보았습니다.
※게임 제목이나 회사 이름은 제 기준으로 옮긴 것이라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원문도 같이 올리니 번역이 어색하더라도 이해 부탁 드립니다.
무언가를 주장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고 좋은 데이터를 모을 기회가 있었으니 나누자는 의미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었던 것과 전혀 다른걸!" 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전편(1986~1987년 성적)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0357685
이번편은 1988년 성적
1) 월간 인기 게임 순위 집계
하이스코어 집계를 위해 잡지와 연계 중인 게임 센터가 (80곳 정도. 매달 변동이 있습니다.)
손님이 가장 많이 모이는 게임을 1위부터 10위까지 적어서 보냅니다.
1위는 10점, 10위는 1점으로 환산해서 합친 후에 순위를 매깁니다.
보통 집계는 잡지가 나오기 2~3개월 전을 기준으로 합니다.
영화의 흥행성적과는 다르게 '총합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지표로 삼기에 조금 부족한 면도 있습니다.
2) 연간 인기 게임 순위 합산
월간 인기 게임 순위를 위해 모든 포인트를 1년치(12개월) 합칩니다.
1988년도의 경우 10월말부터 다음해 10월말이 기준. (2월말에는 월간 차트 집계를 하지 않았음)
누적제이기 때문에 먼저 나온 타이틀일 수록 유리합니다.
다만 나온지 1년 넘은 타이틀은 그만큼 인기가 떨어지니 포인트를 많이 받을 수 없죠.
보통 여름 전에 나온 타이틀이 유리하고 연말이나 연초에 나온 타이틀은 순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지표라서
순위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특정 기간동안 얼마나 인기를 모았는지를 알 수 있는 정도이죠.
다만 월간 차트는 15위 안에 들지 못하면 아예 정보가 나오지 않지만
연간 합산은 100위까지 내기 때문에 인기가 애매한 타이틀이라도
대략 어느 정도 인기였는지 수치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1988년도는 인기가 애매했던 SNK 타이틀의 인기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GAMEST 대상
GOTY에 해당합니다. 사전에 후보를 정해두고 독자 투표로 정해집니다.
인기 순위라고 볼 수도 있고 평가 순위라고 볼 수도 있죠. 매출과 비례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은 줍니다
4) 가장 좋아하는 게임 개발사
엽서 앙케이트 또는 GAMEST 대상 투표할 때 집계해서 정합니다.
그 해에 얼마나 임팩트 있는 작품을 내었는가, 지금까지 얼마나 고정팬을 모아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기판을 얼마나 팔았느냐 = 매출
게임센터 입장에서는 얼마나 동전을 모았느냐 = 매출
라서 이 지표들은 완전히 매출과 비례하지는 않고
사업적으로 성공했냐의 여부는 개발비, 생산비, 재고 등도 고려해야 해서 좀 더 복잡하죠.
<1988년 6월 1일호에 실린 3월말 기준 월간 순위>
1 애프터 버너 /세가 /334
2 그라디우스 2 /코나미 /304 /NEW
3 월드 스타디움 /남코 /257 /NEW
4 닌자 워리어즈 /타이토 /245 /NEW
5 파이널 랩 /남코 /228 /NEW
6 아웃 런 /세가 /174
7 궁극 타이거 /타이토 /170
8 실크 웜 /아이렘 /162 /NEW
9 비질란테 /아이렘 /156 /NEW
10 R-TYPE /아이렘 /154
11 화격 /카네코 / 123 /NEW
12 슈퍼 행온 /세가 /121
13 레인보우 아일랜드 /타이토 /119
14 스트리트 파이터 /캡콤 /113
15 Mr.HELI의 대모험 /아이렘 /91 /NEW
(75개 점포에서 집계)
1987년 8월 30일에 출시된 것으로 알려진 스트리트 파이터가 처음으로 차트에 올랐습니다.
여기에는 변수가 두 가지 있습니다.
1) 순위 11위~15위를 공개하기 시작한 첫 달임
원래 10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이번에 15위까지 공개하게 되어서 처음 드러난 것일 수 있습니다.
2) 6버튼 테이블 버전이 나왔을 수 있음
6버튼 테이블 버전은 대형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보급률이 높았을 겁니다.
1987년말에 열린 전시회에도 출품했으나 1988년 3월1일호에 실린
니시야마 타카시 디렉터의 인터뷰 기사에는 '곧 출시될 것이다'라고만 언급됩니다.
따라서 3월 중에 출시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전시회에 출품된 게임이 이 달에 다수 출시되었다고 하네요. (그라디우스 2 등)
참고로 스파1은 다음달에도 14위를 차지한 후 차트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아무래도 2번 쪽이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군요. 6버튼 출시로 인해 더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닐까...
