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일차는... 한본어 사용 이전에 정신이 없습니다.
#4. 4일차 (4월 15일)
아침이 밝았습니...
어...
예정보다 세 시간이나 늦게 일어났습니다.
더 황당한 건 모닝콜을 받은 기억이 있다는 거. 그러니까 그냥 제가 제풀에 지쳐 다시 잠든 겁니다. 망할 재침 본능...
이러면 일정에 문제가 있느냐, 하면 일단 예상대로라면 일정에 지장이 매우 큽니다. 일단 허겁지겁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프론트 아자씨 : "오오 외쿡인 닝겐 잘 잤음? 내 목소리 어땠음?"
나 : "안녕하세요 아자씨 아침 어디서 묵어요"
아자씨 : "바로 앞에 과일들이랑 씨리얼 보이잖아"
나 : (이동, 허겁지겁 흡입)
아자씨 : "... 쟤 왜 저래..."
나 : "아자씨 잘 먹었어요 체크아웃 할게요"
아자씨 : "헐"
로비에 무료 아사히 신문까지 있었는데 집을 생각도 못 하고 그냥 튀어나왔습니다.
4일차 예고에서 보셨다시피, 토야마현과 나가노현을 잇는 등산 루트인 타테야마 알펜루트를 갈 겁니다.
그리고 오늘 4월 15일은... 전구간 개통일입니다. 손님들이 붐빌 건 뻔하죠.
등산루트도 일부러 사람들 많을 것 같은 구간을 피해서 나가노현 방향으로 출발합니다. 알펜루트의 정규 등산루트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빠... 빨리 버스 정류장으로 가지 않으면... 헉헉... 허리 아파서 뛰지도 못 하는데 이거 안 뛸 수도 없고 이걸 어쩌...
??? : 까-악 까-악 휘잉
여러분이 알펜루트를 정규 방향으로 돌게 되시면 나가노역 방향 종착지가 여기입니다.
... 왜 아무도 없지... 설마 버스가 출발했나... 싶었는데 이 때 시간은 07시 19분. 버스는 08시 20분 출발입니다.
이상하게 사람이 없어요. 어... 이 코스가 그렇게 인기가 없는 구간인가...
이 사진을 찍고 한 15분 정도 사람들이 안 옵니다. 잠깐 주변 스타X스에서 아침에 잠 깰 만한 걸 마시러 갑니다. 테이크아웃하고 바로 복귀.
복귀하니까 왠 외국인 한 명이 '드디어' 줄을 서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비슷한 생각으로 '왜 사람이 없지' 하며 멍때리는 상황.
전날 밤에 시간 없을 걸 대비해 편의점에서 미리 사뒀던 아침을, 주변 바위 위에 앉아 까먹습니다. 소여행 뿐만 아니라 제 이번 일본여행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좋은 간식이 되어준 명란 주먹밥...
둘 다 뻘쭘하니까 서로에게 말을 겁니다. 다른 외국인 쪽이 나이가 훨씬 많습니다.
다른 외쿡인 : "Oh, hey. Can you speak English?"
나 : "Emiya Muljomdao?"
외쿡인 : "오 영어 할 줄 아네 아조오오오씨도 알펜루트 감?"
나 : "ㅇㅇ 버스기사가 오늘 첫 손님이 둘이나 외쿡인인 걸 보면 놀라겠네"
그렇게 서로 말을 틉니다.
외쿡인 : "님 어디서 옴?"
나 : "Korea임, 김씨 왕가네 아니니 걱정마셈"
외쿡인 : "올ㅋ 나 하와이에서 옴. 내 ㅂㄹㄹㅋ친구들이 한쿡에서 건너온 애들이 많아서 친근함"
나 : "올ㅋ 미쿡인"
한 30분 넘게 서로 까고 놀았습니다.
외쿡인 : "님네 대통령 은팔찌 철컹철컹?"
