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형은 최고 신랑감.'
애리조나 김병현(24)이 메이저리그 선배 박찬호(30·텍사스)를 '최고의 신랑감'으로 추천했다. 남자의 눈으로 본 남자의 평가다.
김병현은 최근 피닉스의 한 식당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박)찬호형에게 여자보다 더 자상한 면이 있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최고의 신랑감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찬호형이 워낙 자상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부인될 분은 소탈하고 대범한 스타일이 어울릴 것"이라며 '신부 이상형'까지 제시했다.
'최고 신랑론'은 지난 99년 미국 진출 이후 스스로 겪은 체험에서 나온 것. 김병현은 "언젠가 LA의 찬호형집에서 묵은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친동생(현용씨)의 생일이었다. 찬호형은 그날 직접 미역국을 끓여 동생에게 줬다"고 말했다. "미역을 너무 많이 넣어 이틀을 꼬박 먹어도 남을 분량이 돼버렸지만 남동생에게 미역국을 끓여주는 정성이 대단하지 않으냐"며 웃었다.
생일과 기념일 등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김병현은 "내 생일(1월19일)만 되면 휴대전화를 통해 축하해준다. 내가 못 받으면 음성메시지라도 꼭 남기고, 한국에 있을 때는 집으로 전화해 부모님께 생일 잘 챙겨주라고 당부까지 한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김병현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와 이틀 연속 홈런을 맞았을 때 등 의미있는 경기를 치르고 난 뒤에는 전화로 축하와 위로를 잊지 않았다.
김병현이 꼽은 '최고의 신랑감' 박찬호는 올해로 30대에 들어섰다. '조혼'이 일반화된 야구선수로는 다소 늦은 편. 일찍부터 미국에서 홀로 생활하며 야구에만 집중하느라 일찌감치 짝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적령기'를 넘긴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한국에 머물 당시 김병현에게 "결혼은 일찍하는 게 좋다"고 충고한 바 있다. 늦은 나이에 신붓감을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절감한 데서 나온 충고로 보인다. 한국 남자로는 보기 드물게 친동생에게 미역국을 끓여줄 만큼 꼼꼼하고 자상한 박찬호가 올해가 가기 전에 멋진 신붓감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피닉스(미국)〓김우석 특파원 kwooseok@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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