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 인문학 시리즈
1화: 자지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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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보지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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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쎾쓰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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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헤라클레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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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은 매우 지루함!
유게 여러분에게 항상 쎾쓰 이야기를 올리겠다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글은 쎾쓰 이야기가 아니다. 쎾쓰 이야기가 안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본문 주제는 그와 좀 다른 지점에 있다.
따라서 이 글은 무척 지루할 수 있고 읽으면서 짜증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쪽지를 통해 상당히 흥미로운 질문을 받아서 여기에 대해 말하고 싶었음.
전 편인 쎾쓰에 대한 글에서
"...헤라클레스도 영웅이었지만 후엔 신으로 숭배된 것처럼..."
이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해설을 부탁 받았다.
이런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대답하는 시간이다.
이처럼 필자는 항상 여러분의 질문과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음
우리가 익히 아는 그리스의 영웅, "헤라클레스Helacules"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신의 지위까지 오른 영웅, 그가 겪은 고난과 12개의 시련은 신화적 관점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로 읽어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러나 헤라클레스 영웅담의 결말이 항상 헤라클레스가 신이 된다는 것이 아니었다.
헤라클레스가 신이 된 이유는 그리스 도시간의 알력, 그리고 뜬금 없게도 올림픽 경기와 관련이 있다.
헤라클레스는 올림픽의 기원으로 뽑힌다.
헤라클레스가 다들 알듯이 10개의 과업(후에 2개가 추가되는)을 수행하던 중의 일이다. 그의 5 번째 임무는 30년간 치운적 없는 "아우게이아스Augreias"의 외양간을 치우는 것이었다. 아우게이아스 왕은 자신의 외양간을 헤라클레스가 치워준다면 외양간의 가축 중 1/10을 준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헤라클레스가 강물을 끌여들여 외양간을 치우자 아우게이아스는 헤라클레스가 직접 치운게 아니라면서 약속한 보상을 주기를 거부하였다.
아니 그럼 30년 짜리 똥들을 삽이랑 양동이로 치우길 바란건가. 얘가 미쳤나.
심지어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에 있는 소들은 그의 아버지인 태양신 헬리오스가 내린 신성한 소들이다. 일반적으로 신이 선물했다는 것은 제물을 의미한다.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를 보며 포세이돈에게 제물로 바칠 소를 포세이돈이 주다니 호구인가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인들은 제물이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신이 직접 내리고, 직접 고른 존재라 생각했다. 따라서 헬리오스가 소를 내렸다는 것은 아우게이아스의 도시는 태양신을 섬겼으며 태양에게 바치기 위한 우수한 품종의 소떼를 지녔음을 의미한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소들을 똥통에 처박아놓고는 하는 소리가 이딴 소리라니 필자도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다.
헤라클레스는 왕이 보상을 거부하자 분노하여 전쟁을 선포하고는 도시 사람들을 싹 몰살한 후에 사람들은 포로로 잡아가고 재산을 약탈하였다.
필자 눈에는 좀 투머치가 아닌가 싶다.
이 승리의 기념으로 레슬링 등 스포츠를 겨루며 축제를 벌였고, 그 때부터 개최하기 시작한 것이 올림픽이라는 이야기.
헤라클레스 올림픽 기원설은 "펠로폰네소스Peloponnes" 반도의 "도리아인Dorian"들에 의해 널리 전파되었다. 도리아인, 하면 뭐하는 애들인지 감이 잘 오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스타르타Spartan"를 세운 민족이다. 도리아인들은 북쪽에서 내려와서 당시 선주민들을 학살하고 남은 이들을 복속시키며 거주하게 되었다. 원래 헤라클레스는 미케네와 도리아 양측에서 선호하는 범그리스적인 영웅이었지만 미케네 문명이 멸망하고 도리아인들이 스파르타를 건국하면서 헤라클레스는 순수 도리아 영웅으로 숭배 받게 되었다.
일단 해치우고 정복한 후, 문화든 땅덩어리든 자신들 것으로 삼는 스파르타의 악질적 버릇은 건국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런 스파르타인들은 헤라클레스를 자기네 선조로 생각했다. 전승에 따르면 "테스피아이Thespiae"의 "테스피우스Thespius" 왕이 헤라클레스를 초대했는데 밤이 되자 헤라클레스의 방으로 자신의 딸들을 보냈다.
이 경우엔 보통 한 명을 정해서 보내야하겠지만 50명들이 전부 갔다.
이건 테스피우스 왕이 헤라클레스 암살을 시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헤라클레스는 밤이라 어두워서 전부 한 명의 여성이라 생각했다. 그러고는 50명의 여인 전부를 혼자 상대했다. 실로 그리스 최고 영웅의 비범함이 엿보인다.