다만 연간 합계를 보면 선방한 편입니다. (아래 참조)
<1988년 11월 1일호에 실린 8월말 기준 월간 순위>
1 월드 스타디움 /남코 /428
2 로스트 월드 /캡콤 /319 /NEW
3 그라디우스 2 /코나미 /290
4 최후의 닌자의 길 /아이렘 /280 /NEW
5 파워 드리프트 /세가 /211 /NEW
6 파이널 랩 /남코 /200
7 메르헨 메이즈 /남코 /153
8 스타디움 히어로 /데이터 이스트 /129 /NEW
9 갤럭시 포스 /세가 /128
10 아웃 런 /세가 /111
11 애프터 버너 /세가 /111
12 스카이 솔저 / SNK /102 /NEW
13 베라보맨 /남코 /97
14 어설트 플러스 /남코 /91
15 중화대선 /82
(75개 점포에서 집계)
캡콤의 신작 로스트 월드가 2위, SNK의 스카이 솔저(개발은 알파전자(ADK)가 했다고 합니다)가 12위로 시작하였습니다.
둘 다 7월에 나온 타이틀인데, 보급에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두 게임 모두 첫 차트에 오른 기록이 최고 기록이고(다음달에는 각각 2위, 13위)
스카이 솔저는 2개월 후, 로스트 월드는 3개월 후에 차트에서 사라집니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정말 수명이 짧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롱 런 하는 타이틀도 있음)
반대로 아웃 런이나 애프너 버너 같은 체감형 명작은 차트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합니다.
참고로 로스트 월드는 롤링 스위치라는 독자적인 버튼을 채용했습니다.
1) 누름: 발사
2) 연타: 메가 크래쉬(폭탄)
3) 누르면서 돌림: 발사 방향을 바꿈(새틀라이트는 자신의 위치를 고정한 채 회전)
4) 누리지 않고 돌림: 발사 방향을 바꿈(새틀라이트는 본체를 중심으로 회전)
편집장은 '로스트 월드는 인기가 없을 수가 없는 화면 구성을 가진 게임'이라고 평했습니다.
↑로스트 월드
1988년 가장 좋아하는 게임(GAMEST 대상)
1 그라디우스 2 /코나미/ 187
2 로스트 월드 /캡콤 /101
3 베라보맨 /남코 /97
4 닌자 워리어즈 /타이토 /66
5 파워 드리프트 /세가 /55
6 오다인 /남코 /50
7 A-JAX /코나미 /36
8 사이발리온 /타이토 /34
9 갤럭시 포스(2) /세가 /33
10 최후의 닌자의 길 /아이렘 /31
10 파이널 랩 /남코 /31
1위는 그라디우스 2입니다. 2위 로스트 월드도 그렇고 10위 안에 슈팅 게임이 다수 있습니다.
로스트 월드는 출시 직후 상당히 주목을 끌었던 작품이고 평가도 높지만
차트(15위권)에서 3개월만에 내려와서 금방 잊혀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1988년 베스트 그래픽
1 로스트 월드 /캡콤 /199
2 갤럭시 포스 (2) /세가 /158
3 그라디우스 2 /코나미 /87
4 파워 드리프트 /세가 /82
5 오다인 /남코 /81
6 닌자 워리어즈 /타이토 /61
7 메르헨 메이즈 /남코 /40
8 사이발리온 /타이토 /34
9 최후의 닌자의 길 /아이렘 /28
10 악마성 드라큘라 /코나미 /21
10 어설트 남코 /21
1988년 베스트 VGM
1 닌자 워리어즈 /타이토 /206
2 그라디우스 2 /코나미 /184
3 A-JAX /코나미 /73
4 파워 드리프트 /세가 /66
5 갤럭시 포스 /세가 /65
6 오다인 /남코 /53
7 악마성 드라큘라 /코나미 /27
8 메르헨 메이즈 /남코 /25
9 로스트 월드 /캡콤 /24
10 사이발리온 /타이토 /21
1988년 베스트 엔딩
1 그라디우스 2 /코나미 /162
2 닌자 워리어즈 /타이토 /151
3 로스트 월드 /캡콤 /130
4 최후의 닌자의 길 /아이렘 /83
5 베라보맨 /남코 /67
6 레인보우 아일랜드/ 타이토 /36
7 오다인 /남코 /35
8 어설트 /남코 /21
9 사이발리온 /타이토 /20
10 A-JAX /코나미 /17
10 체르노프 /데이터 이스트 /17
로스트 월드 그래픽 1위! 엔딩 3위!
사운드(VGM)는 9위라서 좀 미묘한 평가네요.
