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버전 기준으로 서술하겠습니다. 정말 정말 쓸데없지만 혹시나 이런 플레이를 하려는 분들이 있을까 해서 참고 삼아 기록을 남깁니다.
현재 버전 기준, 완벽한 No 범죄, No 살생(동물, 인간 아무도 죽이지 않음) 플레이는 불가능합니다. 게임이 끝난 후 제 통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범죄 탭에 기록되는 것들은 자물쇠를 락픽으로 따는 것, 민간인(지기스문트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간)을 죽이는 것, 시체를 루팅하는 것, 물건 훔치는 것, 소매치기 등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게임을 끝내야만 No 범죄가 되는데, 메인 미션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필수 퀘스트 아이템인 해열제를 구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요리사를 도와 상자를 따서 생강(상자 내용물 중 유일하게 훔치기로 기록되지 않는 아이템)을 얻고, 연금술 방에서 상자를 따고 딱총나무 잎 한 개를 훔쳐 해열제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다르게 해열제를 얻는 방법도 있으나 결국 다른 곳에서 훔치기 정도가 유일한 대안이라 어차피 범죄로 기록되는 건 같습니다. 그 외의 메인 스토리 미션에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어떻게든 해결 루트가 있기 때문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꾸역꾸역 진행은 가능합니다. 특히 필수 퀘스트 템들은 대부분 열쇠를 얻어서 상자를 열고 루팅해도 훔치기로 기록이 되지 않거나 NPC가 소지한 퀘템은 기절시키고 루팅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No 범죄가 가능합니다.
다만 No 범죄에서 가장 어려운 건 퀘스트 내용이나 진행이 아니라 '버그'입니다. 1.2.2 기준으로도 아직 상당수의 버그가 있고, No 범죄런에 치명적인 버그가 있는데... 아무 짓도 안 했는데 훔치기로 기록되는 아이템들이 종종 생긴다는 겁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플레이어 주변에서 도난품 태그가 붙는 아이템은 모두 플레이어가 훔친 걸로 기록되는 버그가 있는 듯 합니다. 따라서 도적들이 시체를 루팅하거나 강도질 할 때 시야에 보이는지의 여부에 관계 없이 주변에 있으면 그들이 훔친 아이템이 내 범죄탭에 기록되고, 심지어 그들이 죽인 사람조차 내가 죽인 것으로 범죄탭에 기록됩니다. 이건 도적단만 문제가 아니라 주변의 아이템에 랜덤으로 도난품 태그가 붙는 버그까지 있는 걸로 보여,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특정 상호 작용을 하거나 퀘스트 진행상 NPC가 죽거나 할 때도 랜덤하게 훔친 아이템이 기록되는 버그가 있습니다. 심지어 페블스를 처음 만나면 장착하고 있는 기본 안장과 굴레를 특정 상황에서 장착 해제 하면 갑자기 도난품 태그가 붙어버리는 버그까지 확인했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버그들 덕분에 수시로 범죄 탭을 열어 범죄 수치가 올라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며, 만약 그런 버그가 확인되면 직전 세이브 파일을 로드해서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주 세이브 하는 게 필수입니다. 특히 초반 트로스키 지역에서 매우 자주 이런 버그가 발생하므로 수시로 범죄 탭 확인해 주는 건 필수입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No 범죄, No 살생을 하려면 상당 수의 보조 임무를 포기해야 합니다. 누굴 죽여라, 뭘 훔쳐라 이런 퀘스트는 모두 건너뛸 수 밖에 없고, 그런 내용의 보조 임무가 아니어도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퀘스트도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제 5계명인데, 퀘스트 해결에 필요한 증거품(퀘템)을 상자에서 루팅하면 도난품 태그가 붙어서 범죄로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퀘스트가 살인과 연결되지만, 일부 퀘스트는 꼭 죽이지 않고 기절만 시켜도 퀘스트 진행이 되는 반면, 어떤 것들은 죽이지 않고 대상을 기절시키면 진행이 안 되거나, 아예 버그에 걸려 세이브를 로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퀘스트의 대표격이 짐부르크의 얀이 주는 옷장 속의 해골 퀘스트인데, 첫 부분은 어떻게든 동생을 구하고 지원만 해서 헨리의 살생을 피할 수 있지만, 두 번째 퀘스트에서는 쿠만인을 전부 죽이지 않으면 퀘 진행이 되지 않아, 쿠만인 대장 시체에서 열쇠를 루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물론 형제들과 같이 캠프에 돌격할 때 한발 먼저 가서 대장만 기절시키고 열쇠를 루팅한 다음, 형제들이 쿠만인들을 다 죽이게 도운 후, 상자를 열고 퀘템을 얻는 방법이 있긴 한데, 진행이 막히는 버그 때문에 꽤 여러 번 시도해야만 했습니다.
