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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 화 ☆
잊어버린 건 무엇인가요?(忘れた物はなんです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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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 : 우응...
??? : 아르카...이제 그만 일어나...
아르카 : 아이... 좀만 더 자자, 페리에.
??? : ...그래. 늘 이런 식으로 기상했다 이거로군... 됐으니까 못 일어나겠어? 벌써 해가 중천에 떴다고.
아르카 : 그치만...아직 자명종도 안 울었는데... 평소엔 좀 더... 평소엔...어?
옌화 : ...이제야 눈이 떠져?
아르카 : ......... 어떻게 당신이 우리 방에 들어와 있어!?
옌화 : 어제 당신이 지각한 게 생각나서 깨우러 왔으니까 그렇지. 문을 아무리 노크해도 대답도 없고 문도 안 잠근 것 같길래 내 맘대로 쳐들어왔는데.
아르카 : 이, 이거 참, 괜한 수고를 끼쳤다고 해야되나...
옌화 : 그럼 난 나가 있을 테니까 빨리 옷이나 갈아입어. 계속 잠옷바람으로 있다간 당신 또 쓰러져 잘 것 같으니.
아르카 : ...반론할 수가 없소...
(잠시 뒤)
아르카 : 기다리셨죠...... 그치만 나 때문에 굳이 이렇게까지 안 해줘도 되는데.
옌화 : 아. 그런 걱정일랑 안 해도 돼. 어차피 앞집 살림이고.
아르카 :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응? 앞집?
옌화 : 세이발 체재가 길어질 것 같길래 여기 앞집에 방을 하나 잡았거든. 집주인 여자한테 부탁하니 바로 준비해 줬어. 집세도 그럭저럭, 교통편도 나쁘지 않고. 나름 살기 좋은 곳이더라.
아르카 : 아. 그 말은...즉...이젠 이웃사촌?
옌화 :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나.
페리에 : 후아아우... 응...벌써 아침......? 으응-...? 누가, 있어?
옌화 : 어머. 안녕.
페리에 : ...왜 여기?
옌화 : 자명종 대신이야. 아침에 약해 보이길래.
페리에 : 므으, 그런 거 필요없어. 언니 아침은 페리에 거야.
옌화 : 그럼 좀 더 빨리 일어나지 그래.
페리에 : 므므으...
옌화 : 자, 쓸데없는 소리 나눌 시간도 아까워. 빨리 준비 마쳐.
아르카 : 알겠어...보자, 옷은 다 갈아입었고, 다음엔...
(개인 콜)
아르카 : 얼라? 본부에서 연락이?
관리관 : <---대화 접속 확인. 소환사 아르카, 제 말 들립니까?>
아르카 : 아, 네. 무슨 일 있나요?
관리관 : <오늘 1200시부로 본부에서 소환사 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가능하시더면 출석해 주세요>
아르카 : 오늘 말인가요? 너무 급작스럽네요. 긴급히 대처해야만 되는 사건이라도 터졌나요?
관리관 : <네. 그것도 복수의 소환사가 공동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규모의 사건입니다. 오실 거라 믿을 테니 지각하지 말고 오도록 하세요?>
아르카 : 응, 알겠어요. 맡겨만 달라구요.
(통신 끝~)
페리에 : ...역시 이거, 조금 신기해. 관리관, 본부에 있는데도 여기서 얘길 할 수 있어.
아르카 : (이건 그 때 나와 이 애 사이에서 태어난 향명석. 유크로스에 소속된 소환사가 되었을 때 여기에 ‘천안의 인장’이란 걸 새겼어. 이게 아무래도 엄청난 고위 소환술을 응용한 인장인 모양이라, 이 돌 하나만 있으면 이를테면 지금같은 원격 통화도 가능하고, 그밖에도 사상 기록이나 전과조회 등의 기능도 되지. 애초에 신비한 돌이었는데 인장을 넣으니깐 더욱 신기해졌어)
아르카 : 소환사가 되고 인을 새긴 직후엔 참 우왕좌왕했었지.
페리에 : 지금도 조금 우왕좌왕.
옌화 : 잠깐. 둘 다 뭣들 하고 있어?
아르카 : 이런. 옌화가 기다리고 있었지. 더 이상 기분 상하게 했다간 난리 날거야. 좀만 서두르자.
페리에 : 응. 알겠어.
(미션 [역 주변 순회임무]가 추가되었습니다)
◎카페&바. 집 앞(カフェ&バー·自宅前)
○집주인 언니의 가게(大家さんの店)
집주인 : 하아......
아르카 : 왜, 왜 그러세요? 갑자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다 쉬시고.
관리인 : 저기야? 인생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뭐 이런 생각. 해본 적 없니-?
아르카 : 아뇨. 그렇게 심각하게 고뇌해 본 적은 별로 없는데요. 물론 엄청난 실패를 저질렀을 때 같으면 잠깐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하죠.
관리인 : 그렇지! 그런 때 있지? 그치? 우후후후, 그런 때는 바로... 네 차례야, 큐티 게롯파~♪
게롯파 : 게롯파~!
아르카 : 이 애가 아작☆하고 문 다음에 쭉-쭉-♥빨아주면... 어머나~신기해라! 완전히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인생을 리스타트 할 수 있답니다♪
아르카 : 아니, 솔직히 그게 말이 돼요!? 시간을 되돌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될리가 있...
관리인 : 된다니까 그래, 그게. 확실히 시간을 되돌리는 건 아니지만 혼에 각인된 경험만 쏙 빨아들이면 모든 걸 백지로 되돌리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야.
아르카 : ......(꿀꺽)
관리인 : 새로운 자신을 데뷔시킨다는 기분으로 한 번...시험해 보지 않을래?
→ 어떻게 할까......
시험해 봐야지!(試してみちゃう!)
관둘래(やめておく)
[시험해 봐야지!(試してみちゃう!)]
(레벨 드레인을 할 수 있습니다. 악마의 비약이 필요하며, 레벨 드레인을 해도 취득한 스킬이나 스킬레벨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취득한 스킬이나 스킬레벨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중요하니 두 번 강조)
[관둘래(やめておく)]
관리인 : 그러니...유감이지만 강매하는 건 나의 존심이 용납을 않고...
(꼬르륵~)
관리인 : ...어머나니나! 아이 부끄러♪
아르카 : 아하하, 배고플 때는 끼니 잘 챙겨먹는 게 최고에요.
관리인 : 잘 챙겨먹고...있는 줄 알았는데.
아르카 : 네?
관리인 : 우후후후, 아무것도 아니란다. 해볼 생각 들면 나한테 부담 없이 말해?
○옌화(イェンファ)
옌화 : 왜 그래? 본부에 가는 거 아니었어?
◎번화가·세이발 어베뉴(繁華街·セイヴァールアベニュー)
○점원 파이나(店員·パイナ)
파이나 : 어서 오세요 손님~♪ 오늘은 막 구워낸 감자 파이가 끝내준답니다~! 점심 식사도 판매 중이에요~!
○차장 고레인(車掌·ゴレイン)
고레인 : 아- 세이발 향계학원행 열차 이제 곧 출발하겠습니다. 끼어들기 승차는 매우 위험하오니 자제해 주십시오.
블룸 : 와아아아! 잠깐만 스탑!!
고레인 : 그러니까 끼어들기 승차 위험하니 하지 말라고 제가...
블룸 : 하하하, 미안해라 참. 그래도 기다려 줘서 고마워.
고레인 : 천만에요. 그러면 출발하겠습니다♪
◎이세계 조정기구 본부(異世界調停機構·本部)
○성광의 성정 페코(星光の聖精·ペコ)
페코 : 쿠-! (저번에 소환맹우가 된 페코라고 해!) 쿠우? 쿳쿠- (갑자기 깜짝 놀랐지? 미안해-) 쿳쿠쿠-! (오늘은 제대로 인사하러 온 거야) 쿠우...쿠쿠. (넌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내 맘에 쏙 들어) 쿠쿠-! (앞으로 신세 지겠네! 잘 부탁해!)
○관리관 씨(管理人さん)
[이세계 조정기구 앞, 소환사 대로]
아르카 : 자, 유크로스 본부에 도착은 했고...
??? : 여어 아르카! 다 들었어! 어제는 엄청난 공을 세웠다면서-! 그리고 그쪽 양반은 어제 왔다던 특무기사 아가씬가. 어때? 세이발엔 좀 익숙해졌나?
옌화 : ......그래. 뭐 대충.
아르카 : 안녕 카리스. 메테오라도 쌩쌩해 보인다.
카리스 : 당연한 소릴 왜 하냐. 내 크로스니 1년 내내 최고 컨디션인 게 기본이지!
메테오라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제 안부에 신경써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이세계 조정기구, 로비]
아르카 : ...근데 어떻게 카리스가 옌화에 대해서 알아?
카리스 : 아아- 어제 아침에 어쩌다가 관리관과 같이 있는 모습을 봐서. 처음 보는 미인이 있네-싶어서 바로 말을 걸었지.
옌화 : 초면인 사람 어깨에 느닷없이 손을 올리는 걸 ‘말을 걸었다’고 표현하진 않지?
카리스 : 우.
아르카 : 응. 대충 어떤 사태였는지는 상상할 수 있네.
페리에 : 응. 상상할 수 있어.
옌화 : ......하아......
카리스 : 뭐-어쨌건 그래서 너희들과 같이 임무에 나가게 되었다는 정도는 들었어. 아니 그런 건 됐고 어제 말이야 어제! 열차강도 플러스 메이톨파의 비보를 훔친 범인도 잡았다면서? 아이고-! 기대의 루키께선 활약도 화려하시구만 참!
아르카 : ...기대의 루키는 또 뭐야...
카리스 : 뭐냐니, 너지 그럼 누구냐. 사실 딱 봐도 높으신 분들이 대하는 게 다르잖냐. 넌.
아르카 : 그런 적 없는데...
카리스 : 예를 들어보자구. 너 자주자주 진젤아 총수가 직접 부르고 그러던데.
아르카 : ...아아, 뭐, 그렇긴 하지. 자주자주라 부를 만큼은 아니지만...
카리스 : 그 부분부터 이상하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총수님이라고? 우리 같은 그냥 말단 조정소환사가 옆집 아저씨마냥 만날 상대가 아니잖아 원래는? 실제로 나 같은 놈은 조정소환사가 된 뒤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니가 특출나게 기대받고 있다고밖에는 볼 수 없잖아-!
아르카 : (...카리스가 남들에 비해 전혀 기대받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은...)
