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자작 번역 & 펌]
SCP-2303 "침묵의 탑" (자작 번역)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196
SCP-2798 "이 죽어가는 세상" (재단 한국지부 번역 펌)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199
SCP-001: 칼리닌의 제안 - 서장 (재단 한국지부 번역 펌)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208
SCP-001: 칼리닌의 제안 - 조짐 (재단 한국지부 번역 펌)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209
SCP-001: 칼리닌의 제안 - SCP-001 (재단 한국지부 번역 펌)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215
SCP-001: 칼리닌의 제안 - 계속된 숙의 (자작 번역)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217
SCP-001: 칼리닌의 제안 - 영화관에서의 밤 (자작 번역)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220
SCP-001: 칼리닌의 제안 - 표준 꿈 보고서 66-Y 990.1 (자작 번역)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5/read/30567227
[지난 줄거리 요약]
SCP-990이 나와 SCP-001에 대한 힌트를 전해주었습니다.
'당신들은 잘못된곳에 있다.'
'O5-2는 절대적으로 옳으며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SCP-001이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이다.'
수수께끼와 같은 계시 뒤에 이어지는 이번 이야기는
SCP-001에 의해 변칙성이 바뀐 SCP-2272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번역문 원본 출처는
http://www.scp-wiki.net/after-action-2272
여기입니다.
------------------------------------------------------------------------------------------------
2016년 11월 7일 동부 하절기시간 오전 4시 30분에 MLB 통신사로부터
(참고: 프로젝트 세라피스 효력 소멸일은 11월 3일)
지역 기동 특무 부대 352-달렛은 우완투수 엘리스 카나스토타가 신시내티 레즈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에 SCP-2272에 배정된 모든 인원들은 경계 수준을 상향하였다.
(역자 설명: SCP-2272는 존재하지 않는 '엘리스 카나스토타'라는 투수가 실제로 경기하는 환각을 겪게되는 변칙성)
이어서 오전 4시 45분에는 MLB 공식 채널은 엘리스 카나스토타가 신시내티 레즈의 25인 로스터에 포함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352-달렛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인원들이 동원되었다.
그는 옆으로 누워서 디지털 알람시계의 녹색 숫자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넘쳐나는 이메일은 불규칙한 간격으로 스마트폰을 웅웅거리게 만들었고
도망치고 싶다는 듯 스마트폰은 반쯤 찬 물잔을 흔들며 테이블 끝으로 옮겨갔다.
위에서 좀 자두라고 했기에, 그는 자는 척이라도 하려고 했었다. 정말로.
시계는 4:29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지이잉. 지이잉. 어느새 스마트폰은 테이블 끝에 걸쳐있었다.
재단은 기밀 정보를 푸는것을 호의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엄청난 비밀이라도 알려주는것처럼.
누군가는 그닥 흥미 없을수도 있지 않겠는가? 지이잉. 지이잉
일단 확실히 그는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잠깐 스쳐가듯 들었던 청산가리 배포에 대해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그냥 소문이었을까. 그는 굳이 알고 싶지어하지 않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그의 가장 큰 고민이
자동차 라디오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정치인 선전이었던걸 생각하면,
확실히 그때가 좋았다.
시계는 4시 30분을 가리켰다. 폰은 더 심하게 떨리더니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폰은 카펫에 가려진채로, 계속 떨고있었다.
그는 폰을 집기 위해 몸을 기울였다. 무슨 소리를 듣게 될지, 무얼 알게될지 두려웠다.
폰을 집어들었다. 화면의 불빛에 눈이 부셨다.
'발신: 지역 관리자 케이트 맥트리스'
그는 폰 불빛으로부터 눈을 가렸지만 머리는 여전히 욱신거렸다.
"알레드-스미스입니다"
관리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자는척이라도 해보려는 것처럼 침대 위에 앉았다.
"카나스토타가 올라온다구요? 아, 좀 더 잘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임무는 뭔가요?
전화 반대편에서 향후 작전과 투입 가능한 인력이 쉴새 없이들려왔다.
감독관이 평소보다 더 걱정에 찼다면 이런건 없었으리라.
그는 감독관이 평소랑 별 다를게 없다고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IT 쪽 비밀요원들에게 죄다 지우라고 메시지 보내겠습니다. 사무실은 열었나요?"
그는 손바닥으로 열심히 셔츠 주름을 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부스스한 머리 역시 잘 정돈되지 않았다.
글쎄, 누군가 나더러 공원 벤치에서 자다가 왔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시시껄렁한 대화가 기분전환 정도는 될 것이다.
