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봤습니다. 24시간 찍혔네요. 올해 초에 페르시아의 왕자를 플레이했던 기억이 나는데 기본적으로 거의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이 게임은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던전 탐험 요소는 거의 없는 편이고, 사실상 일자 진행에 가깝습니다. 탐험을 즐기는 분들께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별 생각 없이 앞으로 앞으로 달리면서 눈에 보이는 적을 썰어가며 쭉쭉 달릴 수 있어서 꽤 즐거웠네요. 장르적으로 메트로배니아라기보단 고전 악마성과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다만 게임에 버그가 제법 많습니다. 페르시아의 왕자도 제 기억으로는 버그가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그 이상이더군요. 장신구 중 하나의 능력인 물약을 마실 때 공격력을 20% 증가시키는 효과를 무한하게 중첩시켜서 평타에 몇 천 데미지가 터져나오게 만드는 버그나, 특정 보스를 죽을 만큼만 팬 뒤에 고의로 자살해서 경험치를 무한으로 빨아먹는 버그같은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버그부터, 최종 보스 전에서 로딩 화면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방향 스틱을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그대로 게임이 먹통이 되어버리는 괴상한 버그까지. 게임 데이터 자체를 망가뜨리거나 진행을 막는 심각한 버그는 없지만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자잘한 버그 때문에 중간 중간에 계속 게임을 껐다 켜게 만들더군요. 직관적으로 게임의 만듦새를 평가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게임의 안정성인데... 이 부분은 개발사에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아직 좀 부족해 보입니다.
개발사가 아무래도 아직까지 유명하다고 하긴 어렵고, 홍보도 그렇게 잘 되진 않은 듯하여 비교적 나쁘지 않은 완성도임에도 불구하고 즐기는 유저가 적은 듯 하여 아쉽습니다. 이대로 묻혀버릴만한 게임은 아닌 거 같은데요...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 12월에 그다지 하고 싶은 게임이 없어서 할만한 게임 없나 찾아보다가 이게 가장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별 기대없이 시작하게 되었지만요. 출시 기념 세일로 24,500원에 구입했고. 지금도 30,000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던데, 최근 10만원에 가까운 AAA급 대작 게임도 종종 실망스러운 경험을 주는 걸 생각해보면 게임의 재미는 가격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스럽게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게임을 즐길지 어떨지 고민하시는 분들께서도 한 번 즐겨보셨으면 하네요. 모든 면에서 완벽한 갓겜은 아닙니다만,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액션!" 그 하나만은 제대로 챙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하지만, 누르는 순간 스포가 터져나옵니다. 아직 클리어하지 않으셨다면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보스전 노 데미지 클리어 영상 하나 남기고 사라집니다. 게임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편이 아니라 자기 손에 익은 스킬로도 충분히 게임 클리어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OP 스킬은 있을 수 밖에 없지요, 퍼팩트 돌진 후 R2 버튼으로 나가는 충격파 스킬이 다른 모든 기술들을 압살하는 강렬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 게임은 퍼팩트 가드나 회피보다 돌진이 훨씬 유리합니다. 전탄 히트도 엄청나게 쉬운데다 다른 스킬을 전탄 히트시키는 것보다 몇 배는 강한 데미지를 먹여대니.. 이것만 난사해도 보스들은 비명횡사할 정도...; 게임이 어려우시다면 한 번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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