페리에 : ...(도리도리)
아르카 : (그래 맞아. 그냥 말 안하는 게 낫겠지. 응)
??? : 로비에서 멀거니 서서 무슨 잡담이냐. 이놈들.
아르카 : 앗, 안녕 소우켄.
카리스 : 겍...
소우켄 : 아르카였나... 공을 세웠답시고 콧대가 높아졌나? 미숙한 자가 교만한 마음가짐으로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조정소환사의 임무는 무르지 않다. 건방 떨지 마라.
아르카 : 아, 하하... 명심할게.
소우켄 : ......흥. 먼저 간다. 네놈들도 회합 시간에 늦지 마라.
(훌렁 가버리는 소우켄)
카리스 : 후휴- 여전히 말하는 거 하며 빡세네. 저 놈.
아르카 : 하하...뭐, 내가 미숙한 건 확실하지만. 적어도 별로 나한테 기대하는 게 없다는 건 알겠어...
카리스 : ...기대를 하건 안 하건 소우켄은 저렇게 대할걸. 너만이 아니라 누구한테라도 마찬가지라고. 미래 얘기로 몽상이나 하고 있을 짬이 있으면 지금 이 시간에 조금이라도 정진해라. 뭐 이런 소리.
페리에 : 소우켄. 싫어. 맨날 틱틱대니까.
옌화 : 상당히 냉정한 분위기의 소유자네.
카리스 : 딱 당신 친구삼음 되지 않겠어?
아르카 : 카리스, 너 가끔 되게 심한 말 하는 거 알아?
옌화 : 당신들의 느슨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 사람처럼 사는 게 더 맞아 보이긴 하네.
아르카 : ...옌화는 언제나 비수로 후벼 파는 스타일이지?
메테오라 : 도련님. 슬슬 회의실로 이동하시는 편이...
카리스 : 응? 아-그렇군. 가보자 아르카.
아르카 : 응. 이 이상 로비에서 잡담하다 혼나면 그러니깐. 가자 페리에, 옌화.
[이세계 조정기구, 회의실]
카리스 : 으하하, 결국 서두르네 뭐네해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구만 우리.
관리관 : 이게 웃을 일인가요. 빨리 자리에나 가서 앉으세요. 시간엔 좀 더 여유를 두고 행동하라고 제가 늘 그랬죠?
카리스 : 으하하하, 미안 미안. 세상 돌아가는 얘기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서-
관리관 : 그걸 핑계라고 하시나요.
소우켄 : ......
관리관 : 아, 옌화 씨는 그쪽 의자에 앉으시면 돼요.
옌화 : 그래.
아르카 : 어? 옌화도 회의에 참석해?
관리관 : 그 부분에 대해선 어제 설명드린대로...아아, 아르카 씨께선 결석하셨죠.
아르카 : 우그우.
관리관 : 에--엇흠. 그럼 오늘 회의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큰 임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카리스 : 큰...?
관리관 : 네. 이계특구 ‘수정의 숲’에서 긴급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소환사 소우켄. 크로스 카즈라마루.
소우켄 : ......
관리관 : 소환사 카리스. 크로스 메테오라.
카리스 : 예입.
메테오라 : 여기 있습니다.
관리관 : 그리고 소환사 아르카, 크로스 페리에.
아르카 : 네!
페리에 : 응.
관리관 : 이상 6명은 저녁 1600시 무렵이 되면 의뢰자에게 사정을 청취하러 출동하십시오.
소우켄 : ...수정의 숲이란 걸 보니 영계 관련 사건이겠군. 그렇다면 한 명을 덜 부른 거 아닌가?
관리관 : 시더 씨는 오늘 중으로 세이발에 돌아올 예정인지라, 연락이 되는 즉시 합류하도록 전하겠습니다.
카리스 : 오- 누님 돌아오는 게 오늘이었나.
아르카 : 홍로도시 쪽에 계속 출장가 있었지. 믿음직한걸. ‘수정의 숲’은 영계와 관련된 토지니 전문가인 시더가 있으면 굉장한 도움이 될 거야.
카리스 : 뭐, 합류하기 전까진 우리들만 가지고 어떻게든 해야 된단 소리지만.
소우켄 : ......흥.
카리스 : 아 뭐 괜찮겠지. 우리한텐 유크로스 기대의 루키님이 계시니깐. 내 알기로 너 영계 말도 알아듣지? 난 그런 쪽은 완전 까막눈인데. 너만 믿는다?
아르카 : 하하하...
(카리스가 동료로 들어왔다)
(메테오라가 동료로 들어왔다)
(소우켄이 동료로 들어왔다)
(카즈라마루가 동료로 들어왔다)
◎카페&바. 집 앞(カフェ&バー·自宅前)
○집주인 언니(大家さん)
[카페&바, 집 앞]
집주인 : 어머나~ 아르카 아니니, 마침 잘 만났어!
아르카 : ...네?
집주인 : 미안해. 내가 진짜 급한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만 하거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잠깐이면 되니깐 가게 좀 부탁할 수 있을까?
페리에 : 자, 잠깐 중지! 페리에네도 지금 임무중! 여긴 그냥 물건 사러 왔을 뿐!
집주인 : 그렇게 오래 안 나가 있을게! 지금은 아르카 너밖에 믿을 사람이 없단 말이야~ 응? 집주인 언니의 부. 탁.
아르카 : ...어쩔 수 없네요. 나머진 맡겨주세요. 너무 늦진 마시고 제 때 돌아오셔야 돼요?
집주인 : 우후후, 알지 알아. 고마워?
[바]
아르카 : ...이렇게 됐어.
카리스 : 우리가 잠깐 눈 떼고 있는 단 몇 분 사이에 새로운 일거리를 들고 돌아왔구나-... 왜 넌 늘 주변 사람들 뒷처리를 사서 하고 다니냐. 아, 나는 평소처럼 커피로. 오늘은 좀 연하게 타주라.
소우켄 : 머리를 돌리기 전에 대답부터 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다. 행동 전에 숙고하는 버릇을 들여라. 난 차로 부탁하지. 차종은 위임한다.
아르카 : 그럼 평소대로 커피, 이쪽은 녹차구나. 찻잎은 블렌드한 거라도 되지?
소우켄 : 상관 없다. 이런 자리에서의 능력에 관해선 네놈을 전면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니.
카리스 : 그치 않냐? 니가 타 주는 커피는 세이발에서 최고로 맛있다구?
손님 : 교? 교교? 교교교~!? (아니? 마스터잖아! 돌아왔구나!!) 교~교교교, 교오♪ (마스터가 타 주는 커피 오랜만에 마시겠네!!)
아르카 : 교~, 교교...... (그냥 잠깐뿐이지만...)
손님 : 교옷? 교 교~! (그래? 그럼 아주 바께스로 마셔야지!)
옌화 : ......뭐라고 해야 되나. 이거. 이젠 기가 막힐 구멍이 없어서 기가 안 막히는데. 누가 나한테 상황 좀 설명해주면 안될까...
페리에 : 언니. 옛날에 여기서 ‘알바’ 했었어. 여러 세계 손님들이 많이 와서 사회 공부도 됐고, 커피 타는 게 맛있어서 가게 인기도 올랐어. 소환사가 되었을 때 알바도 관뒀지만, 지금도 돌아와달라는 사람들이 꽤 있어.
옌화 : ...파면 팔수록 기묘한 과거가 감자마냥 끌려나오는 사람이네...
손님 : 무이, 무무-무이! (마스터! 나 코코아 한 잔!)
아르카 : 네 네, 잠깐만 기다리시죠! 일단 먼저 오신 분부터 서빙하니까요! 옌화도 한 잔 할래?
옌화 : 어? 아니 난... 그럼 홍차 한 잔 될까?
아르카 : 오케이. 조금만 기다려. 진짜 완전 맛있게 끓여줄 테니깐!
옌화 : 하아......
카리스 : 푸하아-! 이거야 이거! 이거 한 잔이면 오늘도 하루죙일 일할 수 있지!
소우켄 : 흐음...... 역시 맛있군. 할 수만 있다면 이걸 집무실에서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만. ...네놈 혹시 유크로스에서 날 위해 차 타는 일을 시작해볼 생각은 없나?
아르카 : 없거든요! 농담을 뭐 그런 진지한 얼굴로 소화해!?
소우켄 : 흠. 차였나. 어쩔 수 없지. 단념하마.
카리스 : 농담...이었던 거 맞지?
손님 : 교~ 교교~! 교! (아직 한참 들어간다~! 한잔 더!)
손님 : 무이, 무이! (맛있어, 너무 맛있어!)
소년 : ......우왓. 뭐야 이 소란통은... 오늘이 무슨 축제날도 아니었을텐데.
아르카 : 어서 오세요 손님. 뭐 드시겠어요?
소년 : 어? 아, 아니...... 그럼 커피 한 잔 되나요?
아르카 : 물론이죠. 조금만 기다려. 바로 끓일테니깐. 어디...우리 가게 처음 와 본 거?
소년 : 아, 네. 아니 사실 이 동네도 처음이에요. 뭐랄까...참 신비한 느낌으로 북적대는 곳이네요.
아르카 : 아하하, 오늘은 특별한 거야. 평소엔 좀 더 조용한 곳인데.
소년 : 그럼 전 운이 좋았던 편이군요.
아르카 : 좀처럼 하기 힘든 체험 중이란 건 틀림없을 것 같네.
카리스 : 여-마스터- 나 커피 리필 좀 부탁해!
손님 : 무이무이! (이쪽도 리필요!)
아르카 : 아 다들 좀 천천히! 나 지금 혼자 일하는 거거든요!
옌화 : ......어머, 이거...... 깜짝 놀랐네. 진짜 맛있잖아. 홍차 맛 따윈 살면서 한 번도 신경 써 본 적도 없었는데. 이거라면 매일매일 마시고 싶다는 사람들 마음도 알 것 같아. ...하지만 참 신기하네. 이렇게 다채로운 손님들이 오는 걸 보니 우리들과 전혀 미각 기준이 다른 종족 손님들도 있을 법한데...
페리에 : 그 부분은 손님에 따라서 차를 다르게 타. 기계 손님이 오셨을 때는 오일 같은 거로 끓여. 그러니까 이 가게가 대인기였어.
옌화 : 아니 기름!? 자기가 맛이 어떤지도 모르는 것까지 맛있게 끓일 수 있단 말이야? 눈앞의 손님 하나 기쁘게 하겠다고 그 정도까지 해낼 수 있다니... 주인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았어. 당신은 여기 마스터가 천직인 거야.