나 : "아조오오오씨네 대통령 트럼프"
외쿡인 : "할 말이 없네, 님네 북쪽에 킴-종-운 안 무서움?"
나 : "냅둬요 맨날 뉴스에서 보니까 적이 아니라 그냥 옆동네 개X끼임 그냥 우린 치맥이나 뜯으면 됨"
외쿡인 : "올ㅋ"
이 분도 혼자 일본에 잠깐 놀러왔다가, (이 날 기준) 이틀 뒤에 괌으로 컨퍼런스 때문에 넘어간다는 어느 교수님입니다. 전산보안 전공이래서 전공 분야가 살짝 겹치다보니 얘기를 많이 했네요.
... 근데 왜 일본에서 어쩌다 만나는 사람들이 죄다 전공이 보안이지... 몇년 전 여행에서 숙소 옆 방 할아버지도 전산보안업체 사장이었는데;
....
08시 20분, 버스가 도착합니다... 근데 빈 버스가 아니네, 아조오오씨 아줌마덜 대체 어디서 버스를 탄 거야, 여기가 출발점인데...
그래도 자리가 넉넉하니 탑승해서 앉습니다.
전날 아침에 표 사러 갔을 때도 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남아 스타X스에서 시간 때웠던 거구요...
버스기사 : "표 보여주세요"
나 : "외쿡인 옵션 티켓 맛 좀 쬐끔만 보라우"
버스기사 : "올ㅋ 님들 ㅋㅋㅋㅋㅋ 체력은 충분한가?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님(나)은 방한 복장도 아니네 ㅋㅋㅋㅋㅋ"
나&교수 : "... ???"
느낌이 쎄-합니다. 핸드폰을 켜서 정보를 확인합니다.
??? : 오면... 죽을 것이다...
... 저는 이때 맨 아래에 영하 3도라고 써진 걸 못 봤습니다.
나 : "올ㅋ 아조오오오씨 지금 토야마에서 출발하면 대기시간 90분잼 ㅋ"
교수 : "헐ㅋ ㅅㅂ ㅋ"
나 : "우리처럼 역방향잼이 개이득"
교수 : "핵이득잼"
나가노에서 등산루트 첫 지점인 오오기사와역까진, 지금 탑승한 특급버스로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일반 고속버스 루트면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버스 타고 가다 중간에 보이는 도쿄전력 소유의 오다기리 댐.
도쿄전력은 일단 까고 봅시다. 카악 퉷.
버스 안에서 먹으려고 사온 과자. 정말로 닭꼬치 맛이 나는 놀라운 물건이었습니다. ... 난 왜 맥주를 사오지 않았는가.
- 고지대 등산 전부터 맥주를 마시는 건 위험한 행동입니다. -
잠깐 눈을 감았다 뜨니 풍경이 바뀌어있습니다.
나 : "... 어?"
게다가 비까지 옵니다.
나 : "... 어, 시X... 왠지 본능적으로 X된 것 같다..."
어서오세요, 오오기사와역입니다. 하지만 실제 철도가 있는 역은 아닙니다. 왜인지는 천천히...
시간이 애매하니 외쿡인이랑 같이 이동편을 타러 갑니다. 30분에 한 대씩만 있어서 까딱하면 그냥 시간 날릴 상황...
이 사진 중에 일본인은, 직원 말곤 없습니다.
나 : "우왕 시X..."
교수 : "우리 10시 차 탈 수 있남"
타긴 탑니다.
... 그렇습니다. 여기가 '역'이지만 '역'이라고 하기 애매한 이유는 철도가 아니라 버스가 다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페이크다!!!
이 버스들은 모두 위에 고압전선을 깔고 전차처럼 이동하는 놈들입니다. 엔진이 없고 전부 전동모터로만 움직입니다.
??? : "님의 지옥은 지금부터셈 ㅋ"
나 : "잘은 모르겠는데 왠지 기분이 더럽다"
부릉부릉...
