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차 후기... 를 끝으로 소여행기 작성은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금번 16박 17일의 일본 여행 전체 일정 중 소여행기 3박 4일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 동안 했던 일들을 하루 당 사진 한두 장, 많으면 서너 장 정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중간중간 '이 사람 뭐하는 거지' 싶은 사진이 많을텐데... 저는 기본적으로 일본 여행을 갈 때 아무런 계획 없이 갑니다.
#5. Extra (전체 일정)
< 4월 7일 >
일본 여행 일정이 닷새 이상이라면, 통신비를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에서 여행자용 데이터 전용 USIM칩을 구매하는 겁니다.
물론 국제전화를 받으실 일이 있다면 이 방법을 쓰시면 안 되겠지만... 효과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데이터로밍을 끊으면 보통은 하루 10,000원 정도에 싸게 끊으면 일주일 3만원대도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USIM칩으로는 그거보다 한-참 더 줄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번에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미리 아마존에서 USIM칩을 싸게 주문, 편의점에서 수령할 수 있게끔 조치해뒀습니다. 21일간 5GB 쓰는 칩이 2,700엔대.
여행을 출발할 때 옷가지도 좀 부족했던 관계로 유니X로에 들러 청바지와 속옷 몇 벌을 사고 면세 처리를 받습니다. 마침 얼마 이상을 사면 속옷 하나를 공짜로 주는 이벤트도 했네요.
거기다가 숙소에 일찍 들어갈 거라고 오판을 한 나머지, 기노쿠니야에서 책을 받아볼 수 있게끔 미리 주문까지 해서 또 면세를 받습니다.
... 그렇게 정신없이 필수품(?)과 기타 여러가지를 사다보니...
짐이 이렇게 불어났습니다. 몸이 굉장히 피곤해지므로 절대로 따라하지 마세요.
이 짐들을 다 낑낑거리며 들고 다닐 수는 없다는 판단에 코인락커를 겨우 찾아 몽땅 박아넣은 뒤, 남은 시간을 이용해 오락실에 갑니다.
3박 4일 소여행기 중간에 이 게임의 사진을 한 장 몰래 끼워넣었었는데... 알아보시는 분들이 없는 그런 마이너한 게임입니다.
제가 16박 17일을 들여 이번에도 왔고, 1-2년마다 한 번씩 오락실을 찾아 어슬렁거리며 일본에 놀러가는 주된 이유는 이 게임 때문입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집주인 아조오오오씨의 권유대로 정기권을 끊습니다. 숙소가 요코하마 쪽인데 도쿄까지 자주 왔다갔다 할 걸 생각해보니 그냥 마음 편하게 끊어버리자...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16박 17일간 알차게 쓰긴 썼지만 발급 금액(8,100엔 정도) 만큼은 못 썼습니다;
< 4월 8일 >
소여행 3일차에 금각사 대신 은각사를 가게 만든 철덕 동생과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이 동생도 바로 윗 사진의 게임을 합니다.
< 4월 9일 >
전날 밤에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어서 급히 다음 날 일정을 짜고 들이 눕습니다.
일요일인 이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대충 먹는둥 마는둥 하고 졸린 눈을 커피로 잡아가며 메구로역으로 향합니다. 정기권을 끊을 때 종점을 메구로역으로 해둬서 아무 생각 없이 갑니다.
그리고 메구로가와에서 보게 된 광경.
오길 잘 했다... 싶었습니다.
메구로가와 벚꽃축제의 끝물이었습니다. 실은 집주인 아조오오오씨가 '슬슬 낙화기라서 벚꽃구경 하기 힘들거에요'라고 바람을 넣은 덕분에 급히 간 건데...
하필이면 이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낙화를 가속시킬 수준으로 강풍이 부는 바람에 이 광경을 눈에 담을 마지막날이 됐습니다. 잘 간 건지, 아니면 운빨이 더러운 건지...
아무 생각이 없으니 일단 걷습니다.
"낮은 길다, 걸어라 이 놈아."
메구로역에서 나카메구로역까지 직선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비가 오고 바람도 많이 불고 해서 유난히 멀게 느껴졌습니다.
중간중간 아름다운 광경도 많이 보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겁나 추웠다'는 기억만 세게 남았네요.
나카메구로역 부근에 도착해서는 허기가 져서 라멘집을 찾다가 괜찮은 집이 보이길래 갔는데, 오픈시간을 30분 정도 남겨두고 있어서 아직 문이 열리진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쫄래쫄래 우산 펴고 다 죽어가는 표정의 남정네를 본 점장님께서 '점심 드시러 오셨어요? 오픈은 아직인데, 들어와서 몸 좀 녹이세요'라고 하셔서 감사히 들어갔습니다.
30분 후 주문한 메뉴. 쇼유 스프와 새우를 우린 스프를 섞어 독특한 맛이 나는 라멘이었습니다.
'라멘 에모토 마사히로'의 메뉴. 기본 메뉴는 아니고 정확히 뭐였는지는 까먹었습니다. 900엔 정도였던 걸로 기억.
한 끼 든든히 먹고 오락실을 전전하다가 저녁에는...
이걸 보러 다녀왔습니다.