아르카 : 아하하, 그런 소리 자주 들어. 자아, 오래 기다렸지! 뜨거울 때 마셔.
소년 : 홀짝...... 정말이네. 맛있어......
아르카 : 그치?
소년 : 응. 이거라면 매일 마시러 올 것 같아. 이 가게 단골로 와도 되나요?
아르카 : 어? 아-...뭐라 말하기가 좀 힘든데, 난 임시직이라서 이런 블렌드로 매일 나오는 건 아니야.
소년 : 아...그런가요. 참 아쉽네요.
페리에 : 평소엔 여기 가겐 주인이 마스터 하고 있어. 주인이 끓이는 커피 맛있긴 한데, 맛이 엄청 잡스럽고 사람을 가려.
카리스 : 아-그거 말이지... 난 못 마시겠더라. 커피가 뭐 그렇게 셔. 혀가 오그라들겠다-
소우켄 : 같은 의견이로군...그 커피는 지옥의 맛을 체현했다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지.
아르카 : 나는 그거 맛 꽤나 괜찮던데...
소년 : 흐음...재미있는 가게로군요. 여긴. 응. 단골이 될지 안될지는 몰라도 나중에 다시 들를게요.
아르카 : 아하하, 그래준다면 당번인 나로선 아주 좋지.
옌화 : ......일단 확인은 하겠는데, 당신 본직이 뭔지 잊지는 않았지?
아르카 : 어? 아, 무 물론이지!
손님 : 게레레! 게레! (정말 파괴적인 맛이야! 한잔 더!)
손님 : 무이무이, 무이! (마셔도 마셔도 질리지를 않는다니까!)
집주인 : 다녀왔어...어머나아~ 우리 가게 터지겠네.
아르카 : 다녀오셨어요!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집주인 : 카운터에 잠시 섰을 뿐인데 손님이 이렇게 많이 오고 가니... 아앙, 역시 아까워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우리 가게로 컴백 안 할래?
아르카 : 그런 말씀 하지 마시라니깐요. 저 그럴 생각 없거든요. 절 필요로 해주신다는 거 자체는 아주 기쁘긴 하지만 그래도 전 소환사에요. 그만둘 생각은 없어요.
집주인 : 나도 알아. 그냥 좀 곤란하게 해보고 싶어서 그랬지.
옌화 : 아르카, 일 끝났으면 빨리 출발할 준비 해.
카리스 : 응. 아직 좀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움직이기엔 괜찮은 시간 아냐-?
아르카 : 아, 응. 알겠어.
집주인 : 그럼 기다리는 동안에 여러분께 제 커피도 대접해 볼까요. 엄~청나게 진한 녀석으로 한 잔 내줄게?
카리스 : 아, 아니! 난 이제 목이 하나도 안 말라서리!
소우켄 : 밖에 나가있을까. 차대는 여기다 두고 가지.
카리스 : 아, 소우켄 임마! 혼자 튀지 마!!
옌화 : ...이렇게 끔찍한 평판을 듣는 걸 보니 오히려 흥미가 생기긴 하네...
[카페&바, 집 앞]
아르카 : 오래 기다렸지! ...근데 왜 그래?
옌화 : 묻지, 마... 호기심에 꺾였던 자신을, 탓하고 있는 와중이니까...
페리에 : 울지 마. 옌화...
◎터미널 스트리트(ターミナルストリート)
○주부 쿠니에(主婦·クニエ)
쿠니에 : 으~음...일났는걸...
아르카 : 어? 왜 그러세요? 또 무슨 트러블이라도?
쿠니에 : 어머. 소환사 씨네. 저번엔 고마웠어. 덕분에 살았지. 그게 있지. 오늘 저녁반찬을 뭘로 할까 어젯밤부터 되게 열심히 생각해놨는데 그 고생을 해가며 결정한 메뉴가 지금와서 전혀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아르카 : ......아, 네.
쿠니에 : 일났어...정말 큰일이야...
◎소환사 대로(召喚師通り)
○탐험가? 원더(探検家?·ワンダ)
원더 : 아니......!?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지? 생각이 안 나...뭔가 아주 중요한 걸 쫓아 이 도시까지 온 것 같긴 한데. 으악 안되겠어!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잖아!
◎이세계 조정기구 본부(異世界調停機構·本部)
○페리에(ペリエ)
[이세계 조정기구, 로비]
아르카 : 으~음...역시 이대로는 좀 안되려나.
페리에 : 아무래도 좋아. 그게 부러진다 해도 페리에가 언니를 지킬거야.
옌화 : 왜 갑자기 끙끙거리는 거야?
아르카 : 아니. 그렇게 대단할 건 없는데. 어제부터 장비 상태가 좀 삐걱거려서. 이거 봐. 손잡이 부분이 흔들흔들거리지.
옌화 : 어?
카리스 : 우와, 이건 대박이다. 전에 정비 받은 게 언제였어 대체?
아르카 : 음~ 내 기억이 맞다면...한 반 년쯤 전이던가?
카리스 : 야 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 장비에 너무 무신경한 거 아니냐?
아르카 : 아하하, 조정소환사 일이란 게 전투가 주된 임무는 아니니까. 다른 일에 쫓기다 보면 아무래도 뒤로 미루게 되더라구. 다음에 짬이 좀 생기면 아저씨네 가서 의뢰를 해봐야지.
옌화 : ......잠깐 스탑.
아르카 : 에? 왜, 왜 그래?
옌화 : 그 무기 내놔.
아르카 : 아, 아니 잠깐만. 일단 내 멋대로 빌려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 우왁
(휙)
옌화 : ......기가 막혀.
아르카 : 어? 뭐가?
옌화 : 어제 그 마정, 처음에 놓쳤을 때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당신의 검격은 결코 허술하지 않아. 그런데 어떻게 상대에게 여력이 남아있었을까 하고. 이건 삐걱거리는 정도가 아니야. 아무리 봐도 폐기처분 직전이잖아!
아르카 : 에엑!? 그렇게 딱 잘라서 폐기처분?!
옌화 : 일에 쓰는 도구잖아. 이 정도는 좀 더 신경을 기울여. 전투가 주된 임무가 아니라 해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 거 아냐. 여차할 때 난처해지는 건 당신과 당신 주변에 있는 전부일 테니까.
아르카 : 죄, 죄송합니다.
아르카 : (완전 정론이라서 반박할 여지가 없다...)
카리스 : 그런 거라면 ‘수정의 숲’ 가기 전에 단야사 거리라도 들렀다 갈까?
옌화 : ‘단야사 거리’?
카리스 : 이세계와 직접 관계된 곳은 아니지만, 실력 좋은 ‘단야사’들이 모여 사는 구획이 있거든. 우리들 소환사랑 경찰기사 녀석들 등 다 기본적으로 거기서 장비 조정을 받고 있어.
옌화 : 그런 데가...
아르카 : 그럼 좀 돌아가게 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좋으려나.
카리스 : 좋지.
옌화 : 이론은 없어.
소우켄 : ......
아르카 : (소우켄은...아무 말 없이 있다는 얘긴 적어도 반대는 아니란 거겠지?)
아르카 : 그럼 그런 걸로.
◎경찰기사단 세이발 분대(警察騎士団·セイヴァール分隊)
○아벨트(アベルト)
[경찰기사단 세이발 분대]
아벨트 : 후으아아아아암...허으...... 왜 야근이란 건 제발 오지 말라고 할 때 떼를 지어 몰려오는 걸까... 이러다 내가 제 명에 못 살지... 아아 염병, 짱 졸려...
아르카 : 졸려 보인다, 아벨트.
아벨트 : 그래. 지금이라면 제아무리 크고 험한 폭풍 속에서라도 숙면을 취할 자신이 있어. 뭐, 그건 그거고. 뭔 일이냐? 또 무슨 사건이라도 터졌냐?
아르카 : 뭐, 대충. 하지만 아벨트한테 부탁할 종류의 사건은 아냐. 그리고 안 그래도 어제 이것저것 떠맡겼는데 뭘.
아벨트 : 바보냐. 내가 전에도 말했지. 나한테 사양할 거 전혀 없다고. 넌 언제든 내키는 대로 나한테 부탁이나 하면 돼.
아르카 : ...알겠어. 사양 안 할게. 다음에 아벨트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을 때는 마구마구 불러댈 테니깐 그리 알아. 그럼 그 땐 잘 부탁해, 아벨트!
아벨트 : 오냐. 맡겨다오.
(아벨트가 동료로 들어왔다)
◎번화가·세이발 어베뉴(繁華街·セイヴァールアベニュー)
○고민하는 남자 카에로(悩める男·カエロ)
카에로 : 오질 않네...오질 않아...아직도 안 와... 아직도 안 와... 전혀 오질 않아... 올 것 같지도 않고......으!! 데이트가 오늘인데...! 약속장소도 여기 맞는데......!!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냐구우...!? 설마 잊어버린 건가......!? 약속했단 사실 자체를 깔끔 쌈박하게 잊어먹은 건가!?
○???
[번화가, 세이발 어베뉴]
여자애 : 아저씨~ 이 케이크 세 개 주세요!
상인 : 예 예. 세 개란 말이죠. 엄마 심부름 왔니?
여자애 : 응!
상인 : 기특하기도 하지. 좋아. 이건 비밀이다. 덤으로 더 주마.
여자애 : 와아, 아저씨 고마워요!
상인 : 하하하, 뭐 이런 거 가지고.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아르카)
아르카 : .........
옌화 : ......? 왜 그래? 갑자기 굳어서는.
여자애 : ......어머? 언니잖아.
아르카 : ......!
옌화 : 아는 사람이야? 귀여운 여자앤데...
여자애 : 오랜만야. 잘 지냈어?
아르카 : 저, 저기 있잖아...
여자애 : ...앗, 아-무 소리 말고. 저리로 가자. 저리로. 그럼 안녕, 아저씨! 덤 줘서 고마워요!
상인 : 오냐, 아주 단골로다가 삼아다오!
옌화 : 어? ...자, 잠깐 뭐야?
(인적 드문 곳으로 이동하는 일행)
여자애 : 흥~ 흥흥~ 흥~♪
아르카 : 있지, 시더...슬슬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도 좋지 않을까?
여자애 : 웅? 으음-... 그런가. 슬슬 괜찮을까.
아르카 : 오늘 돌아온다는 얘긴 들었지만 되게 빨리도 도착했네?