"혹시 모르죠, 거기 필요한게 있을지도"
신발을 신고 끈을 묶었다. 그리고 부스스한 머리를 가리기 위해 모자를 집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이었건만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음, 아니에요, 아무것도. 듣고 있어요. 감독관님은-"
전화 반대편의 목소리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는 감독관의 말을 경청하며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모자에 그려진, 방망이를 감고있는 물고기 덕에 그가 진지하게 보였다.
"어, 비활성화요? 새롭군요. 걱정마세요. 좀 귀찮더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관리자는 전화를 끊었다. 그는 차 키를 바라보았다.
이번 일이 끝나기 전까진 자신이 IT쪽보다 더 많이 얽혀들 것 같았다.
오전 5시 21분, MLB는 오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신시내티 레즈와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의 경기가 열릴 것을 알렸다.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 투수는 마이크 리크
신시내티 레즈의 선발투스는 엘리스 카나스토나였다.
"오늘 경기를 한다니? 망할 월드시리즈 끝난지 얼마나 됬다고?!"
하나카 박사는 75번 고속도로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버스 크기의 이동식 지휘소 앞에서도 들릴 정도로 크게 내질렀다.
"거기 지금 눈 내리지 않나?"
"어... 사실 날씨는 꽤 좋아요"
알레드 스미스 요원은 무릎 위에 길고 검은 케이스를 올려놓으며 창문 밖을 주시했다.
"그보단 사람들 감시하는게 훨씬 어렵죠."
"씨X"
하나카 박사는 한숨을 쉬었다.
"이거 알아차리기전에 표는 얼마나 팔렸지?"
알레드-스미스 요원 건너편에 앉은 젊은 여성은 이동식 단말의 키보드를 빠르게 두들겼다.
"17,397표 팔렸습니다. 시리즈 직후 시범경기라. 신기한거죠.
그나마 ESPN 방송을 피할수 있는게 다행이네요.
"1만 7천, 망했군."
하나카 박사는 지휘소 뒷편을 바라봤다.
"엔리케즈, 야구장 계약 쪽 좀 알아봐. 보안요원으로 우리쪽 애들이 들어가야해. 뭐 좀 팔수 있으면 더 좋고.
아무튼 필드 위에 없는 사람들 안에 우리 요원들이 들어가 있어야한다고, 반드시."
단말기를 보던 젊은 물류 담당자는 하나카 박사를 바라보았다.
"에, 핫도그라도 팔라 그건가요?"
하나카 박사 안경 뒤에서 안광이 번뜩였다. 앉아있는 엔리케즈를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핫도그, 맥주, 나초, 망할 츄러스, 뭐가 됬건 팔수 있는 게 있으면 팔아!"
하나카 박사는 클립보드를 내동댕이 쳤다.
"만 칠천명이나 되는 망할 유료 입장객 덕에 변칙성 격리에 실패할지도 몰라.
뒷감당은 어떻게 할건데?
입 다물고 시키는대로 해. 알았어?"
그녀의 격한 언어구사를 듣고 있던 알레드-스미스 요원은 그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수개월 전 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할때는
맨 뒷줄에선 알아 듣기 힘들정도로 나긋나긋했는데.
엔리케즈가 신나게 구를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주먹에 대고 몇번 기침을 하는 것으로 간신히 참았다.
지역시간 11시 47분, 지역 기동 특무 부대 352-달렛은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 도착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계로, 경기장 폐쇄는 불가능했다.
관객들에게 경기장이 개방된 시점에
경기장 내 78%의 서비스직원들은 재단 혹은 그 관련 인원이 차지하였으며
현장 전문가들은 상황을 감시하면서 다음 조치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던바 요원은 임시 지휘소로 급조된 고급 스위트룸으로 들어갔다.
스위트룸은 감시장비와 컴퓨터, 전선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막 깎은 잔디, 잘 정돈된 내야, 막 백묵으로 그려진 홈플레이트 뒷편에 그려진 신시내티 레즈의 로고,
경기 준비는 끝나 있었다.
"박사님, 방금 라인업이 올라왔습니다. 박사님 취향은 아닌거 같네요"
던바 요원은 약간 초조했다.
"카나스토나가 모든 포지션에 등판합니다."
"대단하군"
하나카 박사는 말했다.
"심지어 여럿이라니"
"양측 팀 전부입니다. 박사님"
대원들이 하나카 박사의 명령을 기다리는 동안, 방 안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경기장을 내려다 보았다.
신시내티 레즈가 경기장에 올라올때 처럼 환호성이 퍼졌다.
그녀는 쌍안경을 집어들고 다시 경기장을 보았다.
모든 선수들은 같은 미소를 짓고있다.
같은 머리색의 젊은 남자다.
모든 선수 유니폼 뒤에는 72번 카나스토타가 써져있었다.
그녀는 신호팀을 바라보았다.