약간 딴 소리지만 이 설화는 헤라클레스 설화-스타르타 건국 설화인 동시에 "에로스Eros" 신앙의 흔적이 보인다. 테스피아이가 에로스의 성지기도 하거든.
이렇듯 헤라클레스는 그리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웅이고, 도리아인들의 열렬한 홍보가 있는 덕에 올림픽의 상징은 헤라클레스라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제우스가 올림픽의 주최자이자 상징으로 바뀌어 전승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변화가 생겼는가를 특정하긴 힘들지만 유력한 해를 뽑자면 기원전 576년, 올림픽 50회 째 제전에서부터 제우스가 급부상 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대체 50회 째의 올림픽, 576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바로 그 해에 "엘리스Elis" 도시 사람들이 "피사Pisa" 놈들을 꺾고 올림픽의 주도권을 가져간 것이 그 해였다.
엘리스가 뭐하는 도시냐고? 위에서 말한 외양간의 소유자, 아우게이아스가 다스리던 도시가 바로 여기다. 엘리스인들은 당연히 헤라클레스를 증오할 수 밖에 없었다. 지들 도시에 불지르고 납치하고 약탈한 기념으로 하는 제전이라니, 당연히 꼴보기 싫었을 것이다.
따라서 엘리스인들은 올림픽 주도권을 가져가자마자 모든 기념 주화, 도자기, 벽화에서 헤라클레스를 퇴출시켰다. 그리고 새로 만드는 주화와 도자기에는 헤라클레스 대신 제우스가 들어갔다.
엘리스인들이 얼마나 좋아했을지, 도리아인들이 얼마나 빡쳤을지는 상상이 된다. 그러나 도리아인이 그 후로 올림픽의 주도권을 되찾아가는 일이 없었다.
꼬우면 문화테크 타던가.
물론 그냥 헤라클레스를 대뜸 치워버릴 수는 없었다. 엘리스가 싫어하든 뭐하든 헤라클레스는 그리스 전역에서 숭배하는 영웅이었으니까.
헤라클레스는 올림픽을 개최한 영웅의 대표라는 타이틀은 잃어버렸지만 대신 신으로서의 면모를 가지게 되었다. 심지어 티탄을 상대하기 위해 제우스가 준비한 아들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도 손에 넣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기원전 7~8세기는 신과 여신 숭배보다는 영웅 숭배의 열기가 더 강해서 도자기 등 예술 양식에서 영웅들의 모습을 많이 그렸는데 격투, 투창, 투환 등의 스포츠 동작을 뽐내는 역동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후기 신으로 격상된 헤라클레스는 서서 내려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예로 기원전 8세기 도자기에 그려진 헤라클레스(위)는 레슬링 기술을 뽐내며 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지만 반대로 기원전 3세기의 조각상의 헤라클레스(아래)는 기둥에 몸을 기댄 채로 위엄을 보이며 아래를 내려보고 있다.
헤라클레스가 올림픽 마스코트 자리에 내려온 것에는 "아테네Athens"의 입김도 컸다. 뜬금없이 왠 아테네냐고?
이는 "페이시스트라토스 Peisistratos"의 쿠테타와 참주정 시대와 관련이 있다.
페이시스트라소스는 아테네를 개혁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펼쳤는데 그 중에서는 올림픽의 마스코트를 갈아 치우자는 것도 있었다.
아테네의 목적은 자신들 도시의 영웅 "테세우스Theseus"를 새로운 올림픽의 개최자이자 마스코트로 내세우는 것이었다.
언플은 엄청 잘해서 테세우스 무용담은 길게 뽑혔으며 헤라클레스만큼이나 극적인 서사가 되었다. 지금도 헤라클레스와 함께 테세우스는 그리스 최고 영웅 중 하나로 뽑는다.
물론 아테네의 의도는 실패했다. 테세우스가 아무리 잘나가도 헤라클레스나 제우스를 대신하기는 힘들었던 것.
이는 올림픽 경기가 변이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데 올림픽 경기는 단순한 체전에서 도시 화합의 장으로서의 성질이 강해졌기 때문에 올림픽의 마스코트도 중재자의 역할을 강조하게 된 것(헤라클레스의 성격 변화도 이와 연관이 있다. 중재자의 성격이 필요햤기 때문에 단순한 영웅에서 중재자의 성격을 지닌 신으로까지 이양된 것이다. 그러나 한계가 있기에 제우스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지만).
또한 올림픽이 굉장히 큰 경기가 된 것, 그리고 도리아인들의 스파르타가 지나치게 강성해진 것도 원인으로 뽑는다. 헤라클레스 숭배는 지나치게 도리아인들에게 유리한 면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의 불만이 커져갔으며 이를 위해 모든 그리스인들이 공통적으로 숭상하는 제우스가 올림픽의 주체자가 된 것이다.