프로테 : 승합마차 상태가 어쩌다가 좀 좋아서 그랬지. 여전히 쓸데없이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구나.
아르카 : 아하하, 뭐 그런 인사가 다 있니- 우선...그래, 시더도 프로테도, 잘 왔어.
시더 : 오냐. 오랜만이로구나 아르카.
아르카 :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아까 그건 대체 뭐야?
시더 : 뭐냐니 보면 알 거 아니냐. 세상에는 꽤나 애들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니 말이다. 이런 거 사러 갈 때는 그런 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가는 게 득이지.
아르카 : ...보기만 해도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는데.
시더 : 뭐냐 뭐. 기합이 부족한 놈이로구나. 애초에 여자는 평생 연기를 해가며 사는 생물이란 말이다. 너도 조금쯤은 자신의 무기란 걸 살려서...
아르카 : 아니아니아니, 시더의 흉내는 절대 무리야 난!?
시더 : 그런 소리나 하고 앉았으니 넌 아직 멀었다는 거지. 뭐 그건 됐다 치고...너 뭔가 잊은 거 없나?
아르카 : 어?
시더 : 저기 뻘쭘하니 서있는 여자를 아직 소개해 주지 않았는데 말이다.
옌화 : ...어? 아?
아르카 : 아아, 미안해!
(설명해주는 아르카)
아르카 : ...이렇게 된 거야.
옌화 : 이 소녀가... 조정소환사......?
아르카 : 그래. 오늘 아침 회의시간에 얘기했었지? 임무 때문에 세이발을 떠나 있었던 마지막 한 명. 참고로 나나 카리스보다 훨씬 더 연사...아야야!!
시더 : 여자 나이를 화제로 그렇게 간단히 올리지 마라.
아르카 : 별 수 없잖아!? 시더 같은 경우 여러가지로 특수한 경우니까!
시더 : 그 부분은 그냥 보시다시피 미소녀랍니다♪ 라고 소개하면.
아르카 : 다 아는 사이끼리 그런 연기 제발 그만!
시더 : 칫, 재미없는 것 같으니.
아르카 : 그리고 저기 있는 악마가 시더의 크로스야.
프로테 : ...프로테야.
옌화 : 악마......? 악마가 크로스라고?
아르카 : 뭐, 놀라는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악마에도 종류가 여럿 있고, 그 중에는 인간이랑 린바움에 대해 적의가 없는 자들도 있어. 그러니 이들도 평범하게 사귈 수 있는 소중한 이웃사촌들이야.
옌화 : 알 듯...모를 듯 한게...
아르카 : 그래서 말인데, 얘기 좀 돌릴게. 시더, 혹시 지금 할 일 없으면 같이 안 갈래?
시더 : 응? 패싸움이라도 하나?
아르카 : 아까 말했잖아, 임무라고. ‘수정의 숲’에 가야만 하거든.
프로테 : 으!?
아르카 : 카리스랑 소우켄도 있긴 하지만 영계 서프레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건 시더 너고. 의뢰주와 얘길 해보기 위해서도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데.
시더 : ...으~음. 뭐, 나야 상관 없다마는...
프로테 : ...수정의, 숲...
시더 : 뭉뚱그려 서프레스 출신의 촌락이라고 해도, 바꿔 말하면 거긴 즉 천사가 모이는 장소지. 악마인 얠 데리고 가는 건 좀 그래서...
아르카 : 그것도 그런가...
프로테 : 벼...별로 날 신경 쓸 건 없다구? 천사 좀 몰려 있다 해도 나한테 있어선 티끌만도 못한걸. 단체로 덤벼든다 싶으면 세트로 꼬치를 만들어 버리면 되지.
시더 : 너 또 강한 척 한다...
프로테 : 누, 누가 강한 척 한다고 그래! 진짜로, 진짜로 괜찮다니까 그래!
시더 : ...하아. 프로테는 이렇다는데... 어쩔래? 우릴 데려갈래?
아르카 : 응, 데려갈래.
프로테 : 다, 당연하지. 내, 내가 같이 가는 이상 타이타닉이나 마찬가지니 안심해.
카리스 : 아니, 침몰하잖아 그 배는.
시더 : ...아르카, 너 진심이냐?
아르카 : 그치만 봐. 당사자가 저렇게 말하잖아.
프로테 : 야, 뭐 꾸물거리고들 있어. 후딱 가자!
아르카 : 저렇게 작정했는데 못본 척 하는 것도 좀 그래서.
페리에 : 응. 화려하게 자폭해도 뼈는 주워주마 이건가?
시더 : 하아......하여간 넌 여전히 프로테한테 허들이 낮구나. 좋다. 그렇게 말하니 따라가야지 않겠나.
(시더가 동료로 들어왔다)
(프로테가 동료로 들어왔다)
◎단야사 거리
○아르카(アルカ)
[단야사 공방, 쿠로가네당]
옌화 : 여기가 아까 말한 당신들이 곧잘 이용한다는 단야사 가게?
카리스 : 그래. 진짜 실력이 끝내준다고, 여기 아저씨.
아르카 : 실례합니다아-
아저씨 : 예입... 뭐야, 너희였나.
아르카 : 아저씨, 몸이 좀 안 좋아 보이시네요?
아저씨 : 그래. 최근들어 왜 그렇게 허리가 아픈지. 아직 한창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도 무리하면 바로 신호가 오는 몸이 되어버렸구만.
카리스 : ...한창 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단 사실부터 놀랄 노자인뎁쇼.
소우켄 : 무리는 하지 말아다오. 당신의 솜씨가 우리 생명선이니.
아저씨 : 오냐. 걱정하게 만들어 괜히 미안한걸.
[단야사 거리]
단야사 :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약속이 있었단 얘길 왜인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라...!
카리스 : 응? 뭐래, 싸움 났나?
아르카 : 그래 보이네. 하지만 바로 끝날 것 같은데? 싸움으로 안 번진다면야 그게 제일이지.
카리스 : 좀 이상한데...오늘 아침부터 저런 장면이 계속 눈에 밟히지 않냐? 물론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마는.
소우켄 : 글쎄, 완전히 헛다리 짚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군. 본부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만 해도 마을 사람 몇몇이 묘하게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왜 자기가 여기 있는지를 잊어버린 것 같은, 아니면 분실물을 찾고 있는 듯한 그런 얼굴로 말이지.
아르카 : 그러고 보니 확실히.
소우켄 : 어쩌면 뭔가 관련성이 있을지도 몰라. 물론 진상이 어떻든 간에 임무중인 우리와는 관계 없는 일이다만. 괜히 시간낭비만 했군. 의뢰인에게 어서 가 보지.
카리스 : 뭐, 소우켄이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지.
옌화 : 더할 나위 없는 정론이네. 서두르자.
아르카 : 응. 그래야지...
아르카 : (건망증인 사람이 갑자기 늘었단 말이지... 좀 신경 쓰이는데...)
(이 뒤로 단야공방이 개방됩니다. 무기와 향명석을 강화/합성할 수 있습니다)
◎로레이랄 특구 알트릭스(ロレイラル特区·アルトリクス)
○차장계 라이저(車掌係·ライザー)
라이저 : 훠훵! 훠훠... (수고하십니다들! 아아, 오늘은 비번이라서요) 훠훵...(세정이라던가 파츠 신조등 이것저것 밀린 거 하면서...) 훳훳훠! (오랜만에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답니다♪)
○정비계 스마이러스(整備係·スマイラス)
스마이러스 : 예 예-세정 기다리시는 친군 이쪽, 오일 교환은 이쪽이야- 오오! 그거 프리미엄 오일 티켓 아냐!? 마침 오늘 딱 로레이랄에서 끝내주는 퀄리티의 오일이 들어왔는데, 재수가 좋은걸 당신!
◎실탄 특구 풍뢰향(シルターン特区·風雷鄕)
○물요괴 나가레(水妖·ナガレ)
나가레 : 캇--!! (오늘도 힘이 넘친다--!!) 파아아아아앗! (오이가 왜 이리 맛있다냐--!!)
가마조 : 게로게로- (불끈 달아 올랐구나- 나가레 너)
나가레 : 캇파아......! (달아 올랐지! 너무 달아올랐어...!) 캇파파!! (이 넘치는 기운을 쏟아부을 데가 필요해!!)
가마조 : 게로게로 (그럼 거기 가 봐. 유크로스의 거기 있잖아)
나가레 : 카파!? 캇파아~! (소환맹우 말야!? 너 완전 머리좋다~!)
◎메이톨파 특구 벨디아 마을(メイトルパ特区·ヴェルディアの町)
○갈플족 바울(ガルフル族·バウル)
바울 : 왈할할하! 여기 농장 채소는 진짜 끝내주지! 세이발 전체에 출하하는 거니까, 너도 매일 먹고 있지 않으려나? 난 이 동네 채소의 포로가 되어버렸어. 지금은 완전히 채식주의자가 되었단 말씀이지. 왈할하! 아작 깨물었을 때의 그 식감, 넘쳐나는 과즙! 입안 가득히 퍼져나가는 농후한 풍미...최고야 최고!
◎서프레스 특구 수정의 숲(サプレス特区·水晶の森) ← 이벤트!!
○윌오브로스(ウィルオーブロス)
윌오브로스 : ‘마네마네 스승’ 에 대해 혹시 알아? 알아? 흉내내기를 제일 잘 하는 유령에게 내려지는 칭호야! 엄청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칭호라구? 라구? 초대 마네마네 스승은 말이지... 그 유명한 전설의 용사 ‘세이버’를 제자로 뒀을 정도라니깐! 라니깐! 진짜 존경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어! 없어-! 나도 언젠가는...! 나도! 이 몸도!
○아르카(アルカ)
[서프레스 특구, 수정의 숲]
아르카 : 자아, 도착했다-
카리스 : 으~으응...언제 와도 분위기 참 거시기하네. 여긴... 이렇게 볕이 좋은데 등줄기에 소름이 돋아 아주.
메테오라 : 기계인 저는 전혀 못 느끼겠지만 말입니다.
프로테 : 으으으......
아르카 : ...프로테, 괜찮아?
프로테 : 거, 걱정 안 해도 당근 괜찮, 지...
시더 : 착 봐도 무리하고 있는 게 선한데. 왜 그렇게 버티려고 들어?
프로테 : 그, 그건...
아르카 : 응? 왠데?
프로테 : 나, 난 평소랑 같아, 누가 버틴다고...
천사 : 아니, 손님?
