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차때 놓쳤던 많은 것들을 해냈습니다.
근데 게임패스 XSX 버전으로 플레이 해서 아직 업데이트 적용은 못 받았어요.
그래서 일부 NPC 진행 꼬이는 거랑 5장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탈 때 속 터지는 건 여전하긴 합니다.
우선 1회차때 서순 실패로 경험 할 수 없었던 보스전 2명을 클리어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보람찼습니다.
사실 피흡도끼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처음엔 적응을 잘 못했었거든요.
환기 피흡성능으로 맞딜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집념심마 때 딱 한번 너무 잘 썼습니다.
사실 악몽심마가 주인공 스펙 기반 보스라서 손 쉽게 물리쳤기 때문에, 집념심마 그 까이꺼 뭐 별거 있겠어? 하면서 얕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게 단순히 주인공 무기와 주술을 집대성 한 보스가 아니더군요.
다크소울3로 따지면 왕들의 화신 같은 존재인데, 명말에서 인간형 보스를 호구로 만드는 뒤잡이 통하지 않는데도 공격력도 굉장히 강하니 2~3방만 잘못 맞으면 죽게 되므로 정말 난적이었습니다.
'아니! 저렇게 화려하고 멋진 걸 다 쓸 것 같으면 주인공 성능도 좀 저렇게 만들어주면 안되나?' 하는 불만도 생겼지만 - 사실 저는 모든 소울라이크에 이런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스가 쓰면 절륜했던 기술들이 주인공한테 넘어가기만 하면 허접한 열화버전이 되는 거 말이죠.-
도끼 평타와 차지 강공의 든든한 강인도와 감쇄력이 집념심마가 어쨌든 인간형이긴 하다는 약점을 잘 파고 들더군요.
페이즈 전환되면서 평타연계를 피해버리면 체력과 신력이 고갈되는 문제점은 있었지만,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석으로 몰아넣고 어떻게 잘 패니 운도 따라줘서 물약 하나도 안먹고 클리어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습니다.
조운 영감님은 왜 멀쩡한 척 쓸쓸한 척 하면서 주인공을 적대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심마로 정신 나간 것 치곤 너무 차분해보임), 명말에서 상대해 본 보스들 통틀어 굉장히 어렵긴 했습니다.
결국 제 능력으로는 성화장창의 사기적인 등짝 돌리기 기술을 남용하면서 뒤잡을 거듭 노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도 북인무축 쉴드가 없었더라면 도저히 못 깰 뻔 했어요.(2페이즈때 영감 분신이 스치기만 해도 미칠듯한 데미지를 주더군요.)
이제 아직까지 성능 발휘 경험이 없는 쌍검만 적재적소에 활용 할 수 있으면, 그럭저럭 게임을 이해하면서 플레이 했다고 자축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주력무기로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상대를 만나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온몸 비틀기 하는 것도 재미있는 플레이 방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가지 무기로 모든 상황에 대응하는 고인물인 척 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터라 제 역부족이 꽤 아쉬웠습니다.
현재시점에선 단 하나의 무기만 선택하라고 하면 장창을 이용해서 거의 모든 적을 해치우는 것이 가능하긴 한데, 딱 하나 집념심마만큼은 또 창으로 절대 깰 수 없을 것 같은 아득함을 느꼈습니다.
1회차에서도 그랬지만 제가 가장 재미를 느끼는 보스는 북인무축입니다.
뭔가 스펙은 넘사벽인 신급 존재인데, 생사를 넘나드는 실전 경험은 부족해서 그 틈을 파고드는 느낌이랄까요?
마치 억대 연봉 사무직 임원을 갈아 치우는 현장직을 직접 조작하는 듯한 묘한 쾌감과 배경 OST, 그토록 순리를 거스르고 업보를 쌓으면서도 생을 갈구했던 북인이지만 결착이 났을때 담담한 웃음과 함께 소멸되는 모습까지 다 마음에 들어서 그렇나 봅니다.
이제 영음 설정때 매우 신명났던 현양자의 음성이 중음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 할 일만 남은 듯 합니다.
게임패스로 이 정도 완성도와 볼륨의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소신발언 하자면 리메이크 된 데몬즈 소울 보다는 명말이 비교도 안되게 더 재미있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