이처럼 영웅의 출현과 위업, 몰락은 단순한 신화와 서사일 뿐만 아니라
실제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재미를 느낀 많은 학생과 학자들이 민담, 신화, 전설을 통해 고대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도전하고 있다(물론 많은 학생과 학자들이 재미로 진로를 선택한 데서 후회하고 있다).
헤라클레스 이야기를 통해 인문학에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꼈기를 바라며 필자는 글을 마무리 한다.
헤라클레스 얘기 끗!
(유게 인문학 시리즈는 비정기적으로 계속 연재될 예정이며 항상 쪽지와 댓글을 통한 관심과 질문을 기다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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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막내딸을 동정하는데 상식적으로 언니 49명이랑 자고도 쌩쌩한 헤라클레스의 방망이를 보면 처녀로서는 쪼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 너무 가혹한 운명이다. 헤라클레스 입장에선 49번은 잘해주더니 50번째에선 갑자기 튕기는 이상한 여자로 보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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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특히 고대 그리스는 철학이 발달함에 따라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했는데 이는 영웅 숭배로 이어졌다. 물론 이 당시에 신들에 대한 숭배가 없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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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에 대해서 말하자면 올림픽 권력을 잡은 도시는 관련 굿즈를 통해 짭짤한 이득을 거뒀다. 덕후들이란 과거에도 똑같다... 항아리는 대표적인 올림픽 굿즈지. 종목에 대해서 말하자면 단거리 달리기만 실시하다가 차츰 중거리 달리기·장거리 달리기를 포함 시키고, 복싱·레슬링·원반던지기·창던지기·전차 경주 등까지 실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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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막내는 첫관계가 두려워서 침대 위에서 관계를 거부했고 헤라클레스가 이에 분노해서 저주를 받아 평생 처녀성을 유지한 무녀로 살게 되었음. 헤라클레스 숭배의 시초에 해당하는 전설. 따라서 정확히는 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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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늘었다. 멀리있는 신보다는 가까이 있는 영웅이 더 숭배받던 시기가 있었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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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막내는 첫관계가 두려워서 침대 위에서 관계를 거부했고 헤라클레스가 이에 분노해서 저주를 받아 평생 처녀성을 유지한 무녀로 살게 되었음. 헤라클레스 숭배의 시초에 해당하는 전설. 따라서 정확히는 50p | 19.06.24 19: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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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막내딸을 동정하는데 상식적으로 언니 49명이랑 자고도 쌩쌩한 헤라클레스의 방망이를 보면 처녀로서는 쪼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 너무 가혹한 운명이다. 헤라클레스 입장에선 49번은 잘해주더니 50번째에선 갑자기 튕기는 이상한 여자로 보였겠지만. | 19.06.24 19:5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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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댕댕
필자가 무능해서 그렇다. 뭐라 변명할 말이 없음. | 19.06.24 20: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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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에 대해서 말하자면 올림픽 권력을 잡은 도시는 관련 굿즈를 통해 짭짤한 이득을 거뒀다. 덕후들이란 과거에도 똑같다... 항아리는 대표적인 올림픽 굿즈지. 종목에 대해서 말하자면 단거리 달리기만 실시하다가 차츰 중거리 달리기·장거리 달리기를 포함 시키고, 복싱·레슬링·원반던지기·창던지기·전차 경주 등까지 실시하게 된다. | 19.06.24 20: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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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늘었다. 멀리있는 신보다는 가까이 있는 영웅이 더 숭배받던 시기가 있었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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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특히 고대 그리스는 철학이 발달함에 따라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했는데 이는 영웅 숭배로 이어졌다. 물론 이 당시에 신들에 대한 숭배가 없던 것은 아니다. | 19.06.24 20:1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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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타 맞음. 죄송;; 2. 사진이 흐려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몽둥이 위에 사자 가죽 얹은 것에 팔을 걸치고 있음. 헤라클레스의 상징. 3. 그리스는 비교적 인물 크기를 통해 중요도를 보이는 양식을 많이 쓰지 않았음. 다만 중요인물들을 중앙이나 시선이 집중되는 곳에 배치하고 주변인물들을 그 주위에 배치해서 구도적으로 중요도를 보이는 기법을 많이 씀. | 21.05.16 11:4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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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도 몇년전에 쓴글 다시 읽어보면 아무리봐도 잘못 됐거나 오타난건데 아무도 지적 안한경우 많음 ㅠㅠ 2. 아 아래에 있는게 발인줄 알았는데 사람발이 아니라 사자발이었군... 3. 이집트친구들처럼 크게 그리나 했네요 ㄳㄳ | 21.05.16 11:4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