프로테 : 히익!?
천사 : 별 일이 다 있군. 우리 숲에 인간이 다 오고... 이 숲은 보통 인간이 오기엔 좀 위험한 곳이라고. 빨리 나가는 편이 좋을 거야. 육체가 사라지는 걸 바라지 않는다면.
아르카 : 충고 고마워. 일 끝나면 바로 돌아갈게.
천사 : ...응. 그게 바람직하지.
옌화 : 육체가 사라진다니...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은 광경이네...
아르카 : 오래 있어봐야 좋을 거 없다는 것만은 사실이야. 빨리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프로테 : ......이제야 갔네.
시더 : 야. 진짜 너. 그렇게 무서우면 그냥 밖에서 기다리래도.
프로테 : 누, 누가 무서워했다고 그런 거야. 불필요한 충돌을 피했을 뿐이지.
시더 : 뭐, 니가 굳이 그렇다면 상관 없긴 한데.
카리스 : 근데 말야, 정작 중요한 의뢰주란 친구는 어디 있대? 설마 숲 속을 찾아다녀라 이런 건 아니겠지.
??? : 그럼 안되지요-
아르카 : 에엥!?
아르카? : 에엥!?
카리스 : 우왓!?
소우켄 : ......
아르카 : 내...내가, 또 한 명...
아르카? : 내...내가, 또 한 명...?
아르카 : ...저기, 누구신가요?
아르카? : ...저기, 누구신가요?
카리스 : 뭐여 이거...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소우켄 : 하아...... 우린 그대 유희에 어울려 주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니다. 계속 장난질 쳐대지 말고 본제에 들어가시지. 마네마네 천사.
카리스 : ...마네마네......
아르카 : 천사......?
마네마네천사 :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건 저희 인사랑 비슷한 거라서.
아르카 : 뭐에요, 무슨 인사를...
마네마네천사 : 컷흠. 그럼 정식으로 소개를 드리지요. 저는 제 72대 마네마네 스승. 마네마네 스승이란 흉내내기에 있어 최고의 경지에 달한 유령에게 주어지는 칭호. 하지만 전 보시다시피 천사의 몸. 그렇기에 使가 아닌 師를 써서 마네마네 천사(天師)라 일컫고 있답니다.
카리스 : 허, 허어...?
소우켄 : 사소한 부분은 그냥 넘겨 버려라. 본제와는 관계 없으니. 슬쩍 보면 그냥 얼빠진 천사같다만 이래보여도 ‘수정의 숲’ 요인 중 하나다.
카리스 : 이 짜가 아르카가? 정말로?
소우켄 : 이번에 우리들을 호출한 것도 아마 이 천사겠지.
마네마네천사 : 바로 보셨습니다. 그럼 본제로 들어가도록 하지요. 우선 지금부터 드릴 이야기는 ‘수정의 숲’의 중요 사항이라 할 수 있으니 외부에 발설하는 것은 자제하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르카 : 그건 약속드릴게요.
마네마네천사 : 감사드립니다. ...실은 얼마 전에 우리 숲에 도적이 들어왔는데.
소우켄 : 적도가? 수정의 숲에 말인가?
카리스 : 훔칠 만한 건 천지를 둘러봐도 없을 것 같은데 여기.
마네마네천사 : 그게...하나 아주 소중한 물건을 도둑맞았습니다. 우리 숲 깊숙한 곳에 엄중히 보관중이던 천사의 보물, ‘추억의 지팡이’.
옌화 : 추억......?
카리스 : 과연. 무슨 얘긴지 이제 알겠다. 숲에서 도둑맞은 그 뭐냐...하여간 지팡이를 우리들이 되찾아 줬으면 한다 이거군.
소우켄 : 그게 위험한 물건이라던가 그런 특이사항은 없나?
마네마네천사 : ‘추억의 지팡이’란 과거 어떤 천사가 자신의 건망증을 낫게 하려고 만든 물건입니다. 마력을 주입시키면 잊어먹었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지요. 효능은 그냥 그것뿐이니 마법 아이템 치고는 얌전한 부류에 속합니다.
페리에 : 기억을...되살릴 수 있어...
카리스 : 편리해 보이는데. ...아니. 그냥 우리집도 하나 장만하고 싶네. 그거만 있으면 서류 제출 까먹어서 관리관한테 깨지는 일도 줄테고.
아르카 : 그 정도는 자력으로 어떻게 좀 해봐. 화상아...
마네마네천사 : 조정소환사인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부디 회수를 의뢰해도 되겠습니까?
소우켄 : 즉 자기네 숲 경비가 허술했던 것을 우리더러 뒤처리 해달라 이건가.
아르카 : 여전히 소우켄은 말 하는 게 아주 전투적이야...
소우켄 : ...상황이 예상 이상으로 성가시게 되었군. 단서가 너무나도 적어.
시더 : 그건 뭐 그렇다 치고. 편리한 건 인정한다만 그냥 그걸로 땡이로군. 그 지팡이. ‘수정의 숲’에서 도둑질을 한 걸 보니 상당한 실력의 도둑이 한 짓일텐데, 그런 짓을 하면서까지 노린 물건이 고작 그거라니, 수지타산이 안 맞지 않나?
카리스 : 그런 걸 우리가 여기서 궁리해본들 답이 나오겠냐? 범인을 붙잡은 다음에 캐내면 될 일이지.
시더 : 그야 뭐. 그 말이 정답이긴 하다만...
카리스 : 보쇼 천사 양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장기전은 각오하라고.
마네마네천사 : ...전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저흰 여러분밖에 믿을 사람이 없으니까요.
아르카 : ...... 후...... 후후후후......
옌화 : 왜, 왜 그래? 갑자기 왜 웃고 그런대.
카리스 : ...아-또 아르카 버릇 나온다.
옌화 : 버릇?
카리스 : 이 녀석 말이지, 너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던가, 누가 기대한다고 하거나. 그런 말에 되게 약하단 말이야.
아르카 : 네! 아~무런 걱정 하실 거 없습니다! 전부 저희한테 맡겨 버리세요! 이계 분들이 안고 있는 문제거릴 해결하는 것! 그것을 위해 우리 조정소환사가 있는 거니까요!
페리에 : 그래. 언니라면 아무 문제 없어!
카리스 : 게다가 저 녀석이 분위기 타면 바로 옆에서 페리 꼬맹이가 부채질을 하거든. 평소엔 안 그러는데 이런 때만 되면 괜히 확확 타올라.
옌화 :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아르카란 여자가 어떤 인간인지 새삼 알게 된 것 같아.
소우켄 : 그 이해가 아마 대충 들어맞을 거다. 그만큼 알기 쉬운 여자란 거지. 저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다.
옌화 : 그래. 아주 잘 알겠어.
아르카 : 자 가자 다들! 우리들밖에 할 수 없는 우리들만의 일이야!
카리스 : 예 예. 가야죠 지금.
페리에 : 해낸다, 오-
(숲을 나서는 일행)
아르카 : 그럼 우선은 정보수집부터 해야하나. 각자 나뉘어서 ‘추억의 지팡이’에 대한 정보를 모아보자. 시간 되면 본부에서 합류해서 각자 정보를 교환하는 걸로.
소우켄 : ...좋다.
카리스 : 나도 이론 없어.
아르카 : 응. 그럼 해산!
◎카페&바. 집 앞(カフェ&バー·自宅前)
○집주인 언니(大家さん)
[카페&바, 집 앞]
페리에 : 으음? 잊어먹은 거?
아르카 : 아니. 가려는 데는 우리 집이 아니고. 옆에 있는 언니네 카페 쪽. 전에 들은 적 있는데 언니가 또 엄청 발이 넓은 상인이라 하니깐.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바]
아르카 : 안녕하세요-
집주인 : 어머나? 별 일이 다 있네, 이런 시간에. 커피라도 한 잔 하러 왔니?
아르카 : 그런 건 아닌데요...손님이 참 없네요.
집주인 : 그러게... 그래서 좀 심심해. 아까 전까지만 해도 전설의 마스터가 복귀했다 들은 손님들이 막 밀려들어왔는데, 당사자가 없다는 얘길 듣더니 다들 완전 실망한 얼굴로 돌아가 버렸어. 하여간. 갈 때 가더라도 하다못해 내가 끓인 커피 한 잔이라도 하고들 가지.
아르카 : 아하하, 그거 참. 제가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집주인 : 응~?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가게로 돌아오지 않을래? 월급을 확 올려줄게?
아르카 : 그, 그건...
페리에 : 얘기, 엇나갔어.
아르카 : 그래 그래, 그랬지 참! 그게 말이죠. 오늘 여기 온 건 언니한테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에요.
집주인 : 흐응? 그것도 또 별 일이네. 대체 뭔데 그러니?
아르카 : 언니 상당히 발이 넓은 상인이라 했죠? 그렇담 서프레스의 마법 아이템에 대해서도 잘 알겠네요?
집주인 : 우후후, 그렇지. 유명한 것들은 대충 다 알고 있을 텐데.
아르카 : 그럼 ‘추억의 지팡이’란 거 말인데요.
집주인 : 추억의...아아, 생각났어. 마력을 주입해서 잊어먹은 기억을 되찾는다는 물건 맞지?
아르카 : 맞아요 그거에요! 과연 언니세요!
집주인 : 우후후, 더욱 칭찬하려무나. 근데 갑자기 왜 그런 걸 다 묻니?
아르카 : 그게요, 자세한 얘긴 하기 힘들지만 지금 그 지팡이에 대해 조사중이거든요. 뭔가 정보 좀 없을까요?
집주인 : 갑자기 정보라고 해도 있지... 보자... 아까 말한 거랑 정반대로 써먹을 수도 있다... 이정도려나.
페리에 : 정반대?
집주인 : 지팡이의 올바른 사용법은 마력을 기억으로 바꾸는 것인데, 그 반대로...누군가의 기억을 흡수해서 마력으로 바꿔버리는 거지.
아르카 : 기억을...네?
페리에 : 마력을 사용해 기억을 되찾는다. 기억을 사용해 마력을 되찾는다. ...오오- 과연. 정반대구나. 납득.
아르카 : 아니, 하지만 그건... 그렇단 얘긴 설마...
관리인 : 어머? 지금 대답이 어딘가 도움이 되었나봐?
아르카 : 네! 정말 고마워요!
아르카 : (추억의 지팡이에 그런 쓰임새도 있다면... 지금 동네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소란은 다 지팡이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저지른 짓일지도 몰라!)