"관찰 결과는?"
특수 장비가 달린 단말 앞에 앉은 나이든 요원이 답했다
"공중 초음파 탐지기 관찰 결과 경기장 위엔 심판 빼곤 아무도 잡히지 않습니다."
"자기 게임에 출전 안했다 그건가, 그건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데"
하나카 박사는 쌍안경을 내려놓았다.
"시나리오팀!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 준비해. SNS, 인터넷에 다 뿌려. 15분 내로.
광고 쇼 같은걸로 포장해. 먹히는지 살펴보고 안 먹히면 발 뺄 준비해"
방 구석에 있던 대원들은 즉시 폰과 노트북을 펴고 작업에 착수했다.
하나카 박사는 움직였다.
"관중 통제팀! 우리쪽 판매원들 전부 C등급 기억 소거제 잘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그리고 내가 뿌리라고 할 때 까진 뿌리지 마"
경찰복을 입은 한 남자가 방 밖으로 나가면서 무전기를 통해 명령을 전달했다.
"항정신자팀!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변칙성 통신이 있는지 걸러내야해.
최근에 개발한 인공지능, 그거 사용해. 그거 걸러낼 사람 모을 시간 없어.
창가에 앉은, 걱정이 가득찬 눈으로 입을 벌리고 있던 여자가 하나카 박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을 다물고 태블릿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 알레드 스미스 요원"
하나카 박사는 스위트룸 냉장고 옆 의자에 기대고 있던 요원을 내려보며 말했다.
"그 장난감 가지고 자리에서 대기해"
그녀는 알레드-스미스 요원 무릎 위에 있던 길고 검은 케이스에 눈짓했다.
요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사님이 지시하실건가요?
"그래, 내 지시 기다려"
지역 기동 특무 부대 352-달렛의 격리를 위한 노력 덕에,
현지시각 14시 52분, 7회까지 관중들은 평소와 같은 게임을 보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때, 12년에 사망한 투수 페드로 보르본과 정확하게 생체데이터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야구 경기 전통인, 7회에 부르는 노래 "Take Me Out to the Ballgame"을 부르기 위해
경기장에 나타난 것 처럼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그가 소개되자 관중들은 눈에 띄게 동요하였다.
알레드 스미스 요원은 고배율 스코프로 내야를 돌아보고 있었다.
SCP-2272 임무 중 하나는 야구에 친숙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연설자가 죽은 사람이란 것을 모를수가 없었다.
요원은 이어폰에 대고 말했다.
"박사님, 이건 기록된 변칙성 밖입니다. 움직일까요?"
하나카 박사는 내질렀다.
"아니. 망할, 넌 내가 허락할때까지 움직이지 마"
"저 좀비일지도 모를 양반이 뭔가 할때까지 기다리란건가.... 그나저나 여긴 뭐하러 왔을까?"
"요원, 네 장비는, 준비됬나?"
알레드 스미스 요원은 앞에 설치된 삼각대를 만졌다
"준비 됬습니다. 박사님"
"그래, 그럼 명령 5초 안에 움직일 수 있겠군.
뭘 할지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면 좋겠지만,
너처럼 건방진 녀석에겐 딱히 그럴 필요를 못느끼겠군.
지시나 기다려."
"알겠습니다. 박사님"
요원은 등받이에 기댔다.
망자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관중들은 이미 일어서 있었다.
페드로 보르본, 중간 계투조 롱 릴리프 투수이자 70년대 'Big red machine' 팀의 일원
그는 마이크를 쥐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스포츠는 인류 번영의 놀라운 상징입니다.
기쁘게도, 여기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완벽한 사회 안에서도 스포츠는 신성한 오락입니다."
관중은 침묵했다.
"스포츠는 경쟁 이상의 것입니다. 스포츠는 승자와 패자를 만듭니다.
승자의 환희에는 패자의 희생이 불가피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대화하고 나면, 더 많은것을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페드로 보르본, 수십년 전에는 항상 활기차보였던 그는 냉담한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곳, 이 경기, 이 창조물, 이곳은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알레드-스미스 요원은 관중 사이 변칙적인 움직임이 없는지 훑어보았다.
경기장은 고요했다. 완벽하게 조용했다.
죽은 투수는 처음으로 웃어보였다.
"아마 들어보셨을겁니다. 무덤에서 돌아온 사람에게 그의 친구가 천국에도 야구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죠. 형제 자매 여러분, 천국에는 야구가 있습니다."
그는 표정과는 전혀 맞지 않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알레드 스미스 요원은 스코프를 통해 페드로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오늘, 지옥에서 또한 야구를 한다는 것을 모두 다 알게 될것입니다."
