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전당원 여론조사" 거듭 주장
재선 의원 16명 김용태 쇄신안 지지
金, 원내대표 후보자들에 '개혁' 강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수원지법 대북송금재판 관련 현안 입장발표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데일리안 = 김수현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쇄신안이 기로에 섰다. 오는 16일 선출될 새 원내대표는 개혁안을 띄운 김용태 위원장의 거취를 손에 쥔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구(舊)주류와 대립각을 세운 김 위원장의 혁신도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14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새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김성원(3선·경기 동두천연천)·송언석(3선·경북 김천) 후보가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이헌승 의원(4선·부산 부산진을)도 출마를 선언했다. 6·3 대선 패배 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첫 시험대다.
송언석 의언은 구 주류, 김성원 의원은 계파색이 옅으면서도 비윤계 지지를 받아 '양자 대결'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이헌승 의원의 합류로 '3파전'이 됐다. TK(대구·경북) 기반 송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아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같은 영남권인 이 의원의 등장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김용태 위원장이 던져놓은 이른바 '5대 개혁안'의 향방도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9월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 △김문수·한덕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 규명 등 '5대 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그러자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영남권이 포함된 구 주류의 반발이 거세지며 개혁안을 논의할 의원총회(11일)도 전격 취소되는 등 당이 내홍에 휩싸인 바 있다.
의총에서의 관철이 여의치 않자 김 위원장은 자신의 '5대 개혁안'에 대한 '전당원 대상 여론조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 당원들이 원치 않으면 이를 철회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수원지법 대북송금재판 관련 현안 입장발표를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현안 입장 발표를 통해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파면 결정이 전원으로 이뤄졌다. 그렇다면 우리 당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이 부분에 대해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서 당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했다.
그는 "당원이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원치 않으면 철회하겠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에 "탄핵 반대 당론 무효와 관련해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게끔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원내대표 후보인 송언석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의원은 당 개혁안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다만 당무감사 등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당내 우려가 있다는 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또다른 후보자인 김성원 의원과 이헌승 의원도 만날 예정이다.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거취 문제와 김 위원장이 던진 개혁안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의 혁신안이 힘을 받느냐 여부가 결판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선 패배 후 폭락 중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21%였다. 지난해 말 계엄·탄핵 정국(12월 셋째 주 24%)보다도 낮은 수치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조사에서 46%를 기록, 양당 간 격차는 25%p로 벌어졌다. 최근 5년 사이 최대 격차다. 국민의힘으로선 문재인 정부 시절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셋째주(21%)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손꼽히는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무너졌는데 우리는 아직도 제 길을 못 찾고 있다"며 "21%는 마지막 경고"라고 했다. 또 "현재 국민의힘은 국민이 버린 '윤시앙 레짐'의 잔재에서 허우적 대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끝"이라고 역설했다. '윤시앙 레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앙시앵레짐(Ancien Régime·구체제)의 합성어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