근데 배틀로얄에서는 아마 학생들 납치를 터널 안에서 가스로 재운 다음에 했죠, 아마...
... 나도 그렇게 되나... 그런가...
15분 정도 지나면 웰컴 투 쿠로베 댐.
제가 대학생일 적에 지하철 역사 광고에서 봤던 타테야마 알펜루트는...
(이미지 사진입니다.)
이렇게 개쩔고 해 넘어가면 별이 총총 빛나는 무릉도원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이 이미지였습니다.
쿠로베 댐에서 내리면 루트가 둘로 나뉩니다. 전망대를 볼 건지, 아니면 바로 댐을 건널 건지.
전망대를 보러 가는 루트는 '고원지대의 250계단'이 기다립니다. 그냥 250계단도 아니고 고원지대입니다. 엄청 숨 찹니다.
바로 댐을 건너러 가는 루트는 50계단을 내려가면 됩니다.
저는 기왕 왔으니 전망대로 갑니다. 와아... 이제 개쩌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겠지! 헉 헉 허억...
??? : "응 아냐"
나 : "..."
영하의 위엄. 그리고 비까지 옵니다.
나 : "... 아조오오오씨 이게 뭐야"
교수 : "CFoot"
사진만 몇 장 찍고 댐으로 내려갑니다.
딩-동-댕-동
쿠로베 댐 관리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지금 댐에 바람이 강하고 비가 오니 관광객 여러분은 피해에 유의해주시고...
댐바닥으로 얼음낚시 가시는 강태공 분들은 발 빠져 뒤지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니들 죽어도 우리는 책임 못 집니다.
그리고 관광객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 수많은 눈덩이들은...
일주일 뒤면 녹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댕-동-딩
...
나 : "아 씨X 난 왜 햄보칼 쑤 엄써 왜애애애애애애"
여기서 멘붕해서 방황하는 동안 교수님과 이산가족(...)이 됩니다. 아조오오오씨 어디 갔어...
결국 저도 댐을 건너기로 합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뭘 느긋하게 보고 있을 여유가 없네요.
그러니까 이런 얼음바닥에 굳이 낚시를 하러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죠... 음...
핸드폰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반대쪽도 찍어봅니다.
일정, 환승안내, 예약번호... 이런게 다 핸드폰에 있으니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여길 보고 있으니...
옛날에 이런 게임이 왜 나왔는 지 알 것 같아요.
물론 저 게임은 JTB랑 콜라보 한 덕에 스위스 알프스라고 우기고는 있지만;
이 구역 및 전체 등산코스가 특별 관리 공원으로 지정된 데 대한 안내판입니다.
이 무슨 피난소처럼 생긴 곳으로 들어갑니다.
한참 걸어들어가면 쿠로베호수역이 나옵니다. 여기는 정말로 역 맞습니다.
열 중 여덟은 중국인입니다. 아오...
여기서부터는 창구에 패스를 보여주고 별도의 티켓을 받아 함께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경사면 차량, 케이블카입니다.
한번 이동할 때마다 반대편에서도 똑같이 왔다갔다 하는 방식이니, 마주 오는 전차의 기관사에게 눈뽕을 선사하지 않도록 플래쉬는 쓰지 맙시다.
... 하지만 짱■들은 그냥 씁니다.
빠-앙. 11시 08분 출발. 처음에는 한 45도 경사입니다.
그러더니 경사가 훨-씬 심해집니다.
도착.
근데 이 엄청난 급경사에 먼 거리를, 3-400명 되는 인원이 줄 하나에 의지해서 서서히 끌려온다는 것 자체가 공포입니다.
어서오세요, 쿠로베다이라역입니...
휘이잉
??? : "닝-겐..."
??? : "우리 며칠 전에 봤지? 간지폭풍이라 한다..."