1988년 베스트 슈팅
1 그라디우스 2 /코나미 /427
2 로스트 월드 /캡콤 /108
3 오다인 /남코 /100
4 궁극 타이거 /토아플랜 /62
5 A-JAX /코나미 /44
6 갤럭시 포스 (2) /세가 /37
7 스카이 솔저 / SNK(알파전자 개발) /24
8 어설트 /남코 /19
9 라비오 레푸스 /비디오 시스템 /13
10 소닉 붐 /세가 /13
장르를 슈팅 게임으로 제한할 경우, 스카이 솔저도 어느 정도 평가 받은 듯합니다.
'베스트 슈팅'이라는 항목이 있다는 것 자체가
당시 아케이드 게임의 주류가 슈팅 게임이었다는 걸 대변하는 듯 하네요.
참고로 갤럭시 포스는 1탄과 2탄이 같은 해에 나왔는데 1탄은 거의 오픈 베타 테스트 같은 놈이었다는 것 같네요. ㅎ
↑스카이 솔저
<1989년 2월 1일호에 실린 연간 점수 누적 순위>
1987년 10월말~1988년 10월말 기준의 점수를 합친 것입니다.
1 애프터 버너 /세가 /3503
2 월드 스타디움 /남코 /3135
3 그라디우스 2 /코나미 /2711
4 아웃 런 /세가 /2040
5 파이널 랩 /남코 /1821
6 R-TYPE /아이렘 /1560
7 슈퍼 행온 /세가 /1348
8 스트리트 파이터 /캡콤 /1080
9 궁극 타이거 /타이토 /1044
10 레인보우 아일랜드 /타이토 /972
11 어설트 /남코 /969
12 베라보맨 /남코 /912
13 로스트 월드 /캡콤 /864
14 팩 매니아 /남코 /837
15 Mr.HELI의 대모험 /아이렘 /759
16 오퍼레이션 울프 /타이토 /704
17 샹하이 /선전자 /647
18 열혈 고교 도지볼부 /테크노스 /643
19 닌자 워리어즈 /타이토 /639
20 헤비웨이트 챔프 /세가 /619
21 갤럭시 포스 세가 588
22 오다인 남코 587
23 컨티넨탈 서커스 타이토 554
24 슈퍼 리그 세가 552
24 A-JAX 코나미 552
33 배틀 필드 /SNK(알파전자 개발) /434
51 1943 /캡콤 /255
63 F-1 드림 /캡콤 /208
63 스카이 솔저 /SNK(알파전자 개발) 208
66 블랙 드래곤 /캡콤 /204
88 게바라 /SNK /112
89 골드메달리스트 /SNK /109
99 패들 매니아 /SNK /77
8위가 스트리트 파이터, 13위가 로스트 월드인데
스트리트 파이터는 1987년 8월에 대형기기, 1988년 3월?에 6버튼 테이블 기기가 나왔으니
집계 기간이 3개월 밖에 안 되는 로스트 월드에 비해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3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20위 안에 든 타이틀은 로스트 월드가 유일합니다.
스카이 솔저 역시 로스트 월드와 비슷한 시기에 나왔는데 63위에 그쳤습니다.
캡콤은 1943의 경우 전년도에 나온 롱 런 작품이고
블랙 드래곤은 작년도에 나왔지만 여름에 나와서 1988년에도 점수가 더 많이 모인 게임.
F-1 드림은 1988년 4월에 나왔고 차트(15위권)를 스치지도 못했지만 합계로는 63위를 했습니다. (6개월분)
이렇게 보면 스카이 솔저도 선전했네요.
SNK는 알파전자(ADK)가 개발한 배틀 필드가 33위. (1987년 9월~10월경 출시)
출시일 등 여러모로 따져봤을 때 SNK가 출시한 게임 중에서는 가장 임팩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체 개발 타이틀?은 100위 안에 든 것이 3타이틀. 이들은 차트(15위권)를 스치지도 못했습니다.
1988년 가장 좋아하는 게임회사
1 남코 /352
2 코나미 /173
3 타이토 /164
4 세가 /130
5 캡콤 /83
6 아이렘 /25
7 SNK /20
8 세타 /12
9 데이터 이스트 /11
10 비디오 시스템 /4
10 니치부츠 /4
캡콤은 로스트 월드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다른 타이틀이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점수가 조금 올랐네요.
SNK는 자사 개발 타이틀이 월간 차트에 하나도 들지 못했습니다. 선전한 타이틀은 알파전자(ADK) 개발작품.
그래서인지 점수가 조금 내려갔고 아이렘에게 따라잡혔습니다.
반면 아이렘은 다수의 타이틀이 차트에 들어갔기에 평가도 올라간 것 같네요.
1989년에는 '그 게임'이 등장합니다.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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