[집 앞]
아르카 : ---이상으로 볼 때 건망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난 것과 지팡이의 행방엔 관계가 있어 보여.
옌화 : 말 되네... 그건 중요한 단서야. 그렇단 얘긴 이 부근 조사는 헛다리 짚은 건가. 지팡이 피해자도 여기선 안 나왔으니. ...그러고 보니 신경 쓰이던 게 있었어.
아르카 : 응? 뭔데?
옌화 : 서프레스 출신자는 자력으로는 이 세계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그렇게 얘기했었지. 달빛의 마력을 머금은 수정의 숲에 천사와 마정밖에 살지 않는다면 나머지 존재, 악마는 대체 어떻게 이 세계에 머무르지?
아르카 : 아, 그렇구나. 설명을 안 했었네. 수정의 숲 말고도 이 세계에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은 여럿 있어. 이를테면 소환사와 서약해서 크로스가 되는 거. 프로테 같은 경우가 이거지. 크로스가 되어버리면 마력은 소환사에게서 받으면 되니까.
옌화 : 흐음...하지만 그게 가능한 악마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데.
아르카 : 그렇지. 그래서 그 외에도 여러 수단이 있고. 옌화도 알다시피 우리 집주인 언니는 호수 옆에 집을 짓고 실제 달과 호수에 비치는 달그림자 양쪽에서 마력을 얻으며 현계한대. 그리고 마지막으로...이 세계의 인간이나 물체에 들러붙는 수단도 있나. 하지만 이건 씌인 인간이 쇠약해지고 마니 위험도가 커. 그러니 유크로스에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에 빙의해서 체재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
옌화 : 과연......
아르카 : 이들 방법의 공통점은 자신의 체제방법을 자력으로 어떻게든 해야 된다는 거야. 천사처럼 ‘수정의 숲’같이 다 같이 쓸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으니까 자기 일은 자기가 스스로 해결할 만큼의 실력이 없으면 악마는 린바움에 있을 수 없는 거지.
옌화 :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악마는 린바움에 오고 싶어하는 거야?
아르카 : 그 부분은 개인차가 있지 않을까. 연애니 장사니 사정이야 여럿 있지.
옌화 : ...세계 침략, 같은 건?
아르카 :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런 얘긴 들어본 적도 없다 난. ‘광계전쟁’보다 더 전 시대엔 그런 적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옌화 : 그건 지금으로부터 몇 백년도 더 전의...완전 전설따라 삼천리 레벨 시대잖아.
아르카 : 당시엔 ‘마왕’이라 불릴 정도의 대악마가 연이어서 이쪽 세계를 노린 적도 있었다만, ‘서약자’랑 ‘초율자’라는 태고의 용사들이 그들을 모두 격퇴했대. 그래서 린바움은 지금도 여기 이렇게 존재하는 거지. 그 사람들한테 감사해야겠다. 그치.
옌화 : 그러니까 지금 우리 세계는 악마의 침략을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아르카 : 그렇지. 그런 것보다는 어떻게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
옌화 : 알 듯 모를 듯한 발상이네...
아르카 :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 버리네)
◎뒷골목(裏通り)
○소악마 쁘띠데빌(小惡魔·プチデビル)
쁘띠데빌 : 비비! (야 들었냐? 그 놈 요즘 아주 장난 아니라던데)
타케시 : 게레게레에~ (그러더라- 어쩐지 완전 세져가지곤)
쁘띠데빌 : 빗, 데비비! (아이구 부러워라~! 나도 좀 그래봤으면-!)
타케시 : 게렛! 게레게레! (그래! 우리도 가서 부하 삼아달랠까!?)
◎카페&바. 집 앞(カフェ&バー·自宅前)
○집주인 언니의 가게(大家さんの店)
집주인 : 하아...어쩜 좋담?
아르카 : 왜 그러세요, 언니? 한숨을 푹푹 다 쉬고.
집주인 : 가게 메뉴에 슬슬 신작을 추가하고 싶은데... 괜찮은 조리법이 좀처럼 떠오르질 않아서 곤란하던 차였어~
아르카 : 그거...확실히 고민이 되겠네요. 요리법이라... 아, 그러고 보니! 이런 거라도 쓸 수 있다면 제가 가진 게 있는데요?
집주인 : 그, 그건......!? 과거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는 전설의 미식잡지 [뮤란스의 별] 감수... [필살! 3성 여관의 극상 식사] 종이쪼가리 아냐~?!
아르카 : 그, 그랬어요!?
집주인 : 부탁이야 아르카 얘!! 제발 그거 나 주라!!
아르카 : 주, 주는 거야 괜찮은데...
집주인 : 고마워어어~~♪ 이것만 있으면, 으히히히...
아르카 : 저기 언니...왠지 악당같은 얼굴인데요?
집주인 : 아...어머나 이런!? 나도 참 주책맞게. 우후후후후♪ 그럼 바로 시험해 봐야겠네. 그렇지. 온 김에 시식도 하고 가. 조리법을 양도해준 감사의 표시야.
아르카 : 그런 거라면 사양 않죠♪
페리에 : 밥이다♪ 밥이다♪
집주인 : 좀~~만 기다려~ 근데 있지, 부디...요리하는 중에 주방을 엿보거나 하면 안. 돼?
아르카 : (그러고 보면 알바 하던 시절부터 계~속 궁금했던 거였는데... 주인 언니, 요리 실력은 대단한데 만드는 모습은 절대 안 보여준단 말이지. 집중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말은 했지만. 그래 이건 절호의 기회. 슬~쩍 엿봐야지...)
(그리고 주방에선...)
집주인 : 우후후후...일단 요리법을 집어넣고, 그 다음엔 다이얼만 돌려놓으면...
게롯파 : ...게롯파!
(땡~♬)
아르카 : 엑......!?
집주인 : 우후후후......봤~~구~~나~~?
(잠시 뒤...)
집주인 : 그래서 맛은 좀 어때~?
페리에 : 아구아구, 우걱우걱, 꾸울꺽♬
집주인 : 남기면 못써요. 알겠지...아르카?
아르카 : 자...잘 먹겠습니다!!
(비타민 샐러드가 메뉴로 등록되었습니다)
◎세이발 향계학원(セイヴァール響界学園)
○루에리(ルエリィ)
[세이발 항계학원, 교문 앞]
루에리 : 선배 선배! 제 얘기 좀 들어 보세요 완전 큰일이에요!
아르카 : 무, 무슨 일인데 그래?
루에리 : 오늘 저, 무지무지하게 한가해요!
아르카 : 그, 그러니...
루에리 : 오늘은 항구 쪽으로 놀러가자고 친구랑 약속했거든요. 근데 걔가 이제 와서 약속을 깔끔 쌈박하게 잊어먹은 거 있죠!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다른 일 때문에 먼저 집에 가 버렸단 말이에요!
아르카 : ...그, 그랬구나...
루에리 : 그런고로 선배, 지금 마침 한가함으로 몸부림치고 계시지 않나요! 오랜만에 달콤~한 디저트라도 먹으면서 싸돌아다니고 싶은데요!
페리에 : 달콤~한 디저트!? 주륵...
아르카 : 아쉽지만 지금은 임무중이야.
루에리 : ......그렇겠죠. 하아...어쩔 수 없네요. 혼자서 다 먹고 살이나 펑펑 쪄야지.
아르카 : 아, 잠깐만. 그 약속 잊어먹었다는 애. 이상한 소리 하지 않디?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누구랑 만났다던가 뭐 그런...
루에리 : 얼라? 어떻게 아세요? 지금 말 그대로 하던데요.
아르카 : 그거야! 좀 더 자세한 얘기!
루에리 : 어젯밤에 거리를 걷고 있노라니 이상한 악마가 말을 걸더래요. 콩알만한 게 묘하게 잘난 척 빵빵 하고 다녀서 인상적이었다던가. 그런데 이상하게 무슨 얘길 했는지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 나더라고...그러던데요. ...그게 뭐 어쨌는데요?
아르카 : 고마워 루에리! 덕분에 단서를 겟했어!
루에리 : 오오, 뭐가 뭔지는 몰라도 선배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후후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선배를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는 자신이 무섭다...
아르카 : 그럼 나중에 또 봐!
루에리 : 어? 아니, 선배? ...재미없게... 조금만 더 나랑 있어 줘도 나쁠 거 없을 텐데 말이죠. 안 그래요?
◎번화가·세이발 어베뉴(繁華街·セイヴァールアベニュー)
○시더(シーダ)
[번화가, 세이발 어베뉴]
시더 : 오, 아르카, 마침 잘 왔구나. 내가 마침 재미있는 정보를 입수한 차였다.
아르카 : 재미있는 정보?
시더 : 네쟈란 이름의 악마가 있는데. 악마 치고는 마력이 세지 않은 편이다만 안 어울리게 야심 하나는 거대한 놈이란 말이지. 아무나 붙잡고 난 언젠가 마력을 모아서 출세하고 말겠다. 뭐 이런 소릴 하고 다녔다나보더군. 그리고 그놈이 어젯밤께부터 갑자기 엄청나게 기뻐했다더라. 엄청난 지팡이를 손에 넣었다. 라느니 드디어 나의 야망이 이루어질 날이 왔다. 라느니. 이 ‘엄청난 지팡이’란 게 아무래도 수상하지 않냐?
아르카 : 틀림없이 그거야 그거! 나도 입수한 정보가 있는데, ‘추억의 지팡이’는 원래와는 반대로 써 먹을 수도 있대나 봐.
시더 : 반대? 반대라 하면...아아, 그랬구만. 기억을 마력으로 바꾼단 거지? 그 얘긴 즉 오늘 여기저기서 벌어진 소란은..
아르카 : 여전히 이해력이 좋구나. 시더 상대로 얘길 하면 금방 알아들어서 참 좋아. 하지만 넌 어디서 그렇게 대단한 정보를 손에 넣은 거야?
시더 :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지. 악마 중에 아는 친구들이 꽤 있어서 물어보고 다녔어. 프로테가 물어보면 대부분의 악마야 나름의 태도를 보이며 응해준다고.
아르카 : 헤에, 역시 프로테야.
프로테 : 겨...겨우 이정도 가지고 무슨 칭찬이야. 하나도 안 좋아.
아르카 : 응. 물론 그렇겠지만 역시 대단한 건 대단한 거니까.
프로테 : 그, 그러려나. ...가 아니고!