나 : "아 ㅅㅂ 쫓아오지 말라고"
산기슭의 경사가 좀 돼서, 보러 가고 싶어도 굴러서 조난당할 것 같습니다.
쿠로베다이라역이 이렇게 파묻혀있습니다.
나 : "... 하 ㅅㅂ"
그냥 사방이 눈밭이길래 바로 떠납니다.
사진에 나온 것보다 눈이 훨씬 많이 와서 가방도 다 젖었고, 신발도 위험합니다.
다음 역까지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서는, 이 전 탑승 때 주는 오른쪽 노란 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가노 방향에서 가건 토야마 방향에서 가건, 케이블카 탑승 순서대로 다음 로프웨이를 타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대기했습니다.
슬슬 타러 갑니다.
휘이잉
해발 1,828m 입니다.
탈 것이 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더러 케이블카라고 하는 것 같지만...
꽉꽉 끼어 들어갑니다.
중간에 서버릴 것을 대비해서 승무원이 한 명씩 탑니다.
휘이잉
나 : "..."
차 안에서는 경치에 대한 안내 방송이 계-속 나오는데 바깥이 이렇게 무의미하니 하나도 소용 없습니다.
케이블카가 흔들거려서 어린 애가 계-속 웁니다.
... 중국인 보호자가 애를 달랠 생각을 안 합니다. 망할 짱■...
어서오세요, 해발 2,316m 다이칸보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왔으면 등산코스는 거의 끝난 거나 마찬가지인 셈인데...
여기서 변수를 생각 못 해서 나중에 크게 당했습니다.
다음 포인트로 넘어가는 트롤리 버스(오오기사와 쪽이랑 같은 방식)를 타는 방향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여긴 좀 낫겠지... 싶어 보러 갑니다.
꿈도 희망도 없음
앞이 아예 안 보입니다.
슬슬 옵션티켓값 마저 아까워지려고 합니다.
비용을 전부 지불하면 편도 약 12,000엔 정도가 들지만, 외국인 옵션 티켓은 9,000엔이면 됩니다.
근데 이러면 아깝잖아!!!
이 전망대를 타고 쭉 올라가면, 다이칸보에서의 기념 사진을 찍는 작은 굴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서 외국인들이 많이들 사진을 찍더라구요.
제 바로 앞에 있는 홍콩 사람들에게 잠깐 부탁을 합니다.
나 : "사진 좀 찍어줘요오오오오 님들 사진도 찍어드릴게"
이것만 셀카로 찍고 카메라를 넘깁니다. 해발 2,316m.
여길 방한장구 없이 왔습니다. 내가 미쳤지...
사진 찍을 때 다른 사람들 얼굴은 어지간해선 나오지도 않게 찍었지만...
이건 대놓고 제 얼굴이 나오는 데다 얼굴이 꽤 더럽게(...) 생겼으므로 가립니다.
사실 인터넷 처음 써본지 올해로 20년이 지났습니다만 한 번도 제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네요;
김기동잉베이형 사랑해요
이 포즈를 따라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되네요.
사진 찍어주던 홍콩 사람들이 막 웃습니다, 저게 뭔 포즈냐고...
여기에 감명받은 이 사람들이 제가 사진 찍어줄 때는 전대물 포즈를 잡았습니다.
음! 여행 와서 이런 병맛 사진 하나 정돈 남겨야죠!
버스 타러 갑시다.
아놔 중국인들 겁나 많네
자, 이렇게 절망스러운 코스가 쭉 계속됐어도... 마지막인 무로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 사진입니다.)
이 10m 짜리 대설벽 정도는 볼 수 있겠지!
... 싶었는데
??? : "응 아냐 악천후라 걷기 행사 취소야"
나 : "이런 ㄴㅁㄹ 개썅!!!!!!"
??? : "더 안 좋은 소식 알려줄까"
나 : "뭐가 또 남았어 시밤쾅"
??? :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벽이 좀 무너졌어"
이제 말도 안 나옵니다. 버스나 탑시다. 여기도 위에 전선 깔리고 전차처럼 운행합니다.