페드로는 말하기를 멈추었고, 하우스 오르간은 7회가 이어짐을 알리는 "Take Me Out to the Ball Game"을 연주했다.
관중들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페드로 보르본은 모자를 벗음과 동시에 허공으로 사라졌다.
오르간 연주는 계속됬지만, 누구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관중들이 7이닝에 목격한 미확인 물체에 관한 내용이
SNS와 개인 메시지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상당수는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었으며,
이에 상향된 수준의 격리 프로토콜이 적용되었다.
지역시간 14시 59분, 아카네 하나카 박사는 SCP-2272`의 종결과 기억 소거제의 대량살포를 승인하였다.
3이닝 종료 후 기억 소거물질의 전구체 배포가 승인되었다.
경기장에서 제공된 모든 간식에는 C등급 기억소거물질의 A 부분이 포함되어있었다.
특무 부대 화학 담당관은 현장 연구 및 경기장 관찰 결과
기억 소거물질의 보급률이 90%를 넘었음을 하나카 박사에게 보고하였다.
관중의 기억 수정 및 암시를 걸기 위한 임계질량은 충분히 넘어선 양이다.
하나카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근처 수화기에 뭐라고 내질렀다.
수일 전부터 경기장 주변을 배회하던,
꼬리에 '2016년 겨울 시범경기'라는 배너를 달고있던 경비행기가 경기장 조명 바로 위까지 내려왔다.
거대한 적색 연기가 경비행기 뒤쪽에서 뿜어져나왔다. 기억 소거제 B 부분이다.
시나리오팀으로 하여금 오늘 여기서 본 것을 은폐할, 그럴듯한 집단 망상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알레드 스미스 요원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갔다.
그는 방독마스크를 쓰고 사진기를 조정했다.
SCP-2272의 소실을 확인하기 위해선 총 세개의 장비가 필요했다.
삼각대 위에 올려진 정교하고 까다로운 카메라, 마찬가지로 연결하기 껄끄러운 인공위성, 그리고 공중 초음파 탐지기.
연구 결과 관찰 장비에 따라 관찰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SCP-2272가 일관된 밈 복합체나 그 일종인 것으로 보였다.
추리하는 것이 그의 일은 아니지만.
녹색 표시등이 켜졌다. 알레드-스미스 요원은 선수들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돌렸다.
경기장, 더그아웃, 모든 선수들은 웃고있는 72번 엘리스 카나스토나였다.
시각 입력은 제대로 기능하고 있었다. 그는 사진을 찍었다.
그 순간, 붉은 연기가 그에게도 내려왔다.
경기장, 좌석, 그의 주변 모든것이 흐릿해졌다.
그는 한줌의 공기도 들이마시지 않도록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시켰다.
기억 소거반이 그들의 기억도 재구성해야한다면 틀림없이 빡칠것이다.
오하이오 강을 넘어 북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우측 객석 플라이볼처럼 연기들을 밀어냈다.
연기가 흩어지면서 시야가 잡히자, 알레드 스미스 요원은 경기장 쪽을 흘끔 내려다 보았다.
경기장은 비어있었다.
당황한 네명의 심판만이 투수 마운드 위에 모여서 경기를 중단할지 말지 토론하고 있었다.
경기장 위에도, 파울석에도, 더그아웃에도
엘리스 카나스토나는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카메라 화면 위로 사진 하나가 나타났다.
알레드 스미스 요원은 이를 들여다보았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의 사진은 없었다.
변칙성이 나타나던 시간의 사진은 모조리 먹통이었다.
대신, 흑백사진 하나가 있었다.
25명의 남자가 일렬로 서 있었다.
모두 신시내티 레드레그스의 첫번째 유니폼을 입고있었으며
모두 엘리스 카나스토나의 그것과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반적인 사진과 다르게, 그 사진은 밤에, 별빛 아래서 찍은 것이었다.
9개의 달이 하늘에 보였다.
미소짓는 선수들 앞에 놓여진 간판에는 "과거, 미래"라고 적혀있었다.
25명의 선수 모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으며, 모두 손이 없었다.
------------------------------------------------------------------------------------------------
SCP-2272의 변칙성을 단순히 바꾼것을 넘어서
SCP-001이 SCP-2272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듯 합니다.
사진에 찍힌 9개의 달은 이전 영화관에서의 밤에 나왔던 내용입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상영된 영화의 제목은 손들의 행성이었죠.
찍힌 사진에는 손이 없었습니다.
이는 무언가 관련이 있는 메시지일까요?
동시에 죽은 페드로 보르본이 줬던 메시지는
'지옥에도 야구가 있다.'
'스포츠는 승자와 패자를 나누며 승자의 기쁨은 패자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이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요?
이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SCP-001의 진정한 의도가 밝혀집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