시더 : 응, 뭐 여기엔 나름 사정이란 게 있지. 악마란 녀석들은 강한 놈이 뭐든 다 가지는 실력주의적인 면모가 있어서. 프로테는 악마로서 무지막지한 실적을 하나 거둔 게 있거든. 뭔지는 너도 알지?
아르카 : 응...? 아아, 시더한테 걸려있는 저주 말이구나!
시더 : 그래 맞아. 날 이 모습으로 고정시켜놓은 그 저주 말이지. 현역 소환사가 저항 한 번 못해보고 강력한 저주에 걸렸다... 허접한 악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실력을 증명하는데 차고 넘치는 법이야. 그런 관계로 악마 동족들 사이에서 프로테는 꽤나 말빨이 먹히지.
프로테 : ...저항도 못해보고는 무슨...시더가 저항을 안 했을 뿐이잖아. 작고 약한 악마였던 내가 동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 감싸 주려고...자진해서 저주에 걸린 거나 마찬가지였으면서.
시더 : 글쎄나,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건지? 그런 얘긴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르카 : 진짜로 처음이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 프로테는 충분히 굉장한 악마라고 봐. 시더와 같이 지금까지 몇 번이고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으니깐. 솔직히 실력이 없으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어?
페리에 : 음. 지당해! 허세만 가지고 소환사의 크로스를 할 수는 없어.
프로테 : 에, 아, 으... 흐, 흥! 얘들이 왜 칭찬들을 해대, 뭐 나한테 빚졌니?
시더 : 하아...하여간 얘는... 뭐어, 우린 좀 더 이 근처를 조사해 보마.
아르카 : 알겠어. 그럼 나도 계속해서 여기저기 탐문해 볼게.
◎경찰기사단 세이발 분대(警察騎士団·セイヴァール分隊)
○아벨트(アベルト)
[경찰서 로비]
아벨트 : 이보슈, 아저씨. 나 분명 어제도 야근이었지.
드란 : 그래. 알지 알아. 나도 같이 했으니깐.
아벨트 : 일단 집에 돌아가서 아~이제 잠 좀 자자. 이러던 차였는데.
드란 : 오오 그거 참 묘하군. 실은 나도 비슷한 느낌이었거든.
아벨트 : 근데 왜 우리들이 또 본부에 불려와서 일을 하는 거야!!
드란 : 거기에 사건이 있으니까 그렇지. 경찰기사란 게 원래 다 그런 거 아니겠냐. 맨날 투덜투덜댄다 해도 네가 일 하나는 확실하게 임한다는 거 다 알아. 그러니 부장도 사양 않고 너한테 일을 맡기는 거 아니냐. 그러니 불평하들 마. 체력만 소모한다.
아벨트 : 아-진짜. 옘병...
아르카 : 죄송합니다-유크로스에서 왔는데요, 조사 협력을...응? 아벨트? 뭐 하고 있어. 여기서. 집에 가서 자야지?
아벨트 : 막 자리에 누웠는데 호출이 오더라.
아르카 : 그거...참 큰일이다.
아벨트 : 뭐, 늘상 이랬으니 됐어. 그래 오늘은 무슨 일이냐?
아르카 : 응. 실은 말이지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오늘따라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사람들 얘기 경찰도 알고 있어?
아벨트 : 음~ 정보 하나는 빠르군. 산더미같이 들어왔지. 그런 사례. 이상하게 오늘따라 계약위반이니 그런 사건이 폭주를 해서. 덕분에 근면한 경찰기사 몇 분이 지금 수면부족을 호소하고 계시다.
아르카 : ...그렇구나.
아벨트 : 그래, 네가 움직였다는 얘긴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이세계 관련이라 이거지?
아르카 : 응. 맞아. 자세하겐 아직 얘기할 수 없지만. 특별한 지팡이를 지닌 악마 하나가 마을사람들 기억을 빼앗아서 자기 마력으로 바꾸고 있나봐.
아벨트 : 악마라...... 이거 참, 또 귀찮은 놈이 상대로군. 그런 쪽 얘기라면 관계있을법한 증언을 정리해서 넘겨줄게.
아르카 : 그래, 부탁해.
아벨트 : 좋아, 그럼 기다려. 바로 가지고 올테니.
페리에 : 무으-
아르카 : 응? 왜 그러니?
페리에 : 언니, 아벨트를 너무 믿는 것 같아.
아르카 : 응. 실제로 믿음직하니깐. 학교 다닐 때부터 신세를 얼마나 졌는데.
페리에 : 왠지 분해.
아르카 : 어? 미안. 뭐라고 했어?
페리에 : 암것도 아냐.
아벨트 : 기다렸냐. 이정도면 어때?
아르카 : 어디 보자...충분해. 이만큼 있으면 범위를 꽤나 좁힐 수 있겠어! 고마워 아벨트, 맨날 신세만 지네!
아벨트 : 바-보. 내가 몇 번을 말해야겠냐? 그딴 거 신경쓰지 말랬잖아.
아르카 : 그랬었지. 그럼 나 조사하러 갈게!
아벨트 : 오냐, 다녀와라!
◎터미널 스트리트(ターミナルストリート)
○카리스(カリス)
[터미널 스트리트]
아르카 : ---대충 이렇대.
카리스 : 일련의 건망증 사건과 문제의 지팡이가 관계있다 이거지.. 과연 아르카. 대단해. 문제가 뭔지 일목요연해졌는걸? 뭐. 이렇다는데. 아는 거 없어?
아저씨 : 오늘따라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다는 자들 말입니까... 우리 동네 근처에선 딱히 그런 얘긴 들리지 않던데 말입니다. 도움이 못 되어 드려 죄송합니다. 도련님.
카리스 : 신경 쓰지 마. 아무 일 없었다면 그게 제일 잘 된 거지 뭐. 그리고 이 근처에 피해자가 없다는 것만 해도 그건 그거대로 중요한 정보라 할 수 있어.
아저씨 :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제 마음이 편해지는군요. ...도련님, 이왕이면 공장으로 돌아와 주시면 더 마음이 편해지겠습니다만. 젊은 놈들 모두 다 도련님과 같이 일할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카리스 : 이-보-슈.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겠어? 지금 난 유크로스의 소환사라고? 공장 쪽 일은 형님들이 있잖아. 내가 돌아간다고 뭐 달라지는 게 있겠어. 그럼 간다. 또 무슨 일 있거든 얼굴 비추러 올게.
아저씨 : 도련님......
(아르카에게 돌아오는 카리스)
카리스 : 대충 끝났구만. 이 근처 탐문은 이거면 끝났어.
아르카 : 역시 일처리 하나는 빨라!
카리스 : 그래봐야 피해자가 없다는 사실밖에 알아낸 게 없지만 말이지.
아르카 : 으~음...그 악마, 이 근처엔 오지도 않았던 걸까?
카리스 : 모르지. 어쩌면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친 부분이 있었을지도. 그러니 난 좀 더 이 근처를 조사해 볼게.
아르카 : 오케이. 그럼 우린 계속해서 여기저기 둘러볼게.
◎이세계 조정기구 본부(異世界調停機構·本部) ← 이벤트!!
○아르카(アルカ)
[미팅 룸]
아르카 : 보자...다들 모아온 정보를 종합해보면...
카리스 : 기억을 빼앗긴 것으로 보이는 녀석들 중에 악마를 만났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장소는 대충 세이발 서쪽에 치우쳐 있군.
시더 : 으슥한 곳을 혼자서 다니고 있을 때 마주쳤다는 공통점도 있더만. 그래서 상대의 정체도 대충 파악되었지.
아벨트 : 전부터 마력을 갖고 싶어했던 악마인가. 틀림 없겠군 이건.
소우켄 : ...그래서, 그 네쟈란 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잡을 생각이냐?
아르카 : 응. 그 방법 말인데...이런 방법은 어떨까...
[뒷골목]
시더 : 랄라랄~♪ 오늘은 너무나도 좋은 날씨-♪ 내일도 틀림없이 좋은 날씨-♪
소우켄 : 과연. 미끼 수사인가.
카리스 : 일단 외견만 보면 누님도 보통 소녀로 보이니깐. 그 뭐시기 악마란 놈도 손대기 쉽겠지.
아르카 : 외견만 보면, 이란 단서가 붙지만.
옌화 : 이제 남은 건 그 악마란 놈이 오늘도 사냥감을 찾아 다니느냐 뿐인데...
아르카 : 그 부분은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지. 나타나길 빌자.
프로테 : .........
아르카 : 프로테, 무서워?
프로테 : 바...바보 아냐? 내가 왜 무서워해!?
아르카 : 하지만 떨고 있는걸.
프로테 : 그건...그...... 난, 악마니까... 힘을 지닌 악마가 어떤 존재인지를 잘 알고 있으니까...
아르카 : 걱정할 거 없어. 나도 소환사고, 서로 손을 잡은 소환사와 크로스가 어떤지를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갑자기 힘 좀 붙은 악마 정도에게 질 리가 없어.
프로테 : ...흥, 바보도 아니고.
소우켄 : 수다는 거기까지들 해라.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프로테 : 어?
??? : ......
시더 : ...당신은 누-구?
아르카 : 왔다!
카리스 : 진짜 왔냐...
??? : 기억은 마음...마음은 정신...그리고 정신은 곧 힘... 자아 꼬마 아가씨, 나에게 힘을 좀 나누어 주련. 걱정할 거 아무것도 없단다. 아프지 않게 해 줄테니깐.
시더 : ...콧소리 내지 마라. 토할 것 같잖냐 이 얼간아.
??? : ...? 아가씨?
카리스 : 어이쿠야, 거기 꼼짝 마시지!
아르카 : 악마 네쟈! 지팡이에 대해서 이실직고하시지!
네쟈 : ...아아, 그런 거였구만. 조정기구 소환사들이냐. 아름다운 꽃에는 가시가 있지, 귀여운 꽃에도 가시가 있어... 아무래도 난 덫에 걸린 모양이로군.
카리스 : 상황 파악 됐으면 얌전히 항복해!
네쟈 : 싫은뎁쇼! 내가 어제의 나였다면 너희 말을 들었을지 몰라도, 오늘 난 달라.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거든!
시더 : 우왓!?
소우켄 : ...이정도, 힘인가......
네쟈 : 하하하하, 어때? 지금 꽁무니를 빼면 봐줄 수도 있어! 나는 대악마가 될 거거든! 누구도 날 방해하지 못해!
프로테 : 대, 악마......
페리에 : ...용서 못 해,
옌화 : 어......?
