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토미노 화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적강인 다이탄3부터 이런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기동전사 건담에서 완전히 심화되다가 이후로는 토미노 작품 전체에서 나타난다.
일단 말을 끝까지 하지 않고 의미를 빙빙돌려서 간접적으로 말하며,
주어나 동사나 목적어나 어딘가 하나가 꼭 생략되며, 느낌표 표시가 붙을 정도로 강하게 말을 한다.
유머글 치곤 화법의 특징을 굉장히 잘 캐치해놓았기에 예시로 참고하기에 좋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란 느낌이 한층 부각된다. 이런 느낌있는 토미노만의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브레인 파워드,건담 G의 레콘기스타는 이런 대사가 너무 지나치게 부각되어
시청자들이 캐릭터들의 대화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한 예시로 성전사 단바인이 방영할 당시 챰 화우의 작화를 보고 누구냐! 이런
'남자를 아는 여자'의 엉덩이를 그린 녀석은?!이라고 작화진을 추궁했던 일화가 있었다.
[여담으로 이때 범인은 코가와 토모노리]
토미노는 챰이 단순 마스코트 캐릭터가 아니라 스토리 상 화자를 겸하고 있기에 이런
'노린듯한' 디자인으로만 시선을 끄는 걸 꺼렸는데, 이걸 요정 같은 외형에 맞는 몸으로 다시 그리라고 하면 될 것을
토미노가 직접쓰는 소설판의 경우엔 대사 이외에 설명문까지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고 이해가 매우 힘들다.
한국에도 몇 개의 건담 소설이 정식 번역이 되어서 들어왔지만 번역 상태가 좋다고 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것은 번역자가 잘못한 게 아니라 원작 자체의 문제라 볼 수 있다.
원문을 생각하면 한국판은 번역자가 정말 열심히 한 것이다.
작사가 이오기 린으로서 높은 평가를 얻는 것을 보면 소설가나 각본가로서의 재능은 부족해도
시의 감성으로 글을 쓰는데는 꽤 재능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기동전사 건담이나 성전사 단바인 같은 작품은 많은 팬들의 연구를 통해서 훗날 비교적 괜찮은 번역이 나왔지만
몇몇 작품은 정말 괴멸적으로 오역이 많아서 토미노 작품이 서양에서 매니아 외에는 저평가를 받게되는 원인이 되었다.
국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토미노 세계관, 특히 건담은 등장인물들이나 배경 미장센, 작중의 언급은 분명 서양적인데
막상 대사는 지극히 동양적인 사자성어, 고사 같은게 넘쳐서 좋게보면 굉장히 이국적이고 신선하지만,
비판적으로 보면 뭔 왈도체도 아니고 국적, 문화적 문맥 불명의 혼잡함을 유발하기 쉽다.
실제로 서양에서 최초로 히트한 건담은 토미노의 건담이 아니라 신기동전기 건담 W이었다.
이 작품은 대사가 평이하기 때문에 번역이 제대로 되어서 고평가를 받을 수가 있었던 것.
단순히 언어적 차이를 넘어 이런 작품 자체의 정서적 난해함과
대사 하나하나를 꼬아서 적다보니 토미노의 성향과 대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 이상 번역이 꼬일 수 밖에 없다.
과거 인터뷰에서의 말로는 "의도해서 쓰는 것이 아니고 잘 쓰려고 하면 이렇게 된다.
이건 나 개인의 버릇이자 특징이 작품에 드러나는 것이므로 고칠 수가 없다. 나도 더 잘 쓰고 싶다.",
좋은 반응도 있으나 중의적인 표현을 어느 하나의 의미에 편중해서 번역하는 경우도 많아 토미노 작품의 감상을 방해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견도 있지만 번역은 어디까지나 해당 언어권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옮기는 게 최우선이기에 번역가를 탓할 게 아니다.
이것만이 아니고 예전부터 한국에선 토미노가 영상 연출 전문가라는 사실이 안 알려지고
심오한 스토리를 쓰는 스토리텔러로 잘못 알려졌기 때문에
동인 번역이나 공식 번역서에서도 토미노 작품을 최대한 있어보이게 번역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토미노는 다른 각본가와 같이 작업한 작품도 많아서 토미노부시가 없거나,
전투신에서만 나오는 작품이 꽤 있다. 감독 작품만 정리하면 대략 아래와 같다.
아래쪽 몇 작품을 보고 올라가면 토미노 특유의 문법에 적응되면서 어려운 작품도 무슨 소리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린의 날개, 극장판 건담 G의 레콘기스타
기동전사 V건담, ∀건담, 오버맨 킹게이너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3부작, 전투메카 자붕글
(IP보기클릭)12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