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출처 : https://blog.naver.com/rdgcwg/222251742421
단언컨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는 한국인들이 가장 애정하는 해외 게임개발사였습니다. 롤이전 PC방 연속1위 기록은 물론이고 현재도 유일무이한 국내 단일게임 1000만장 판매 게임타이틀(스타크래프트)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죠. 그 스타크래프트의 점유율마저 디아블로2에 의해 잠식되었고(다시 역전되긴 했지만) 수년간 PC방과 게임잡지를 먹여살렸던 회사죠. 뿐만 아니라 '와우'로 알려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한때 게임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번 게임으로 회자되었고 이후에도 수많은 기대 속에서 굵직굵직한 타이틀을 선보이며 우리에게 기쁨만 줄 것 같았던 회사였죠.
두말하면 입아프겠지만 지금은 애정에서 애증으로 변해버린 유저들의 관심속에서 블리즈컨은 즐겨야할 축제에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야 할 행사로 변해버렸습니다. 사실 이런 계기에는 '블리자드'사측의 잘못이 선행되었죠. 떡락의 가장 큰 파장은 2018년 '블리즈컨'에서 비롯된 '폰없찐사건'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는 터질것이 터진 것일 뿐 그동안 산재해왔던 문제들은 이미 누적되어오고 있었습니다. 서버는 부실했고, 그럼에도 개선의 여지는 없었을 뿐만 아니라 게임들의 늦은 업데이트를 비롯한 부실한 관리 그리고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안하무인적 태도는 어쩌면 '블리자드'의 추락을 예상되었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올해의 '블리즈컨'은 큰 잡음도 없었고 오히려 유저친화적이면서 기대를 충족하는 내용들로 채워졌습니다. 가장 큰 뉴스는 역시 '디아블로2' 리마스터 (디아블로2 래저렉션) 소식이었죠. 사실 이 부분이 크게 와 닿는 이유는 무엇보다 '유저들의 바람'이 큰 작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업적 수단으로서의 가치도 물론 있었겠지만 3편에 적잖이 실망했던 '디아블로'팬들의 수많은 요구가 있던 작품이 바로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였죠. 덕분에 4편이 발매되기 전까지 허전함을 달래줄 타이틀을 올해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작품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여전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 두번의 리마스터 진행과정에서 유저들과 격하게 밀당(?)을 한상태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원작이 탄탄하고 이전 '워3'리마스터 사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이상의 작품은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짜 리얼 바보가 아니거나 주가조작(?) 등의 범죄목적이 아니라면 같은 실수를 연달아 하진 않을테죠.
이 외에도 '디아블로4'와 '디아블로 임모탈', '오버워치2'와 '와우'에 대한 소식 등 기존 IP들에 대한 풍성한 소식들로 채워졌고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블리즈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블리즈컨을 보며 느낀 것은 여전히 '블리자드'는 우리에게서 애정이든 증오든 간에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우리의 니즈를 잘 알고 있는 몇 안되는 회사라는 것입니다. 과연 '블리자드'에서 만들었던 그리고 만들 게임들은 저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가지 사족을 더하자면 이번 '블리즈컨'은 너무 '안정적'으로만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이 예측된 범위내에서 이뤄졌고 흔히 말하는 '서프라이즈'같은 선물은 없었습니다. 특히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블리자드'는 몇 년째 신작 IP에 대한 도전의욕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왔던 신작이 2016년 '오버워치'였고 조금 심하게 말하면 이제는 추억팔이 내지는 기존작들의 인기에 편승한 후속작들에 대한 계획들이 전부죠. 그 이야기는 이제 내년에 있을 '블리즈컨'에서 신작이 발표되어도 최소 그로부터 2년 내외(이것도 적게 잡아서)의 시간이후에나 신작IP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신작을 낸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죠. 또 올해의 블리즈컨이 특별히 나빴다고 할 수도 없고요. 하지만 저에게 블리자드는 처음으로 PC방에서 밤을 샌 게임사이자 재수생활(?)을 망친 장본인이며, FPS 멀미를 참고 견뎌내게 해줬으며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시간동안 희노애락(?)을 같이 해왔던 게임사입니다. 커다란 부침을 격는 것도 보았지만 이제는 좀 더 과감하게 비상하려는 시도도 보고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부디 내년에는 '디아블로'나 '오버워치' 등의 시리즈가 아닌 새로운 얼굴로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디아블로 임모탈사태를 보며 : https://blog.naver.com/rdgcwg/221395723278
-3편이여 컴백하라2 : https://blog.naver.com/rdgcwg/222226547888
-블리즈컨을 앞두고 생각해볼 경우의 수(2019) : https://blog.naver.com/rdgcwg/221689181579
-포스트 디아블로를 향한 욕망 : https://blog.naver.com/rdgcwg/221768710054
-블리자드발 한국공습경보(2018) : https://blog.naver.com/rdgcwg/221314835972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대회를 보며 : https://blog.naver.com/rdgcwg/221063998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