페리에 : 다들, 소중한 추억이 있기에 서로 좋아할 수 있어. 추억이 사라지면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게 돼. 대악마니, 강한 힘이니, 그딴 거 난 하나도 몰라... ‘좋아한다’는 마음이 내겐 훨씬 중요해!
네쟈 : 무슨 헛소리야! 압도적인 힘 앞에 추억따윈 아무 가치도 없어! 그런 기초적인 것조차 모른다면 이 자리에서 날려버려주마... 네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한 이 멋진 힘으로 말이야!
소우켄 : 봐줄 필요는 전혀 없겠군. 전부 전투 준비다. ‘---새로운 영지의 술법과---’
카리스 : ‘---천안의 이끔에 따라---’
시더 : ‘---지금 여기에 소환의 문을 여노라!!’
아르카 : 축복받은 서약의 이름 아래, 나와 그대가 ‘힘’을 소환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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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배틀
승리조건
적 리더 전부 격파
패배조건
아군 전원 전투 불능
BP 고갈
MISSION
퍼스트 어택을 먹인다 Bx1
향명각성 or 명약각성을 한다 Bx1
적을 두 마리 이상 동시에 격파 Bx2
회복계 아이템 사용개수가 3개 이하 Bx1
한 명도 전투불능을 내지 않는다 Bx3
EXTRA BRAVE
소환술로 적을 다섯 마리 이상 격파 B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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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쟈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덤벼라, 소환사 놈들아!
아르카 : ...가자, 모두! 길을 잘못 든 힘을 물리치자!
[소환술로 적을 다섯 마리 이상 격파]
아르카 : 어때? 이게 소환사의 힘이야!
-=-=-=-=-=-=-=-=-=-=-=-=-=-=-=-=-=-=-=-=-=-=-=-=-=-=-=-=-=-=-=-=-=-=-=-=-=-=-=-=-=-=-=-=-=-
[뒷골목]
네쟈 : 꾸왁!!?
카리스 : 해치웠나!?
(빛을 내뿜으면서 네쟈)
시더 : 아- 무사히 해치운 모양이구만.
페리에 : 빛이... 산산조각으로......?
소우켄 : 지팡이의 힘에 의해 한 데 뭉쳐 있던 마력이 해방된 거겠지. 이걸로 기억을 빼앗겼다는 자들도 모든 것을 떠올릴 거다.
시더 : 이걸로 한 건 해결이라 이거냐. 그럼 가는 길에 뭐라도 사먹고 갈까?
아르카 : 성급하기는. 지팡이를 의뢰주한테 제대로 전달해줘야지. ...이렇게 보니깐 별다를 거 없이 그냥 평범한 지팡이에 불과한데. 그런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었다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
소우켄 : 이계에 관여한다는 건 다 그런 거다. 다른 세계의 상식을 자신의 상식으로 재단하지 마라. 언제가 되어야 네놈의 머릿속에서 방심과 무름이 사라질까?
아르카 : 아하하, 어쨌건 한 건 해결했으니깐 지금은 설교는 좀 봐주라.
[수정의 숲]
아르카 : 보자, 이 근처였지... 이봐요-마네마네 천사 씨이~
마네마네천사 : 이봐요-마네마네 천사 씨이~
아르카 : ...일일이 따라하면서 등장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마네마네천사 : 어이쿠, 이거 실례했군요. 이제 완전히 습관의 영역이라서 말이죠. 잘 오셨습니다. 그래, 지팡이는?
아르카 : 아, 네. 여기요.
마네마네천사 : 오오... 틀림없습니다. 이겁니다, 이 지팡이라구요.
시더 : 뭐, 빨리 찾아내길 천만다행이구만. 그대로 놔뒀다간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카리스 : 아니. 무슨 일이 벌어지긴. 좀 오버 아냐?
소우켄 : 얼간이. 생각을 해 봐라. 그 악마를 방치했다면 다음엔 무슨 짓을 했겠나? 강한 힘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악의 길로 유혹한다. 소유자가 악마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그렇기에 힘을 지닌 자는 모름지기 강한 법으로서 제어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이다.
마네마네천사 : 저기...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르카 : 그게요. 실은...
(사정 설명을 하는 아르카 일행)
마네마네천사 : 이럴수가, 설마 이 지팡이에 그런 숨겨진 힘이 존재했을 줄이야... 잘못하면 저희들의 과실 때문에 이 세계에 해가 미칠 뻔했군요...
소우켄 : 그 지팡이는 틀림없이 위험한 존재다. 가능하다면 유크로스 쪽에서 봉인하고 싶은데...
마네마네천사 : 그건...좀 봐줄 수 없겠습니까. 지팡이는 우리 숲의 소중한 보물입니다.
소우켄 : 정 그렇다면 단념하지. 하지만 더욱 엄중한 관리를 요청한다. 그리고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을 경우엔 그쪽의 의향과는 관계 없이 유크로스에서 보관하겠다.
마네마네천사 : ...예. 알겠습니다.
카리스 : 그럼 이걸로 드디어 한 건 해결이라 치고. 본부로 돌아갈까.
페리에 : 아...잠깐 기다려.
카리스 : ...페리 꼬맹이?
페리에 : 그 지팡이, 잊어먹은 걸 다시 생각하는데 쓰는 지팡이...랬지?
마네마네천사 : 예. 말씀이 맞습니다.
페리에 : 그러면 부탁이야. 페리에의 옛날을 되찾고 싶어.
아르카 : 페리에...
마네마네천사 : ...이건 또 무슨 말씀인지요?
아르카 : 그게...이 앤 자기가 태어난 세계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거든요. 한 10년쯤 전에 저랑 만나기 직전, 그때까지의 기억이 모두 사라져 버려서. 아무도 보지 않는 틈에 제가 린바움으로 데리고 와 버렸는지라...고향을...메이톨파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해요.
페리에 : 응, 맞아. 그러니까 알고 싶어. 페리에의 옛날이 어땠는지를. 그 지팡이라면 할 수 있지?
마네마네천사 : 과연, 그렇게 된 영문이군요. 거부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좋습니다. 지팡이의 본래의 힘을 여기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카리스 : 감춰져 있던 과거가 드디어 여기서 공개된다! ...헤헤, 이거 괜히 두근거리는데.
마네마네천사 : 그러면 갑니다. 힘이란 마음이오, 마음이란 정신일지니...정신은 인연이오, 그것을 지탱해주는 인연이니라... 달에 이끌린 혼과 같이 유전하라, 유전하라, 유전하라... 시간의 흐름에 씻겨 사라진 족적을 지금 여기서 되살려라...!
카리스 : 우왓!?
아르카 : 히약!?
페리에 : 므......
마네마네천사 : ...아니? 이거, 좀 묘한데요? 뭐 생각나는 게 있습니까?
페리에 : 없어...
마네마네천사 : 흐음...악마가 지팡이를 남용한 탓에 지팡이 상태가 안 좋아진 걸지도 모르겠군요. 오늘은 아무래도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페리에 : 으응-...
아르카 : 페리에......
아르카 : (평소엔 전혀 그런 거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역시 자기 과거에 대해서 신경 쓰고 있었구나...)
(돌아가는 일행)
시더 : 하지만 ‘추억의 지팡이’니 뭐니 거창한 이름 주제에 실속은 없구만- 건망증에는 완전 대활약한 주제에 본래 용도로 쓰려니깐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다니.
페리에 : ...실은 그렇지만도 않아. 생각난 것도 하나 있었어.
카리스 : 오? 뭐 단서라도 될만한 거더냐?
페리에 : 저번 주에 감자 먹었어. 저번 달에 먹었던 왕만쥬 맛있었어.
아르카 : 아아! 나도 생각난다! 그거 진짜 맛있긴 했지.
페리에 : 그런 종류의 기억은 이것저것 떠올랐어!
카리스 : ...야 야.
페리에 : 왠지 배고파졌어.
시더 : 그 말은 정말로 지팡이 상태가 좀 안 좋았을 뿐이라 이건가.
아르카 : 뭐, 지금쯤이면 천사 씨가 지팡이를 조정하고 있을 테지. 다음에 다 고친 다음에 또 부탁해 보면 될 거야.
카리스 : 그래 그래. 그보다 가서 뭐라도 좀 먹자. 먹을 거 얘길 해서 그런지 배가 더 고프다 야.
아르카 : 아하하, 그럼 가 볼까.
시더 : .........
프로테 : ...왜 그래? 의아하단 표정을 하고는.
시더 : 응? ...아니, 별 거 아냐...
시더 : (...천사가 사는 수정의 숲에서 도둑맞은 지팡이를 악마가 지니고 있었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부터 이상하군...수정의 숲에 악마는 일반적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처음부터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힘을 지닌 악마도 아닌 것 같았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
카리스 : 보쇼 누님- 멍하니 있으면 두고 갑니다~?
시더 : ...아, 임마들아, 거기 기다리지 못하겠냐!?
시더 : (뭐, 지금은 결론을 낼래야 낼 수도 없나)
오늘도 세이발은 대체적으로 평화로웠고, 역시나 자그마한 소동이 있었어.
‘추억의 지팡이’가 도둑맞은 것으로 시작된 오늘 사건...
내버려뒀다간 정말 큰일이 났겠지만, 어떻게든 신속하게 해결도 봤고.
우리들의 일이 세이발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구나 하고 실감했어.
역시, 이런 건 좀 기뻐.
오늘 하루 열심히 뛰어서 정말 다행이다 하는 생각도 들고, 내일도 열심히 해야지 하는 결의도 생기고.
그런 의미에서도 오늘은 정말 멋진 하루였다고 생각해.
아아, 하지만 되찾지 못한 페리에의 기억에 대해선 좀 신경이 쓰이긴 하네...
○페리에와 밤회화
아르카 : 오늘은 참 아쉬웠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페리에 : 별 상관없어. 기대, 안 했으니. 지금까지도 이것저것 해 봤지만 전부 꽝이었고.
아르카 : 그랬구나... 많이 노력했었지. 메이톨파에 대해 써 있는 책을 읽어 보거나, 학교에서도 반 친구중 환수종 애들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페리에 : 하지만 다 꽝이었어. 페리에의 추억은 틀림없이 엄청 고집쟁이야. 그러니까 이번에도 안될 것 같은 느낌이 처음부터 들었어.
아르카 : 페리에...
페리에 : 하지만 이제 됐어. 옛날은 옛날. 지금은 지금. 언니가 없을 적의 기억,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그런 걸로, 할래.
아르카 : 응......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있지만, 역시 신경 쓰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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