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입니다.
아빠는 가진 기술 하나 없는 한량이고
집에 술 마실 돈 다 떨어지면 수산물시장에서 물건 떼다가 시장같은데 가서 팔아서 술 사먹고 그랬습니다.
집에는 뭐 한달에 50만원이나 가져다 주면 다행이고 평균 20만원정도 준 것 같습니다.
제가 15살에 집을 나갔다가 19살때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24살때 또 나감
엄마는 뭐 맨날 어디 아프다면서 돈도 안벌고 집안일도 안하고 친구들이랑 놀러는 잘 다닙니다.
한번 큰돈 들여서 병원 가서 진료를 받아보자 병명이라도 나와야 치료라도 할 거 아니냐. 해서 서울대 보라매병원에서 초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오히려 동년배보다 건강하답니다. 뭐 정신력이 약한건지 뭔지..
해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정말 익명이니까 쓸 수 있는 글인데.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애들이랑 어울리고 놀면서 "아 우리 집은 뭔가 다른 애들에 비해서 이상하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숨겼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면서 그때부터 초파리 구더기가 드글드글하는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했고 쓰레기가 가득한 집을 치웠습니다.
중학생때부터 거의 집에 없고 들어와도 술주정만 하는 아빠 상대를 해주고. 집안일이고 바깥일이고 다 개판쳐놓고 다니는 엄마를 대신해서 집안일을 모두 처리했습니다.
그래도 이제 겨우 중학생인데 해봐야 얼마나 했겠습니까. 그래도 집안은 개판이었습니다.
어느정도였냐면 쌀에는 나방 애벌레가 기어다니고. 쌀보다 쌀바구미가 더 많았습니다.
집에 제 방도 없이 안방과 부엌 겸 거실 하나에 화장실이 딸린 월셋집이었는데.
부엌에서 자려고 누우면 쌀포대에서 애벌레가 기어다니는 사악사악소리가 들리는 지경이었습니다.
학교생활과 집 생활에서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같이 행동했으니까 다른 애들은 잘 몰랐지만.
가끔 교복에 나방 애벌레가 하얗게 번데기 말아놓은게 붙어있을때는 누가 봤을까봐 식겁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여름방학부터 노가다를 시작했고. 저를 좋게 봐준 사장님 덕분에 목공이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공사 기술을 어느정도 배웠습니다.
진짜 빡세게 살았어요. 고등학교 생활 내내 토요일 일요일과 공휴일 방학은 모두 일했습니다.
당연히 대학교 진학은 생각도 못했으니까 실업계 고등학교로 들어갔고. 3학년 1학기 여름방학 전부터 서류를 모두 처리하고
여름방학이 끝나고 일주일 후부터 취업으로 계속 노가다 일을 했습니다.
날수가 31일인 달에는 일요일 제외하고 27일 일했고 잔업 포함해서 28일 2시간 일해본 적이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25일 이상 일했구요.
계속 그렇게 일해서 번 돈은 집 생활하는데 썼고
폐기물 처리하는 폐기물수집차를 25만원 주고 불러서 쓰레기장 같은 집을 정리하고 임대주택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차도 경차인 모닝이지만 중고로 한대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군대는 집안 사정과 망가진 몸 덕분에 한번 재검사하고 면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병무청에서 절 보면서 혀를 찼습니다. 젊은놈이 벌써 무릎 연골이 거의 다 돼서 뼈가 닿기 직전이라네요.
그리고 계속 똑같은 생활이었습니다.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지쳐서 자고.
족저근막염을 항상 달고 살았고. 몸이 많이 망가져서 작년에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습니다.
추간판의 충격을 흡수하는 수핵이 삐져나와서 조금 더 무리하면 터져서 수술했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제 인생이지만 정말 쓰레기같고 인류사에 도움 하나 안되는 죽는게 나은 삶인 것 같습니다.
3월 30일에 일하던 현장이 끝나고 4월 들어서 갑자기 7일정도 쉬고 있는데.
누워서 폰이나 하고 있다고 저한테 빨대 꽂고 모닝끌고 놀러다니는 어머니께서 지 애비 닮아 몹쓸놈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지금 명경지수를 유지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두서없이 길었고 그냥 징징글 신세한탄이었습니다.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끝내겠습니다.