'가면 가는 거고, 아니면 못 가는 거고' 싶었던 이벤트였는데, 공연 시작 두 시간 전에 직거래로 티켓을 구해 들어갔습니다.
성우들이 여기서 떠들어대는 수준으로 말의 템포가 빠르고, 유행어나 요즘 말이 많이 섞인 이런 이벤트는 뭘 알아듣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빡세지만...
이상하게 이벤트가 다 끝나고 나면 '아, 그래, 잘 봤다' 싶은 느낌이 꼭 들더라구요. 참 이상해요.
< 4월 10일 >
피곤해서 숙소에서 빨래도 좀 하고 노리노리 하면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왼쪽 위가 Japan Rail Pass, 오른쪽 녹색 티켓은 전날 단간론파 팬미팅 티켓.
나머지는 미리 예약해뒀던 지정석 티켓들입니다. 이걸로 3박 4일을 잘 놀았죠.
< 4월 11일 >
< 4월 12일 - 4월 15일 : 3박 4일 소여행기에서 뵙겠습니다. >
< 4월 16일 >
아무리 여기가 여행객들 등골 뽑아먹으려고 가격에 거품이 낀 모습이 자주 보이는 관광지가 됐더라도...
아키바는 아키바죠.
찍었던 사진을 구글 포토에 올리니 (물론 원본은 놔두고) 멋대로 이런 이펙트를 입혀놨습니다.
무슨 전공투 시절 소개랍시고 자료 사진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 4월 17일 >
옆동네 오락실에서 한참 놀다가 숙소에 들어왔는데...
이런 걸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대서 새벽중에 집주인 아조오오오씨랑 함께 편의점에 갔습니다.
대학가인데다 점포당 비치된 수량도 적었지만 일찍(?) 간 덕분에 무사히 집어왔습니다. A5 크기입니다.
< 4월 18일 >
항상 한 번씩 가는 나카노 브로드웨이입니다.
뭔가 집어올 만한 게 보이면 어슬렁거리다가 낚아채고 낚아채고 반복...
< 4월 19일 >
하루 종일 오락실에서 놉니다.
< 4월 20일 >
집주인 아저씨도 저도 이 날은 몸 상태가 그리 좋질 않아서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피자를 시켜먹기로 합니다.
< 4월 21일 >
숙소의 보일러가 고장났는데, 고장의 원인이 저라서... 일 나가는 집주인 아저씨를 대신해 제가 수리공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오긴 오는 건가...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혹시나 싶은 마음에 한번 보일러를 켜봤는데;
놀랍게도 켜집니다. 전날 저녁에 맛이 간 줄 알았는데.
이걸 확인하고는, 좀 늦었지만 긴자에 나가보기로 합니다. 밤의 긴자 거리에서 보는 거리의 악사들을 봤던 예전 기억을 더듬어가며...
하지만 거리의 악사들은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진 뒤에나 거리에 나옵니다. 시간이 애매해서 보질 못 했습니다.
긴자에 이 전전날 새로 생겼다는 긴자 식스를 보러 들어갑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화점 명품관 같은 구조입니다.
긴자 식스에서 나와 긴자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본 풍경. 이걸 일반도로에서 합니다.
< 4월 22일 >
동네 오락실에서 열리는 점포대회에 나가보기로 합니다.
광탈. 썰렸습니다.
제가 상대로 걸린 걸 확인하자마자 주변에서 패거리들이 자기네들끼리...
"야 너 상대 쟤 누구냐 ㅋㅋㅋㅋㅋ 왠 듣보잡 ㅋㅋㅋㅋㅋ 본선 직행 축하한다 ㅋㅋㅋㅋㅋ"
이런 소리가 들려서 빡이 돌긴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이 게임을 거진 3-4년 가까이 쉬었는데;
< 4월 23일 >
아침 일찍 집주인 아조오오오씨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숙소를 나섭니다.
마지막 일정으로 철덕 동생과 함께 놀다가 공항으로 갈 걸 생각해둬서...
여태 지른 물품들과 이러저러한 짐들이 합쳐지니 등짐 포함 총 40kg이 나왔습니다.
철덕 동생과 함께 아키바 근처에서 먹은 점심.
이 날 아키바 쇼와도리 출구에서는 '코인락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경시청 사람들과 기자들이 몰려온 덕분에 꽤 혼잡했습니다.
폭발물은 뻥이었던 걸로...
비행기 시간에 적절히 맞춰 하네다로 돌아갑니다.
편의점에서 아이마스 신데렐라 걸즈 콜라보 사양 스니X즈를 겨우 구해 트위터에서 이벤트 응모를 해봤지만 답장은 안 오더라구요.
이렇게 16박 17일이 적당-히 끝났습니다.
일본 지인들하고 만나서 마작을 치며 놀고 싶었지만 다들 각자의 생업에 바빠서 모이지도 못했네요.
다음 여행은 언제쯤 갈 수 있으려나 싶습니다. 나이도 나이고... 저도 입에 풀칠 제대로 하려면 여행 생각은 못 할테니...
게임은 열심히 했습니다.
< 여행기 끝. >
(IP보기클릭)220.86.***.***
(IP보기클릭)1.236.***.***
개이득... 하지만 날이 살짝 안 좋아서 그랬나 저러고 몸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 17.05.14 21:09 | |
(IP보기클릭)218.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