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안녕 유우카
유우카:안녕하세요 선생님... 어머? 정장을 새로 맞추신 모양이네요. 가계부를 써드릴테니 나중에 영수증 주시겠어요?
선생님:알았어, 참고로 내가 예전에 입던 정장은 중고마켓에 팔았는데 말야
유우카:버리는건 아깝기도 하니, 친환경적이고 좋지 않나요. 요즘은 의류업계에서도 에코를 찾는 경우가 많아진 모양이기도 하고요
선생님:그렇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유우카도 늘 입던 정장이 아닌 것 같네
유우카:새로운 생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계절이다보니, 심기일전을 위해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서요. 중고마켓에 마음에 드는 옷이 있길래 사봤어요
선생님:그렇구나, 그런데 사이즈가 너무 큰거 아니야? 딱 보기엔 성인 남성용 사이즈 같은데
유우카:성장기니까 더 자랄 것 까지 계산해서 큰 사이즈로 산거에요. 제 계산이 정확하단건 선생님도 알고 계시잖아요?
선생님:...심기일전해서 산 것 치곤 정장이 주름투성이인걸
유우카:어제 좀 바빠서 정장을 입은 채로 잠들어버렸어요
선생님:집에서도 정장을 입고있는거구나...
유우카:...네, 마음에 드는 옷이라... 절대로, 선생님이 안아주는 느낌이 들어서, 거기에 잠기고 싶었다던가 하는건 아니니까요... 앗, 선생님, 일에 집중해주세요!
선생님은 그 이상 추궁하는 것을 회피하는 유우카의 재촉으로 일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히나:선생님, 실례할게. 선도부와 샬레의 제휴에 관한 신청서를 가져왔어. 사인 부탁해
선생님:와! 히나짱!
히나:그만해, 대낮부터 너무 허물없이 부르면 이상한 소문이 날지도 모르잖아
선생님:밤에는 괜찮단 얘기구나
히나:...선생님
히나의 눈이 번뜩하고 위험한 빛을 뿜기 시작하자 선생님도 놀리는걸 멈추고 신청서를 받았다
선생님:그런데 잠깐 잡담 좀 나눠도 될까?
히나:선생님은 근무중이고 나도 바쁘니까, 나중에 모모톡으로 해줘
선생님:금방 끝낼게, 사실 최근에 정장을 새로 맞추면서 코트도 하나 샀거든. 그래서 예전에 입던걸 중고마켓에 팔았단 말이지
히나:그래, 재활용은 좋은거야 선생님, 필요없어진 개인물품은 잘 처분해둬야 나중에 귀찮은 일로 번지지 않는 법이니까
선생님:응응, 그런데 히나도 코트를 새로 샀나보구나, 평소처럼 어깨에 두르고 있는 그거
히나:응, 중고마켓에서 좋은 물건을 발견해서 구입했어
선생님:꼭 성인 남성용 사이즈 같은걸... 너무 길어서 코트 끝자락이 바닥에 닿고 있는데...
히나:...이동하는 김에 청소도 겸하고 있는거야. 한번에 해치우면 귀찮음도 덜해지니까... 그래, 선생님이 뒤에서 안아주고 있는 것 같은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 같은게 아니야... 어라, 벌써 이런 시간이네. 난 가볼게
히나는 선생님의 추궁을 피하듯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트리니티 스퀘어를 방문해보니, 눈을 가린 채 총을 조립하고 있는 아즈사가 있었다
아즈사:이 발소리는 선생님의... 잠깐만 기다려줘, 금방 끝나니까
선생님:대단한걸, 눈을 가린 채 발소리만으로 누구인지 맞추는 걸로도 모자라 총기까지 조립하다니
아즈사:당연하지. 선생님의 발소리를 잘못 들을 리 없잖아. 그리고 아무리 정비해도 절대라는건 없는 법이야. 한밤중에 적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경계하며, 광원이 없는 장소에서 소리 내지 않고 총의 트러블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없을거라고는 단언할 수 없어
선생님:유비무환, 노력은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는 법이니까
아즈사:...후후, 보습부에서 배운 소중한 교훈이야
선생님:그런데 아즈사, 내가 이번에 넥타이를 새로 사면서 전에 쓰던걸 중고마켓에 팔았는데 말이지
아즈사:장비의 취사선택은 중요한법. 선생님, 필요없는 물건은 공간만 차지하니까 계속 판매하는걸 추천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질 못해서 물량이 필요하거든
선생님:그렇구나... 그런데 아즈사는 왜 넥타이로 눈을 가리고 있는거야?