어디 털어놓을데가 없었는데 마침 이런 게시판이 보여서 주저리주저리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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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탈출 안하시나요. 글쓴 분 의지면 충분히 집에서 나오실 수 있을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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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다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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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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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멋있고 능력있게 사시는 사람이십니다. 안좋은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않고 여러가지를 배우고 또 일하면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거... 사실 엄청 어려운 일이거든요? 글쓴이님은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사실 앞으로도 정말 잘하실만한 잠재력이 있는 것 같아요. 단지 지금은 너무 바쁘게 달려와서 잠깐 지치신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글쓴이님은 정말 가치있는 사람이에요. 좀더 자신을 아껴주세요. 몸 건강도 잘 챙기시구요. 너무 맘이 안타깝네요. 마음만 아픈것도 찡한데 몸도 많이 아프시다니... 글쓴이님... 언제나 노력하고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고 부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몸 건강도 생각해주면서 자기자신 아껴주기로 약속해요! 성실함, 노력, 끈기, 의지....... 이런거 엄청 어려운 일이고 대단한 재능입니다. 글쓴이님은 충분히 그런 자질이 있어요. 그러니까 자신의 가치를 지키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위해 한템포 쉬어가면서 최적의 방향을 생각해보세요. 분명 지금 느끼는 아픔이 더한 행복이 되어 돌아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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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들이시네요 전 작년부터 그만하기로 했는데 30년 을 방패로 착한아들로 네 네 하고 살았는데 돌아오는건 선생님처럼 욕밖에 없더라구요 결국에 욕먹는건 제일 만만한 사람이에요 그래도 부모님이라고 매번 스스로를 타이르고 속이면서 작년까지 버티다 화목한척도 안하고 부모님 비유도 안맞추고 그냥 귀닫고 없는 사람처럼 살아봤더니 처음엔 많이 외로웠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하네요 인생의 고민거리가 한번에 사라지닌까 이제 내걱정만 하면 되거든요 자식이 어떻게 부모를 버리냐느니 천륜을 어떻게 끊냐느니 하는 개소리는 잘먹고 잘사는 좋은 부모 만난 운좋은 분들끼리 하라고 하세요 얼른 손털고 머리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해보세요 전 이제야 해서 후회가 밖에 없네요 가족이라고 지금까지 지켜왔는데 포기하고 나닌까 실보다 득이 너무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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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탈출 안하시나요. 글쓴 분 의지면 충분히 집에서 나오실 수 있을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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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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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탈출하고 (정확히는 어머니 아버지한테서 벗어나시고) 버는돈, 남는시간 자기 한테 다 쓰고 그렇게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기애, 자존감 늘려가다보면 행복을 찿으실거라 봅니다. 남들보다 충분히 열심히 살고 계시니 주변 정리만 확실히 하시고 적절한 마인드 컨트롤만 있으면 충분히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있어요! 솔직히 님은 지금도 훌륭한 인간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저런일들을 겪고 견뎌냈으니까요.. 저는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 19.04.13 17: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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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들이시네요 전 작년부터 그만하기로 했는데 30년 을 방패로 착한아들로 네 네 하고 살았는데 돌아오는건 선생님처럼 욕밖에 없더라구요 결국에 욕먹는건 제일 만만한 사람이에요 그래도 부모님이라고 매번 스스로를 타이르고 속이면서 작년까지 버티다 화목한척도 안하고 부모님 비유도 안맞추고 그냥 귀닫고 없는 사람처럼 살아봤더니 처음엔 많이 외로웠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하네요 인생의 고민거리가 한번에 사라지닌까 이제 내걱정만 하면 되거든요 자식이 어떻게 부모를 버리냐느니 천륜을 어떻게 끊냐느니 하는 개소리는 잘먹고 잘사는 좋은 부모 만난 운좋은 분들끼리 하라고 하세요 얼른 손털고 머리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해보세요 전 이제야 해서 후회가 밖에 없네요 가족이라고 지금까지 지켜왔는데 포기하고 나닌까 실보다 득이 너무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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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다는 말씀이 디개 슬프게 들림 화가 난다 | 19.04.13 08: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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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멋있고 능력있게 사시는 사람이십니다. 안좋은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않고 여러가지를 배우고 또 일하면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거... 사실 엄청 어려운 일이거든요? 글쓴이님은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사실 앞으로도 정말 잘하실만한 잠재력이 있는 것 같아요. 단지 지금은 너무 바쁘게 달려와서 잠깐 지치신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글쓴이님은 정말 가치있는 사람이에요. 좀더 자신을 아껴주세요. 몸 건강도 잘 챙기시구요. 너무 맘이 안타깝네요. 마음만 아픈것도 찡한데 몸도 많이 아프시다니... 글쓴이님... 언제나 노력하고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고 부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몸 건강도 생각해주면서 자기자신 아껴주기로 약속해요! 성실함, 노력, 끈기, 의지....... 이런거 엄청 어려운 일이고 대단한 재능입니다. 글쓴이님은 충분히 그런 자질이 있어요. 그러니까 자신의 가치를 지키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위해 한템포 쉬어가면서 최적의 방향을 생각해보세요. 분명 지금 느끼는 아픔이 더한 행복이 되어 돌아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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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1살면 ㅠㅠ | 19.04.13 22: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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