같이 탄 짱■새X들 존-나 시끄럽습니다. 버스 모터소리보다 말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맨 앞에 앉아서 저랑 버스기사랑 바로 옆에 일본인 둘이랑 합심해서 짱■들 뒷담화 깠습니다.
이 정도 되는 고산지대나 영산이라 부를 만한 곳은 중국에도 많을텐데 왜 여기까지 와서 국제적인 민폐를... 어휴.
어서오세요.
무로도입니다.
내리자마자 허기가 져서 소바집에서 끼니를 때웁니다.
미친 듯이 몸고생을 하고 먹는 거라 그런가 진심 눈물 납니다.
잠깐 밖에 나가도 희망 따위 없습니다. 무슨 남극탐험 하는 기분.
무로도 개발 이전에 있던 작은 신당을 실내로 옮겨와 재현해놨습니다.
원래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제 하산을 해야 하니 내려가는 버스틀 타러 줄을 서러 갑니...
ㅅㅂ...
(줄 서다 중간 즈음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뒤로 줄이 두 배 정도 길이로 더 있었음.)
맨 뒤에서 '최후미' 안내 표지판을 든 직원 아조오오오씨에게 물어봅니다.
나 : "아조오오오오씨 이거 대기 얼마 정도 걸림?"
직원 : "두 시간 반? 세 시간?"
나 : "..."
직원 : "님 근데 그 차림으로 용케 여기까지 왔네? ㅋ 안 추움?"
나 : "뒤질 것 같음"
바로 윗 사진 오른쪽 잘린 부분에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출구'가 있는데 항시 열려있습니다. 엄청 춥습니다.
"너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운좋게 방한장구 없이 어찌어찌 살았습니다.
해발 2,450m. 개춥습니다.
줄이 정말 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대부분 중국 사람들입니다.
영산 찾아왔으면 그냥 너네 나라로 가서 다른 좋은 산들 찾아다녀... ㅜㅜ
딩-동-댕-동
아아, 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지금 기상상황이 영 좋지가 않은데다 차량들도 이동하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차량 시각표대로가 아닌 버스가 오는대로 곧바로 여러분을 태우는 형태로 진행하겠습니다.
동-댕-동-딩
... 집에 갈 수는 있나.
진짜로 딱 두 시간 반 기다려서 버스를 탑니다.
뒤에 역광처럼 찍혀서 맑은 날씨처럼 보이지만 눈폭풍입니다.
집에 갑시다.
앞이 안 보입니다. 설벽 비스무리한 게 보이는데 저 정도로 엎어져있습니다.
답이 안 나옵니다.
밖은 춥고 버스 안은 따뜻해서 승객들 모두가 뻗습니다. 저도 뻗습니다.
Zzzzzz...
한 20분 정도 지났나...
버스기사 : "일어나셨어요? 무로도에 눈 그쳤댑니다. 이 쪽도 눈은 안 와서 무난히 갈 수 있겠네요."
나 : "..."
솔직히 이 말 듣고 울고 싶었던데다 속에서 천불이 끓었습니다.
쭉 내려갑니다. 길만 보면 무슨 두부집 만화 이로하자카가 생각납니다.
토야마현의 현목이라고 하는 엄청 굵은 고목.
다시 고산지대를 올려다봐도 악천후는 아닌 것 같습니다.
... ㅁㄴㅇㄹ...
원래 한 시간 거리인데 초반 악천후 때문에 한 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비죠다이라 집합소 겸 케이블카 역입니다.
... 아, 그래, 난 이 사진에 나온 그런 풍경을 원했었다고... 십라...
쿠로베호수에서 탔던 그런 케이블카를 또 타는데, 좀 다릅니다.
이 케이블카는 지금 탄 객실이 메인이 아니라 앞에 보이는 주황색 대가리(...)가 메인입니다.
