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쓴 글 그대로 옮겨 온 거니
말추는 대충 넘어가 주셈
혹시 모르니 스포 방지
일단 우주세기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제대로 본 건 역샤, UC 정도 밖에 없고, 나머지는 슈로대 + 인터넷 밈 지식 정도.
하지만 퍼건이 쌓아 온 게 40년이다 보니 그 둘만으로도 대충 보완은 됐네요.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감상은... 1.5배속 좀 꺼라 같은 느낌.
전체적으로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른 데다가 공백이 너무 많아요.
캐릭터 심리를 말로 설명해줘야 따라 잡기 좋은데 '얼추 상황 보고 추측해'라는 식이라...
이게 제일 심한 게 9화와 10화 사이의 마츄이지 싶습니다.(주인공인데?!)
예 뭐, 라라아 만나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겠죠.
수염맨한테 뭔가 들은 것도 있겠고요.
그런데 그러면 설명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볼 때
"얘 왜 갑자기 이렇게 고분고분해? 갑자기 왜 주인공 같은 소리?"
같은 말이 떠오르잖아요.
설정면에서는 솔직히 그래도 괜찮다고 봅니다.
뭐 제크노바가 어쩌구 라라아가 만든 세계가 저쩌구 엔더미온 유닛이 저러쿵.
솔직히 에바 때도 그렇고 그런 자잘한 걸 막 엄청 파고 드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그냥 스웩으로 즐기면 될 부분이라 된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캐릭터 서사까지 스웩으로 넘겨 버리니 와닿지가 않아요.
제일 심한 게 슈우지입니다. 결국 끝까지 슈우지가 뭐하는 애인지 잘 모르겠어요.
"라라아를 지키기 위해 같이 리세마라 중"까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라라아를 지키는데?"를 모르겠어요.
얘 라라아랑 무슨 관계인데?
클랜배틀도 그래요.
"라라아를 지키기 위해 지구로 가야해"까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리세마라 하면서 우주세기 꾀고 있을 애가 굳이굳이 클랜배틀로 돈 벌어?"를 모르겠어요.
이렇다보니 결국 "마츄는 얘가 뭐가 좋단 거지?"로 이어져 버려요.
처음에는 '키라키라 안에서 슈우지의 뭔가를 봤구나!' 했는데 그게 설명이 안 돼 있으니까요.
진짜 '얼굴 보고 따라 갔구만...' 싶어집니다..
(니얀은 그냥 자기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니 쫓아간 거 같긴 해요.)
현실이라면 '잘 생겼으니까'로 퉁쳐도 되지만 창작이니 그럴싸한 이유를 바라버려요.
위에도 썼지만 니얀이라면 차라리 이해가 갑니다. 애정결핍이라 누군가를 필요로 했던 애니.
이게 슈우지가 그냥 조연이나 단역 등이면 상관이 없는데...
일단은 '남주인공', '최종보스'란 말이죠.
그리고 작품적으로 보면 '최종보스가 된 남주인공'이라는 무지 멋진 타이틀이에요.
(작안의 샤나 생각나네요.)
그런데 속이 텅 비어 있으니 감흥이 없어요.
그런 데다가 니얀은 사실상 곁다리 서사로 뭐든 서사를 화당 3분컷 해버리죠.
마츄 & 슈우지 & 니얀 얘네 셋이 제일 불안정하고 못 쫓아가겠어요.
주인공들인데!!!
그런 와중에 또 퍼건 쪽 캐릭터들은 와닿는 게 많아요.
라라아가 샤아 지키려고 리세마라?
예, 그러고도 남을 양반입니다.
샤아가 그 와중에 맨날 탈탈 털리고 간신이 건담 타고 아무로 안 만나니 멋진 놈 됐다?
슈로대나 IF 스토리로 수도 없이 봤어요. 공식에서 말아줄지 몰라서 그렇지.
샤리아 불이 말하는 거? 다 이해 갑니다.
샤아란 놈은 역샤까지 안 가도 퍼건 때부터 그랬던 놈이라니.
근데 이거 퍼건이 아니라 지쿠악스잖아아아아아아아아!!
12화까지 다 본 지금은 이해가 갑니다.
애초에 퍼건 비트는 기획이었던 거죠.
비기닝까지 염두해두면 더더욱 와닿습니다.
애초에 시작이 '마츄'의 이야기가 아니라 '샤아'의 이야기이니.
샤아를 주인공으로 두고 마츄를 주연 정도로 두면 차라리 와닿아요.
최종보스요? 슈우지가 아니라 '40년 동안 샤아에게 들러 붙은 것들'이라 치면 되죠.
대충 그런 게 슈우지와 퍼건으로 형상화 됐다 치고.
비기닝 => 4화 진입 루트이고 뭐 제목이 다르고 이러면 좀 이해는 갈 거 같아요.
근데 TV판에선 편집 바꿔 놨잖아요.
마슈냐가 주인공이고 샤아가 주연 내지 조연일 뿐인데.
왜 퍼건 쪽 서사가 더 와닿냐구요.
더군다나 비기닝도 마치 TV판에 안 나올 듯이 말했잖아요.
극장에서만 볼 수 있다며~ 그럼 다들 지쿠악스만 중점에 두지!
예, 뭐.
캐릭터와 서사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입니다.
사실 그 이외의 것들은 마음에 들어요.
전투신 템포 빠르고 화려하죠.
매화 도파민 빵빵 터지게 해줬죠.
오마쥬 쩔었죠. 마지막화 퍼건 움직임 보고 실성한 듯 웃었으니까요.
캐릭터 디자인도 이쁘고 "인터넷 고찰로 설명을 듣는 하에선" (슈우지 빼곤) 마츄랑 니얀도 이해가 가요.
슈우지가 크긴 한데 아무튼.
딱 '슈로대에서 고쳐주면 재밌을 스토리' 정도는 될 거 같습니다.
또 정주행하기에는 도파민 품고 일주일 기다리는 거랑 차이가 클 거 같아요.
'동인 작품 같다' 등의 평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공식이 하면 그게 공식이지, 라는 입장이고 평행 세계물 같은 건 좋아하긴 해서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기닝 + 12주 동안 재밌게 봤습니다.
좀 아쉽기는 해도 개인적으로는 슈우지 서사만이라도 어디 외전으로 보충해주면 좋을 거 같아요.
또 가능하면 그걸 마츄가 키라키라로 느꼈단 묘사도.
넵, 이상입니다.
흥분해서 평소랑 다른 방식으로 소감을 썼네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건담이긴 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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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닝에 쓴 분량만 마츄랑 슈우지에 돌렸으면 지금 불타는 거 반쯤은 해결됐을 거라 생각함 | 25.06.25 11: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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