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출처: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007/read/801165,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007/read/1114165
레딧에 "문명 2"를 10년동안 한 이야기가 올라와 해외 웹과 게임 웹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올린 유저는 핵전쟁과 지구온난화, 2,000년 가까운 전쟁으로 인해 지옥으로 변한 서기 3991년의 세계를 소개하면서, 다른 문명 플레이어들에게 전쟁을 끝내고 세계를 재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른 유저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다양한 전략을 제안해왔고, 레딧에는 이걸 위해 별도로 그룹이 생성되기도 했습니다. 원 글을 올린 유저는 직접 해보라고 세이브 파일을 공유했네요.
해당 서브레딧: http://www.reddit.com/r/theeternalwar
아래는 유저가 올린 원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진짜 디스토피아 소설이 따로 없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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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에서 한 게임을 10년동안 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게임이긴 하지만 제가 이 게임에 매료되어 있는 이유는 문명 3가 나올 때쯤에 벌써 굉장히 먼 미래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더 먼 미래까지 갈 수 있을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평소에 다른 게임들도 하고 일상생활도 잘 합니다만, 할 일이 없을 때면 계속 이 게임을 진행합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세상은 고난과 기아에 허덕이는 악몽입니다.
- 서기 3991년, 세상은 수십번의 핵전쟁 이후 대부분의 땅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되었고, 3개의 강대국이 남아 부족한 자원을 가지고 경쟁합니다.
- 만년설은 여러 차례 핵전쟁 때문에 20번이 넘게 녹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산이 아닌 땅은 농사도 지을 수 없을정도로 침수된 늪지대가 되었죠. 그리고 대부분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요.
- 결과적으로 대도시들은 서로 굉장히 멀리 떨어져있습니다. 2,000년 전에 정점을 찍었던 세계 인구의 90%는 핵전쟁과 경작 가능 지역을 완전히 소멸시킨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근으로 죽었습니다. 게임 후반 유닛인 엔지니어는 군대가 전선에 닿을 수 있는 도로를 계속 건설하느라 언제나 바쁩니다. 건설된 도로는 바로 다음 턴에 적이 다가와서 파괴해버리죠. 그래서 늪이나 방사능 낙진을 청소할 시간도 없습니다.
- 남은 세 국가는 켈트(저)와 바이킹, 미국입니다. 세 국가는 나머지 다른 국가를 모두 정복해서 흡수했습니다.
- 100년 전쟁이라고 들어보신 적 있죠? 그럼 1,700년 전쟁은 어떤가요. 남은 세 국가는 거의 2,000년 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분쟁 상황에 갇혀있습니다. 평화로운 시대가 오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정전협정이 맺어지고 나면 바로 다음 턴에 바이킹이나 미국이 기습 공격을 해옵니다. 특히 핵무기를 써서요. UN이 평화조약을 강제했을 때조차도요. 그래서 평화가 올 수 있을 가능성은 쓸어버리는 수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그래서 무한한 전쟁이 계속 되고 있는 거구요. 문명 2 해보신 분들 중 게임 후반에 이런 문제 겪어본 적 있나요?
- SDI(전략방위구상) 때문에 ICBMS(대륙간탄도미사일)는 도시 밖에 있는 군대에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도시는 핵무기를 반입해 폭파시키는 스파이의 공격을 계속 받습니다.
- 이 세상에 남아있는 정부라고는 신정(神政)국가인 바이킹, 미국, 그리고 공산국가인 저 뿐입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습니다만 바이킹이 공격하기 전에 먼저 선제공격을 하려면 의원들이 항상 저를 압박해왔습니다. 때문에 공격이 늦춰지고 한 턴을 포기하게 되면 계획이 거의 쓸모없게 되었죠. 그리고 바로 다음 턴에는 바이킹이 정전협정을 깨고 공격을 해옵니다. 여기에도 후속작들처럼 국내 정치가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어쨌든, 제국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민주주의는 천 년 쯤 전에 버렸습니다. 물론 국민들은 절 싫어하고 제국 심장부에서 대규모 게릴라가 일어나기 때문에 전쟁에 들어갈 자원에서 빼내어 상황을 다스려야 합니다.
- 전쟁의 형세는 완벽하게 정체된 상태입니다. 문명 2의 게임 후반에는 모든 국가가 모든 기술을 가지고 있고 누구도 우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균형 상태에 있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유닛이 있기 때문에 탱크 유닛 20기를 잃어도 금방 보충할 수 있어서 전선이 밀릴 위험이 없습니다. 이건 곧 도시가 굶주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절대 도시의 상황을 개선할 수는 없어요.
"입에 풀칠할 곡물이 필요하다고? 미안하구만. 지금은 탱크를 더 만들어야 하거든. 다음에 생각해보지."
- 다음 몇 년 동안의 제 계획은 전쟁을 끝내고 늪과 방사능 낙진을 치워 다시 농사를 짓는 겁니다. 세계를 재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문명 2를 해봤던 분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
이 글이 올라간 이후, 해당 세이브 파일과 레딧 유저가 올린 시나리오는 'The Eternal War'(영원한 전쟁)으로 불리게 됨.
그리고 1년 후(현실 2013년) 글쓴이의 근황이 올라옴.