트럭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우리는 지금 짐칸에 실려가는 겁니다.
까딱하면 롤러코스터보다 더 가파른 코스로 미끄러져서 대형사고가 날 코스입니다.
한 20분 정도 내려가면...
도착. 토야마지방철도 환승이 되는 타테야마역입니다.
몸도 마음도 피곤하니 바로 열차를 타러 갑시... 줄 길어...
지금 탄 열차는 일반열차이고, 북해도에서 탔던 것과 비슷하게 2량 편성 1인 승무 차량입니다.
특급열차를 타게 되면 다량 편성이고, 이동하는 루트도 다른데다 종점까지 20분 정도 덜 걸리지만 제가 탈 시간대에는 안 왔습니다.
아까까진 중국사람들을 겁나 많이 봤는데, 막상 여기서는 태국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이동합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나 볼 법한 단선 철교...
또 나옵니다. 계-속 갑시다.
중간에 잠깐 오래 정차했을 때 찍은 사진.
여기서도 탈 때 종이 뽑고 내릴 때 종이 보여주고 돈 내는 방식인데, IC카드 사용이 됩니다.
종이를 갖고 있었다면 탑승한 곳이 찍혀있으니 위의 금액대로 내면 되고...
IC카드를 찍고 탔다면 내릴 때 한번 더 찍으면 돈이 자동으로 빠집니다.
타테야마역에서 종점까지 1,200엔이 들지만, 옵션티켓을 산 외국인이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특급열차를 탔을 때만 230엔을 따로 내야 합니다.
종점 도착.
덴테츠(전철) 토야마역입니다. 바로 옆에 JR토야마역이 붙어있습니다.
트램이 돌아댕깁니다.
운 좋게 찍을 수 있었던 토야마역 기점 트램.
이제 여기서도 신칸센을 탈텐데, 에키벤집이 또 있습니다.
이번엔 두 번 안 속는다는 생각으로 외면하고 주변 편의점을 찾아가 레토르트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워서 가져옵니다.
... 이 쪽이 훨씬 양도 많고 싸고 따뜻합니다.
원래 탑승하려고 했던 시간은 20시 이후였지만, 조금 일찍 하산해서 고객센터를 찾아가 조금 더 이른 시간 편으로 표를 교환합니다.
토-야-마... 나오, 물론 한자부터 다릅니다.
19시 37분, JR패스로 탈 마지막 신칸센인 도쿄행 카가야키입니다.
여기에도 창가에 콘센트 다 달려있고 좋지만, 사 온 저녁만 후딱 해치우고 그냥 잡니다. 피곤해요.
21시 56분 도쿄역 도착, 곧바로 요코스카선을 타고 숙소인 히요시로 돌아갑니다.
히요시역에 도착해서는, 아마존에서 주문한 물품이 편의점에 도착해있다길래 수령해서 숙소에 쫄래쫄래 들고 갑니다.
이걸로 3박 4일의 소여행이 끝났습니다. Aㅏ...
이 일정들 떠올리면서 쭉 썼습니다만, 4일차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에 진이 확 빠집니다. 그 정도로 피곤했고, 지금도 영 그렇네요;
이제 3박 4일 일정을 제외한 나머지 일본 일정 중에 있었던 일을, 사진 한 장으로 하루를 정리해서 보여드리는 Extra편에서 뵙겠습니다.
< Extra편에서 계속. >
(IP보기클릭)210.100.***.***
(IP보기클릭)1.236.***.***
Aㅏ... | 17.05.14 21:06 | |
(IP보기클릭)222.121.***.***
(IP보기클릭)1.236.***.***
기대 이하여서 죄송합니다; | 17.05.14 21:06 | |
(IP보기클릭)222.121.***.***
기대이하라뇨; 저런 경험도 한번쯤은 좋겠구나싶어서 진심으로 한말인데... | 17.05.16 20: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