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도 예술가 기질이라는게 있었음
재능의 이야기는 아님. 물론 일말의 재능도 없었더라면 글 쓰는걸 취미로 삼진 않았겠지만, 인정받을만한 재능이 있었다면 기질이 있다고는 표현하지 않았을거임
그럼에도 내가 예술가 기질이라는게 있었다고 표현한건, 내 이야기로 남들에게 인정받고싶다는 자아가 나에게도 있기 때문이었음
중학교 3학년때인가, 국어 수행평가로 교과서에 실린 소설의 후속편을 작성하는 시험을 받은 적이 있음
점수는 A를 받았음, 선생님도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했기에 나는 한동안 내가 이 쪽에 재능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음
근데 글과 관련된 진로를 택하지는 않았음
그냥 그 때는 딱히 글을 통해서 하고싶었던 말이 없었음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내가 겪었던 부조리를 모티브로 소설을 쓰는 습관이 생겼었음
아마도 나는 소설에 나를 투영시켜서 대리로 이해받고싶다는 욕망이 생겼던 것 같음
음
근데 내 글은 내가봐도 그렇게 관심이 갈만한 글은 아님
사람을 상상하게 만드는 말도, 과감하지만 참신한 표현도 태어나지 않는. 잘 쳐줘야 보고서나 기사에나 어울릴법한 문체로 써갈기고있음
그것만이 아님
나는 얘를 이해할 수 있음. 단순히 사실을 나열한 글이라도 나는 내 기억이랑 같이 읽을 수 있음
하지만 남들입장에선 아닐거임. 나는 문자만으로도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함
그렇지만 확신이 서지않음. 내가 이야기를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풀어내고 있는지
재미도 없고, 공감이 가지도 않는 말을, 이런걸 읽는건 술주정을 듣는 것 만큼이나 지루한 글일거임
모르겠음
아마 글을 쓰기엔 내가 아직 부족한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