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김병현(24)이 물집 부상 악화로 훈련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 중인 김병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투산 일렉트릭파크 보조구장에서의 훈련을 마친 뒤 "통증 때문에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면 당분간 피칭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물집이 터진 이후 처음으로 공을 잡아봤지만 상처 부위가 호전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
물집이 터진 부위도 한군데가 아니라 두군데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오른손 검지 첫째마디 부분의 물집만을 공개했던 김병현이었지만 중지의 손톱 밑부분 역시 지름 2㎝쯤 물집이 잡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병현은 "검지 부분의 물집은 잘 아물고 있지만 사실은 중지 부분에 통증이 더 많다. 손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병현은 이날 포수를 세워놓고 13개, 앉혀놓고 55개의 공을 던졌다. 당초 직구만을 던질 예정이었지만 커브와 체인지업도 3개씩 시험삼아 던져봤다. 김병현은 "통증 때문에 직구나 변화구 모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공을 제대로 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비 훈련과 러닝 등의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마쳤다.
손끝 통증이 계속되자 김병현은 이날 훈련이 끝난 뒤 폴 레사드 트레이너로부터 중지의 물집 부위를 잘라내는 치료를 받았다. 새살을 빨리 돋게 하기 위해서다. 중지 끝은 투구를 할 때 가장 많은 힘을 줘야 하는 부분이어서 통증이 장기화될 경우 김병현의 선발 테스트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물집은 사소한 것 같지만 선발 테스트를 앞둔 김병현으로서는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골칫덩이다. 이날 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서 보듯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경우 실전 등판은 힘들다. 재발의 위험 역시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병현은 "20일 피칭을 한번 더해보고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산(미국)〓김우석 특파원 kwooseok@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