- 올해 1월에 다시 플레이를 재개, 그동안 제보받았던 전략중 하나를 유용하기로 함
- 공산주의 국가인 나(플레이어)의 국가를 유지하는 방식은 조지 오웰의 1984와 매우 유사했다.
- 여전히 두 문명간의 전쟁은 계속 되었다.
- 플레이어(본인)는 내전을 일으킬 목적으로 바이킹 문명의 수도를 해군으로 공격했다.
(문명2에서 전쟁 도중 수도가 함락되면 두 문명으로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바이킹 문명의 무장에 처참히 발렸고, 내전을 일으키는 계획은 무산되었다.
- 한동안 재정비를 하고 있었더니, 내 문명 역사상 유례가 없는 반란과 봉기가 일어났다.
- 군사력으로 억제 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반란군이 가장 발전된 도시 중 하나를 점령하여 도로와 철도를 끊어 놓았다.
- 도로와 철도를 끊어놓은것 때문에 반란군이 점령한 도시근처의 군사유닛의 이동이 힘들어 졌고, 설상 가상으로 다른 반란군이 나타났다.
- 결국 그 반란군들은 다른 도시 하나를 점령했다.
- 문명 역사상 처음으로 바이킹을 대적할 군사력 보다 반란군에 대처할 군사력이 더 높아졌다.
- 반란군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전선(戰線)에 신경쓰기위해 도로에 구애 받지 않는 전투기편대를 생산하는데 힘쓰는중
- 현재 나의 문명은 미국과 외교관계가 가까우며, 수 족(문명에 등장하는 아메리카 원주민 종족)과는 먼 관계이다.
- 이것이 지금까지의 상황. 연말에 다시 업데이트 하겠다.
참고로 첫 글이 2012년에 올라왔는데 2016년도에 올린 근황을 보면 전쟁은 아직까지 안 끝났다고 함.
그렇게 진짜로 '영원한 전쟁'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2019년, 해당 레딧 유저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공산주의에서 종교 근본주의로 정치 체제를 갈았고, 치열한 전쟁 끝에 마침내 바이킹을 멸망시켰다는 글을 올림.
(레딧 유저들의 조언에 따라 세이브-로드로 수백년을 앞당긴 뒤 다시 플레이한 것으로 보임.)
그리고 2일 후 마침내 마지막으로 남은 적이었던 미국까지 멸망시킴으로써 '영원한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글이 레딧에 올라옴.
게임 종료 년도는 4008년으로. 게임 시간 약 1700년, 현실 시간 17년 동안 이어진 전쟁은 그렇게 끝나게 됨.
해당 유저가 올린 후일담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 제거, 도시 재건 같은 건 이기기위해 완전히 포기했으며, 각종 건물을 전부 팔아치우고 군사적 행동에만 완전히 집중했다고 함.
거기에 대도시들에 핵폭탄을 떨구고, 단번에 살아남은 도시를 점령하는 복잡한 기동전과 상륙전을 펼친 끝에야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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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꼭 승리가 좋은것만은 아니네 현실은 게임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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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지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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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면 그렇게 마지막 남은 국가의 깃발이 몰락한 시점에서 한 고독한 여행길에 나선 남자가 주인공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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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다른 이야기 인데 이 레딧글을 대학생때 루리웹에서 처음 봤었었는데 이제는 배나온 아저씨가 되어서 드디어 엔딩을 봐버렸다 ㅠㅠ 근데 엔딩이 너무 비참하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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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크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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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위한 전쟁이였던 것인가.. 이념승리? 정복전쟁? 그끝은 초토화된 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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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생각할 바가 많음 대량 학살무기가 존재하는 현대전에서는 2000년까지는 아니어도 저런식으로 인류멸망할 가능성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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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실이면 결국 독재자 한명의 자존심을 위해 인류가 희생된 이야기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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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얻은건 없고 지구는 멸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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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지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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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꼭 승리가 좋은것만은 아니네 현실은 게임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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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조금은 다른 이야기 인데 이 레딧글을 대학생때 루리웹에서 처음 봤었었는데 이제는 배나온 아저씨가 되어서 드디어 엔딩을 봐버렸다 ㅠㅠ 근데 엔딩이 너무 비참하네 ㅠ | 20.10.22 23:3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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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엔딩 | 20.10.22 23:5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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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면 그렇게 마지막 남은 국가의 깃발이 몰락한 시점에서 한 고독한 여행길에 나선 남자가 주인공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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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거주자는 그렇게 볼트의 대의를 위해 황무지로 발을 돌렸다. 그의 집인 볼트를 뒤로 한 체 | 20.10.22 23:3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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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불사르던 용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왕자들의 석비도 사토 속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사막을 걷고 있었다. | 20.10.23 00: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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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얻은건 없고 지구는 멸망하는.... | 20.10.22 23:3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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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크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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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뽕쩐다 뭐임? | 20.10.22 23:3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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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40k 크리그 행성 방위군 꺼라위키에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 검색하면 나옴 | 20.10.22 23:4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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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는 지도자들끼리 타협함 | 20.10.22 23:5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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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생각할 바가 많음 대량 학살무기가 존재하는 현대전에서는 2000년까지는 아니어도 저런식으로 인류멸망할 가능성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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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위한 전쟁이였던 것인가.. 이념승리? 정복전쟁? 그끝은 초토화된 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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