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니쥬를 깐다고 하죠.
개그 전에 빌드업 까는거ㅇㅇ(물론 저 니쥬가 아닙니다.)
메타코미디클럽의 구성은 보통 1시간 분량에서 30분 가량의 토크 / 30분의 개인 꽁트로 이뤄짐.
근데 이 앞에 30분이 단순 근황 토크가 아니라, 이전 회차들, 개그맨들 각자의 유튜브 채널 및 TV 예능들에서 나온 이야깃거리, 그리고 이미 십수회차의 메타코미디클럽 회차들을 통해서 만들어진 개그맨들의 캐릭터가 뒤섞여있는, 30분짜리 개그 니쥬임.
물론 개인 꽁트 중에서 토크에서 쌓아올려진 니쥬 없이 그냥 준비해온 개그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절반 이상은 이미 앞선 회차들과 개그맨들에 대한 배경지식, 그리고 토크에서 깔린 니쥬들, 여기에 심한 경우에는 꽁트 중에 남이 해먹은 망한 개그를 니쥬 삼아 빨아먹는 개그까지 해버림.
특히 위 사진의 더면상의 조훈, 이선민의 경우 최근에 가면 갈수록 '더면상' 채널 망한 걸 이용한 개그들이 늘어나는 중이라, 이 부분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웃기 이전에 맥락 파악조차 힘들어짐.
그러다보니 앞 회차들에서의 불맛을 느끼겠다고 '라이터 불 빨아먹는' 이해하기 쉬운 개그들이
이제는 개그맨들의 채널이 안 되고 있는거, 쇼츠에서 써먹는 부캐, 앞선 개그의 반복 등을 모두 이해해야 나름 웃을 수 있다는 얘기임. 그런고로 대부분의 경우 쇼츠로 잘린 부분만 봐서는 이해하기 힘든 지경에 도달함.
위의 조훈의 육덕이 좋아 개그는 아예
- 조훈 특유의 여미새 캐릭터
- 앞선 토크에서 나온 조훈의 '나는 육덕이 좋아' 발언과 '이걸로 노래 만들어야지' 발언
- 조훈이 메코클 참여할때마다 1~2회차에 한 번씩 꼭 가족(특히 어머니)을 끌어들여서 개그를 치던 배경
을 이해해야함. 아니면 그냥 '육덕 좋다고 저 지랄하는게 왜 웃김?'이 될 수 있는거지.
그리고 메타코미디클럽 개인 꽁트 시간, 이른바 '스탠드 업 아닌 스탠드 업 코미디' 부분은 개그콘서트나 웃찾사 개그맨들의 '대기실에서 선배, 동기, 후배들에게 개그치고 테스트 받는'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건데, 여기서도 일반 개그맨들과 시청자들의 괴리가 생김.
개그맨들은 말그대로 전문 개그맨들이라, 개그를 짤때도 짜임새와 구성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음.
그러니까 정석적인 빌드업 아래에서 '왜 이게 웃길 수 있는가'의 구조가 탄탄한 개그를 이해하고 그거에 감탄하거나 웃을 수 있음. 하지만, 웃음의 구조가 마냥 그렇지는 않음. 그래서 개그맨들의 코드와 일반인들의 코드가 괴리되는 개그들도 제법 생김.
최근 했던 메코클 그랑프리에서 곽범이 '개콘 시험보면 통과할 개그'라는 오묘한 호평을 내렸던 타이위 - 광팔 팀의 리듬 개그가 그러함. 개그맨들이 보기에 니쥬를 착실하게 깔아서 터뜨리는 구성은 완벽했지만, 막상 웃음보다는 감탄이 먼저 나오는.
필자는 메코클 초창기에는 메코클을 개콘, 웃찾사같은 공개 코미디 프로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높게 평가했던바가 있는데, 결국 이 프로는 시청자보다는 개그맨들끼리 웃고 즐기는 물건에 가까움. 근데 이게 초창기 회차가 예상 외로 빵 터지면서 기대와 인지도가 심히 높아졌다 해야하나.
그걸 아니까 메타코미디 쪽에서도 일본 요시모토 흥업과의 콜라보, 일반인 공모전(메코클 그랑프리) 등을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 아직은 과도기같지만.
*원래 잡담으로 짧게 쓰려다가 어쩌다보니 걍 장문이 되어 추하게 유머글로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