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발하임을 안하고 살아서 몰랐는데, 12월 6일 신규 바이옴(Biome)인 안개 지대(Mistlands)가 추가됬더라고요.
호기심에 잠깐만 보고 나와야지 했다가 헤어나오지 못하다 이제 글을 쓰네요 ㅋㅋㅋ...
원래 미스트랜드 패치 전 발하임 내에 구현되어 있던 안개지대는 거미줄이 잔뜩 쳐져있는 숲 지형이었어요.
그래서 사실 큰 기대 없이 그냥 뭔가 '안개의 땅' 하면 생각하는 음습하고 큰 거미들 잔뜩있는 그런 곳으로 나올거라 생각했었는데...
....뎃?
업데이트 후 바이킹들이 보게 된 것은 기존의 평평하던 지형이 아니라
빽빽한 안개 사이로 세계수의 가지와 기암괴석들이 자라나 있는 이상한 필드였죠.
개인적으로 이 업뎃에서 제일 잘한 거 하나.
미스트랜드의 정체성을 안개 그 자체로 했다는 거.
진짜 딱 들어가는 순간 '이 땅은 너를 죽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듯한 짙은 안개 한 번 마주치면
야 소지품 검사 통과 못하면 허벌나게 죽어가겠구나 싶죠 ㅎㅎ
평원도 그렇고 늪지도 그렇고, 개발사에서 내세운 발하임의 정체성이 '가혹한 탐험과 생존'인데
진짜 그 단어에 이리도 잘 들어맞는 지형을 잘도 내놨구나 싶어요.
......
이 안개를 몰아내기 위해서는 야글루스 클리어 후 짓는 제단으로 위습들을 사로잡아서 만드는 '위습등' 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그 위습등을 장비하면 이렇게 안개가 호로록 사라지게 됩니다.
그 외에도 위습 횃불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튼.
물론 이 위습이 막 고정된 게 아니라 제 주변을 지맘대로 뽈뽈뽈뽈 날아다닐 뿐이라서 안개를 완전히 걷어주지는 않지만,
위습등이 없으면 과장 좀 섞어서 열걸음마다 길을 잃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습등은 탐험에 필수가 됩니다.
바이옴 내 주적인 추적자들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거미형으로 내지 않은 건 많이 잘한 거 같아요.
익숙해지기 전까진 꽤나 성가신 적들인데, 이 안개지대 자체가 수직지형이 많아서 점프나 달리기 비중이 높아 스태미나 소모가 높은데 얘네들은 날아다닐 수 있어서 잘 쫒아오거든요.
도망치다 죽거나, 아니면 싸우거나 양자택일이죠.
신규 던전도 마음에 들어요. 옛 드베르그 거주지가 추적자들한테 점령당했다 그런 느낌인데, 진흙뻘에서 철 캘 때가 제일 타격감 좋던 크립트 뭐 이런 곳이랑 비교하면 거주지답게 입체적인 구조를 하고 있고, 적들도 엄청 강해서 좁은 통로에서 몰려오는 적들 상대하고 있으면 긴장감 빡 오르죠.
또 무너진 바닥 같은 곳도 있어요 ㅎㅎ
평소엔 에이 누가 여기 떨어진다고 하다가 슬쩍 들어간 방에서 만난 2성 추적자 같은 거 보고 도망치다가 실수로 떨어지면 역시나 함정이죠.
유일한 탈출구인 계단을 보니 아까 쫒아오던 적들이 내려오고 있고, 그렇다고 다른 곳을 찾아보면 부술 수 있는 벽 너머로도 적들 투성이고...
마지막으로 안에 들어가면 사방팔방에서 벌레 날갯짓 소리같은 게 막 들리는데, 이런 것도 진짜 위험한 곳으로 들어왔구나 하는 긴장감 형성에 일조합니다.
...다 죽이면 조용해집니다.
그리고 새로 추가된 중립형 몹인 드베르그들. 보통 저런 위습 석등 주변에 한 두명씩 있거나, 아니면 저런 초소나 탑 등에 옹기종기 모여 삽니다.
추적자와는 적대관계라 평소에는 추적자를 같이 조져주는 든든한 동료지만, 싸우려고 한다면 광역 범위 마법이랑 석궁 같은 흉악한 물건으로 바이킹 죽이는 데 도가 튼 놈들입니다.
그러면 사이좋게 지내면 안되나? 저 드베르그들의 초소나 탑에는 드베르그 추출기라는 아이템이 있는데, 그 아이템을 이리저리 가공해서 세계수의 수액을 추출한 다음 정제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안개지대 제일의 재화인 '정제 에이터(eitr)' 입니다. 신규 장비부터 마법까지 리터럴리 모든 미스트랜드산 물건에 다 들어가는 녀석이에요.
처음에는 환영하네 이방인, 북부에서 왔는가? 이런 대사하던 애들이 제가 선빵을 날려서 '북부인을 죽여라!' 하는 거 보면 참 얄궂죠 ㅎㅎ
참고로 어지간한 던전보다 여기가 난이도가 더 높으므로 본매스 가호에 화염저항 벌꿀주 지참을 추천드립니다.
안개지대 브금도 아주 좋습니다. 발하임에서는 사실 전투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서 농사도 짓고 집도 짓고 해야 하거든요.
어느쪽이던 잘 어울리는 멋진 브금이에요.
그 밖에도 신규 컨텐츠인 마법, 잔뜩 추가된 신장비들 뭐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것들은 역시 새로운 건축 요소의 추가입니다.
일단 첫번째로 레진 안 집어넣어도 되는 등불(위 드베르그 초소에 달려있는 그놈들)
고-급 검은색 석재.
그리고 나선계단!! 등등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안 할 수가 없는 건축요소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워주는 건축물들을 많이 만들어줬어요.
정말로 진심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옛날에 발하임 개발자들이 했던 AMA 중에 그런 게 있었어요.
게임이 생각지도 못한 초대박을 냈는데 업뎃 페이스는 어떻게 할 거냐? 신규 인원 채용 수가 너무 적은 거 아니냐? 라는 질문에, 우리가 우리의 방식대로 일할 수 있는 만큼의 인원을 고용했고,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에 드는 컨텐츠가 되면 업데이트를 하겠다는 논지의 답변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발언이 지켜진 거 같아서 매우 기쁘네요. 앞으로도 즐겁게 바이킹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