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부대가 그렇듯 신병이 들어오면 지켜야할 암묵적인 룰이 있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부조리인 것도 있고, 그냥 선후임 관계로서 지켜야 할 예의 정도로 넘어갈 것들도 있었는데,
여하튼 신병이 들어오면 맞선임이 그 지켜야 할 룰을 수첩 등에 적어서 주는 관습?이 있었어
내 맞선임도 써줬고, 내 아랫동기도 맞선임이 써주고 이렇게...
영원히 신병은 아니다보니, 나도 맞후임을 안받을 줄 알았는데 받게 되었음.
그리고 당연히 나도 그 규칙을 맞후임 수첩에 써주고 있었고, 그 옆에는 신병왔다고 구경온 내 윗 동기가 신병하고 잡담을 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압존법 이야기가 나오게 됨. 압존법 지킬 것, 압존법 예시는 이러이러하다, 수첩에 써주는데 그 동기가 갑자기 나보고 무식한 새끼라는거야
벙찐 얼굴로 쳐다보니까
"압존법이 뭐냐 앞존법이지 등신아."
이건 또 뭔 개소린가 싶어서
"아니 존대를 누른다고 해서 압존법 아니야?" 했더니
"앞에 있는 사람을 존대한다고 해서 앞존법이지. 공부 헛으로 했냐?"
거참 신박한 소리다 싶었는데, 너무 당당해서 나마저 헷갈리기 시작했음
맞후임 신병한테 물어보니 걔는 눈치보며 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서로 니 의견이 맞니 내 의견이 맞니 그렇게 투닥투닥하다가 끝이 안날 것 같아서 내기를 함
"야 그럼 오늘 저녁 사지방 가서 확인하고 PX빵 콜?" "콜"
결과는 알다시피 사전에 압존법이 맞다고 나오고
걔는 그럴리가 없는데; 라면서 뒤져보지만 앞존법이 맞을리가 있나 ㅋㅋ
덕분에 PX 잘먹었다 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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