완벽한 No 살생 플레이가 불가능한 이유는 일부 메인 퀘스트에도 적을 기절시키기만 해서는 진행이 안 되는 것들이 몇 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고드윈으로 적을 죽여도 헨리의 통계와 그냥 합산되어 버립니다. 이건 버그와는 또 다른 불합리함이라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전쟁 상황에서 멋 모르고 고드윈으로 쇠뇌 쏴서 적들을 죽였더니, 그 통계가 고스란히 헨리의 통계에 합산되어 있습니다. 제가 죽인 걸로 기록된 30여명의 적 중 반 이상은 고드윈이 죽인 겁니다. 물론 이걸 깨닫고 나서는 고드윈으로도 최대한 살상을 자제했습니다만, 일부 미션(특히 지슈카에게서 헨리와 한스를 구하는 미션)에서는 적 살상을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지슈카와 함께 싸울 때 아군이 너무 약해서 고드윈으로 제대로 싸워주지 않으면 아군이 전멸하고 혼자 남아 다굴을 맞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고드윈에게 헨리처럼 다양한 전투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적의 수를 최대한 빨리 줄여줘야 합니다. 또한 폰 베르고프의 습격 때 동생을 구할 때도 주먹으로 삽질하고 있으면 동생이 높은 확률로 죽기 때문에 살리려면 어쩔 수 없이 칼을 써야만 합니다.
유대인들을 구출하는 스토리 임무에서는 리히텐슈타인과 땅굴을 통해 아지트로 돌아온 후 아지트에 있는 적 4명을 죽여야만 합니다. 기절로는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살생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무엘의 엄마를 데리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성벽의 궁수 한 명 이상을 사살해야만 진행되므로 여기도 살인이 필수입니다.
마지막 스토리 미션에서 폰 아울리츠를 만나려면 일반적으로는 범죄를 저질러야 하지만, 잘 잠입해서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을 기절시키고 열쇠를 루팅한 후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범죄 기록 없이 아울리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쿠텐버그에서 스토리 진행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은의 길 퀘스트에서 피세크 크리스티앙과 계속 은을 빼돌리기로 합의할 경우, 차후에 크리스티앙에 대해 쿤즐린이나 바바크에게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피세크를 언급할 경우, 이후의 스토리 미션에서 피세크와 싸울 수 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피세크를 죽이게 됩니다. 스토리 진행 상 무조건 죽게 되며(그러나 주먹으로 눕히면 민간인 살인으로 기록되지는 않음), 필수 퀘템을 시체에서 루팅해야 하고, 더구나 그 퀘스트 아이템에 도난품 딱지까지 붙어 있어 범죄 탭이 더러워집니다. 본인이 발설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할 때쯤에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므로 꽤 오래 진행한 세이브를 날려야 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죠...
팁 1: 출혈이나 독 데미지로 사망하는 NPC는 헨리가 죽인 걸로 기록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약한 무기나 화살에 파멸의 독약을 쓰면, 기록에 남지 않는 학살이 가능합니다. 통계에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꼼수입니다만 결국 살인이고, 저는 살생 자체를 하지 않는 쪽으로 컨셉을 잡았기에 최후반 메인 미션에서 과도한 학살을 피할 수 없을 때(특히 수흐돌 공성전) 한 번씩만 사용했습니다. 어차피 제로 살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런 건 자기 만족에 불과합니다만.... 그리고 퀘템이나 열쇠 등을 적에게서 루팅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꼼수를 쓸 수도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맨손 전투가 필수인 상황이 많습니다. 쿠텐버그 지역의 적들은 트로스키 지역의 적들보다 훨씬 강하고 완전 무장 상태라 맨손 전투는 1:1 상황이 아니면 거의 힘들고, 1.2 패치 이후 업어치기 콤보로 무장해제 시키기가 극도로 어려워져서 다 대 일 맨손 무쌍이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팁 2: 죽인 적의 시체를 뒤져보는 것만으로도 약탈 기록이 남기 때문에 아예 루팅이 봉인되지만, 기절시킨 적은 뒤져도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그리고 퀘스트 아이템이나 열쇠 등은 기절한 적에게서 빼앗아도 훔치기 기록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로셴도 루팅해도 훔친 걸로 기록되지 않고요.
팁 3: 시체 루팅이나 훔치기, 자물쇠 따기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초반 돈 벌이는 풀 뜯기가 제일 좋습니다. 빠르게 연금과 생존을 올리고 퍽들을 찍어 가면 힘과 활력까지 덤으로 같이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 행운의 발견 퍽을 최대한 빨리 찍어야 그나마 초반 거지꼴을 빨리 면할 수 있습니다. 공짜로 주인 없는 물건 루팅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트로스코비츠 주변에 많으므로 게임을 오래 해본 분이라면 방법은 금방 찾을 겁니다.
팁 4: 늑대나 들개 등은 주먹으로 몇 대 때리면 도망가는 경우가 많고, 주먹으로 눕혀도 살상으로 기록되지 않습니다.
엔딩에서의 차이는 부모님의 대사 외에는 없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의 대사가 많이 나옵니다. 오히려 엄마가 피를 원하는 복수귀처럼 보이는 대사를 몇 개 하는데, 결국 완벽한 엔딩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뻘짓거리 한다고 플레이 시간이 443시간 찍혔네요.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헨리의 엔딩 대사를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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