아즈사:...넥타이는 평범하게 매고 있다가도 여차하면 이렇게 눈을 가리거나 몸을 묶는데도 쓸 수 있어... 그래서 괜찮아 보이는 넥타이를 중고마켓에서 산거야... 응, 이건 훈련을 위한거지 눈이 가려진 채 선생님에게 덮쳐지는 망상을 하기 위한게 아니야
아즈사:...조립도 끝났으니 사격장에 가볼게, 다음에 봐... 참고로 넥타이에 대해 추궁한다면 묵비권을 행사하겠어. 고문을 한다 해도 입을 열 생각은 없어
선생님:그런 걱정 말고 다녀와
아즈사를 배웅한 선생님은 밀레니엄의 게임개발부실로 향했다
모모이:앗, 선생님 어서와
미도리:...중얼중얼...중얼중얼
선생님:실례합니다... 모모이, 미도리가 뭔가 황홀해하는 표정으로 엄청 집중해서 마우스를 연타하고 있는데...
모모이:미도리는 지금 클리커 게임을 하고 있어. 봐봐, 마요네즈 병을 클릭하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라나봐
미도리:...아 ...아아♡
선생님:그렇구나... 그런데 모모이, 내가 이번에 키보드랑 마우스를 새로 맞췄어. 그래서 예전에 쓰던걸 중고마켓에 팔았는데
모모이:좋다고 생각해! 나도 중고 게임에는 신세를 지고 있기도 하고. 물건이 돌고 돈다는건 좋은 일이지. 그러니까 선생님도 필요없어진 게임기 같은건 파는게 좋아. 게임이 하고 싶어지면 여기로 오면 되기도 하고
모모이:미도리도 중고마켓에서 마우스를 샀다고 하더라고. 지금도 그 마우스로 클리커 게임을 하고 있는거야
미도리:...아아, 선생님의 마우스♡ 클릭할때마다 선생님을 향한 내 마음이 전해지는 것만 같아...♡
선생님:클리커인데 점수가 한계치를 찍고있어...
모모이:좀 과하지 않아?! 점수가 한계치인것도 눈치 못 채고 있기도 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야...
선생님:...그런데 모모이는 키보드로 뭔가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시나리오야?
모모이:응! 중고마켓에서 산건데... 에헤헤, 뭔가 이 키보드로 쓰다보면 지켜봐주는 느낌이 들어서 글이 잘 써져♪
선생님:...그렇구나, 나도 응원할게
모모이:기대해줘! 이번에야말로 대상을 탈테니까!
선생님:(이대로 훈훈한 얘기구나~ 하고 끝나면 좋을텐데 말이지)
선생님이 모모이를 응원한 후 부실에서 나오자 총학생회에서 연락이 와있었다. 선생님은 임무를 위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번 임무는 은밀작전이야. 이 건에 샬레가 개입한 흔적을 남겨선 안돼
시로코:응, 알았어. 나한테 딱 맞는 임무구나
현장에 도착한 선생님과 시로코는 이번 임무의 미팅을 시작했다
선생님:시로코가 샬레의 관계자란건 꽤 퍼진 정보니까 얼굴이 보이지 않게 해야해
시로코:문제 없어, 준비만반이야
시로코는 그렇게 말하며 복면을 썼다
선생님:...이건 임무에 관한 얘기는 아니긴 한데, 학생한테 이런 말을 하는건 성희롱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이번에 속옷을 중고마켓에 팔았는데 말이지
시로코:괜찮아, 나는 성희롱같은거 신경안써. 응, 하지만 앞으론 뭔가 판매하기 전에 모모톡으로 미리 알려줬으면 좋겠어. 쟁탈전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선생님:...있잖아 시로코, 복면 바꿨어? 음, 재질이 꼭 남성용 속옷에 쓰이는 것 같은...
시로코:...중고마켓에서 좋은 옷감을 손에 넣었어. 응, 절대로 선생님의 팬티를 복면으로 만들어 써서 선생님의 냄새에 휩싸이고 싶었던건 아니야 ...선생님, 슬슬 미션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 지휘 부탁해
시로코는 선생님을 재촉하며 추궁을 피하고는 빠르게 작전지역으로 이동했다
선생님:앗, 네
선생님은 두번 다시는 중고마켓 같은건 쓰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